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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세분석] 마크롱의 프랑스, 끝내 벼랑 끝으로…유럽이 가장 두려워하는 최악의 시나리오 - 크루그먼의 충격 경고, “프랑스는 너무 커서 구할 수 없는 나라?” - 마크롱 지지율 15%, 프랑스 국민도 등을 돌렸다 - 국가부채 3.6조 유로, 이제는 이자도 감당하기 어렵다
  • 기사등록 2026-10-14 05:00: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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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크루그먼의 충격 경고, “프랑스는 너무 커서 구할 수 없는 나라?”]


프랑스가 유럽 경제의 새로운 시한폭탄으로 떠올랐다. 노벨경제학상 수상자 폴 크루그먼이 프랑스를 두고 구제하기에는 너무 큰 나라가 됐을 수 있다고 경고한 가운데, 마크롱 대통령의 지지율은 집권 이후 최저인 15%까지 추락했다. 국가부채는 GDP의 119%에 이르고 국채금리마저 치솟으면서, 유럽에서는 프랑스 재정위기를 과연 감당할 수 있겠느냐는 우려가 커지고 있다. 문제는 프랑스 정부가 위기를 막기 위해 긴축에 나서면 국민이 반발하고, 긴축을 포기하면 금융시장이 등을 돌리는 진퇴양난에 빠졌다는 사실이다.

2008년 노벨경제학상 수상자인 미국 경제학자 폴 크루그먼은 8일(현지시간) 자신의 서브스택에 발표한 글을 통해 유럽 금융시장의 불안을 압축적으로 보여줬다. 글의 제목은 '프랑스에 무슨 문제가 있는가(What's the Matter With France?)', 부제는 '유럽 2위 경제대국은 구제하기에 너무 큰가?'였다.


크루그먼은 “프랑스 국채금리가 다른 국가들보다 가파르게 상승하고 있으며, 프랑스 정부의 채무불이행에 대비하는 신용부도스와프(CDS) 가격도 급등했다”고 지적했다. CDS는 쉽게 말해 정부가 빚을 갚지 못할 위험에 대비해 가입하는 보험이다. 이 보험료가 오른다는 것은 투자자들이 프랑스의 채무상환 능력을 이전보다 불안하게 평가한다는 뜻이다.


그는 “프랑스의 위험이 단순히 국가부채가 많다는 데 있지 않다”면서 “높은 재정적자가 지속되고 이자 부담이 증가하는 가운데, 정치권은 이를 해결할 합의를 만들어내지 못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그는 특히 “유로화 사용국인 프랑스는 독자적으로 통화를 발행해 위기를 해결할 수 없다는 구조적 제약까지 안고 있다”고도 했다.


크루그먼의 문제 제기는 프랑스가 당장 파산한다는 선언이 아니다. 그리스와 달리 경제 규모가 워낙 큰 프랑스에서 본격적인 국채위기가 발생할 경우, 유럽중앙은행(ECB)과 유로존 국가들이 이를 수습하는 데 막대한 부담을 져야 한다는 경고다.


[마크롱 지지율 15%, 프랑스 국민도 등을 돌렸다]


크루그먼의 경고가 나온 지 이틀 뒤, 프랑스에서는 마크롱 대통령의 정치적 위기를 확인하는 여론조사 결과가 공개됐다. 10일 발표된 입소스 베베아-세지(BVA-Cesi)의 조사에서 마크롱 대통령에 대한 긍정 평가는 15%로 떨어졌다. 2017년 집권 이후 최저치다. 부정 평가는 무려 82%에 달했다. 임기를 불과 7개월가량 남긴 대통령에게 사실상 국정 운영의 동력이 고갈되고 있다는 신호다.

프랑스 국민의 최대 걱정은 구매력 하락이었다. 응답자의 54%가 이를 가장 중요한 문제로 꼽았고, 사회보장제도의 미래를 우려한 응답자는 44%, 국가부채를 걱정한 응답자는 33%였다. 특히 국가부채에 대한 우려가 전월보다 3%포인트 상승했다는 점이 눈에 띈다.


마크롱은 2018년 노란 조끼 시위와 2023년 연금개혁 반대 시위 등 수많은 정치적 위기를 겪었다. 그러나 지금의 상황은 다르다. 정부가 재정을 살리기 위해 지출을 줄이려 해도 국민의 생활고가 심각해 추가적인 희생을 요구하기 어렵기 때문이다.


[국가부채 3.6조 유로, 이제는 이자도 감당하기 어렵다]


프랑스 경제의 가장 큰 문제는 이미 위험 수준까지 불어난 국가부채다. 프랑스 통계청에 따르면 올해 6월 말 기준 국가부채는 약 3조5955억 유로(약 5411조 1200억원), GDP 대비 119%에 달했다. EU가 정한 국가부채 기준인 GDP의 60%를 거의 두 배 초과한 것이다.


재정적자도 심각하다. 프랑스 정부는 해마다 거둬들이는 세금보다 훨씬 많은 돈을 지출하고 있다. 정부가 지출을 줄이지 못하면 부족한 돈을 메우기 위해 다시 국채를 발행해야 하고, 이 과정에서 부채와 이자 부담이 함께 늘어난다.


유로뉴스에 따르면, 프랑스가 올해 지급해야 할 국채 이자는 약 790억 유로(약 118조 7449억원)로 추산된다. 과거에는 금리가 낮아 빚이 많아도 버틸 수 있었지만, 이제는 상황이 달라졌다. 국채금리가 오르면서 기존 빚을 갚기 위해 새로 돈을 빌리는 비용까지 커지고 있기 때문이다.


한때 유로존 재정위기의 중심이었던 스페인과 포르투갈이 부채비율을 낮추는 동안 프랑스는 오히려 악화됐다. 과거 남유럽 국가들을 지원하던 유럽의 핵심 국가가 이제는 재정위기의 새로운 진원지로 지목되고 있는 것이다.


[프랑스 국채 투매, 주변 유럽국가들도 불안해졌다]


금융시장의 반응은 더욱 심상치 않다. 파이낸셜타임스(FT)는 8일 “프랑스 국채 매도세가 유로존 채권시장 전반의 변동성을 키우고 있다”면서 “프랑스 10년 만기 국채금리는 5%에 근접하며 2002년 이후 최고 수준으로 올라섰고, 독일 국채와의 금리차는 약 1.4%포인트까지 벌어졌다”고 보도했다. 


FT는 이어 “독일 국채는 유로존에서 가장 안전한 자산 가운데 하나로 평가받는다”면서 “프랑스가 독일보다 훨씬 높은 금리를 지급해야 한다는 것은 투자자들이 프랑스 국채에 더 큰 위험을 반영하고 있다는 뜻”이라고 짚었다.


더 주목할 부분은 일부 대형 투자자들의 움직임이다. FT에 따르면 자산운용사들은 프랑스 국채가 급락하자 무조건 이를 사들이기보다, 상대적으로 투자 매력이 높아진 이탈리아 국채나 유럽 회사채 등으로 관심을 돌리고 있다. 프랑스 국채가 유럽에서 가장 안전한 투자처 가운데 하나라는 과거의 인식이 흔들리고 있는 것이다.


물론 이것이 유럽 국가들이 프랑스를 공식적으로 포기했다는 의미는 아니다. 그러나 프랑스 재정위기를 다른 유로존 국가들의 위험과 구분해 평가하는 움직임은 분명해지고 있다.


[유로존 재무장관들의 경고, “프랑스가 먼저 해결하라”]


유럽의 대응도 과거와는 다르다. 로이터통신은 8일 “유로존 재무장관들과 유럽중앙은행이 프랑스 정부에 2027년 예산안을 통과시켜 금융시장의 신뢰를 회복하라고 촉구했다”면서 “프랑스 정부는 내년에 약 3400억 유로를 차입할 계획인데 금융시장이 프랑스 국채의 위험을 높게 평가하면서 차입 비용이 상승하고 있다”고 보도했다.


문제는 유럽의 구제 장치가 자동으로 작동하지 않는다는 점이다. 유럽중앙은행(ECB)에는 국채시장의 과도한 불안을 억제하기 위한 TPI라는 제도가 있지만, 이를 이용하려면 재정 규율 등 일정한 조건을 충족해야 한다. 프랑스는 현재 EU의 과도한 재정적자 시정 절차를 밟고 있어 지원 자격에도 문제가 있다.


결국 유럽이 프랑스를 무조건 구해줄 것이라고 기대하기 어렵다는 이야기다. 이는 독일을 비롯한 주변국들이 프랑스를 버렸다는 뜻이 아니라, 프랑스 정부가 먼저 신뢰할 수 있는 재정개혁 계획을 제시해야 한다는 압박이다. 그러나 마크롱 정부는 그 개혁을 추진할 정치적 힘조차 부족한 상황이다.


[긴축하면 폭동, 포기하면 재정파탄…프랑스의 잔혹한 선택]


프랑스 정부가 직면한 가장 어려운 문제는 재정위기를 해결할 방법이 없어서가 아니다. 방법은 있지만 이를 실행할 정치적 여건이 무너졌다는 데 있다. 영국 가디언은 10일 “프랑스가 재정 긴축을 요구하는 금융시장과 정부 지출 확대를 요구하는 시위대 사이에 갇혔다”면서 “학생들의 대규모 시위와 노동계의 반발이 이어지는 가운데, 마크롱 정부의 연금개혁 역시 심각한 정치적 저항에 직면했다”고 분석했다.


정부가 지출을 줄이면 연금과 의료, 교육 등 공공서비스에 대한 불만이 커진다. 반대로 국민의 요구를 받아들여 지출을 확대하면 재정적자가 늘어나고 국채금리가 다시 상승할 수 있다. 여기에 국제유가 상승에 따른 연료비 부담까지 겹쳤다. 생활비 압박을 받는 국민에게 국가부채를 줄이기 위해 더 많은 희생을 감수하라고 요구하기가 갈수록 어려워지고 있다.


2018년 유류세 인상을 계기로 폭발했던 노란 조끼 시위가 프랑스 정치에 남긴 교훈도 있다. 재정적으로 합리적인 정책이라도 국민의 동의를 얻지 못하면 정치적 위기를 불러올 수 있다는 사실이다.


[강경우파가 차기 대선 선두…누가 집권해도 재정개혁은 험난]


내년 대통령선거도 프랑스 경제의 불확실성을 키우고 있다. 10월 입소스 조사에서 차기 대통령으로 취임할 경우 만족스럽겠다는 응답은 국민연합(RN)의 조르당 바르델라 대표가 33%, 마린 르펜이 32%로 가장 높았다. 중도우파 에두아르 필리프 전 총리는 20%에 그쳤다. 다만 이 수치는 실제 대선 투표 의향이 아닌 정치인에 대한 평가다.


강경우파 진영이 앞서고 있지만, 이들 역시 재정위기를 해결할 명확한 해법을 제시하기는 쉽지 않다. 국민연합은 그동안 연금개혁 완화와 구매력 지원을 주장해 왔다. 급진 좌파 역시 복지지출 확대를 중시한다.

결국 누가 차기 대통령이 되더라도 재정적자를 줄이기 위해 국민에게 희생을 요구하는 문제를 피할 수 없다. 그런데 이미 마크롱 정부의 긴축에 반발하는 국민이 차기 정부의 긴축에는 순순히 동의할 것이라고 기대하기 어렵다.


이것이 금융시장이 프랑스의 정치적 혼란을 심각하게 받아들이는 이유다. 단순히 마크롱 개인의 지지율이 낮아서가 아니다. 정권이 바뀌더라도 재정개혁이 계속 미뤄질 수 있다는 불확실성 때문이다.


[Why Times Insight | 프랑스의 진짜 위기는 국가부도가 아니라 구제 불능의 정치다]


프랑스가 당장 국가부도에 빠질 가능성을 단정할 수는 없다. 경제 규모가 크고 금융시장이 발달했으며, 유럽중앙은행이라는 안전망도 존재한다. 그러나 이번 위기를 심각하게 봐야 하는 이유는 국가부채 자체보다 부채 문제를 해결할 정치적 능력이 사라지고 있다는 점이다.


첫째, 프랑스는 돈이 없어서가 아니라 개혁할 힘이 없어서 위기에 빠지고 있다. 마크롱 지지율은 15%까지 떨어졌고, 의회에는 정부를 안정적으로 지지할 과반도 없다. 재정개혁은 국민의 희생을 요구하지만 이를 설득하고 관철할 정치적 리더십이 보이지 않는다.


둘째, 프랑스의 위기는 유럽 전체의 딜레마다. 프랑스가 흔들리면 유로존도 충격을 피하기 어렵다. 그렇다고 유럽이 아무런 조건 없이 프랑스를 지원하면 다른 회원국들과의 형평성 문제가 발생한다. 결국 유럽은 프랑스를 구해야 하지만, 무조건 구할 수도 없는 모순에 직면한다.


셋째, 크루그먼 경고의 핵심은 위기의 악순환이다. 정치적 마비가 지속되면 투자자의 불신이 커지고, 국채금리가 오르며, 이자 부담 증가로 재정이 더욱 악화된다. 그렇게 되면 정부는 더 강력한 긴축을 요구받고 국민의 반발은 더욱 커진다. 정치위기가 금융위기를 부르고, 금융위기가 다시 정치위기를 심화시키는 것이다.


결국 가장 중요한 질문은 프랑스가 국가부도에 빠지느냐가 아니다. 유럽 2위 경제대국이 스스로 재정을 바로잡을 능력을 회복할 수 있느냐는 것이다. 크루그먼의 경고가 현실이 될지는 바로 여기에 달려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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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중국 푸단대학교 한국연구원 객좌교수
    -전 EDUIN News 대표
    -전 OUR NEWS 대표
    -제17대 대통령직인수위원회 정책기획팀장
    -전 대통령실 홍보기획비서관
    -사단법인 한국가정상담연구소 이사장

    -저서: 북한급변사태와 한반도통일, 2012 다시우파다, 선거마케팅, 한국의 정치광고, 국회의원 선거매뉴얼 등 50여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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