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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세분석] 빈살만 SOS 거절하고 후티 만난 미국…중동전쟁 ‘전선 분리’ 시작됐나? - 빈살만 요청은 거절하고 후티와 마주 앉은 미국 - 후티가 내놓은 조건…“미국 배는 건드리지 않는다” - 후티의 기습 진격…사우디 정보망도 뚫렸다
  • 기사등록 2026-09-17 17:00: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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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빈살만 요청은 거절하고 후티와 마주 앉은 미국]


미국의 중동전략을 다시 봐야 할 장면이 등장했다. 후티의 파죽지세에 다급해진 사우디아라비아가 미국에 군사지원을 요청했지만, 도널드 트럼프 행정부는 직접 개입을 거절했다. 그런데 불과 며칠 뒤 미국 관리들은 오만에서 사우디와 전쟁 중인 후티 고위급과 비밀리에 마주 앉았다.


더 놀라운 것은 후티가 미국에 전달했다는 메시지다. “미국 선박은 공격하지 않겠다. 2025년 미국과의 휴전도 지키겠다.” 미국은 지금 후티를 격퇴하려는 것이 아니라 ‘미국의 전쟁’과 ‘사우디의 전쟁’을 분리하려는 것인가. 같은 날 트럼프가 이란전쟁이 종결을 향하기를 희망한다고 밝힌 것까지 연결하면 이번 비밀회담은 중동전쟁의 향방을 가늠할 중요한 신호로 볼 여지가 있다.

로이터통신은 16일(현지시간) 사안에 정통한 소식통 5명을 인용해 “미국 관리들이 지난 주말 오만 무스카트에서 후티 대표들과 비공개 회담을 가졌다”면서 “세 명의 소식통에 따르면 장소는 무스카트 주재 미국대사관이었으며, 오랫동안 미국과 후티 사이에서 중재자 역할을 해온 오만 정부가 회담 성사를 도왔다”고 보도했다.


로이터에 따르면, 후티 대표단에는 미국의 제재 대상인 모하마드 압둘살람과 압델말릭 알아지리가 포함됐다. 특히 압둘살람은 오랫동안 무스카트를 근거지로 활동하며 후티의 대외협상을 담당해온 핵심 인물이다. 미 국무부는 회담 개최 자체는 확인하지 않았지만 홍해 항행의 자유와 테러 확산 방지가 미국의 핵심 이익이라고 밝혔다.


그런데 회담의 의미를 이해하려면 시간을 며칠 전으로 돌려야 한다. 후티가 홍해 연안에서 대공세를 벌이자 무함마드 빈살만 사우디 왕세자는 트럼프에게 미군의 직접적인 군사지원을 요청했다. 그러나 미국은 후티에 대한 직접 공격에는 선을 그었고, 정보 공유와 표적 관련 지원 등 제한적인 지원만 제공했다. 14일에는 빈살만이 브래드 쿠퍼 미 중부사령관을 제다에서 만나 후티 사태를 포함한 지역 정세를 논의했다.


사우디는 미국에 후티를 공격해 달라고 요청했는데 미국은 이를 거절했다. 그리고 며칠 뒤 미국은 그 후티와 마주 앉았다. 이번 회담이 리야드에 민감하게 받아들여질 수밖에 없는 이유다.


[후티가 내놓은 조건…“미국 배는 건드리지 않는다”]


더 중요한 것은 회담에서 오간 내용이다. 두 명의 소식통에 따르면 후티 측은 미국 선박을 공격할 의도가 없으며 2025년 미국과 체결한 휴전을 계속 준수하겠다는 뜻을 전달했다. 또 한 예멘 소식통은 후티가 미국과 이스라엘 선박 및 다른 상선은 공격하지 않고, 사우디 선박과의 충돌에 집중하겠다는 취지의 입장을 전달했다고 말했다. 다만 미국 정부가 이를 새로운 공식 합의로 확인한 것은 아니다.


이를 전략적으로 해석하면 후티가 미국에 제시한 메시지는 비교적 단순하다. “우리가 사우디와 싸우는 전쟁에 들어오지 않으면 미국과 싸우지 않겠다”는 것이다.


로이터는 “이것이 현실화한다면 전선은 두 개로 분리된다”면서 “하나는 후티와 사우디의 전쟁이고, 다른 하나는 미국이 직접적으로 이해관계를 갖는 홍해 항행과 이란전쟁”이라고 짚었다. 미국으로서는 후티와 새로운 전쟁을 벌이지 않으면서 자국 선박의 안전을 확보할 수 있고, 후티는 미군의 직접 개입 없이 사우디와 싸울 공간을 확보하게 된다.


[후티의 기습 진격…사우디 정보망도 뚫렸다]


이런 접촉이 이뤄진 시점도 심상치 않다. 후티는 최근 예멘 홍해 연안을 따라 대대적인 공세를 벌여 모카항을 비롯한 주요 지역을 장악하고 바브엘만데브 해협 입구의 전략적 요충지인 페림섬까지 진출했다. 로이터는 “이번 공세가 사우디에 최근 수년 사이 가장 심각한 예멘전 패배 가운데 하나가 됐다”고 분석했다.


특히 로이터에 따르면 후티는 상당한 규모의 병력을 준비했지만 사우디와 예멘 동맹세력은 이를 제대로 파악하지 못했다. 사우디가 지원하던 예멘 병력은 후티의 공세 앞에서 무너졌고 미국과 사우디가 제공했던 무기까지 일부 노획됐다. 문제는 단순한 영토 상실이 아니다. 사우디의 정보 실패와 예멘 대리세력의 취약성이 동시에 드러난 것이다.


후티가 페림섬 등 전략 거점을 확보하면서 바브엘만데브에 대한 군사적 영향력도 커졌다. 이 해협은 홍해와 아덴만을 연결하는 세계 핵심 해상로다. 호르무즈 해협이 이란전쟁으로 흔들리는 상황에서 사우디 입장에서는 홍해 항로의 중요성이 더욱 커졌다.


[왜 미국은 후티와 또 싸우지 않는가]


여기서 가장 중요한 질문이 나온다. 왜 미국은 동맹국 사우디가 요청하는데도 후티를 직접 공격하지 않는가. 한 가지 배경은 미국이 이미 후티와 전쟁을 경험했다는 사실이다. 트럼프 행정부는 2025년 후티를 외국테러조직(FTO)으로 재지정하고 홍해에서 후티를 상대로 대규모 군사작전을 벌였다. 그러나 결국 그해 5월 오만 중재를 통해 미국과 후티는 서로를 공격하지 않는 방향의 휴전에 들어갔다.


따라서 미국 입장에서 중요한 것은 후티라는 조직을 완전히 제거하는 것보다 후티가 미국 선박과 국제 해운을 공격하지 못하도록 억제하는 것일 수 있다. 미 국무부가 이번 로이터 취재에 내놓은 답변에서도 홍해 항행의 자유와 테러 확산 방지를 미국의 핵심 이익으로 강조한 것은 이런 우선순위를 보여준다.


[그리고 같은 날 트럼프가 던진 한마디]


이번 비밀접촉을 더욱 주목하게 만드는 것은 트럼프가 16일 이란전쟁에 대해 내놓은 발언이다. 트럼프는 미국과 이란의 7개월에 걸친 전쟁에 대해 종결을 향하고 있기를 희망한다는 취지로 말했다. 또한 트럼프는 유엔총회를 계기로 사우디아라비아·UAE·카타르·바레인·쿠웨이트·오만 등 걸프협력회의(GCC) 국가 지도자 또는 외교 책임자들과 만나 전후 전략을 논의할 것으로 알려졌다.


그렇다면 미국의 전략적 계산을 둘러싸고 하나의 질문이 가능해진다. 이란과의 전쟁을 끝내려는 미국이 지금 예멘에서 후티와 또 다른 전쟁을 시작할 이유가 있는가. 미국이 후티와 충돌을 관리 가능한 수준으로 묶어두고 이란 문제와 전후질서 협상에 집중하려는 것이라면 이번 오만 접촉은 별개의 사건이 아니라 중동의 전선을 줄이려는 움직임과 맞물려 있을 가능성을 살펴볼 필요가 있다. 다만 미국 정부가 후티 접촉을 이란전쟁 출구전략의 일부라고 공식 확인한 것은 아니다.


[Why Times Insight-미국은 ‘사우디의 전쟁’까지 싸울 생각이 없는가]


이번 미·후티 비밀접촉의 핵심은 미국이 후티를 좋아하느냐 싫어하느냐가 아니다. 어디까지를 ‘미국이 직접 싸워야 할 전쟁’으로 규정하고 있느냐가 핵심이다. 후티가 미국 선박을 공격하고 홍해 국제항로를 봉쇄한다면 미국의 직접적인 이해관계가 된다. 그러나 후티가 사우디와 싸운다는 이유만으로 미군이 다시 예멘전쟁에 뛰어들어야 하는지는 별개의 문제다. 실제로 미국은 빈살만의 직접 군사개입 요청에는 선을 그으면서도 후티와의 대화 채널은 유지하고 있다.


더구나 트럼프는 이란전쟁의 종결 가능성을 공개적으로 거론하기 시작했다. 이런 상황에서 예멘이라는 새로운 전선을 확대하는 것은 미국의 전쟁 종결 구상과 충돌할 수 있다. 후티가 미국 선박을 건드리지 않는다면 미국 역시 후티-사우디 전쟁에 직접 뛰어들지 않는다는 일종의 ‘전선 분리’가 형성될 가능성을 주목해야 하는 이유다. 이는 현재까지 확인된 공식 합의가 아니라 최근 미국과 후티의 행동에서 제기되는 전략적 해석이다.


그리고 이 구도가 현실화한다면 가장 난처해지는 쪽은 사우디다. 후티는 홍해 연안과 바브엘만데브 주변의 전략 거점을 확보했고, 사우디가 지원해온 예멘 세력의 취약성도 드러났다. 그런데 가장 강력한 군사동맹국인 미국은 직접 참전에는 선을 긋고 있다. 로이터 역시 “후티의 최근 공세가 사우디의 취약성과 미국 보호의 한계를 동시에 노출했다”고 분석했다.


결국 이번 무스카트 비밀회담이 던지는 질문은 “미국이 사우디를 버렸는가”보다 더 근본적이다. 미국은 지금 중동에서 ‘누구 편인가’를 다시 정하는 것이 아니라, ‘어디까지 미국이 직접 싸울 것인가’라는 전쟁의 경계를 다시 긋고 있는 것은 아닌가.


그리고 그 경계 밖에 사우디-후티 전쟁이 놓이게 된다면, 빈살만에게 이번 무스카트 회담은 후티의 군사적 진격 못지않게 부담스러운 전략적 신호가 될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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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중국 푸단대학교 한국연구원 객좌교수
    -전 EDUIN News 대표
    -전 OUR NEWS 대표
    -제17대 대통령직인수위원회 정책기획팀장
    -전 대통령실 홍보기획비서관
    -사단법인 한국가정상담연구소 이사장

    -저서: 북한급변사태와 한반도통일, 2012 다시우파다, 선거마케팅, 한국의 정치광고, 국회의원 선거매뉴얼 등 50여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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