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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세분석] 깊어지는 시진핑의 고민, 두문불출하며 회의만 계속 - WSJ, "시진핑, 우크라 사태 후폭풍 우려, 두문불출하며 회의중" - 중국의 기본 외교 원칙도 무너졌다는 비판도 나와 - 러시아 치켜세우다 더 큰 시장 잃을 위기 처해
  • 기사등록 2022-02-19 22:55:32
  • 수정 2022-02-20 08:33:4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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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푸틴 때문에... 고민 깊어지는 시진핑]


중국의 시진핑(習近平) 주석이 러시아의 블라디미르 푸틴 대통령 때문에 고민이 깊어지고 있다. 우크라이나 사태를 두고 러시아 지지 입장을 표명한 이후 중국의 입장도 난처해지고 있고 우크라이나 사태가 어떻게 진전되든 그 후폭풍이 만만치 않을 것으로 보여 이에 대한 대응책 마련도 중국이 당장 짊어져야 할 과제인 것으로 보인다.


이런 이유로 지난 4일 베이징올림픽 개막식에서 푸틴 러시아 대통령과 회담을 한 시진핑 주석은 이후 현재까지 두문불출하며 공개 장소에 모습을 드러내지 않고 있다.


▲ 월스트리트저널(WSJ)은 16일(현지시간) 중국 내부 소식통을 인용해 “시진핑 주석 등 7명의 정치국 상무위원들이 칩거한 채 러시아-우크라이나 위기에 어떻게 대응해야 할지 비공개 논의를 벌이고 있다”고 보도했다.


이와 관련해 월스트리트저널(WSJ)은 16일(현지시간) 중국 내부 소식통을 인용해 “시진핑 주석 등 7명의 정치국 상무위원들이 칩거한 채 러시아-우크라이나 위기에 어떻게 대응해야 할지 비공개 논의를 벌이고 있다”고 보도했다. 푸틴 대통령과의 회담 이후 그만큼 중국에 닥쳐오는 후폭풍이 만만치 않다는 의미다.


WSJ는 그러면서 “푸틴 대통령이 비행기에 오른 뒤 일주일 넘게 침체된 분위기가 지속됐다”며 “이례적으로 확대된 회의는 시 주석이 러시아에 공개적인 지지를 표명했음에도 불구하고 중국이 얼마나 긴급하고 민감한 상황에 빠져 있는지를 보여주고 있다”고 지적했다.


한마디로 베이징동계올림픽이 서방세계들로부터 외교적 보이콧을 당한 상태에서 그나마 초거물인 푸틴대통령이 방중해 정상회담을 가지면서 대외적으로 굳건한 우의를 강조했지만 이 회담을 통해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공을 찬성하는 듯한 이미지를 풍긴 것 자체가 중국에게는 엄청난 부담으로 다가오고 있다는 뜻이다.


실제로 시진핑 주석은 푸틴대통령과의 정상회담후 “나토(북대서양조약기구·NATO)의 지속적인 확장에 반대한다”는 내용이 담긴 공동성명을 내놨다. 문제는 그러한 러시아에 대한 분명한 지지 입장이 나토 회원국과 미 동맹국 등이 러시아와 첨예하게 대치하고 있는 상황에서 나왔다는 점이다. 이는 자칫 나토동맹국이 회원으로 있는 유럽사회 전반이 등을 돌릴 수 있는 위기를 불러 왔고 더불어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공격에 대해 비난을 하고 있는 여러 나라들에 대해서도 중국의 이미지를 심각하게 훼손할 수 있다고 본 것이다.


[중국의 기본 외교 원칙도 무너졌다는 비판도 나와]


여기에 더더욱 문제가 심각한 것은 베이징동계올림픽에 워낙 그렇다할 귀빈이 없다보니 푸틴을 전면에 내세운 것까지는 좋았지만 그렇다고 덜컥 사실상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공격까지 용인하는 듯한 태도를 보인 것 자체가 중국의 기본 외교 원칙을 완전히 허물어 버린 것이라는 비판까지 나오면서 시진핑 주석을 당혹스럽게 만들고 있다.


WSJ은 이와 관련해 “냉전 이래 중·러가 가장 밀접한 동맹 관계란 점을 과시하기는 했지만 동시에 중국 외교 정책의 변화를 암시하며 관료들의 불안감을 불러일으켰다”고 지적했다.


WSJ은 이어 “중국은 1954년 저우언라이(周恩來) 총리가 수립한 ‘평화 공존 5항 원칙’(평화 공존ㆍ호혜적 상호협력ㆍ주권과 영토 존중ㆍ내정 불간섭ㆍ상호 불가침)을 대외정책의 기조로 삼아왔다”면서 “이는 ‘제3국의 타국 공격이나 간섭을 지지하지 않는다’는 것으로 이것이 중국외교의 기본원칙으로 지켜져 왔다”는 것이다.


그런데 “중국이 이 같은 원칙을 허물고 우크라이나 침공의 정당성에 동의 의사를 표함으로써 향후 외교 기조에 영향을 줄 수밖에 없다는 우려가 나오고 있다”고 WSJ은 보도했다.


이러한 논란이 중국 내부에서 불거지자 시 주석과 푸틴 대통령과의 정상회담 이후 두 사람이 함께 있는 모습이 전혀 보이지 않았다. 푸틴 대통령은 개회식 후 시 주석이 주최한 만찬에도 불참했다. 그만큼 내부에서 파문이 크게 일었다는 의미다.


[러시아 치켜세우다 더 큰 시장 잃을 위기 처해]


더더욱 시진핑-푸틴 정상회담 이후 중국에게 고민거리로 다가오는 것은 앞으로 다가올 후폭풍이다. 이와 관련해 WSJ은 “현실적으로 중국이 자국 경제 및 안보 문제도 고려하지 않을 수 없다”고 지적했다. WSJ이 이렇게 지적한 이유는 우선 러시아로부터 위협을 받고 있는 우크라이나가 시 주석의 역점 사업인 일대일로(一帶一路)의 주요 회원국이며 동남아시아와 유럽을 연결하는 핵심 국가이기 때문이다.


우크라이나가 그만큼 중국에게 중요한 의미를 갖는 국가이기 때문에 지난 2020년 우크라이나를 방문한 류허(劉鶴) 부총리는 “일대일로 협력을 강화하고 안정적인 양자 관계를 증진할 것”이라고 발표했던 것이다.


이와 관련해 세르게이 라드첸코 존스홉킨스대 국제관계학 교수는 “중국이 나토 확대를 반대하며 러시아를 옹호하는 것은 경제적 비용을 수반하지 않는다”면서도 “그러나 러시아가 우크라이나를 침공할 때 중국이 직면하게 될 경제적 위기는 다른 문제”라고 말했다.


이뿐 아니라 국내 석유 및 가스 공급 안정화를 위해 중국이 중앙아시아 구소련 회원국들에 광대하게 가스관을 구축하고 있다는 점도 문제다.


이런 관점에서 미국 싱크탱크 외교협회(CFR) 칼 민즈너 중국학 선임연구원은 “푸틴은 중국의 골칫거리”라며 “옛 소련 국가들에 러시아가 개입한 이력은 중국의 중앙아시아 가스관 사업 위험성을 높인다”고 분석한 것이다.


칼 민즈너 연구원은 이어 “러시아의 이 같은 개입을 내버려 둔다면 장기적으로 중앙아시아에서 러시아 영향력을 줄이려는 중국의 노력에도 타격이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러시아가 우크라이나 침공한다면 중국에게는 더 큰 문제]


여기에 중국이 고민해야 할 더 큰 문제는 실제로 러시아가 우크라이나를 공격하게 된다면 이로 인해 다가올 후폭풍은 상상을 초월할 수 있다는 점이다.


이미 미국이 러시아가 우크라이나를 침공하게 되면 러시아에 대해 경제적 제재를 가하겠다고 경고하고 있는 마당에 러시아의 제재 회피를 위해 중국이 러시아를 지원하는 일이 발생하게 된다면 중국은 당장 미국으로부터 제2차 제재(세컨더리 보이콧) 대상이 되면서 중국 경제가 직격탄을 맞을 수도 있다.


그리안해도 미국과의 디커플링으로 중국 경제가 어려운 상황에서 러시아로 인한 세컨더리 보이콧까지 당하게 된다면 중국은 진짜로 심각한 위기로 빠져들 수도 있다. 지금 중국의 핵심부가 바로 이러한 점을 고민하고 있는 것이다.


그렇기 때문에 이미 조지아, 크림반도 등에서 군사행동에 나선 전력이 있는 러시아가 실제로 우크라이나를 침공하게 된다면 중국의 입장은 진짜 중대한 전략적 고민에 빠질 수밖에 없을 것으로 보인다.


중국 입장에서는 그동안 미국의 고강도 압박에 맞서 국제법과 유엔, 다자주의, 개별 국가 주권 존중 등을 강조해 왔었는데 유엔 안전보장이사회 상임이사국으로서 무력 침공에 '면죄부'를 주거나, 지지를 표명할 경우, 국제무대에서의 대미 명분 싸움에서 상당한 손실이 불가피할 수밖에 없다.


그렇다고 러시아를 외면할 수도 없다는 것이 중국의 고민이다. 그동안 미국과 맞서기 위해 러시아와의 전략적 협력관계 형성에 심혈을 기울여 왔기 때문이다.


그러나 러시아를 지원하게 되면 사실 군사적 측면에서 상당한 협력을 수행해 왔던 우크라이나와 완전히 등을 질 수밖에 없다는 현실적인 문제도 도사리고 있다. 그래서 WSJ이 바로 이 문제를 두고 “중국 지도부인 공산당 중앙정치국 상무위원 7명이 최근 대외활동을 중단한 가운데 집중 토론을 벌이고 있다”고 보도한 것이다. “어떻게 하면 국익 훼손 없이 러시아-우크라이나 위기에 대응할지를 놓고 비공개 토론을 벌였다”는 것이다.


홍콩의 사우스차이나모닝포스트(SCMP)도 지난 16일,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공은 중국에 외교적 딜레마가 될 것이며, 중국의 대만 통일에 아무런 도움이 되지 않는다는 분석이 나온다”고 보도했다. SCMP는 이날 중국 인민해방군 연구원 출신으로 현재 베이징 싱크탱크 궈관에서 일하는 장퉈성의 말을 빌어 "전쟁이 일어나면 우리는 미국과의 관계에서 더 어려워질 것이며 유럽연합(EU)과의 관계도 중국이 어떤 입장을 취할지 모두가 지켜보기 때문에 매우 곤란해질 것"이라고 전망했다.


그러면서 “우크라이나에서 전쟁이 일어난다 해도 장기적으로 인도·태평양 지역에 집중하는 미국의 전략에 변화가 일어나지는 않을 것이라고 봤다.


또한 스인훙 인민대 국제관계학 교수는 "우크라이나에서 전쟁이 발발하면 미국은 현실적으로 인도·태평양에서 중국에 대한 관심과 자원을 줄여야 할 것"이라면서도 "그러나 다른 한편으로 그 전쟁은 세계 정치에서 급진화로 향하는 큰 발걸음이 될 것이며, 대만과 남중국해는 물론이고 무기 경쟁에서 중국에 커다란 압력으로 작용하게 될 것"이라고 관측했다.


그러면서 ”더욱 복잡해진 국제 환경이 대만에 대한 중국의 계산에 어떠한 영향을 끼칠지 결론을 내리기 어렵다“고 SCMP에 말했다.


[중국의 고민, 러시아의 우크라 침공설 극구 부인]


상황이 이렇다보니 중국은 지금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공설을 강력히 부인하면서 서방세계를 거칠게 몰아붙이고 있다. 그래야 최소한 중국 입장을 살릴 수 있다고 판단한 듯하다.


중국공산당 기관지 인민일보의 자매지인 관영 환구시보(環球時報)는 17일 사설에서 "미국 등 서방이 연일 강조한 '우크라이나 전쟁 위기'의 거품이 터졌다"며 “미국의 파렴치함과 황당함을 다시 한번 목격하게 됐다”고 주장했다. 있지도 않은 전쟁설을 미국이 퍼뜨려 국제사회를 혼란스럽게 만들었다는 것이다.


그러면서 환구시보는 "이번 소동은 국제정치에서 보기 드문 것"이라며 "러시아는 우크라이나를 공격하지 않겠다고 했고 우크라이나도 정세가 심각하지 않다고 했음에도 미국 등은 전쟁이 곧 발발할 것처럼 선전하며 심지어 정확한 전쟁 발발 시점까지 예측했다"고 조롱했다.


환구시보는 이어 “미국 입장에서는 러시아가 실제로 침공한다면 전쟁 가능성을 일깨워줬다고 주장할 것이고, 반대의 경우에는 전쟁을 억제하는 효과를 거뒀다고 주장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그러면서 환구시보는 "미국은 발언권이 강해 세계 여론을 조종할 수 있다고 생각한다"며 "그래서 거짓말하는 것을 꺼리지 않는다"고 질타했다.


결국 환구시보는 미국이 나토의 응집력 강화를 위해 러시아가 우크라이나를 침공할 것이라 거짓말을 조작해 냈다고 주장한 것이다.


중국이 환구시보를 앞세워 이렇게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공설을 강력하게 부정하는 이유는 그래야 시진핑-푸틴과의 정상회담을 통해 만들어진 중국-러시아간 우의도 확보하고 동시에 중국이 우크라이나 전쟁을 지원하려는 의도가 없었다고 발뺌할 수 있기 때문일 것이다.


[유럽 달래기 나선 시진핑]


이렇게 중국이 곤혹스러운 입장에 처해 있는 가운데 시진핑 주석은 16일, 에마뉘엘 마크롱 프랑스 대통령과 전화 통화로 우크라이나 사태에 대해 논의했다. 시 주석은 “(독일,러시아,프랑스,우크라이나가 포함된) 노르망디 채널 등 다자협의체에서 대화를 통한 정치적이고 포괄적 해결을 해야 한다”고 말했다.


시진핑 주석의 마크롱 대통령과의 통화는 사실 우크라이나 사태로 인해 중국이 유럽사회로부터 배척받을 수도 있다는 우려가 나오자 간급하게 전화통화를 시도하면서 유럽 달래기에 나선 것이라는 분석이 나온다. 특히 마크롱 대통령의 프랑스가 올해 EU 의장국이라는 점을 감안해 그래도 친 중국적 태도를 보여온 프랑스의 마크롱 대통령에게 적극적 중재 역할을 부탁하면서 EU와의 관계를 회복해 보려는 시도인 것으로 판단된다.


그러나 중국의 그러한 희망이 제대로 이루어질 지는 미지수다. 이미 우크라이나 사태를 겪으면서 중국의 속내가 다 드러났기 때문이다. 이러저래 중국은 앞으로 상당한 가시밭길을 헤쳐 나가야 할 처지에 놓였다고 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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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중국 푸단대학교 한국연구원 객좌교수
    -전 EDUIN News 대표
    -전 OUR NEWS 대표
    -제17대 대통령직인수위원회 정책기획팀장
    -전 대통령실 홍보기획비서관
    -사단법인 한국가정상담연구소 이사장

    -저서: 북한급변사태와 한반도통일, 2012 다시우파다, 선거마케팅, 한국의 정치광고, 국회의원 선거매뉴얼 등 50여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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