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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세분석] 美, 독일 미사일부대를 30년만에 재가동하는 이유? -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도발 기미 강해지면서 미국도 전격 대응 - 美의 대 중국 전선 강화 위해 유럽사회 불안 조성 막으려 해 - 러시아의 대유럽 불안감 조성 강력 저지위해 미사일부대 부활
  • 기사등록 2021-11-15 13:34:29
  • 수정 2021-11-15 17:49:4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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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독일에서 다시 임무를 시작하는 미군 제56포병사령부 [사진=미 육군]


[美, 주 독일 미사일부대, 해체 30년만에 다시 부활]


미국 육군이 냉전 종식과 함께 해체했던 독일 주둔 포병사령부를 다시 부활시켜 가동하기로 해 그 배경이 주목되고 있다.


이번에 부활하기로 한 56 포병사령부는 미국과 소련 냉전때 미군의 전술핵을 관리하던 곳으로 1991년 폐쇄된 바 있는데, 러시아의 군비증강에 맞서 미군의 장거리 극초음속 미사일(LRHW) 운용을 맡게 되리라는 전망이 나오고 있는 것이다.


미군 제56 포병사령부는 냉전 기간 유럽에 대한 나토의 핵 억제력을 관할했으나 1991년 소련이 붕괴되고 주력 무기인 퍼싱Ⅱ 탄도미사일이 러시아와 체결한 중거리핵전력조약(INF)에 따라 금지되면서 운영이 중단됐다.


그런데 바로 이 제56 포병사령부를 미군이 다시 가동하기로 하고 지난 8일 오후 1시(현지시간) 독일 마인츠-카스텔에서 재가동 기념식을 열고 본격적인 운영에 들어갔다는 것이다.


이날 스티븐 머래니언 사령관은 기념식에서 “제56포병사령부의 재가동은 유럽 및 아프리카의 미 육군 작전에 중요한 역량을 더해주게 될 것”이라며 “관할 지역에서 미래의 장거리 지대지 화력 이용을 가능하게 해줄 것”이라고 말했다고 미 육군은 전했다.


이 소식을 전한 영국의 일간지 ‘더 타임스’(The Times)는 이 사령부가 “앞으로 음속의 5배 이상인 시속 4000마일(시속 6400km) 가까이 낼 수 있는 ‘다크 이글’을 통제하게 될 것”이라고 보도했다. 한마디로 제56포병사령부의 부활이 장거리 극초음속 미사일인 다크 이글의 배치를 위한 것임을 분명히 한 것이다.


‘더 타임스’는 이어 “(제56포병사령부의) 재가동은 러시아가 장거리 로켓포와 자체 개발한 극초음속 무기로 미국 그리고 유럽의 나토군보다 우세한 군사력을 갖게 됐다는 미 국방부의 점점 커져가는 우려를 반영한 것”이라고 전했다.


미군 소식을 주로 전하는 인터넷 매체 ‘밀리터리 닷컴’도 “56포병사령부가 냉전시기에 유럽에서 핵탄두를 장착할 수 있는 퍼싱 미사일을 운영하는 주축 부대였으나 더 공세적이 된 러시아에 대응하기 위한 노력의 일환으로 비핵(non-nuclear) 임무를 띠고 재구성됐다”고 보도했다.


[제56포병사령부에 배치될 다크 이글은?]


다크 이글(dark Eagle)은 로켓부스터에 의해 대기권밖으로 발사된 후 활공체(C-HGV)가 분리되는 부스터 글라이드 방식의 극초음속 미사일로 미 육군이 개발한 다크 이글은 사정거리 2775km로 음속의 5배 이상인 시속 6천400㎞로 비행할 수 있어서 미군에게 있어서 새로운 전략적 타격수단이 될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


다크 이글의 개발은 도널드 트럼프 전 미국 대통령이 2019년 러시아가 개발한 신형 SSC-8 순항 미사일이 INF 조약을 위반한 것이라며 INF 조약에서 탈퇴하면서 가능해졌다.


미국 국방부는 다크 이글과 연계된 극초음속 기술 등 3가지 실험을 성공적으로 수행했다고 밝혔으나 지난달에 알래스카에서 진행된 극초음속 미사일 실험은 실패한 바 있다.


물론 미군의 극초음속 무기는 아직 실전배치 준비가 되지 않았지만, 이미 발사대 프로토타입까지 공급되어 있는 상황이라 빠른 시일내에 실전 배치가 가능하게 될 것으로 보인다. 현재 미군의 실전 배치 목표는 2023년으로 알려져 있다.


실제로 미군의 트레일러에 탑재된 첫 발사 시스템은 지난 9월 미국 워싱턴주 군기지에 도착해 훈련 프로그램이 진행되고 있다.


이에 따라 제56포병사령부는 다크 이글이 전개되기 전까지 우선적으로 미 해군 토마호크 지상공격용 순항미사일의 지상 발사 버전을 배치해 운용할 것으로 알려졌다.


이와 관련해 스티븐 마라니안 포병사령부 사령관은 "사령부 재활성화로 유럽과 아프리카 미군은 다양한 영역의 작전을 수행할 수 있는 충분한 능력을 갖추게 될 것"이라고 말했다.


[제56포병사령부을 재가동하는 진짜 목적은?]


결국 미국이 제56포병사령부를 전격적으로 부활시킨 가장 큰 이유는 러시아 때문이라 할 수 있다. 미국은 미-소 냉전 종식 후 유럽에 배치된 병력을 줄였지만, 2014년 러시아가 크림반도를 합병하면서 상황은 달라지기 시작했다.


러시아의 이러한 도발에 따라 냉전기 33년 동안 독일에 주둔했다가 이라크전 후 해체했던 제41야전포병여단도 지난 2018년 재가동하면서 다시 독일에 주둔시켰다.


도널드 트럼프 전 대통령 시기에 핵 군축 조약인 ‘중거리 핵전략 조약(INF)’을 파기한 것도 바로 이런 러시아의 군비 증강이 원인이었다.


그런데 날이 갈수록 러시아의 유럽지역에 대한 위협은 날로 그 강도를 더해가고 있다. 이와 관련해 토니 블링컨 미 국무장관은 10일(현지시간) 국무부에서 드미트로 쿨레바 우크라 외무장관과 회담을 한 뒤 공동 회견에 나서 "러시아의 이례적 군사활동에 대한 보도를 우려한다"면서 "아주 면밀히 주시하고 있다"고 말했다.


AP통신에 의하면, 최근 우크라이나와 러시아 국경지역 및 동부의 반군 통제 지역에 약 9만명의 러시아 병력이 집결한 상태다. 러시아가 이렇게 우크라이나와 국경을 면한 서부 지역에서 군사력을 증강하는 움직임을 보이자 미국을 비롯한 서방세계들은 제2의 크림반도 합병을 우려하고 있는 것이다.


블링컨 장관의 경고도 바로 이러한 시점에 나왔다. 블링컨 장관은 "우리의 우려는 러시아가 2014년에 했던 걸 재연하는 심각한 실수를 할 수 있다는 것"이라고 했다.


블링컨 장관은 이어 러시아의 크림반도 강제 합병을 지칭하면서 "(당시) 러시아는 국경을 따라 병력을 집결시키고 우크라 영토로 넘어가고는 도발을 당했다는 허위 주장을 했다"고 비난했다.


블링컨 장관은 그러면서 "러시아의 의도는 분명치 않지만 우리는 그들의 각본을 안다"면서 "어떤 도발이 일어난다면 그건 러시아가 일으키는 것"이라고 강조했다.


블링컨 장관은 또한 "긴장을 고조하거나 공격적인 어떤 행위도 미국의 커다란 우려"라면서 "우크라이나의 독립과 주권에 대한 미국의 약속은 철통같다"고 경고했다.


이와 관련해 “윌리엄 번스 미 중앙정보국(CIA) 국장이 지난 2일 러시아를 방문한 것도 미국이 우크라 국경에서 벌어지는 상황을 주시하고 있다고 경고하기 위해서였다”고 CNN방송은 전했다.


번스 국장이 러시아를 방문한 것은 러시아의 심상찮은 움직임에 대한 조 바이든 대통령의 경고를 전달하기 위한 것으로 관측된다.


그럼에도 푸틴 대통령은 4일 러시아가 지난 2014년 강제 병합한 우크라이나의 크림 반도를 찾아 “(크림 반도 병합으로) 우리 국가는 역사적 통합을 되찾았다”고 발언하면서 일대 긴장이 더 고조됐다.


이렇게 러시아가 우크라이나를 포함한 지역에서 긴장을 조성하고 더불어 군사력 추가 배치까지 단행하면서 유럽사회에 긴장을 불러일으키자 미국의 대 유럽 안보 강화를 위해 미국 역시 다시 냉전 시대로 회귀하듯 군사력을 증강시키고 있다고 보면 될 것이다.


특히 미국이 러시아에 대한 압박을 강화하는 배경에는 러시아가 중국과 손을 잡고 미국의 동맹국들을 위협하는 수준으로 흘러갈 수 있다고 판단하기 때문이다.


러시아는 이미 중국과의 합동군사훈련을 통해 위세를 과시한 바 있다. 더불어 일본 영해 등을 중국 인민해방군 해군과 함께 휘젓고 다니면서 위협을 한 바도 있다.


미국은 러시아가 이렇게 동서 양쪽에서 군사력을 과시하는 이유 중의 하나가 미국의 군사력이 러시아를 강력하게 견제하지 않았기 때문인 것으로 판단한다. 다시 말해 미국의 군사력을 중국에 집중하는 사이 러시아의 견제가 느슨해졌고, 이에 따라 러시아가 다시 유럽사회를 중심으로 활개를 치고 있다고 본다는 것이다.


이에 따라 미국이 다시금 유럽 국가들의 안보를 책임지는 나토에 더욱 깊이 개입함으로 인해 러시아의 서부지역 경계를 강화하는 역할을 하게 됨으로써 러시아군이 동부지역인 아시아에 군사력을 강화시키려는 의도도 막을 수 있다고 판단한 것으로 보인다.


분명한 것은 러시아가 서방세계와 정면 충돌하는 것은 사실상 기피하고 있다는 점이다. 다시말해 러시아가 나토군과 직접 대결하는 것은 회피하면서 대신 사실상의 완충지역이라 할 수 있는 우크라이나 지역에 대한 지배력을 강화함으로써 군사강국으로서의 면모도 내세우고 푸틴대통령의 위상 역시 제고하려는 계기로 삼으려 한다는 것이다.


여기서 푸틴대통령이 착각하는 것 중의 하나는 미국이 중국과 첨예한 정치-경제-군사적 충돌을 하고 있는 상황에서 유럽지역에서의 사소한 러시아의 도발까지 동시에 전선을 형성하기에는 부담이 될 수 있을 것으로 본다는 것이다. 그러나 이는 분명한 판단착오다. 이미 중동지역에서 군사력을 철수시킨 미국입장에서는 제2의 전선 배치에 대한 여력은 충분히 있다.


더욱이 유럽지역은 대 중국 견제를 위한 절대적 동반자가 되어야 한다. 그런 유럽 사회에 러시아가 불안을 조성하는 것을 미국은 결코 용납하지 않을 것이다.


이러한 측면에서 블링컨 장관의 러시아에 대한 경고를 허투루 넘길 것은 결코 아니라고 판단된다.


이렇게 미국과 중국이 아시아에서 충돌하면서 남중국해에서의 위기가 갈수록 고조되는 동안에 러시아로 인해 유럽에서도 전운이 감돌고 있다. 그 중심에 우크라이나가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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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중국 푸단대학교 한국연구원 객좌교수
    -전 EDUIN News 대표
    -전 OUR NEWS 대표
    -제17대 대통령직인수위원회 정책기획팀장
    -전 대통령실 홍보기획비서관
    -사단법인 한국가정상담연구소 이사장

    -저서: 북한급변사태와 한반도통일, 2012 다시우파다, 선거마케팅, 한국의 정치광고, 국회의원 선거매뉴얼 등 50여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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