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트럼프, 이란 핵협정 탈퇴로 '대북 강경자세' 천명…우려론 제기 - 이란 핵협정 탈퇴 발표에 폼페이오 추가 방북 소식 덧붙여 - 북한에 허투로 협상 않는다 메시지..."진짜 협상만 하겠다" - 전문가들 "북핵 협상 기준 높이고 김정은의 美신뢰도 낮춰"
  • 기사등록 2018-05-09 10:27:12
  • 수정 2018-05-09 11:03:4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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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트럼프 대통령이 이란과의 핵협정을 파기했다. [AXIOS]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8일(현지 시각) 미국의 이란 핵 협정 탈퇴를 공식 선언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이날 “나는 오늘 미국의 이란 핵 협정 탈퇴를 선언한다”며 대(對)이란 제재 내용을 담고 있는 대통령 행정명령에 서명했다. 그는 “이란 핵 협정은 끔찍하게 한쪽으로 치우친, 절대 체결돼선 안 됐을 협정”이라며 “핵 개발을 포기하겠다던 이란의 약속이 거짓이었다는 명백한 증거가 있다”고 탈퇴 배경을 설명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미국이 더 이상 공허한 위협만 가하지 않겠다는 점"을 강조하며 "미국은 핵 협박의 인질로 붙잡히지 않겠다"고 말했다.


이어 "나는 약속을 하면 지킨다. 폼페이오 국무장관이 나와 김정은(북한 국무위원장)과의 다가오는 회담을 준비하기 위해 북한으로 향하고 있다"며 "계획이 세워졌고 관계가 구축되고 있다. 부디 협상이 이뤄지길 바란다"고 강조했다.


트럼프 대통령이 이란 핵협정 탈퇴를 발표하면서 굳이 폼페이오 장관의 방북 소식까지 덧붙여 전한 배경엔 이번 결정을 내리면서 북핵 협상을 의식했음을 분명히 한 것으로 분석된다.


트럼프 대통령은 “미국은 더 이상 빈 협박은 하지 않는다”는 경고 메시지를 분명히 해 미·북 정상회담을 앞두고 비핵화 협상을 벌이는 북한과도 마찰을 빚을 수 있다는 우려가 나온다.


존 볼턴 백악관 국가안보보좌관은 "오늘 탈퇴 발표를 또 다른 측면에서 보면 미국이 단순히 이란만이 아니라 북한 김정은과의 회담에 대해 강한 위치를 구축하겠다는 것"이라며 "북한에 대한 메시지는 대통령이 진짜 협상을 위한다는 점"이라고 말했다.


이란과의 핵 협정은 버락 오바마 행정부 시절인 2015년 7월 유엔 안전보장이사회 상임이사국(미·영·프·러·중)과 독일 6개국이 이란과 체결한 것이다. 협정에 따라 이란은 우라늄 농축과 플루토늄 생산 중단 등 핵 개발을 포기하고 핵 사찰을 수용했다. 6개국은 이 조건으로 이란에 대한 경제 제재를 해제했다.


미국이 이란 핵 협정 탈퇴를 선언함으로써 미국은 그동안 중단해 온 이란 제재를 재개한다. 트럼프 대통령은 이날 “가장 높은 수준의 경제 제재를 가할 것”이라며 “어떤 나라든지 이란의 핵무기 개발을 돕는다면 미국의 강한 제재를 피할 수 없을 것”이라고 경고했다.


트럼프 대통령이 이란 핵합의를 파기한 것은 이란이 협정 체결 당시 핵시설·물질·능력의 ‘완전한 폐기’가 아닌 ‘제한’을 전제로 했다는 것에서부터 시작된다. 그래서 2016년 대선 후보 시절부터 파기를 공언해왔다.


트럼프 대통령은 이날 “이란 핵 협정은 매우 형편없이 협상돼, 설령 이란이 협정의 조건을 완전히 따르더라도 짧은 시간 안에 핵 전쟁을 언제든지 벌일 수 있을 정도”라고 지적했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북미 정상회담을 앞두고 이란 핵협정(JCPOA·포괄적공동행동계획) 탈퇴를 강행함으로써 미북회담에도 상당한 영향을 끼칠 것으로 보인다.


존 볼턴 백악관 국가안보보좌관은 이날 트럼프 대통령의 이란 핵 협정 탈퇴 선언 이후 연 기자회견에서 “불충분한 합의는 수용할 수 없다는 매우 명백한 신호를 북한에 보내는 것”이라고 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나는 내가 하는 약속은 지킨다”고 강조했다.


◇ 트럼프 "더 이상 핵협박 안 통해"...강경 자세 천명


미국외교협회(CFR)의 로리 에스포시토 머레이 선임 연구원은 8일(현지시간) 닛케이 신문과의 이메일 인터뷰에서 "북한이 이번 결정을 어떻게 해석할지 판단하기가 쉽지 않다"고 지적했다.


머레이 연구원은 "이번 결정이 북한과의 협상을 놓고 미국이 기대하는 것이 무엇인지에 관해 매우 강력한 메시지를 보내는 것만은 분명하다"고 강조했다.


일간 가디언은 트럼프가 탄도미사일 개발과 일몰조항을 이란 핵협정 탈퇴 이유로 내세웠다는 점은 그가 북한과의 협상에서도 비핵화와 더불어 탄도미사일 폐기, 일몰 조항 비설정까지 요구할 수 있음을 시사한다고 지적했다.


미 싱크탱크 애틀랜틱카운슬(AC)은 트럼프 대통령이 이란 핵협정 파기를 통해 북한 정권에 협상이 잘 진행되지 않는다면 자신이 얼마나 강경해 질 수 있는지 과시하려 한다는 분석도 제기되고 있다고 전했다.


◇ 전문가들 "김정은이 양보해야 할 이유 사라져"


전문가들은 트럼프의 전략을 우려의 시선으로 바라보고 있다. 이란과 북한 핵협상이 정식으로 연계된 사안은 아니지만 두 나라 모두 미국이 '핵무기를 개발하는 불량 국가'로 규정했다는 점에서 공통점이 있다.


브루킹스연구소의 로버트 아인혼 연구원은 "이란 협정 파기는 김정은에게 미국과의 협상은 믿을 게 못 된다는 점을 보여준다"며 "이렇게 되면 김정은이 중요한 양보를 해야 할 요인도 줄어든다"고 USA투데이에 말했다.


해리티지재단의 브루스 클링너 연구원은 "트럼프 행정부는 성공을 위한 매우 높은 기준을 설정했다. JCPOA 뿐만 아니라 북한과의 협상에 대해서도 매우 강경한 입장을 세워 스스로를 궁지에 몰아넣은 셈"이라며고 지적했다.


그는 "미국의 이란 핵협정 탈퇴로 미국을 신뢰할 수 있는지에 관한 북한의 관점을 악화시킬 수 있다"며 "북한은 이미 미국의 정치 체계가 변덕스럽다고 보고 있다. 우리는 (대선으로) 4년 또는 8년만다 정책을 바꾼다"고 말했다.


2015년 이란 핵협정 체결에 참여한 토비 블린켄 전 미국 국무부 부장관은 CNN방송에 "(트럼프 대통령이)이란 협정을 쓰레기 조각으로 매도함으로써, 이를 정당화하기 위해 북한과 더 나은 거래를 해야만 하게 됐다"고 주장했다.


블린켄 전 부장관은 "북한이 사실상 모든 핵시설을 해체하도록 할 수 있을 것인가? 우리가 이란에 했던 것처럼 역사상 가장 강압적인 사찰을 할 수 있을 것인가?"라며 "그럴 가능성은 낮다"고 강조했다.


디펜스 프라이오리티스(DP)의 대니얼 데이비스 선임 연구원은 "결점이 뭐라고 생각하든 협정을 통해 이란에 대한 상당한 억제가 이뤄졌다. 협정이 끝장나면 이 모든 게 철회된다"며 "김정은이 선의를 갖고 협상에 임해야 할 이유가 사라졌다"고 CNBC방송에 말했다.


리스크관리 업체 롱뷰글로벌어드바이저스(LGA)의 DJ 피터슨 회장은 "결과적으로 미국을, 대통령을 믿을 수 있겠는가"라며 "북한은 오바마와 트럼프를 구분하지 않는다. 미국과, 백악관과 협상을 할 뿐"이라고 말했다. [Newsis 등 종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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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중국 푸단대학교 한국연구원 객좌교수
    -전 EDUIN News 대표
    -전 OUR NEWS 대표
    -제17대 대통령직인수위원회 정책기획팀장
    -전 대통령실 홍보기획비서관
    -사단법인 한국가정상담연구소 이사장

    -저서: 북한급변사태와 한반도통일, 2012 다시우파다, 선거마케팅, 한국의 정치광고, 국회의원 선거매뉴얼 등 50여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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