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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세분석] “시진핑에게 무슨 일이?”…백악관이 목격한 수상한 ‘5시간 공백’ - 펑리위안만 들어갈 수 있었던 백악관의 방 - “얼마나 오래 서고, 얼마나 걸을 수 있는가” - 그리고 23일 뒤, 5중전회가 열린다
  • 기사등록 2026-10-03 18:07:2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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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펑리위안만 들어갈 수 있었던 백악관의 방]


화려한 국빈 의전 뒤에는 공개되지 않았던 또 하나의 일정표가 있었다. 중국 측은 시진핑 국가주석이 워싱턴을 방문하기 한 달 전부터 백악관에 더 많은 휴식 시간을 요구했고, 서관에는 시 주석만을 위한 별도의 휴식 공간까지 마련됐다. 트럼프 대통령과의 업무오찬은 취소됐고, 이틀도 되지 않는 방미 일정에는 약 5시간의 공백이 생겼다. 월스트리트저널(WSJ)이 공개한 이 이례적인 일정은 단순한 건강 논란을 넘어, 명확한 후계자 없이 73세 지도자 한 사람에게 권력이 집중된 중국 정치체제의 승계 문제를 다시 수면 위로 끌어올렸다.

WSJ은 2일(현지시간) 시진핑의 방미 준비 과정을 아는 인사들을 인용해 “중국 측이 미국에 시 주석의 휴식을 위한 이례적인 요구들을 했다”면서 “가장 눈에 띄는 것은 백악관 서관(West Wing)에 시진핑만을 위한 별도의 휴식 공간을 마련해 달라는 요구였다”고 보도했다.. 


WSJ은 이어 “미국 측이 ‘홀드룸(hold room)’이라고 부른 이 공간에는 부인 펑리위안 여사만 함께 들어갈 수 있었으며 다른 중국 대표단 인사들의 출입은 허용되지 않았는데, 시진핑의 비서실장 격인 차이치 정치국 상무위원도 예외가 아니었다”면서 “왜 출입을 펑리위안으로만 제한했는지는 확인되지 않았다”고 밝혔다.


WSJ에 따르면, 더 주목되는 것은 이러한 일정 조정이 워싱턴에 도착한 뒤 갑자기 이뤄진 것이 아니라는 점이다. 중국 선발대는 방미 약 한 달 전인 8월부터 9월 24일로 예정됐던 트럼프 대통령과 시진핑의 업무오찬을 거절했다. 중국 측은 미국 실무진에게 시 주석이 워싱턴 방문 중 더 많은 휴식 시간을 갖기를 원한다는 뜻을 전달했다. 그 결과 이틀도 채 되지 않았던 국빈방문 일정에는 약 5시간의 공백이 생겼다. 트럼프 대통령이 지난 5월 베이징을 방문했을 당시 두 정상이 중난하이에서 업무오찬까지 함께했던 것과도 대비된다.


[정오에 시작해 이른 오후 끝난 정상회담]


실질적인 정상외교 시간도 길지 않았다. 9월 24일 백악관에서 열린 양자회담은 정오 무렵 시작해 이른 오후 끝났다. 이후 시진핑은 백악관을 떠났고 저녁 국빈만찬 때 다시 돌아왔다. 미·중 양국은 이번 정상회담에서 관세 인하와 무역휴전 연장, 인공지능 대화 개시 등에 합의했지만 대만과 이란, 첨단기술 등 핵심 갈등은 그대로 남았다.


조지 W. 부시 행정부에서 NSC 중국담당 선임국장을 지내며 세 차례 국빈방문을 준비했던 데니스 와일더 조지타운대 교수는 “이렇게 짧은 정상회담 일정 자체가 이례적”이라고 지적했다. 그는 “과거 고이즈미 준이치로 일본 총리와 존 하워드 호주 총리, 후진타오 중국 국가주석의 국빈방문을 준비했지만 이번처럼 별도의 휴식공간을 운용한 경험은 없었다”고 WSJ에 말했다.


도착 첫날과 마지막 날 일정도 눈에 띈다. 중국 측은 시진핑이 앤드루스 합동기지에 도착한 당일 저녁에는 별도 일정을 마련하지 않았다. 마지막 날인 9월 25일 국립기록보관소 방문도 약 10분 만에 끝났다. 미국 측이 당초 계획했던 것보다 훨씬 짧은 체류였다.


[“얼마나 오래 서고, 얼마나 걸을 수 있는가”]


겉으로 드러난 의전은 화려했다. 21발의 예포가 울렸고 미군 전투기와 스텔스 폭격기가 상공을 날았다. 미국 측은 대형 흰머리독수리 조각상까지 선물했다. 그러나 WSJ 보도에 따르면 무대 뒤에서 중국 대표단은 전혀 다른 문제까지 고려하고 있었다. 시진핑이 얼마나 오랫동안 서 있을 수 있는지, 얼마나 멀리 걸을 수 있는지, 언제 멈춰 휴식해야 하는지를 감안해 일정을 준비했다는 것이다.


물론 이것만으로 시진핑에게 특정한 질환이 있다고 단정할 수는 없지만, 그럼에도 상대국 정상과 예정됐던 업무오찬까지 한 달 전에 취소하고 별도의 휴식 공간을 요구했으며, 전체 일정에 약 5시간의 공백을 만든 것은 과거 국빈방문과 비교해 이례적이었다는 것이 이번 WSJ 보도의 핵심이다.


[영상에 잡힌 ‘조심스러운 움직임’]


편집되지 않은 현장 영상에서도 시진핑의 움직임은 관심을 끌었다. 앤드루스 기지에서 전용기 계단을 내려올 때 시진핑은 한 손으로 난간을 잡고 다른 손으로 펑리위안의 손을 잡았다. 이틀 뒤 트럼프 대통령 부부와 함께 국립기록보관소 계단을 오를 때도 시진핑 부부는 손을 잡았다. WSJ은 당시 모습에 대해 “시진핑이 단순히 배우자의 손을 잡은 것 이상으로 신체적 지지를 받는 것처럼 보였다”고 전했다. 중국 관영매체의 보도 방식도 WSJ의 관심을 끌었다. 해당 매체들은 황금시간대 방송에서 이러한 장면을 포함하지 않았다. 


[워싱턴 이전에도 제기됐던 의문]


이번 방미만 놓고 나온 이야기도 아니다. 시진핑은 9월 인도에서 열린 BRICS 정상회의 기간 정상들이 참석한 갈라 만찬에 불참했다. WSJ은 당시 “시진핑이 몸 상태가 좋지 않아 만찬에 참석하지 않았다”고 보도했다. 여기에 워싱턴 방문에서 다시 일정 축소와 휴식시간 확보가 확인되면서 그의 신체적 컨디션에 대한 관심이 커진 것이다.


[‘신체적 제약’과 ‘직무불능’은 완전히 다르다]


중국 엘리트 정치를 연구하는 전문가들도 이 점을 강조한다. WSJ에 따르면 전문가들은 시진핑의 최근 공개활동에서 인지능력 저하의 징후는 발견하지 못했다. 페이민신 클레어몬트 매케나대 교수는 “심각한 질환으로 지도자가 직무를 수행하지 못하는 경우와 신체적으로 불편하지만 정신적으로는 정상적으로 기능하는 경우는 전혀 다른 문제”라고 설명했다.


후자의 경우라면 중국공산당이 곧바로 후계자를 선택해야 할 이유가 없고 정책 역시 크게 달라질 가능성이 낮다는 것이다. 따라서 현 단계에서 확인할 수 있는 것은 중국 측이 시진핑의 신체적 부담을 고려해 방미 일정을 상당히 세심하게 조정했다는 사실까지다. 정확한 건강 상태나 그 원인은 공개적으로 확인되지 않았다.


[그런데 왜 세계가 시진핑의 건강을 주목하는가?]


문제는 시진핑 개인의 건강 자체보다 그가 구축한 중국의 권력구조다. 시진핑은 당 총서기와 국가주석, 중앙군사위원회 주석이라는 중국의 당·정·군 최고 직책을 모두 맡고 있다. 마오쩌둥 이후 가장 강력한 권력을 구축했다는 평가를 받지만 명확한 후계자는 공개적으로 제시하지 않았다. WSJ 역시 “중국에는 시진핑이 맡은 세 핵심 직책을 한꺼번에 승계할 지도자를 선택하는 완전히 제도화된 절차가 없다”는 점을 이번 보도에서 주목했다.


중국공산당이 최고지도자의 건강을 극도로 민감한 정보로 관리해온 이유도 여기에 있다. 최고권력자의 건강 문제가 지도부 내부의 권력경쟁이나 정치적 불확실성과 연결될 수 있기 때문이다. 따라서 이번 보도의 의미는 시진핑에게 어떤 질병이 있는지를 밝혀냈다는 데 있는 것이 아니다. 미국 국빈방문을 준비하는 과정에서 최고지도자의 신체적 부담을 고려한 구체적인 일정 조정이 외부에 알려졌다는 데 있다.


[그리고 23일 뒤, 5중전회가 열린다]


시점도 묘하다. 중국공산당은 오는 10월 26일부터 29일까지 베이징에서 20기 중앙위원회 5차 전체회의를 개최한다. 중국공산당 정치국이 공식 발표한 이번 회의의 핵심 의제는 ‘전면적 종엄치당(全面從嚴治黨·전면적이고 엄격한 당 관리)’을 지속적으로 추진하기 위한 중대 문제다. 당의 정치적 통제와 기강, 중앙의 통일적 지도력을 강화하는 문제가 핵심이다.


중요한 것은 승계 문제가 이번 5중전회의 공식 의제로 확인된 것은 아니라는 점이다. 그러나 최고지도자의 신체적 컨디션에 대한 국제적 관심이 커진 상황에서 열리는 회의인 만큼 시진핑의 공개활동과 회의 주재 방식, 지도부 인사 신호는 이전보다 더 세밀하게 관찰될 가능성이 있다. 중국 당국은 이번 5중전회를 통해 중앙의 집중통일영도와 엄격한 당 관리를 더욱 강화하겠다는 방향을 이미 공식화했다.


[Why Times Insight]


이번 WSJ 보도에서 가장 중요한 질문은 ‘시진핑이 무슨 병에 걸렸는가’가 아니다. 중요한 것은 중국 측이 최고지도자의 신체적 부담을 고려해 미국 국빈방문의 핵심 일정까지 조정했다는 사실이다. 그리고 바로 여기에서 중국 정치체제의 구조적 문제가 드러난다. 시진핑에게 신체적 제약이 있더라도 정책 판단과 직무 수행에 문제가 없다면 중국의 권력구조가 당장 흔들린다고 볼 근거는 없다. 그러나 최고지도자의 활동에 갑작스러운 제약이 발생할 경우 누가 어떤 방식으로 권력을 이어받을 것인지는 중국 정치에서 매우 불투명한 영역으로 남아 있다. 시진핑이 공개적으로 후계자를 세우지 않은 상황에서는 더욱 그렇다.


그렇기 때문에 워싱턴에서 생긴 ‘5시간의 공백’보다 더 중요한 것은 중국 최고권력의 ‘그 다음’에 존재하는 공백이다. 5중전회에서 승계 문제가 논의된다고 볼 근거는 현재 없다. 오히려 공식 의제는 ‘전면적 종엄치당’이며, 중국공산당은 중앙의 집중통일영도를 더욱 강화하겠다고 밝히고 있다. 그러나 바로 그렇기 때문에 향후 시진핑의 공개활동 강도와 회의 주재 방식, 지도부 인사 변화가 어떤 메시지를 던지는지는 중국 정세를 판단하는 중요한 관찰 포인트가 될 수 있다.


결국 이번 WSJ 보도가 던진 질문은 시진핑 개인을 넘어선다. 73세의 최고지도자에게 권력이 집중되고 뚜렷한 후계자는 보이지 않는 중국에서, 만약 최고권력자의 활동에 중대한 제약이 발생한다면 그 다음 중국을 움직일 제도와 인물은 준비돼 있는가. 워싱턴에서 드러난 ‘5시간의 공백’은 바로 그 질문을 다시 꺼내 들게 만들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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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중국 푸단대학교 한국연구원 객좌교수
    -전 EDUIN News 대표
    -전 OUR NEWS 대표
    -제17대 대통령직인수위원회 정책기획팀장
    -전 대통령실 홍보기획비서관
    -사단법인 한국가정상담연구소 이사장

    -저서: 북한급변사태와 한반도통일, 2012 다시우파다, 선거마케팅, 한국의 정치광고, 국회의원 선거매뉴얼 등 50여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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