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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세분석] 미군에 포위된 IS 수괴의 최후, 김정은에 영향줄까? - 미군 시리아서 대테러작전, "IS 수괴 알쿠라이시 제거" - 바이든, IS수괴 제거를 외교적 전환점 삼을 가능성 - 김정은, 심각한 두려움에 빠질 가능성, 당분간 칩거할 수도
  • 기사등록 2022-02-04 15:50:39
  • 수정 2022-02-06 08:27:4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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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군 시리아서 대테러작전, "IS 수괴 알쿠라이시 제거"]


미국이 3일(현지시간) 이슬람 극단주의 조직인 이슬람국가(IS)의 우두머리 아부 이브라힘 알하시미 알쿠라이시를 제거했다고 발표했다. ‘알쿠라이시’라는 가명으로 알려진 알살비는 2019년 미국에 의해 사망한 IS 두 번째 지도자를 이어 그동안 IS를 이끌어 왔다.


미 특수부대가 2019년 10월 IS의 수괴였던 아부 바크르 알바그다디에 이어 후계자로 오른 알쿠라이시마저도 특수작전을 통해 없애버린 것이다.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은 이날 성명을 통해 “어젯밤 내 지시에 따라 시리아 북서부 미군은 미국 국민과 연합군을 보호하고 세계를 더 안전한 곳으로 만들기 위해 대테러 작전을 성공적으로 수행했다”며 “알살비를 제거했다”고 발표했다.


알살비는 미군 특수부대가 시리아 북서부의 은신처를 급습하자 대치하며 저항하다가 스스로 폭탄을 터뜨려 부인 및 자녀 등과 함께 폭사했다.


바이든 대통령은 "IS 수괴는 자신이 저지른 범죄에 대한 심판에 직면하기보다 자포자기하는 비겁한 행동으로 폭사를 택했다"고 비난한 뒤 "우리 군의 용맹 덕분에 이 끔찍한 테러리스트 수괴는 더는 존재하지 않는다"면서 "우리 군은 특유의 준비와 정확성으로 작전을 수행했다"고 군의 작전을 높게 평가했다.


바이든 대통령은 이어 "우리는 공습(air strike)을 통해 그를 겨냥하는 것보다 우리 군인들에게 더 큰 위험이 되더라도 특수부대의 공격을 선택했다"며 “모든 미국인이 작전으로부터 안전하게 귀환했다”고 설명했다.


[성공리에 수행한 IS 수괴 알쿠라이시 제거작전]


AFP통신과 뉴욕타임스(NYT) 등 외신들에 따르면, 이번 작전은 중동 지역을 관할하는 미 중부사령부가 수행했다. 시리아 시간으로 3일 오전 1시 전후에 3대의 미 헬기가 투입돼 알쿠라이시가 은거하던 시리아 북서부 이들립주의 아트메흐 마을에 도착했다. 이들립주는 알카에다 시리아 지부를 비롯한 극단주의 세력의 본거지이고, 터키 국경 근처인 아트메흐는 시리아 난민 캠프가 흩어져 있는 지역으로 극단주의 세력이 은신해온 곳이기도 하다.


이번 작전은 쿠르드족이 통제하는 도시인 코바니에서 20명이 넘는 특수부대원들을 태운 미군 헬기가 이륙하면서 시작되었는데, 작전 과정에서 무장 헬기와 공격용 드론 등의 지원이 있었던 것으로 알려졌다.


3일 오전 1시, 알쿠라이시가 거주하던 올리브나무로 둘러싸인 3층짜리 단독 주택을 에워싼 미 특수부대원들은 확성기를 통해 아랍어로 이 집에 거주하는 모든 이들에게 항복을 요구하는 경고 방송을 했고, 여성과 아이들은 이 지역을 떠나라는 방송도 있었다.


그러나 1시간여가 지나도록 아무런 움직임이 없자 결국 가옥으로 진입하면서 교전이 벌어졌고 이 과정에서 알쿠라이시는 가족들과 함께 자폭했다. 미 당국은 현장에서 발생한 사상자는 이 폭발에 의한 것이라고 주장했다.


알쿠라이시를 지키던 IS 조직원은 2층에서 바리케이드를 치고 저항하다 아내와 함께 사망한 것으로 알려졌다. 미군은 이곳에 투입된 지 약 3시간 후인 오전 4시 전후로 헬리콥터를 타고 떠났다.


미 당국자는 “이번 작전이 몇 달간 계획됐다”면서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은 알쿠라이시의 소재가 파악된 지난해 12월 첫 브리핑을 받았으며, 미국 시간 2일 국방장관과 합참의장이 함께한 자리에서 최종 작전 허가를 내줬다”고 밝혔다.


이에 대해 미국의 정치전문 매체인 더힐(The Hill)은 3일(현지시간) “이 직전과 관련해 꼭 알아야 할 5가지 핵심사항”을 정리했다.


[포인트 1: ‘알쿠라이시’는 누구인가?]


미군 특수부대가 사살한 극단주의 테러조직 이슬람국가(IS)의 수괴 아부 이브라힘 알하셰미 알쿠라이시(Al-Qurayshi)는 IS의 전 수괴이자 '칼리파'(초기 이슬람 시대의 신정일치 지도자)를 자처한 아부 바크르 알바그다디(Abu Bakr al-Baghdadi)가 2019년 10월 27일 미군 특수부대의 공격으로 사살된 지 나흘 만에 그의 후계자로 지명됐다.


알쿠라이시는 후계자로 지명되기 전까지 알쿠라이시의 신상과 IS 내 역할은 잘 알려지지 않았다. 이라크 북부 탈아파르에서 태어나 올해 45세인 알쿠라이시는 IS 지도부에서는 드물게 비(非)아랍계 투르크멘 가정 출신으로, 이름도 직위에 따른 가명으로 파악됐다.


알쿠라이시는 2004년 이라크 남부에 있는 미군 기지 부카 캠프의 수용소에 구금됐을 때 알바그다디를 만났으며, 그와 함께 IS 설립을 주도했다. 그는 알바그다디와 마찬가지로 거친 전투 경험을 갖추고 IS에 절대 헌신적인 극단주의자로 평가됐다.


미국 정부가 지난해인 2021년 4월 공개한 보고서에 따르면, 알쿠라이시는 2007년 말부터 2008년 초까지 이라크 내에 있는 테러 용의자 감금 시설에서 조사받은 적이 있었는데, 당시 알쿠라이시에 대해 "심문 때마다 더 협조적이고, 조직원 정보를 많이 제공하고 있다"면서 “미군의 대테러 작전에 매우 유용했다”고 평가했다.


그래서 “그의 상세한 밀고를 바탕으로 미군은 당시 알카에다의 2인자이던 모로코 출신 스웨덴 국적자 아부 카스와라를 이라크 모술에서 제거할 수 있었다”는 것이다. 그러면서 알쿠라이시는 미군의 정보원 역할도 일정 부분 행했던 것으로 보인다.


알쿠라이시는 테러 용의자 감금 시설에서 풀려난 후 ISIS전사들을 수용하고 있는 시리아 감옥을 직접 공격하기도 했다. IS는 지난 달 말 시리아 북동부 쿠르드자치정부가 관리하는 IS 포로수용소를 습격해 관리 인원 120여 명을 사살하고 상당수의 포로를 탈출시켰다.


미 국무부는 그를 알바그다디가 생존해 있던 2019년 8월 알쿠라이시에게 500만 달러(약 60억 원)의 현상금을 걸었고, 이후 1천만 달러(약 120억 원)까지 증액됐다.


[포인트 2: 드론이 아닌 특수부대 투입 이유?]


미국은 이번 IS의 수괴인 알쿠라이시(알살비) 제거 작전에 그동안 많이 써오던 드론 공격이 아닌 특수부대를 직접 투입했다. 미 당국자들은 “작전 과정에서 가장 신경 쓴 부분 중 하나가 민간인 피해를 최소화하는 것이었다”면서 “알쿠라이시가 살았던 주택에서 드론으로 공격할 경우 일어날 수 있는 과도한 인명 피해를 막기 위해 지상군으로 급습했다”고 전했다.


이는 “알쿠라이시가 3층에 거주한 데다 기도와 목욕을 위해 건물 꼭대기로 가는 것 외에는 집밖으로 나오지 않아 작전 시 민간인 피해 우려가 컸다”는 것이다.


특히 미 당국자는 “알쿠라이시가 이 가옥에 살던 다른 가족들을 '인간 방패'처럼 활용했다”면서 “실제로 1층과 2층에 있던 아이 등 민간인들은 알쿠라이시 자폭 전후로 건물을 빠져 나왔다”고 밝혔다.


이러한 결정은 바이든 대통령이 직접 한 것으로 알려졌다. 백악관 상황실에서 실시간으로 공습 소식을 접한 바이든 대통령이 미군 공격으로 인한 민간인 사상자를 최소화하기 위해 드론 공습보다 특수부대 투입을 결정했다는 것이다.


[포인트 3: 사망자의 수는?]


이번 시리아의 IS 수괴 알쿠라이시 공습 작전을 통해 당시 3층에 있던 알쿠라이시가 자폭하면서 가족 3명이 사망했고, 2층에서 어린이 1명도 사망했다고 미 국방부는 밝혔다. 또 아이 8명을 포함해 10명이 이 가옥에서 대피했다고 말했다. 이 작전에서 미군의 희생자는 없었다.


그러나 시리아 민방위단체인 '하얀 헬멧'은 어린이 6명과 여성 4명을 포함해 최소 13명이 숨졌다고 전했다.


[포인트 4: ISIS에 주는 타격은?]


“이번 IS의 괴수 제거는 ISIS에 큰 타격을 주었다”고 백악관 젠 사키 대변인은 설명했다. 존 커비 국방부 대변인도 “알쿠라이시의 사망은 IS조직에 큰 충격을 주었을 것”이라고 말했다.


일단 알바그다디에 이어 알쿠라이시까지 두 번째로 수괴를 잃은 IS의 후계와 향후 행보에도 관심이 쏠린다. 물론 IS 핵심부에 대한 정보는 지도자의 본명조차 파악이 어려울 정도로 접근이 쉽지 않은 상황이어서 IS의 새 수괴가 지명될지, 점조직 형태로 명맥을 이어갈지 예측이 쉽지 않다.


그러나 분명한 것은 이번 알쿠라이시의 제거작전으로 인해 IS조직도 상당한 타격을 받을 것이며 조직을 체계화하는데 상당한 시간이 걸릴 수도 있다는 점이다.


특히 미국이 테러 조직에 대해 끝까지 추적해 제거하겠다는 단호한 의지가 또다시 표명되었기 때문에 IS가 지도부를 재건하는데 상당한 애를 먹게 될 것으로 보인다.


물론 IS가 복잡한 지도부 내 알력과 하부 조직 간 세력 다툼을 극복하고 새 수괴를 내세울 수 있을지는 섣불리 예측하기 어렵지만, 알바그다디나 알쿠라이시 같은 구심점이 생긴다면 과거와 같은 대형 테러 조직으로 부활할 가능성도 있다.


▲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가운데)과 카멀라 해리스 부통령(왼쪽에서 두번째)이 백악관에서 미 특수부대의 테러조직 이슬람국가(IS)의 우두머리 알쿠라이시 제거 작전을 지켜보고 있다. [사진=백악관 트위터]


[포인트 5: 바이든 대통령에게 미치는 영향은?]


바이든 대통령은 이날 백악관에서 미군 특수부대의 알쿠라이시 제거 작전을 카멀라 해리스 부통령, 국가안보회의(NSC) 참모들과 함께 직접 지켜봤다. 또 이 장면을 트위터를 통해 공개했다.


외신들은 백악관이 공개한 사진이 2011년 5월 버락 오바마 전 대통령이 알카에다 우두머리인 오사마 빈 라덴 제거 작전을 지켜보던 상황실을 떠올리게 한다고 보도했다. 그 사진에는 당시 부통령이던 바이든 대통령과 부통령 보좌관이던 토니 블링컨 국무장관의 모습도 볼 수 있다.


당시 빈 라덴 제거 작전 이후 오바마 정부의 지지율은 9%포인트 이상 올랐다. 2004년 조지 W 부시 전 대통령이 사담 후세인 이라크 대통령을 생포했을 때, 빌 클린턴 전 대통령이 수단과 아프가니스탄에 미사일 공격을 명령했을 때 역시 지지율의 상승이 있었다.


이 때문에 바이든 대통령이 이번 알쿠라이시 제거 작전을 외교적 전환점으로 삼으려 할 것이라는 분석도 나온다. 다시 말해 작년 8월 아프가니스탄 철군 과정에서의 큰 혼란을 빚으며 지지율 폭락의 계기가 되었었는데 이러한 분위기를 완전히 뒤집을 수 있는 계기로 삼으려 한다는 것이다.


특히 이번 IS의 수괴 제거작전을 통해 우크라이나를 둘러싼 러시아와의 갈등, 북한의 잇따른 무력시위 과정에서 바이든 대통령에 대한 외교적 리더십을 새롭게 세우는 계기도 될 수 있을 것으로 예상된다.


이러한 분위기 조성을 위해 특수부대 작전 종료 직후 성명을 내고, 또 불과 몇 시간 만에 대국민 연설을 한 뒤, 백악관 상황실 사진까지 공개한 것으로 보인다.


일단 이번 작전은 여야로부터 이례적으로 초당적 찬사를 받았다. 민주당의 척 슈머 상원 원내대표는 “미군이 훌륭한 일을 해낸 데 박수를 보낸다”고 환영했고, 공화당의 릭 스콧 상원 의원도 “테러리즘을 막기 위한 바이든 행정부의 노력에 감사하다”는 뜻을 밝혔다. 또한 공화당 밋 롬니 상원 의원 역시 “IS 수괴를 제거한 것은 좋은 소식”이라며 “이번 임무가 성공적인 것 같다”고 호평했다.


우크라이나 사태를 놓고 미국과 큰 갈등을 겪는 러시아의 마리아 자카로바 외무부 대변인도 성명을 내고 "우리는 대 테러 측면에서 미국이 주도하는 국제 연합체 회원국을 포함, 다른 나라의 노력을 지지한다"고 밝혔다.


미 언론 역시 알쿠라이시 제거가 바이든 대통령의 성과에 해당한다는 평가를 하고 있다. 정치전문매체 더힐은 "이번 급습은 바이든 대통령의 업적"이라면서 "바이든에게 논쟁의 여지가 없는 외교 정책상 승리"라고 말했다.


중요한 것은 이번 IS수괴 제거작전이 미국을 피곤하게 만들고 있는 북한의 김정은에게 어떠한 영향을 미칠 것인가 하는 점이다. 분명한 것은 이번 작전이 김정은에게도 상당한 위협으로 작용하게 될 것으로 보인다. 과거의 예를 볼 때 김정은은 당분간 외부 활동을 주저하면서 칩거할 가능성도 점쳐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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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중국 푸단대학교 한국연구원 객좌교수
    -전 EDUIN News 대표
    -전 OUR NEWS 대표
    -제17대 대통령직인수위원회 정책기획팀장
    -전 대통령실 홍보기획비서관
    -사단법인 한국가정상담연구소 이사장

    -저서: 북한급변사태와 한반도통일, 2012 다시우파다, 선거마케팅, 한국의 정치광고, 국회의원 선거매뉴얼 등 50여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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