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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세분석] 총체적 난국 빠진 中, 게임산업 규제 후폭풍에 결국 손들었다! - 게임산업 규제후 주가 폭락 후폭풍, 책임관료 물러나 - 경제적 이익보다 통제가 더 중요한 중국 - 실패를 되풀이하는 중국 공산당의 무지
  • 기사등록 2024-01-03 23:57:4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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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게임산업 규제후 주가 폭락 후폭풍, 책임관료 물러나]


중국 당국의 국가경영이 그야말로 총체적 난국에 빠져 있다. 중국 경제에 심각한 영향을 미칠 수 있는 정책을 시행했다가 뒤늦게 후폭풍이 너무나 거세자 이를 다시 취소하면서 대신 책임자를 전격 문책하는 일까지 벌어지고 있어서다. 이는 중국 공산당 정부가 얼마나 주먹구구식이고 무계획적인지, 또 시진핑에 대한 충성심이 국가를 어떻게 망가뜨리는지 한마디로 대변해 준다.



로이터통신은 3일(현지시간) “중국 당국이 새로운 온라인 게임 규제안을 발표한 직후, 게임 업계의 주가가 폭락하자 게임 산업을 감독하는 중국 공산당 중앙위원회의 직속 기구인 중앙선전부의 판권국 국장 펑스신이 사임했다”고 단독 보도했다. 이 부서는 중국의 방대한 비디오 게임 부문을 규제하는 국가신문출판광전총국(NPPA)을 감독한다.


우리 신문은 지난 12월 24일, “中 또 공산당 리스크, 빅테크에 '역대급 규제' 예고”라는 제목의 정세분석(유튜브 2459회)을 통해 “중국 정부가 온라인 게임에 대한 강력한 규제를 예고하면서 또다시 ‘중국 공산당 리스크’가 도마에 올랐다”고 보도한 바 있다.


당시 국가신문출판광전총국은 게임 소비를 제한하는 내용을 담은 ‘온라인게임 관리 대책’을 발표한 바 있는데, 미성년자의 신체적, 정신적 건강을 보호하고 건강한 산업 발전을 촉진한다는 취지를 내세웠다.


이날 발표된 초안에 따르면, 게임을 서비스하는 퍼블리셔는 온라인 게임의 하루 지출 한도를 설정해야 하며, 일일 로그인 보상과 최초 충전 보너스, 연속 충전 보상처럼 이용자의 지출을 유도하는 상품도 제공할 수 없게 된다.


더불어 미성년자는 아예 확률형 아이템에 접근할 수 없게 되며, 게임 내 화폐로 실물 상품이나 서비스를 이용하는 것도 안 된다. 또한 불합리한 소비 행위에 대해선 이용자에게 팝업창을 통해 경고해야 한다. 이러한 규제들은 사실 한국을 포함한 타 국가라면 난리 날 만한 내용들이라 해도 과언이 아니었다.


문제는 이러한 규제안이 발표되자마자 중국 주요 게임업체 주가는 폭락했다. 실제로 이날 세계 최대 게임사인 텐센트의 주가는 12.3%, 또 다른 중국 대형 게임사 넷이즈의 주가는 24.6% 하락했다.


양사가 하루 만에 잃어버린 기업가치는 800억 달러(약 104조원)에 달한다. 결국 중국당국의 게임산업 책임자의 이념을 앞세운 정책 하나가 국가산업을 이렇게 뒤흔들어 버렸다고도 할 수 있다. 지난해 중국 게임 매출은 약 3천억위안(약 55조원) 규모다. 그런데 이번 당국의 조치로 인해 두 회사가 잃어버린 기업가치는 지난해 중국 게임 매출의 두 배를 넘는 엄청난 손실을 입힌 것이다.


로이터는 이와 관련해 “펑스신은 경륜 있는 게임 산업 감독관으로, 2018년부터 3년 연속 중국 게임산업 연례 콘퍼런스에서 기조연설을 할 정도로 중추적인 인물”이라면서 “펑스신 사임은 신규 게임 규제안이 시장을 놀라게 한 가운데 당국이 일부 안을 철회할 수 있다는 신호”라고 분석했다.


블룸버그도 3일(현지시간) “중국 당국이 게임산업 규제로 인해 엄청난 경제적 후폭풍이 일어나자 부랴부랴 수습에 나섰다”면서 “그렇게 수습한다고 해서 게임산업 관련 주가가 완전히 회복되기는 어려울 것”이라고 내다봤다. 그만큼 중국 시장에 대한 불확실성이 자리잡고 있기 떄문에, 투자자들에게 아직 안정감을 심어줄 정도는 되지 못한다는 평가다.


실제로 홍콩의 삭소 캐피털 마켓의 시장 전략가인 레드몬드 웡은 불룸버그에 “게임산업 규제와 관련한 한바탕의 소동이 있었지만 그런 식으로 책임자를 인사조치한다고 해서 투자자들이 중국 당국에 대해 신뢰를 보내면서 투자를 재개할 것으로 보이지는 않는다”면서 “투자자들은 중국 당국의 정책 안정성과 확실성에 대해 아직도 회의감을 가지고 있다”고 설명했다.


[경제적 이익보다 통제가 더 중요한 중국]


결국 이번 게임산업 규제 관련 소동은 경제적 이익보다 규제가 더 중요하다고 믿는 중국 공산당의 민낯을 그대로 보여준다. 이에 대해 미국의소리(VOA)는 지난 12월 26일(현지시간) “중국 게임당국의 규제발표 이후, 많은 중국의 네티즌들이 엄청난 비판들을 쏟아냈다”며 “이러한 게임산업 규제가 단순하게 그 분야 산업에만 영향을 미치는 것이 아니라, 중국 경제 전반에 걸쳐 악영향을 나타낼 수 있다”고 보도했다.


실제로 우리 신문도 지적했지만, 이번 중국 당국의 게임산업 규제는 단순한 문제가 아니라 그것이 바로 ‘중국 공산당 리스크’다. 그러한 공산당리스크가 단지 게임산업에만 숨어 있는 것이 아니라 중국 경제 전반에 걸쳐 작동하고 있다는 것이며, 이번 게임산업 규제는 바로 그러한 리스크가 언제든지 어느 분야에서든 터져 나올 수 있음을 재확인시켜 주었다.


이와 관련해 홍콩에 위치한 치밍 연구소의 연구 책임자 쉬젠은 “텐센트를 필두로 한 중국의 디지털 기술 관련 산업은 10년 이상 서구 투자계의 호평을 받아왔으며, 한때 성장 모멘텀이 강했기 때문에 인위적인 개입이 없는 한 미래가 유망한 산업이었다”면서 “2021년 말부터 게임이 젊은이들에게 '정신적 아편'이라는 비판을 받으면서, 중국의 게임산업은 졸지에 많은 개혁의 대상이 되었다”고 지적했다.


쉬젠은 이어 “온라인 게임 규제에 대한 중국의 ‘획일적인’ 접근 방식은 중국의 경제 정책 입안자들이 시장의 규칙을 존중하거나 중요하게 생각하지 않으며, 도덕적 유희에 취약하여 관리들이 보여주고자 하는 사회적 가치가 경제 발전과 기업 운영의 규칙을 무시할 수 있다는 점을 강조한다”고 말했다.


그는 또한 “시진핑 정부가 지난 몇 년 동안 온라인 게임 규제를 반복적으로 강화하면서, 후진타오와 원자바오 정부의 특징이었던 민간 기업에 대한 최소 규제 방식과 달리 ‘묻지마식’ 규제를 수시로 단행함으로써 투자자들이 민간 부문에 대한 투자를 꺼리게 만들고 있다”고 꼬집었다.


[실패를 되풀이하는 중국 공산당의 무지]


문제는 중국 공산당이 이러한 정책적 실패를 계속해서 반복하고 있다는 것이다. 지금 중국 경제를 쏙대밭으로 몰아넣은 부동산 산업 규제만 해도 그렇다. 사실 중국의 부동산 산업이 무너진 것도 시진핑 주석의 “주택은 투기의 대상이 아니라 주거하기 위한 곳이어야 한다”는 단순한 생각에서부터 비롯됐다. 그러니 아파트 자체가 재산을 불리는 수단이 되어서는 안되고, 누구나 살 수 있는 곳이 되어야 한다는 단순한 생각이 중국의 부동산 정책을 뒤바꾸게 했다.


시진핑은 지금의 부동산 경제가 이렇게 부풀려진 것은 순전히 부동산 개발업체들 탓이라고 봤다. 그래서 그들에게 3대 레드라인이라는 것을 제시하면서 때려잡기 시작했다. 이들 중국 공산당에게는 부동산 산업이 중국 GDP의 1/4이상을 차지하는 매우 중요한 산업이고, 중국 인민들 자산의 70%가 묶여 있는 산업이라는 것은 머리 속에 두지도 않았다. 그렇게 부동산 개발업체들을 때려잡은 결과가 지금 어떻게 나타났는가?


어디 그뿐인가? 중국의 교육 열풍이 과외산업을 불러왔고, 또 이것이 중국내 사회계층 구조를 불평등하게 만드는 요인으로 판단해 사교육을 전면 금지시키고 심지어 영어 교육도 전면 폐지했다. 그 결과 중국의 교육산업은 쑥대밭이 되었고, 영어학원이나 입시학원 등에서 일하던 수백만의 청년들이 일자리를 잃었다. 한마디로 교육 산업이 붕괴된 것이다.


상황이 이러니 “그가 열심히 일할수록 나라가 망한다”는 명나라(1368~1644)의 마지막 황제, 숭정제를 다룬 역사서가 마치 시진핑을 두고 하는 말이라 오해를 받아서 금서까지 된 것 아닐까?


실제로 “『숭정제: 실패한 왕조의 부지런한 황제(崇禎: 勤政的亡國君)』라는 이 책은 황제가 열심히 일할수록 제국을 어렵게 만들면서 결국 붕괴를 재촉했다고 서술하고 있다. “무능한 황제가 워낙 어리석은 탓에 국가를 위한다는 많은 조치들이 실수로 이어졌으며, 여기에 부지런함이 나라의 몰락을 앞당기는 결과를 가져왔다”는 것이 이 책의 핵심내용이다.


[게임산업을 규제한 진짜 이유]


그런데 중국 당국이 게임산업을 규제한 진짜 이유를 알게 되면 숭정제의 책이 왜 시진핑을 일컫는 것인지 금방 알 수 있다. 타이베이 퉁화대학 신경제정책연구센터의 천쑹싱(陳松興) 소장은 “중국 공산당이 12월 중순에 열린 중앙경제공작회의에서 새해 경제 업무의 기조를 ‘무너뜨리기 전에 쌓아 올리는 것’으로 설정했지만, 보름도 채 되지 않아 반대 방향으로 가고 있다”며 “이는 중국 공산당 정부가 실물 경제보다 ‘통제’에 더 중점을 두고 있음을 증명하는 것”이라고 말했다.


천쑹싱은 이어 ”온라인 게임 산업은 게임 디자인에 폭력과 심지어 공식적으로 금기로 간주되는 이념과 기타 주제가 포함되어 있다는 이유로, 반복적으로 강력한 단속을 받아왔다“면서 ”사실 중국 공산당의 입장에서 젊은이들이 일자리를 찾아 일할 생각은 안하고, 시간을 보내기 위해 게임이나 하는 것에 대해 지극히 못마땅하게 생각하고 있으며, 게임할 시간에 건설적인 일을 하도록 하는 것이 낫다는 판단을 하고 있다“고 비판했다. 한마디로 공산당식 꼰대들, 특히 시진핑은 젊은이들이 즐겨하는 게임에 대해 심히 못마땅하게 보고 있다는 것이다. 그 게임이 경제에 어떠한 영향을 미치는지는 시진핑에게 중요하지 않다. 시진핑의 생각은 너무 편협하여 젊은이들이 여가를 위해 게임을 하는 것보다 군대에 가거나 이주 노동자로 일하는 것이 더 낫다고 생각한다는 것이 천쑹싱(陳松興) 소장의 판단이다.


타이베이에 위치한 국립청치대학교 국제관계센터의 쩡웨이펑 부연구원도 ”중국 정부가 온라인 게임을 엄격하게 통제하는 것은 시진핑의 개인적 선호를 반영한 것일 수 있으며, 시진핑은 의심할 여지없이 온라인 산업은 중국이 나아갈 길이 아니라는 생각을 가지고 있다“고 VOA에 말했다.


상황이 이러니 국가신문출판광전총국이 괜히 게임을 규제하게 된 것이라는 의미다. 나름 시진핑에 대한 충성심을 보여주려고 한 것인데, 워낙 경제에 미치는 영향이 크다보니 부랴부랴 책임자를 문책하는 수준에서 이번 사태를 적당히 마무리해 보려고 한다는 것이다. 이런 나라가 바로 중국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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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전 EDUIN News 대표
    -전 OUR NEWS 대표
    -제17대 대통령직인수위원회 정책기획팀장
    -전 대통령실 홍보기획비서관
    -사단법인 한국가정상담연구소 이사장

    -저서: 북한급변사태와 한반도통일, 2012 다시우파다, 선거마케팅, 한국의 정치광고, 국회의원 선거매뉴얼 등 50여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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