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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세분석] 푸틴은 왜 한국을 콕 찍어 ‘무기 제공’ 비난했을까? - 푸틴 "한국, 우크라에 무기제공시 한-러 관계 파탄날 것" - 푸틴, K-무기에 대한 두려움 가지고 있어 - 동병상련의 폴란드, K무기 우크라이나에 지원할 수도
  • 기사등록 2022-10-31 06:45:52
  • 수정 2022-10-31 06:47:2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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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푸틴 "한국, 우크라에 무기제공시 한-러 관계 파탄날 것"]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은 27일(현지시간) “한국이 우크라이나에 무기를 제공할 경우 한국과 러시아 관계가 파탄 날 것”이라고 경고했다.


푸틴 대통령은 이날 모스크바에서 열린 국제 러시아 전문가 모임인 '발다이 클럽' 회의에서 “한국이 우크라이나에 무기와 탄약을 제공하기로 결정한 것을 알고 있다”면서 이같이 밝힌 것이다. 푸틴 대통령이 우크라이나 지원에 대해 한국을 지목해 직접 경고한 것은 매우 이례적이다.


푸틴 대통령은 이어 “그럼에도 불구하고 한러 관계는 아직 양호하다”면서 “만약 러시아가 북한과의 군사협력을 재개한다면 한국 정부는 어떤 반응을 보이겠느냐”고 부연했다.


푸틴은 “북한이 미국과 핵 프로그램과 관련한 합의에 거의 도달했으나, 미국이 입장을 바꾸고 제재를 가했다”고 비판한 뒤 한국을 거론했다.


[푸틴 경고에 윤대통령, 우크라 무기공급 부인]


푸틴 대통령의 이례적 경고에 윤석열 대통령은 28일 “우리는 우크라이나에 대해 인도적이고 평화적인 지원을 국제사회와 연대해왔고 살상무기나 이런 것은 공급한 사실이 없다”면서 “그렇지만 (우크라이나에 무기를 공급하는 것은) 어디까지나 우리 주권의 문제”라고 했다.


윤 대통령은 이어 “우리는 세계 모든 나라들, 러시아를 포함해서 평화적이고 좋은 관계를 유지하려고 노력하고 있다는 사실은 알아주셨으면 한다”고 했다.


사실 우리 정부는 그동안 우크라이나에 무기를 제외한 방탄 헬멧, 천막, 모포 등 군수물자와 의료물자, 인도적 지원 등을 제공했지만 살상 무기는 지원할 수 없다는 입장을 밝혀왔다.


분명한 것은 한국은 우크라이나에 살상 무기를 제공한 적도 전혀 없고, 앞으로도 제공할 의향도 없다는 게 공식적인 입장이다. 사실 한국 정부는 지금까지 우크라이나에 비무기체계 군수물자만 지원했다.


심지어 볼로디미르 젤렌스키 우크라이나 대통령이 지난 4월 한국 국회를 상대로 한 화상 연설에서 “러시아에 맞설 수 있도록 대한민국에서 도와주시면 감사하겠다”며 무기 지원을 공개적으로 요청했지만, 그럼에도 불구하고 비살상 군용품과 의약품만 대신 보낸 것이다.


푸틴 대통령의 '거짓 주장'이 전해지자 우리 외교부는 “우크라이나 지원에 대한 우리 정부의 입장에는 변화가 없다”며 “우리는 국제사회와 협력해 우크라이나에 대한 인도적 지원을 하고 있다”고 강조했다.


[푸틴은 왜 '한국 무기' 콕 집어 거론하며 발끈했나?]


그렇다면 푸틴은 왜 한국을 콕 찍어 우크라이나에 대한 무기 지원설을 끄집어내면서 강력한 경고를 날렸을까? 그것도 우크라이나에 무기를 제공하기로 한 것으로 안다면서 사실과 다른 주장을 하며 발끈했을까?


우선 한국은 우크라이나에 대한 무기 지원은 전혀 하지도 않았고, 앞으로도 그러한 계획을 가지고 있지 않다. 심지어 한국은 우크라이나에 포탄을 보내려던 캐나다가 지난 5월 155㎜ 포탄 10만 발을 수출할 수 있는지 문의한 적이 있었지만 결과적으로 한국이 우크라이나에 포탄을 우회 지원하는 것으로 비춰질 수 있다는 점에서 난색을 표명했고 결국 이 수출은 진행되지 않았다.


그런데 푸틴 대통령이 한국 무기를 콕 찍어 지원가능성을 비난한데는 다른 이유가 있는 것으로 보인다.


(1) K-무기에 대한 두려움


이미 패전을 향해 가고 있는 러시아 입장에서는 서방진영의 무기가 우크라이나로 들어가는 것을 막기 위해 별별 위협을 다 가하고 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미국과 영국 등의 나토국가들로부터의 우크라이나 무기 지원은 계속되고 있지만 그 양은 갈수록 줄어들고 있다.


지원국가들의 무기 재고도 부족한데다 지원 비용이 너무나도 엄청나기 때문에 조절해야만 하기 때문이다. 특히 우크라이나군이 러시아군을 격퇴하는데 혁혁한 공을 세운 무기는 휴대용 대전차미사일 재블린과 지대공미사일 스팅어다. 이들 무기 때문에 러시아의 탱크와 전투기는 힘을 쓰지 못했다.


문제는 이들 무기 가격이 너무나도 비싸다는 점이다. 그래서 지속적인 지원에도 문제가 생기고, 또한 우크라이나 지원을 위한 무기 생산 속도도 따라가지 못하는 상황이다.


이런 가운데 K무기는 서방진영에서 봤을 때 한줄기 빛이다. 한국의 현궁과 천궁은 재블린과 스팅어 미사일과 비교했을 때, 성능은 차이가 거의 없으면서도 가격은 월등하게 싸다. 오히려 현궁의 경우 전차를 보고 방아쇠만 당기면 알아서 전차를 추적해 격파하는 유도미사일기능이 월등해 우크라이나군에게는 더 효용성이 높을 것이다.


폴란드가 한국의 K2전차 980대, K9 자주포 672문, FA 전투기 48대를 사들이기로 한데는 다 이유가 있다. 탄약운반 장갑차, 지원 전차, 탄약 등을 포함하면 총 규모가 40조원 이상 규모인데 일단 미국·독일 등 방산 선진국과 비교해도 한국산 무기의 품질이 절대 뒤지지 않고, 가격 부담은 없어 가성비가 높다는 것이 큰 강점이다. 여기에 서방국가들과는 달리 한국 특유의 신속한 공급 능력과 수출입은행을 통한 금융지원, 그리고 수입국이 원하면 현지에서 생산할 수 있게 해주는 유연성도 장점이다. 이런 특장점은 다른 나라들이 감히 따라오지 못한다.


예를 들면, 독일 레오파르트 2A7 전차는 대당 약 200억 원으로 50대 생산하는 데 5년이나 걸리지만, K2 전차는 그 절반 가격에 3년 만에 180대 납품이 가능하다.


이런 가운데 전차 강국이던 미국과 독일은 현재 전차 생산을 중단한 상태인데 반해 한국의 K2 전차가 성능이 뛰어나 이들을 대신할 대안으로 떠올랐다.


러시아가 한국의 K무기를 주목하는 이유가 바로 여기에 있다. 만약 K무기가 우크라이나 전장 속으로 도입되기 시작한다면 우크라이나군은 그야말로 날개를 단 격이 될 것이다. 그리안해도 절대적인 무기 부족으로 헉헉대는 러시아군에게는 K무기의 우크라이나군 진입은 러시아 패배의 결정적 단초가 될 수 있다는 점에서 수단과 방법을 가리지 않고 K무기의 우크라이나 진입을 막아야 하는 상황이 된 것이다. 푸틴의 우려는 바로 이러한 맥락에서 나온 것이다.


(2) 폴란드에 수출하는 K무기에 대한 우려


푸틴은 지금 K무기가 폴란드로 도입된 후 이들 무기들이 우크라이나로 진입하는 것에 대한 두려움을 가지고 있다. 또한 폴란드가 K무기로 단단한 방어력을 갖추는 것에 대해서도 심각한 우려를 갖고 있다. 왜냐하면 폴란드는 언젠가 러시아가 점령해야 할 나라로 손꼽고 있기 때문이다.


실제로 폴란드가 우크라이나와 국경을 맞대서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공에 맞서는 북대서양조약기구(나토·NATO)의 최전선이 되면서 “푸틴의 야욕이 폴란드까지 미칠 수 있다”는 불안감이 확산되고 있다.


그런 폴란드가 지난 8월과 9월, K2 전차, K9 자주포, FA-50 전투기를 구매한 데 이어 지난 19일에는 K239 ‘천무’ 다연장로켓(MLRS) 288문과 유도탄 등에 대한 기본 계약도 체결했다. 폴란드는 현재 국산 레드백 장갑차 도입도 검토 중이다.


특히 천무 다연장 로켓은 우크라이나 전쟁의 판도를 바꿨다는 평가를 받는 미국 고속기동포병로켓시스템(HIMARS·하이마스)보다 화력이 우수하다는 평가를 받는다. 이는 푸틴에게 눈엣가시다. 그야말로 불쾌하기 짝이 없는 노릇이라는 의미다.


여기에 폴란드가 한국산 무기 체계를 갖추게 되면, K무기들이 유럽지역 전체를 커버할 가능성도 충분히 있다. 또한 폴란드는 단순히 한국 무기 체계를 도입하는 것뿐만 아니라, 관련 기술도 함께 이전받아 자국 방산 기술을 키우겠다는 구상도 가지고 있다. K2 전차와 K9 자주포 등은 폴란드 현지에 공장을 건설해 2026년부터 물량의 대부분을 현지에서 생산할 것으로 알려졌는데, 이 과정에서 기술 이전도 이뤄질 전망이다.


이러한 미래는 푸틴에게 경악스러운 일이라 아니할 수 없다. 특히 푸틴이 가장 우려하는 것은 우크라이나에 대한 무기 제공 규모 3위인 폴란드가 지금까지 우크라이나에 자국 무기를 지원했고, 이에 따른 전력 공백을 한국산 무기로 바꾸려 하는 것이어서 결과적으로 폴란드가 K무기도 우크라이나에 지원하는 것이 아닌가 하는 것이다.


[동병상련의 폴란드, K무기 우크라이나에 지원할 수도]


폴란드는 러시아에 의해 우크라이나가 점령당하면 그 다음 순위는 폴란드라 생각하고 있다. 그래서 우선 폴란드의 자체 방위력도 강화해야 하고 동시에 우크라이나가 무너지지 않도록 최선의 지원을 하려고 한다.


공산주의의 잔혹함을 맛본 폴란드로서는 그래서 스스로 우크라행 병참기지를 자처하고 나섰고, 우크라이나를 돕는 것이 곧 폴란드를 지키는 일이라 믿고 있다.


이러한 폴란드의 사명감 떄문에 푸틴은 움찔하고 있는 것이고, K무기의 폴란드 진입에 심각한 우려를 표명하고 있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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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중국 푸단대학교 한국연구원 객좌교수
    -전 EDUIN News 대표
    -전 OUR NEWS 대표
    -제17대 대통령직인수위원회 정책기획팀장
    -전 대통령실 홍보기획비서관
    -사단법인 한국가정상담연구소 이사장

    -저서: 북한급변사태와 한반도통일, 2012 다시우파다, 선거마케팅, 한국의 정치광고, 국회의원 선거매뉴얼 등 50여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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