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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세분석] 푸틴의 굴욕, 푸틴의 궤변 - 푸틴이 헤르손을 잃는다면 전쟁의 모든 명분도 상실 - 푸틴, 전투에서 도망치는 병사 저격하는 부대까지 배치 - 푸틴, "폴란드가 우크라 점령 야욕 버리지 않았다" 궤변
  • 기사등록 2022-11-07 13:36:1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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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격돌 눈 앞에 둔 헤르손 전투]


우크라이나군이 남부전선의 전략적 요충지인 헤르손 탈환을 위한 대대적 공세를 예고하자 러시아군이 현지 주민을 강제로 이동시키며 방어선 구축에 박차를 가하고 있다.


지난 3일(현지시간) 미국의 뉴욕타임스(NYT)는 “우크라이나군 지휘부는 이날 성명을 내고 러시아군이 헤르손 지역의 민간주택 주변에 지뢰와 폭발물을 설치하며 사실상의 '요새화'를 진행 중이라 주장했다”고 보도했다.


▲ 뉴욕타임스(NYT)는 “우크라이나군 지휘부는 이날 성명을 내고 러시아군이 헤르손 지역의 민간주택 주변에 지뢰와 폭발물을 설치하며 사실상의 `요새화`를 진행 중이라 주장했다”고 보도했다.


NYT는 이어 “이런 발표의 진위를 직접 확인할 수는 없었지만, 전화로 접촉한 현지 주민들은 러시아군과 친러 행정당국이 주민을 위협해 쫓아내고 있다고 증언했다”고 전했다.


NYT는 헤르손에 거주하는 한 여성이 보낸 문자 메시지에서 “러시아군들이 협박하면서 도시를 떠나라고 요구하고 있지만 떠나기를 거부했다”면서 “러시아군인들은 주민이 떠난 아파트들을 습격해 집을 차지하고는 모든 걸 약탈했다”라고 밝혔다.


NYT는 현재 상황에 대해 “러시아군은 지난 10월 19일 헤르손에 거주하는 7만여명의 모든 이들에게 즉각 떠나라고 요구했고, 또 일주일 뒤 대피 완료를 선언했지만 실제 헤르손을 떠난 이들은 러시아를 지지하는 수천명에 불과하다”고 전했다.


월스트리트저널(WSJ)도 2일(현지시간), “러시아가 임명한 헤르손 행정부 책임자들이 또다시 지금 헤르손에 남아 있는 7만여명의 주민들을 6일부터 본격적으로 헤르손 남부지역으로 강제 이동을 시킬 것”이라 보도했다.


이렇게 러시아군이 헤르손 거주 주민들을 강제 이주시키는 것은 주민이 거주하지 않는 아파트를 거점으로 러시아군인들을 대거 투입해 시가전을 벌이려는 속셈으로 파악하고 있다.


[헤르손 전투가 푸틴의 대굴욕인 이유?]


러시아군이 이렇게 시가전까지 염두에 두고 헤르손을 지키려 하는 것은 헤르손이 우크라이나 수도 키이우에서 540㎞ 떨어진 항구 도시이면서, 흑해 및 크름반도와 연결된다는 점에서 우크라이나 남부 해안을 겨냥한 교두보이기 때문이다.


특히 헤르손시는 푸틴이 지난 10월 우크라이나 영토 4개지역 합병 선언의 핵심지역이자 우크라이나 남부를 장악하는 거점지역인데다 헤르손시에서 약 64㎞ 상류에 위치한 카호우카 댐이 크름반도에 물을 공급하는 핵심 전략시설이라는 점에서 무조건 사수해야 하는 입장이다.


또한 우크라이나군이 헤르손지역을 장악하게 되면 러시아가 지난 2014년 침탈한 크름반도와 직접 접하게 된다는 점에서 당연히 우크라이나군이 크름반도까지 공격할 수 있는 발판을 마련할 수 있기 때문에 푸틴의 입장에서는 무조건 수호해야만 하는 지역으로 손꼽히고 있다.


NYT도 “올해 2월 우크라이나를 침공한 직후 헤르손을 점령한 러시아군은 이 도시를 우크라이나 남부 해안을 겨냥한 공세를 펼치기 위한 교두보로 활용해 왔던 만큼 헤르손을 잃는다면 심각한 전략적·심리적 타격이 될 것으로 전망된다”고 진단했다.


영국의 더타임스는 5일(현지시간) “우크라이나군이 헤르손시의 장악을 위한 작전을 서두르지 않고 있다”면서 “러시아군이 민간인 복장으로 위장한 채 헤르손에 진지를 구축하고 있으며, 자칫 우크라이나군이 함정에 빠질 우려도 있어서 다양한 대책을 세우고 있다”고 보도했다.


더타임스는 그러면서 “러시아가 헤르손을 잃게 된다면 이는 인근 도시인 미콜라이프와 오데사를 점령하려는 희망도 완전히 사라진다는 점에서 푸틴에게는 상징적 의미가 있는 도시”라고 밝혔다. 다타임스는 이어 “이렇게 전략적으로도 러시아에게는 헤르손이 중요하기 때문에 만약 러시아가 헤르손을 잃는다면 사실상 푸틴은 이번 전쟁에서의 모든 명분도 잃게 되는 결과를 낳게 될 것”이라 판단했다.


NYT도 “헤르손을 잃게 된다면 푸틴 러시아 대통령 입장에선 심각한 군사적·상징적 타격이 될 수 있다”고 진단했다.


더타임스는 “현재 러시아는 드니프로강 서쪽의 헤르손 지역에 약 4만명의 군인을 배치하고 있다”면서 “특히 이 지역에 배치된 러시아군은 공수부대, 특수작전부대 및 해병대를 포진시키고 있어서 러시아군의 주력부대가 전투를 준비하고 있는 셈”이라 밝혔다.


더타임스는 이어 “매년 봄과 가을 두 차례 비포장 도로와 평원이 거대한 진흙탕으로 변하는 일명 '라스푸티차'라는 현상이 시작되면서 우크라이나 군과 러시아군 양측 모두가 군화와 차량 바퀴에 두껍게 올라붙는 흙덩어리에 곤욕을 치르고 있다”고 전했다.


NYT도“우크라이나군이 점령지 탈환에 나선 남부 헤르손 지역은 농경지 사이로 관개수로가 이리저리 나 있는 탁 트인 평원으로 우크라이나군의 공세가 늦춰지고 있다”고 진단하기도 했다.


더타임스는 또한 “주민들이 우크라이나 군대에 병력 위치에 대한 정보를 제공하는 것을 막기 위해 헤르손에 정전을 시행했다”면서 “이로 인해 러시아군에 대한 새로운 정보가 거의 나오지 않고 있다”고 밝혔다.


러시아군은 일단 버티기 전략으로 나서고 있으나 이러한 전세가 결코 러시아군에게 유리하지 않는 것으로 보인다. 우크라이나 군사 전문가 올레흐 즈다노우는 “러시아군은 물자도 바닥을 보이고 있을 뿐 아니라 나날이 약해지고 있어, 우크라이나군이 시간을 두고 이를 지켜보며 주요 전투를 위한 병력을 결집할 수 있을 것”이라고 전망했다. 헤르손주에서의 우크라이나군은 드니프로강 서안 주요 보급로에 폭격을 가해 이 지역으로의 식량과 무기 공급을 사실상 차단한 상황이다.


그렇다고 우크라이나군이 그저 손을 놓고 있지는 않다. '라스푸티차'에도 불구하고 헤르손을 향한 진격을 준비하고 있다. 헤르손주 점령지 행정부 부수반 키릴 스트레무소프는 4일(현지시간) 텔레그램에서 “최전선 지역에서 우크라이나 차량 행렬이 목격됐으며, 우크라이나군의 공격이 임박했다”면서 “헤르손 방어를 위해 도시에 24시간 통금령이 내려졌다”고 밝혔다.


문제는 현재의 러시아군 상황으로 우크라이나군이 진격해 올 경우, 이에 저항하기가 쉽지 않다는 데 있다. 러시아군은 이미 전의를 상실했으며, 또한 전쟁 수행을 위한 군수보급품도 중단된 상황이어서 상부의 지시에도 불구하고 일방적으로 철수할 가능성도 높다.


실제로 러시아군 일부가 헤르손에서 급히 후퇴하는 일도 벌어졌다. 우크라이나 총참모부는 지난 10월 30일(현지시간) “첩보에 따르면 러시아군은 헤르손주 드니프로강 동쪽에서 포병을 철수하기 위한 준비 조치를 취하고 있다”며 “이 곳에 주둔했던 부대는 다른 최전선 지역으로 이동할 수 있다”고 밝혔다고 키이우 인디펜던트가 전했다.


또한 지난 10월 29일에는 우크라이나군이 헤르손 지역에서 러시아 군을 향해 공세를 펼치고 있는 가운데 러시아군 포병들이 급하게 퇴각하는 장면도 공개됐다.


이뿐 아니다. 로이터통신은 4일(현지시간) “러시아군이 최근 우크라이나군의 공격을 받아 하루에 최소 1천명 이상의 전사자가 발생했다”면서 “우크라이나군은 전투장비도 제대로 갖추지 못한 러시아 병사들을 목표로 삼아 공격에 나선 것으로 알려졌다”고 보도했다.


이와 관련해 러시아 장갑차가 전사자들 시신을 싣고 이동하는 모습이 담긴 드론 촬영 영상도 공개됐다. 우크라이나 국방부는 러시아 침공 이후 지금까지 러시아군 전사자가 7만 1천200명에 달한다고 밝혔다.


이러한 전황과 관련해 텔레그래프는 4일(현지시간), “최전선에 배치된 러시아군이 후방으로 도망치는 러시아군을 저격하기 위한 부대를 배치했다”면서 “이렇게 퇴각하는 병사들을 쏘겠다는 것은 러시아군이 처해 있는 현실을 있는 그대로 반영해 준다”고 보도했다.


텔레그래프는 이어 “이러한 후방 저격부대는 지난 2차 세계대전때도 당시 소련군이 썼던 전법으로 NKVD 비밀경찰이 후방에 대규모로 배치돼 후방으로의 탈주를 막았다”면서 “이러한 명령은 헤르손에서 불리한 위치에 놓인 러시아군들이 대거 철수를 단행할 수도 있다는 보도가 나온 후 발령됐다”고 밝혔다.


[푸틴의 궤변, 비상식적 발언에 고개 갸우뚱]


이렇게 푸틴의 마지막 자존심마저 무너져 내릴 위기 상황이 이어지고 있는 가운데, 푸틴 대통령이 공식 석상에서 “폴란드가 우크라이나를 점령하려는 야욕을 버리지 않았다”는 근거 없는 주장을 펼쳐 듣는 이들을 어리둥절하게 만들었다.


로이터통신은 4일(현지시각), “러시아 국경일인 ‘국민 단결의 날’을 맞아 푸틴 대통령이 폴란드는 우크라이나 일부를 점령하려는 꿈을 버리지 않았다”고 주장했다고 보도했다. 그러나 로이터는 “푸틴이 별다른 근거를 제시하지는 않았다”고 지적했다.


푸틴은 우크라이나 전쟁에 대해서도 “우리는 조국을 지킬 것이다”라며 “우크라이나의 네오나치 정권과 러시아의 대립은 불가피하다”며 침공을 정당화했다. 침공 초기 우크라이나 공격의 명분으로 삼았던 ‘우크라이나=나치집단’이라는 프레임을 아직도 고수하고 있는 것이다. 그러나 진정한 나치집단은 러시아이고, 그 수괴가 푸틴이라는 것은 이미 모든 세계인들이 목도했다.


푸틴의 이러한 발언에 대해 폴란드는 “러시아가 폴란드와 우크라이나 사이 불화를 일으키기 위해 허위 정보를 퍼뜨리려는 시도”라고 비판했다.


사실 폴란드는 러시아의 푸틴이 언젠가는 점령해야 할 지역으로 손꼽고 있는 곳이기도 하다. 하다하다 이젠 말도 안되는 궤변까지 내뱉고 있는 푸틴, 그의 추악함의 끝은 과연 어디일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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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중국 푸단대학교 한국연구원 객좌교수
    -전 EDUIN News 대표
    -전 OUR NEWS 대표
    -제17대 대통령직인수위원회 정책기획팀장
    -전 대통령실 홍보기획비서관
    -사단법인 한국가정상담연구소 이사장

    -저서: 북한급변사태와 한반도통일, 2012 다시우파다, 선거마케팅, 한국의 정치광고, 국회의원 선거매뉴얼 등 50여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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