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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국관찰] “돈 풀어도 안 먹힌다”…中 초강수에도 시장이 움직이지 않았다! - 부양책 꺼내기 직전, 중국 증시가 먼저 무너졌다 - 결국 베이징이 움직였다…PSL부터 모기지까지 총동원 - 그런데 시장의 대답은 고작 ‘0.1%’였다
  • 기사등록 2026-09-30 17:00: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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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양책 꺼내기 직전, 중국 증시가 먼저 무너졌다]


중국 경제에서 심상치 않은 장면이 나타나고 있다. 베이징이 경기 둔화를 막기 위해 2024년 9월 이후 가장 큰 규모의 부양 카드를 꺼냈지만 시장의 반응은 냉담했다. 바로 전날 2.2% 폭락하며 13개월 만의 최저 수준으로 떨어졌던 CSI300지수는 다음 날 고작 0.1% 반등하는 데 그쳤다.


더 큰 문제는 중국 정부가 돈을 풀지 않는 것이 아니라 돈을 풀어도 가계와 기업, 투자자들이 좀처럼 움직이지 않는다는 데 있다. 청년실업률 18.9%, 장기화된 부동산 침체와 내수 부진까지 겹치면서 중국 경제의 문제가 단순한 ‘유동성 부족’을 넘어 경제주체들의 신뢰 문제로 번지고 있다는 분석이 나온다.


로이터통신은 30일, “베이징이 다시 경기부양 카드를 꺼내 들기 하루 전인 28일 중국 증시에서는 심상치 않은 장면이 펼쳐졌는데, 대형주 중심의 CSI300지수가 하루 만에 2.2% 떨어지며 13개월 만의 최저 수준으로 추락했으며, 기술주 중심의 STAR50지수도 4.1% 급락했다”면서 “국제유가 상승과 높은 미국 국채금리, 국경절 연휴를 앞둔 위험회피 심리가 한꺼번에 시장을 덮쳤다”고 보도했다.


홍콩의 사우스차이나모닝포스트(SCMP)도 이와 관련해 “특히 그동안 중국 증시를 떠받쳐온 기술주가 집중적으로 흔들렸다”면서 “중국 기업들의 엔비디아 칩 구매 허용 가능성이 제기되면서 국산 반도체 기업에 대한 우려가 커졌고, 미국 의회에서 중국산 광트랜시버를 민감한 정부 시스템에서 배제하려는 움직임까지 나오면서 AI 관련주 투자심리가 악화됐다”고 짚었다.


SCMP는 이어 “중국 경제 자체도 문제였다”면서 “수출은 상대적으로 버티고 있지만 내수 회복은 여전히 더디고 부동산 침체도 계속되고 있다”고 밝혔다.


[결국 베이징이 움직였다…PSL부터 모기지까지 총동원]


바로 다음 날 중국 정부가 움직였다. 로이터에 따르면, 인민은행은 정책은행에 장기·저리 자금을 공급하는 담보보완대출(PSL) 금리를 0.25%포인트 낮춰 1.5%로 내렸다. 지원 대상도 수자원과 전력망, 컴퓨팅, 통신, 도시 지하관로와 물류망 등으로 확대했다. 돈줄도 크게 늘렸다. 과학기술 혁신과 기술 고도화를 위한 재대출 한도를 2000억 위안 확대했고, 농업·중소기업에는 5000억 위안, 민영기업에는 3000억 위안의 재대출 한도를 추가했다.


특히 눈에 띄는 것은 부동산 대책이다. 10월 1일부터 생애 첫 주택 구매자가 신규 상업용 모기지를 받을 경우 연간 1%포인트의 이자를 최대 5년 동안 정부가 지원한다. 지원 대상 대출은 가구당 최대 100만 위안이다. 중국이 전국적으로 주택담보대출 이자를 직접 보조하는 것은 처음이다. 결국 부동산과 인프라, 첨단기술, 민영기업과 중소기업에 이르기까지 현재 중국 경제의 약한 고리를 겨냥해 돈을 공급하겠다는 것이다.


[그런데 시장의 대답은 고작 ‘0.1%’였다]


문제는 그다음이었다. 중국 정부가 추가 경기지원 방침을 예고했지만 29일 CSI300지수는 불과 0.1% 상승하는 데 그쳤다. 상하이종합지수 역시 0.2% 올랐다. 더구나 상하이와 선전증시의 거래대금은 1조4100억 위안으로 지난해 7월 이후 가장 낮은 수준까지 떨어졌다. 시장이 베이징의 부양 의지를 확인하고도 적극적으로 위험자산을 사들이지 않았다는 의미다.


물론 부동산주 가운데 완커가 10% 오르는 등 일부 종목은 주택시장 지원 기대에 반응했다. 그러나 하루 전 CSI300이 2.2% 급락했다는 점을 감안하면 0.1% 상승은 이전 낙폭의 극히 일부를 만회한 수준이다. 시장은 적어도 이번 조치를 중국 경제의 방향을 단숨에 바꿀 ‘게임 체인저’로 받아들이지는 않았다.


[왜 돈을 풀어도 경제가 움직이지 않는가?]


여기서 중국 경제가 직면한 더 근본적인 문제가 드러난다. 과거 중국의 경기부양은 비교적 단순했다. 은행에 돈을 공급하고 지방정부가 인프라를 건설하고 부동산 시장에 신용을 공급하면 투자와 고용이 늘어나면서 소비까지 살아나는 방식이었다.


지금은 상황이 다르다. 장기간의 부동산 침체로 가계의 자산효과가 약해졌고 미래 소득에 대한 불안 때문에 소비자들은 지갑을 쉽게 열지 않는다. 기업 역시 내수 회복에 대한 확신이 부족하면 은행에 돈이 넘쳐도 투자를 확대할 이유가 없다.


결국 문제는 돈을 공급할 수 있느냐가 아니라 그 돈을 빌려 집을 사고 공장을 짓고 소비하려는 경제주체가 얼마나 있느냐는 것이다. 중국이 다시 정책금융과 인프라 투자 카드를 꺼냈음에도 시장이 과거처럼 환호하지 않는 이유가 바로 여기에 있다.


[청년 5명 중 1명 가까이 일자리를 못 구한다]


고용시장에서는 중국 경제의 체감 한파가 더욱 선명하게 나타난다. 재학생을 제외한 16~24세 청년실업률은 7월 17.9%에서 8월 18.9%로 상승했다. 현재 방식으로 통계를 집계하기 시작한 이후 가장 높은 수준이다. 올해 중국 대학 졸업생은 사상 최대인 약 1270만 명에 달한다. 그런데 내수경기 부진으로 기업들의 신규 채용 여력이 약해진 상황에서 AI 확산이 신입사원이 주로 담당했던 초급 업무까지 대체할 수 있다는 우려가 겹치고 있다.


중국은 2023년 6월 기존 기준 청년실업률이 21.3%까지 올라가자 통계 발표를 중단했다가 같은 해 말 재학생을 제외하는 새로운 방식으로 발표를 재개했다. 따라서 현재의 18.9%와 과거 21.3%를 직접 비교할 수는 없다. 하지만 새로운 통계 기준에서도 청년 고용상황이 다시 가장 어려운 수준에 도달했다는 사실 자체는 분명하다.


[그렇다고 중국 경제 전체가 무너지고 있는 것은 아니다]


다만 중국 경제가 모든 영역에서 동시에 추락하고 있다고 보는 것도 정확하지 않다. 30일 발표된 9월 공식 제조업 PMI는 8월 49.8에서 50.1로 상승했다. 경기 확장과 위축을 가르는 50선을 넘어 두 달간 이어졌던 제조업 위축에서 벗어난 것이다. 배경에는 세계적인 AI 투자 붐이 있다. 반도체와 컴퓨터 등 첨단 제조업 수요가 중국 산업생산과 수출을 떠받치고 있다.


문제는 바로 이 대목이다. 첨단 제조업과 AI, 수출에서는 돈이 돌고 있지만 그 온기가 부동산과 소비, 청년고용으로 충분히 전달되지 않고 있다. 로이터 역시 중국 경제가 수출과 산업생산에 크게 의존하는 가운데 내수와 투자, 부동산은 여전히 약하다고 분석했다. 중국 경제의 위기는 ‘모든 것이 무너지는 불황’이라기보다 잘되는 곳과 무너지는 곳의 간극이 갈수록 커지는 불균형에 더 가깝다.


[부유층의 돈에도 손 뻗는 베이징]


또 하나 눈여겨볼 변화가 있다. 중국 당국이 해외 자산과 소득을 보유한 부유층에 대한 세금 집행을 강화하고 있다는 점이다. 로이터는 “중국 부동산 거품이 꺼지면서 지방정부의 토지매각 수입이 연간 약 4조5000억 위안 감소한 반면 홍콩에서 관리되는 자산은 2조9000억 달러 규모까지 불어났으며 상당 부분이 중국 본토 고객 자금”이라고 분석했다.


이에 중국 당국은 해외 자산과 신탁, 해외소득 등에 기존 세법을 더욱 적극적으로 적용하고 있다. 해외 신탁에서 발생하거나 이전되는 일부 소득에 대한 과세도 강화되고 있다. 그럼에도 부동산 붕괴로 지방재정이 어려워진 시점에 당국이 해외에 있는 중국인 자산에 대한 관리와 과세를 강화하고 있다는 점은 중국의 재정 압박을 보여주는 또 하나의 신호다.


[Why Times Insight | 중국 경제의 진짜 위기는 ‘돈’이 아니라 ‘신뢰’다]


이번 부양책에서 가장 주목해야 할 것은 베이징이 얼마나 돈을 풀었느냐가 아니다. 그렇게 돈을 풀겠다고 했는데도 시장이 왜 과거처럼 움직이지 않았느냐는 점이다. 중국 정부는 정책은행을 통해 값싼 자금을 공급하고 기술기업과 중소기업에 대한 재대출을 늘렸으며, 생애 첫 주택 구매자에게는 모기지 이자까지 지원하기 시작했다. 베이징이 동원할 수 있는 전통적인 경기부양 수단을 다시 꺼낸 것이다.


그러나 지금 중국 경제의 문제는 유동성만으로 설명되지 않는다. 집값이 장기간 하락하고 청년층의 취업난이 계속되면 가계는 미래 소득에 대한 확신을 잃고 소비를 줄인다. 기업도 소비가 살아날 것이라는 확신이 없다면 아무리 금리가 낮아져도 적극적으로 투자하기 어렵다. 은행에 돈이 있어도 빌려가려는 사람이 없다면 통화정책의 효과는 제한될 수밖에 없다.


물론 중국 경제 전체가 무너지고 있는 것은 아니다. AI와 첨단 제조업, 수출은 여전히 강력한 버팀목이다. 9월 제조업과 서비스업 지표도 개선됐다. 문제는 그 성장의 온기가 부동산과 가계소비, 청년고용으로 충분히 번지지 못하고 있다는 데 있다. 그래서 앞으로 중국 경제를 판단할 때 가장 중요한 것은 베이징이 몇 조 위안을 더 푸느냐가 아닐 수 있다.


중국인들이 다시 집을 사고 돈을 쓰기 시작하는가. 기업들이 미래를 믿고 다시 투자하는가. 그리고 청년들이 미래에 대한 기대를 되찾는가. 바로 이것이 더 중요한 지표다. 돈은 정부가 만들 수 있다. 금리도 내릴 수 있고 대출도 늘릴 수 있다. 그러나 가계와 기업의 신뢰는 행정명령으로 만들어낼 수 없다. 지금 베이징이 맞닥뜨린 가장 어려운 경제 문제는 ‘돈의 부족’이 아니라, 돈을 풀어도 움직이지 않는 경제주체들의 신뢰를 어떻게 되살릴 것인가에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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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중국 푸단대학교 한국연구원 객좌교수
    -전 EDUIN News 대표
    -전 OUR NEWS 대표
    -제17대 대통령직인수위원회 정책기획팀장
    -전 대통령실 홍보기획비서관
    -사단법인 한국가정상담연구소 이사장

    -저서: 북한급변사태와 한반도통일, 2012 다시우파다, 선거마케팅, 한국의 정치광고, 국회의원 선거매뉴얼 등 50여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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