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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세분석] 중국과 ‘형제’ 외치던 사우디에 무슨 일이?…中 탈달러 결제망서 조용히 빠졌다 - 16개월 만에 드러난 사우디의 ‘조용한 이탈’ - 사우디의 SOS, 그런데 미국은 움직이지 않았다 - 돈은 중국과 벌어도, 안보까지 중국이 책임질 수 있는가
  • 기사등록 2026-09-22 05:00:0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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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6개월 만에 드러난 사우디의 ‘조용한 이탈’]


중국과 전략적 밀착을 강화하면서 미국과의 관계에서도 독자적 목소리를 내왔던 사우디아라비아에서 의미심장한 변화가 확인됐다. 중국이 핵심적으로 참여하는 국경 간 디지털화폐 결제 플랫폼 mBridge에서 사우디가 지난해 이미 조용히 빠져나온 사실이 16개월 만에 드러난 것이다. 사우디 중앙은행은 “예정됐던 기술실험의 종료”라며 정치적 확대해석에 선을 긋고 있지만, 공교롭게도 후티의 미사일과 드론이 리야드와 석유시설까지 위협하는 지금 이 사실이 알려지면서 한 가지 질문이 떠오른다. 중국과 경제적으로 아무리 가까워져도 국가안보까지 중국이 미국을 대신할 수 있는가 하는 문제다.

파이낸셜타임스(FT)는 20일(현지시간) “사우디 중앙은행(SAMA)이 중국이 핵심적으로 참여하는 국경 간 중앙은행 디지털화폐(CBDC) 결제 플랫폼 mBridge에서 지난해 이미 빠져나왔다”고 보도했다. SAMA도 FT에 이를 확인했다. 세계 최대급 원유 수출국이자 미국의 오랜 중동 동맹국인 사우디가 참여하면서 국제금융시장의 주목을 받았던 프로젝트라는 점에서 그 의미가 작지 않다.


mBridge는 중국 인민은행 디지털화폐연구소와 홍콩금융관리국, 태국은행, UAE 중앙은행 등이 BIS 혁신허브와 함께 구축해 온 도매용 디지털화폐 결제 플랫폼이다. 서로 다른 국가의 중앙은행과 상업은행들이 CBDC를 활용해 국경 간 결제와 외환거래를 보다 빠르고 저렴하게 처리하는 것이 핵심이다. 사우디 중앙은행은 2024년 6월 정식 참여국으로 합류했다.


그런데 사우디의 참여는 오래 지속되지 않았다. SAMA는 2025년 5월 13일 계획했던 개념검증(PoC)을 완료했고, 이에 따라 mBridge 참여 회원 자격도 종료됐다고 밝혔다. 사우디 측 설명대로라면 갑작스러운 정치적 탈퇴라기보다는 애초 계획했던 기술실험이 끝난 것이다. FT가 접촉한 관계자 역시 사우디의 참여 수준이 제한적이었다며 이번 결정에서 지나치게 큰 지정학적 의미를 끌어내는 것은 정확하지 않다고 설명했다.


[그런데 왜 16개월 동안 알려지지 않았나?]


그래도 석연치 않은 대목은 남는다. 세계 최대급 산유국인 사우디가 mBridge 참여를 종료한 사실이 1년 넘게 널리 알려지지 않았기 때문이다. 더구나 FT는 사우디가 프로젝트에 공개적으로 관여하는 것을 원하지 않으면서도 보다 눈에 띄지 않는 형태의 관계는 이어가고 있다는 관계자의 설명도 전했다. 따라서 이번 일을 중국과의 금융협력 자체를 포기한 것으로 단정하기도 어렵다.


그러나 바로 그 모호성이 이번 사건을 흥미롭게 만든다. FT에 따르면, 사우디가 중국과 결별했다면 설명은 오히려 간단하다. 중국과의 경제협력은 계속하면서 미국이 민감하게 바라보는 새로운 국경 간 결제 프로젝트에서는 공식 참여를 끝냈다면, 이는 리야드가 미·중 사이에서 얼마나 복잡한 균형외교를 펼치고 있는지를 보여주는 하나의 사례로 볼 수 있다. 다만 미국의 압력이 실제 사우디 결정의 원인이었다는 증거는 현재 공개되지 않았다.


[사우디가 들어가자 왜 워싱턴이 주목했나?]


여기서 한 가지는 정확하게 짚어야 한다. mBridge를 단순히 중국이 만든 ‘탈달러 결제은행’이라고 규정하는 것은 지나치다. BIS가 밝힌 공식 목적은 기존 국경 간 결제의 높은 비용과 느린 속도, 복잡성을 CBDC와 분산원장기술을 이용해 개선하는 것이었다. 2021년 BIS 혁신허브와 태국·UAE·중국·홍콩 통화당국의 협력으로 출발했으며, 중국 단독 프로젝트도 아니었다.


하지만 지정학적 파급력은 별개의 문제다. FT는 “이런 시스템이 발전하면 달러나 기존 환거래은행에 대한 의존도를 낮추면서 중앙은행 디지털화폐를 이용한 직접 결제가 가능해질 수 있다”면서 “바로 이 때문에 미국 당국은 mBridge가 장기적으로 달러 중심의 국제금융질서를 우회하는 통로로 활용될 가능성을 경계해 왔으며, 특히 사우디라는 세계적인 산유국이 참여하면서 그 상징성은 더욱 커졌다”고 짚었다.


BIS도 2024년 10월 mBridge에서 손을 뗐다. 그러나 BIS는 이를 정치적 철수라고 보는 해석을 공식 부인했다. 아구스틴 카르스텐스 BIS 총재는 “mBridge가 충분히 발전해 참여국들이 스스로 프로젝트를 이어갈 수 있게 됐기 때문에 BIS가 ‘졸업’하는 것”이라고 설명하면서, mBridge가 BRICS의 제재 회피 시스템이라는 주장도 명확히 부인했다. 당시 BIS는 mBridge가 실제 완전한 운영 단계에 도달하려면 아직 여러 해가 필요하다고 평가했다.


[그런데 지금 사우디가 처한 상황을 보라]


이번 사건을 더욱 눈여겨보게 만드는 것은 사우디가 지금 맞닥뜨린 안보 현실이다. 로이터에 따르면, 이란과 연계된 예멘 후티는 최근 사우디를 향한 공세를 강화했고, 19일에는 미사일과 드론을 이용해 리야드의 ‘민감한 시설’을 공격했다고 주장했다. 사우디 당국은 리야드를 향하던 미사일을 요격했다고 밝혔으며, 후티는 홍해 연안 얀부의 아람코 시설도 공격했다고 주장했다.


더 심각한 것은 공격이 실제 사우디의 핵심 에너지 수송망까지 흔들었다는 점이다. 후티의 공격으로 사우디 동서를 연결해 호르무즈해협을 우회할 수 있게 해주는 핵심 송유관의 운영이 차질을 빚었고, 얀부항을 통한 일부 원유 수송에도 문제가 발생했다. 사우디가 수십 년간 막대한 군사비를 투입했음에도 저비용 드론과 미사일 공격으로 전략적 에너지 인프라가 흔들릴 수 있다는 사실이 다시 드러난 것이다.


[사우디의 SOS, 그런데 미국은 움직이지 않았다]


더욱 주목할 부분은 미국의 대응이다. 후티의 급속한 공세가 바브엘만데브해협까지 위협하면서 사우디는 미국에 직접적인 군사개입을 요청했지만, 워싱턴은 정보지원 등으로 역할을 제한했다. 로이터는 “미국이 이미 이란과의 충돌에 상당한 군사력을 투입하고 있는 상황에서 후티와 또 다른 직접 전선을 여는 것을 꺼리고 있다”고 전했다.


이는 사우디 입장에서는 상당히 불편한 현실이다. 미국산 첨단무기를 대량 도입하고 미국 중심의 방공·정보체계에 오랫동안 의존해 왔지만, 정작 사우디가 심각한 위협을 느끼는 순간 미국이 반드시 직접 전쟁에 뛰어드는 것은 아니라는 사실이 확인되고 있기 때문이다. 반대로 미국 입장에서도 이란과 후티라는 두 전선을 동시에 상대할 경우 군사적 부담과 중동전쟁 확대 위험을 감수해야 한다.


[더 상징적인 장면은 ‘중국에 부탁한 사우디’]


그런데 여기서 더욱 흥미로운 장면이 등장한다. “최근 사우디가 중국에 외교적으로 접근한 뒤 중국이 이란에 후티의 공격을 억제하도록 영향력을 행사하고 있다”고 로이터가 보도했다. 20일 로이터 보도에서도 중국이 사우디의 외교적 요청 이후 이란에 후티를 통제하도록 압박하고 있다는 내용이 다시 확인됐다.


이 장면은 오늘날 사우디 외교의 복잡성을 압축해서 보여준다. 군사적으로는 미국의 지원이 필요하지만 미국은 직접 개입을 주저한다. 그래서 이번에는 중국이 가진 대이란 영향력까지 활용해 후티를 억제하려 한다. 결국 리야드 입장에서는 워싱턴과 베이징 어느 한쪽을 버리는 것이 아니라 양쪽 모두를 활용해야 하는 상황이다.


그러나 두 나라가 제공할 수 있는 것은 같지 않다. 중국은 사우디의 중요한 교역 상대이고, 이란과도 관계를 유지하고 있기 때문에 외교적 중재자로 활용할 가치가 있다. 반면 사우디가 현재 후티의 미사일과 드론을 막기 위해 필요로 하는 방공·정보·군사 지원 분야에서는 미국과의 오랜 안보관계가 여전히 중요하다. 최근 상황은 바로 이 경제·외교 관계와 군사안보 관계의 차이를 부각시키고 있다.


[그렇다면 mBridge 이탈을 어떻게 봐야 하나?]


여기서 반드시 짚어야 할 것은 시간표다. 사우디가 mBridge 참여를 종료한 것은 2025년 5월 13일이다. 지금 벌어지고 있는 후티의 대대적인 공세보다 훨씬 전이다. 따라서 “후티에게 공격당한 사우디가 놀라 중국의 탈달러 시스템에서 빠져나왔다”고 직접 연결하면 현재 확인된 사실과 맞지 않는다. 미국이 압력을 넣어 사우디를 탈퇴시켰다는 증거도 현재 공개돼 있지 않다.


그럼에도 지금 이 사건이 주목받는 이유는 따로 있다. 사우디가 지난 몇 년간 추진해 온 미·중 균형외교의 전제가 현재의 중동 안보위기를 통해 시험받고 있기 때문이다. 중국과의 경제·금융 관계를 확대하고 이란과도 관계를 개선하면서 미국 의존도를 낮추려 했던 사우디가 실제 군사적 위기가 닥치자 미국의 안보지원과 중국의 대이란 영향력을 동시에 필요로 하는 상황에 놓였다.


[돈은 중국과 벌어도, 안보까지 중국이 책임질 수 있는가]


결국 사우디가 직면한 질문은 단순한 ‘미국이냐 중국이냐’가 아니다. 중국은 거대한 시장을 제공하고 투자와 에너지 거래를 확대할 수 있으며, 이란과의 관계를 이용해 중재자 역할도 할 수 있다. 하지만 후티의 미사일과 드론이 리야드로 날아오는 순간 중국이 미국과 같은 군사안보 역할까지 제공할 수 있는지는 전혀 다른 문제다. 현재 중국이 선택한 방식도 직접적인 군사개입이 아니라 이란을 통한 외교적 압박이다.


반대로 미국 역시 예전처럼 사우디의 요청에 곧바로 군사력을 동원하지 않고 있다. 현재의 후티 사태가 보여주는 것은 그래서 더욱 복잡하다. 사우디는 중국만으로 안보 문제를 해결하기 어렵지만 미국 역시 언제나 원하는 만큼 움직여 주는 후견국은 아니라는 현실을 동시에 마주하고 있다.


바로 이 지점에서 16개월 만에 드러난 mBridge 참여 종료가 상징성을 갖는다. 이것은 사우디가 중국을 버렸다는 증거가 아니며 미국으로 완전히 회귀했다는 증거는 더더욱 아니다. 다만 경제에서는 중국과 협력하면서도 달러 중심 금융질서와의 관계에서는 신중하게 움직이고, 안보에서는 여전히 미국의 역할을 필요로 하는 사우디의 복잡한 현실을 다시 들여다보게 만드는 사건임은 분명하다.


[Why Times Insight]


사우디는 막대한 오일머니와 중국이라는 새로운 경제 파트너를 활용해 미국과의 관계에서도 더 큰 전략적 자율성을 확보하려 했다. mBridge 참여 역시 그런 사우디의 다변화 전략을 상징적으로 보여주는 사건 가운데 하나였다. 그러나 현재 중동에서 벌어지는 상황은 경제 파트너를 다변화하는 것과 국가안보 체계를 대체하는 것은 완전히 다른 문제라는 점을 보여준다.


mBridge 참여 종료와 최근 후티 공세 사이에 직접적인 인과관계가 확인된 것은 아니다. 그러나 중국이 핵심적으로 참여하는 금융 프로젝트에서는 조용히 공식 참여를 끝내고, 실제 안보위기가 닥친 지금 미국에는 군사적 지원을 기대하면서 중국에는 이란에 대한 영향력 행사를 요청하는 사우디의 모습은 미·중 경쟁 시대 중동국가들이 처한 딜레마를 압축해서 보여준다.


그래서 이번 사건에서 진짜 주목해야 할 것은 ‘사우디가 중국을 떠났느냐’가 아니다. 미국을 대체할 경제 파트너를 찾는 것과 미국이 수십 년간 구축해 온 금융·안보질서를 대체하는 것은 전혀 다른 문제라는 점이다. 후티의 미사일과 드론이 리야드와 사우디의 핵심 에너지 인프라까지 위협하는 지금, 미국 앞에서도 콧대를 세웠던 사우디의 미·중 줄타기는 경제의 문제가 아니라 생존과 안보의 문제라는 훨씬 더 어려운 시험대에 올라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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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중국 푸단대학교 한국연구원 객좌교수
    -전 EDUIN News 대표
    -전 OUR NEWS 대표
    -제17대 대통령직인수위원회 정책기획팀장
    -전 대통령실 홍보기획비서관
    -사단법인 한국가정상담연구소 이사장

    -저서: 북한급변사태와 한반도통일, 2012 다시우파다, 선거마케팅, 한국의 정치광고, 국회의원 선거매뉴얼 등 50여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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