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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세분석] 우크라이나 전쟁은 어떻게 끝날까? - 평화냐 정의냐? 전쟁 종결두고 서방진영 분열 - 독일-프랑스 등 평화파, "푸틴 굴욕감 느끼지 않게 해야" - 리투아니아, "평화 강요는 우크라에 항복요구" 반발
  • 기사등록 2022-05-29 22:09:3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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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평화냐 정의냐? 우크라 전쟁의 결말은?]


“석달 넘게 이어지는 우크라이나 전쟁의 결말을 두고 서방진영의 국가들의 입장이 두 팀으로 갈라지기 시작했으며, 이로인해 견해가 다른 양측이 상당한 갈등을 겪을 수도 있다”는 분석이 나와 주목을 끌고 있다.


▲ 영국의 이코노미스트 5월 28일자 최근호는 `우크라이나 전쟁이 어떻게 끝날까`라는 제목의 기사에서 불가리아 싱크탱크 자유전략센터(CLS)의 이반 크라스테프가 “빨리 전투를 중단하고 협상을 시작하라는 `평화팀`과 러시아가 혹독한 대가를 치러야 한다는 `정의팀`이 있다”고 말했다고 보도했다.


영국의 이코노미스트 5월 28일자 최근호는 '우크라이나 전쟁이 어떻게 끝날까'라는 제목의 기사에서 불가리아 싱크탱크 자유전략센터(CLS)의 이반 크라스테프가 “빨리 전투를 중단하고 협상을 시작하라는 '평화팀'과 러시아가 혹독한 대가를 치러야 한다는 '정의팀'이 있다”고 말했다면서 “논란이 되는 부분은 영토”라고 주장했다.


그러니까 전쟁 종결의 포인트를 “러시아가 지금까지 차지한 땅은 갖는 대신 전쟁을 종결하거나 아니면 침공 전으로 되돌려야만 전쟁 마무리를 할 수 있다는 주장, 그리고 더 나아가 2014년에 빼앗은 영토까지 내놓아야 한다는 요구 등이 뒤섞여 있다”는 것이다.


이코노미스트에 따르면, 일단 ‘평화파’의 독일은 휴전을 요구하고 있고, 이탈리아는 정치적 합의를 위해 4단계 계획을 제안하고 있으며, 프랑스는 러시아가 굴욕을 겪지 않는 미래 평화 협정을 논의하자고 한다.


그러나 이러한 ‘평화파’의 반대편에는 영국이 선두에 서서 목소리를 높이고 있으며 이어 폴란드, 발트해 연안 국가들이 있다.


이런 가운데 가장 중요한 것은 미국의 입장인데 미국은 아직까지 전쟁 종결에 대해서는 뚜렷한 의견을 제시하지 않고 있다. 일단 의회에서 400억 달러(약 50조원) 지원안을 통과시키면서 우크라이나의 협상력을 키워주고 있지만 전쟁 종결 문제에 대해서는 아직 명확한 목표를 설정하지 않은 것으로 보인다.


사실 미국은 우크라이나를 무한정 도와주는 듯 보이지만 그러면서도 한계가 있다, 예를 들면, 포를 제공해 주기는 하지만 러시아 본토를 직접 공격할 수 있는 장거리 로켓은 지원하지 않고 있다. 당장 확전으로 갈 수도 있기 때문이다.


그런데 “로이드 오스틴 장관의 입장도 이에 대해서는 모호한 듯 하다”고 이코노미스트는 전했다. 오스틴 장관은 지난 4월 키이우를 방문했을 때 서방진영은 우크라이나가 승리할 수 있도록 지원해야 한다고 말했지만 3주후인 최근 세르게이 쇼이구 러시아 국방부 장관과 통화한 직후부터는 즉각적으로 휴전을 해야 한다고 말하기도 했다. 그러면서도 미국의 우크라이나에 대한 입장은 변함이 없다는 말도 했다. 아마도 전쟁이 빨리 끝나기를 바라지만 그럼에도 우크라이나를 러시아에게 넘겨줄 수는 없다는 뜻을 가지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


물론 미국내에서도 변수가 발생한 것은 있다. 뉴욕타임스(NYT)는 최근 사설에서 “러시아가 우크라이나 전쟁에서 패배할 것이라고 생각하는 것은 아주 비현실적이고 위험하다”고 주장을 했고, 헨리 키신저 전 미 국무부 장관은 “두 달 안에 협상을 시작해야 한다”고 주장하기도 했다.


이러한 흐름에 대해 이코노미스트지는 “지금은 우크라이나인이 미래를 결정한다는 명제가 서방진영의 분열을 막고 있지만 그럼에도 우크라이나의 선택은 서방이 제공하는 것에 따라 달라질 수 있다”고 진단했다.


이런 측면에서 볼로디미르 젤렌스키 우크라이나 대통령도 다보스포럼 화상연설에서 “우크라이나는 유럽이 단합하는 만큼 강하며, 영토를 모두 되찾을 때까지 싸우겠다”고 하면서도 “러시아가 2월 24일 침공 이전으로 물러나면 협상을 할 수 있다”며 여지도 남겨 놓은 것이다.


[‘평화’측과 ‘정의’측 주장의 차이는?]


그런데 우크라이나 전쟁과 관련해 ‘평화’측과 ‘정의’측 모두 전쟁이 길어지는 것에 대한 우려는 똑같이 갖고 있다. 그러나 전쟁 종결 이후의 후유증에 대한 진단은 차이가 난다.


우선 ‘평화’측은 “전투가 길어지면 길어질수록 우크라이나도 그렇지만 전쟁 장기화로 인한 전 세계의 비용이 커진다”고 우려한다. 그러나 ‘정의’측은 “러시아 제재 효과가 이제 나오기 시작했으며 시간과 무기가 더 제공되면 우크라이나가 승리할 수 있다”면서 “러시아가 우크라이나를 명분도 없이 침공하고 또 영토 일부까지 차지한 상황에서 이대로 전쟁을 마무리하게 되면 나중에 더 큰 후유증을 낳게 할 것”이라 판단한다. 그러니 러시아가 앞으로 더 이상 주변국에 대한 침략 의지를 갖지 못하도록 이번 기회에 완전히 막아야 한다는 것이다.


또 하나, 러시아를 그렇게 응징하는 것이 중국이 아시아지역에서 도발하지 못하도록 억제하는 효과도 있다고 생각한다.


그런데 이렇게 ‘평화’측과 ‘정의’측의 의견이 엇갈리는 데 있어서 중요한 차이가 바로 러시아의 군사력에 대한 판단이다. ‘평화’측은 러시아군이 여전히 강하다는 입장을 가지고 있지만 ‘정의’측은 러시아군이 상당히 불안정하다는 데 방점을 두고 있다.


특히 ‘평화’측은 “러시아가 만약 완패할 상황이 되면 북대서양조약기구(NATO·나토)를 공격하거나 화학무기와 심지어 핵무기까지 쓸 수도 있다”는 우려를 가지고 있다.


‘평화’측의 대표적 주자인 에마뉘엘 마크롱 프랑스 대통령은 그래서 “장기적으로 유럽이 러시아와 공존할 방법을 찾아야 한다”고 말한다.


그러나 문제는 ‘평화’측의 내심은 현재 전쟁 진행 상황을 더 이상 전개하지 말고 사실상 우크라이나가 항복하는 길을 택해야 한다는 데 있다. 지금까지 러시아가 점유한 우크라이나 영토를 러시아에 내주면서 전쟁을 종결하자는 것이다. 이는 사실상 우크라이나의 항복을 의미하는 것이나 다름없다.


이와 관련해 우크라이나 협상 대표는 “직접 말하진 않지만 항복을 강요하려는 것처럼 느껴진다”고 말했다.


▲ NYT도 지난 26일(현지시간) `어떻게 끝날까? 우크라이나 승리 구성 요소를 두고 균열이 등장한다`라는 제목의 기사를 실었다.


이와 관련해 NYT도 지난 26일(현지시간) '어떻게 끝날까? 우크라이나 승리 구성 요소를 두고 균열이 등장한다'라는 제목의 기사에서 “최근 각국 정치지도자들이 우크라이나 승리를 요구했지만 표면 아래에는 승리의 형태는 물론 미국, 유럽, 우크라이나에서 승리의 정의가 같은지를 두고 분열이 있다”고 진단했다.


NYT는 이날 기사에서 “우크라이나 전쟁 종결과 관련해 두 가지 흐름이 있다”면서 “하나는 우크라이나측과 동유럽의 국가들이 우크라이나가 러시아 군대로부터 더 이상 위협받지 않아야 전쟁을 끝낼 수 있다는 것이고, 또 다른 하나는 양측을 협상 테이블로 끌어들이고 우크라이나가 영토 일부를 러시아에 양보하는 수준에서 전쟁을 마무리하자는 견해가 있다”고 정리했다.


NYT는 그러면서 “첫째 흐름, 곧 러시아의 사실상 항복을 주장하는 쪽은 어떤 방식으로 휴전이 된다한들 러시아가 그 휴전협상 결과를 준수할 것이라는 것을 신뢰할 수가 없으며, 푸틴에게 뭔가를 양보한다는 것은 또다른 공격을 가능하게 하는 단서가 될 것이라 주장한다”고 했다.


카야 칼라스 에스토니아 총리도 “우크라이나 전쟁의 유일한 해결책은 우크라이나의 승리와 러시아의 패배뿐”이라면서 “항복이 도발보다 훨씬 위험하다”고 강력하게 맞서고 있다. 이번에 러시아에게 물러서면 그 다음에는 또다른 러시아 주변국들이 ‘제2의 우크라이나’가 될 수도 있다고 보기 때문이다.


[전쟁은 끝날 수 있을까?]


그렇다면 전쟁을 끝낼 수 있을까? 이에 대해 이코노미스트지는 “전쟁이 끝나는 시점은 상당 부분 러시아에 달려있는데 러시아는 휴전을 서두르지 않고 있고, 돈바스를 다 차지하기로 결심한 것처럼 보이며 서부 추가 점령에 관해 말한다”고 전했다.


또한 우크라이나 정치 분석가 볼로디미르 페센코는 “정말 교착상태가 되고 양측이 그렇게 인식한 뒤에야 타협이 가능할 것”이라며 “그렇다고 해도 일시적일 가능성이 크다”고 주장했다.


전쟁이 어설프게 종결되면 우크라이나에서의 전쟁은 언제든지 재발될 수 있다는 의미다. 지난 2014년의 크름반도에 대한 러시아 합병 이후 러시아의 침공에 대한 확실한 마무리가 없었기 때문에 이번에 또다시 러시아에 의한 우크라이나 침공이 일어났다고 봐도 과언이 아니라는 것이다.


그렇기 때문에 이번에는 전쟁의 종결에 대해 분명한 마침표를 찍어야 하나 과연 그러한 전쟁 종결 방식이 타당할 것인지에 대해서는 아직도 의문이 제기될 수밖에 없는 것이다.


만약 우크라이나가 현재까지 러시아가 점유한 영토를 러시아측에 넘겨주면서 전쟁 종결을 한다면 이는 크름반도 병합에 이어 돈바스 병합으로 마무리 된다는 것이고, 당연히 러시아는 ‘제3의 침공’을 언제든지 벌일 수 있을 것이다. 이는 미국의 패배로 이어질 수 있고, 당연히 EU 및 NATO를 비롯한 서방진영의 패배로 연결될 수 있다는 점에서 그렇게 마무리하는 것이 쉽지 않다.


그래서 미국과 특히 러시아 주변국들, 그리고 과거 소련 주변국들이었던 국가들에서 러시아가 패배를 인정할 때까지 싸워야 한다고 주장하는 것이다.


일단 현재 상황에서 전쟁을 종결 국면으로 몰고 가는 최선의 방법은 러시아가 지난 2월 24일 이전의 상태로 되돌리는 방안이어야 한다는 것이 대체적인 흐름인 것으로 보인다.


이와 관련해 파이낸셜타임스(FT)는 지난 24일(현지시간) 실비 카우프만 르몽드 칼럼니스트의 기고문을 통해 “서방은 우크라이나가 어떻게 승리하고 이를 지원할지 결정해야 한다”면서 “지난 2월 침공 전으로의 회귀인가, 아니면 크름반도를 포함한 전체 영토의 수복인가를 결정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카우프만은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공은 수뇌부의 잘못된 판단에서 비롯됐다”면서 러시아가 우크라이나 국경을 넘기 사흘 전인 지난 2월 21일 블라디미르 푸틴 대통령이 크렘린궁에서 국가안보위원회에서 있었던 일을 공개했다.


이 자리에서 푸틴 대통령의 최측근인 드미트리 메드베데프 전 러시아 대통령은 “서방은 러시아를 제재하겠지만, 곧 지칠 것이고 러시아와 대화를 시도할 것”이라며 “서방은 우크라이나보다 러시아가 훨씬 큰 의미가 있다”고 말했다.


그러나 현실은 메드베데프 전 대통령의 생각과는 완전히 다르게 흘러갔다. 바로 이 점 때문에 “이번 전쟁에서 (푸틴이) 굴욕감을 느끼고 있다”고 카우프만은 진단했다.


그렇기 때문에 카우프만은 “이 시점에서 서방이 새로운 계획을 세워야 할 때”라면서 “서방은 우크라이나의 승리가 무엇인지 규정해야 하는데, 그것이 지난 2월 러시아의 침공 이전 상황을 회복한다는 의미인지, 2014년 러시아에 강제 합병된 크름반도까지 되찾는 것인지 명확하지 않다”고 말한 것이다.


카우프만은 이어 “전쟁의 종식 방법이 또 다른 분쟁을 낳을 수 있다”면서 “이런 민감한 논쟁은 1차 세계대전 이후 베르사유평화조약이 2차 세계대전의 원인 중 하나가 된 깊은 상처를 떠올리게 한다”고 주장했다. 그렇기 때문에 “푸틴이 이미 굴욕감을 느끼고 있기에 서방이 망신을 줄 필요는 없다”고 한 것이다.


그렇다면 푸틴이 더 이상 굴욕감을 느끼지 않으면서도 전쟁을 마무리할 방법은 뭐가 있을까? 딱 한 가지가 있기는 하다. 지금 푸틴이 전력을 다해 공격하고 있는 돈바스의 진격을 무력화하는 것이다.


어쩌면 서방진영이 돈바스를 향한 러시아의 공격을 막는데 총력을 기울인다면 전쟁 종결의 단서가 열릴 수도 있지 않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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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중국 푸단대학교 한국연구원 객좌교수
    -전 EDUIN News 대표
    -전 OUR NEWS 대표
    -제17대 대통령직인수위원회 정책기획팀장
    -전 대통령실 홍보기획비서관
    -사단법인 한국가정상담연구소 이사장

    -저서: 북한급변사태와 한반도통일, 2012 다시우파다, 선거마케팅, 한국의 정치광고, 국회의원 선거매뉴얼 등 50여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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