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北미사일 동원한 러시아 공습…우크라이나 전역서 10명 사망]
우크라이나 드론이 러시아 정유시설을 넘어 블라디미르 푸틴 대통령의 흑해 별장을 지키던 전자전 장비와 S-400 방공체계까지 잇달아 무력화했다. 푸틴 권력의 사치와 안전을 상징해 온 이른바 ‘푸틴궁’이 우크라이나의 공격권 안에 노출됐다는 사실은 러시아에 군사적 손실 이상의 굴욕이다. 반면 러시아는 북한이 공급한 것으로 지목된 탄도미사일을 동원해 자포리자의 제철소를 공격했고, 대피소로 향하던 노동자 7명이 목숨을 잃었다. 우크라이나가 러시아의 에너지 기반과 최고권력자의 방패를 벗겨내는 동안, 모스크바는 북한 무기와 우크라이나의 패트리엇 부족을 이용해 공세를 강화하는 새로운 전쟁 국면이 펼쳐지고 있다.

AP통신은 12일(현지시간) “이날 새벽 러시아군은 우크라이나 남동부 자포리자에 탄도미사일과 드론, 활공유도폭탄을 동원한 대규모 공습을 감행했다”면서 “이날 공격으로 최소 10명의 민간인이 숨졌는데, 자포리자 소재 제철소를 운영하는 메틴베스트는 탄도미사일 요격경보가 울린 뒤 대피소로 향하던 직원 7명이 숨지고 21명이 다쳤다고 밝혔다”고 보도했다.
AP통신은 이어 “이 공격으로 제철소의 고로 등 주요 설비가 파손돼 가동이 중단됐다”면서 “중부 드니프로페트로우스크주에서도 드론과 포격으로 15세 소년을 포함해 3명이 추가로 사망했다”고 밝혔다.
이에 대해 볼로디미르 젤렌스키 우크라이나 대통령은 “이번 공격에 북한이 공급한 탄도미사일이 사용됐다”면서 “북한이 러시아에 추가 병력 파병까지 준비하고 있다”고 주장했다. 그는 소셜미디어를 통해 “러시아의 탄도미사일 생산 확대와 북한 장비 도입, 동원령 준비 등이 진행되고 있다”며 “이 같은 움직임이 평화가 아닌 확전을 준비하는 신호”라고 경고했다.
러시아 국방부는 “자포리자와 키이우의 군수산업 시설과 병참 거점을 겨냥한 정밀 타격이었다”고 주장했다. 그러나 실제 희생자 가운데 상당수는 공습경보를 듣고 대피소로 향하던 민간 노동자들이었다. AP통신은 “러시아가 군사시설 공격을 내세웠지만 민간인 사망과 산업시설 파괴가 발생하면서, 이번 공습은 러시아가 주장하는 ‘정밀 타격’의 실체를 다시 드러냈다”고 짚었다.
[푸틴궁 지키던 전자전 장비와 S-400 잇달아 파괴]
그러나 이번 사태에서 푸틴에게 가장 충격적인 장면은 자포리자 공습보다 앞서 흑해 연안에서 벌어졌다. 뉴욕포스트는 “우크라이나군이 겔렌지크 인근의 이른바 ‘푸틴궁’을 보호하던 전자전 장비와 방공체계를 잇달아 파괴하면서, 푸틴의 가장 은밀하고 상징적인 공간조차 우크라이나의 공격권에서 벗어나지 못한다는 사실이 드러났다”고 보도했다.
모스크바타임스도 “지난 7일 푸틴궁 인근에 설치된 전자전체계 ‘볼나 쿠폴 가란트’가 우크라이나의 공격을 받아 파괴됐다”면서 “위성사진에서도 장비가 있던 자리에 뚜렷한 손상 흔적이 확인됐는데, 이 체계는 반경 약 20㎢의 위성통신과 전파를 교란해 드론의 접근을 막는 역할을 해왔으며, 대당 가격은 약 150만달러로 알려졌다”고 밝혔다.
더 큰 충격은 이틀 뒤 이어졌다. 뉴보이스오브우크라이나(NV)는 “전자전체계가 파괴된 지점에서 불과 500m가량 떨어진 곳에 배치됐던 S-400 방공미사일 체계마저 우크라이나 드론의 공격으로 파괴된 것”이라면서 “우크라이나 무인체계군 사령관 로베르트 브로우디는 러시아 남부에서 토르와 판치리-S1, 레이더 등 다수의 방공자산도 함께 제거됐다고 밝혔다”고 전했다.
러시아 군사분석가 얀 마트베예프는 위성사진을 토대로 “이제 푸틴궁은 보호받지 못한 채 남게 됐다”고 평가했다. 이에 대해 뉴욕포스트는 “물론 이것이 별장 일대의 모든 방공망이 완전히 사라졌다는 의미는 아니다”면서 “그러나 핵심 전자전 장비와 S-400이 연이어 뚫렸다는 사실만으로도, 푸틴궁이 우크라이나의 드론 공격에 훨씬 취약해졌다는 점은 분명하며, 푸틴에게는 자신의 권력과 안전을 상징하던 공간의 방패가 벗겨졌다는 것 자체가 뼈아픈 굴욕”이라 짚었다.
이 시설은 러시아 야권 지도자였던 고 알렉세이 나발니가 이끈 반부패재단의 조사로 널리 알려졌다. 카지노와 극장, 아이스링크, 포도밭, 헬기장 등을 갖춘 초대형 별장으로 지목됐지만, 푸틴은 자신의 소유라는 의혹을 부인해 왔다. 정확한 건설비 역시 보도마다 차이가 크다. 다만 주변에 비행금지구역이 설정되고 연방보안국 소유의 토지가 둘러싸고 있다는 점 때문에 푸틴 권력의 특권을 상징하는 장소로 인식돼 왔다.
[정유시설까지 연속 타격…러시아 후방도 더 이상 안전지대 아니다]
푸틴궁 방공망 파괴는 일회성 사건이 아니다. 로이터통신은 “우크라이나는 최근 러시아 정유공장과 석유화학단지, 군수 관련 생산시설을 거의 매일 공격하며 러시아의 전쟁 수행 기반을 후방에서부터 흔들고 있다”면서 “타타르스탄과 서부 시베리아의 산업시설까지 공격 범위가 확장되면서, 전선에서 수백㎞ 이상 떨어진 러시아 내륙도 더 이상 안전지대가 아니라는 사실이 확인됐다”고 밝혔다.
로이터는 이어 “이 같은 공격의 목적은 러시아 민간경제에 단순한 피해를 주는 데 그치지 않는다”면서 “정유시설은 러시아군에 연료를 공급하는 핵심 기반이며 동시에 제재를 견디게 해주는 주요 수입원으로, 손상된 설비 가운데 상당수가 서방산 부품과 기술에 의존해 왔기 때문에, 국제제재 아래에서는 복구에 더 많은 시간과 비용이 필요하다”고 짚었다. 우크라이나는 러시아의 연료 생산과 군수물류, 재정 기반을 동시에 압박하며 전쟁 비용을 러시아 국민의 일상 안으로 밀어 넣으려는 것이다.
[패트리엇 공백 파고드는 러시아…북한 무기 의존은 더 깊어졌다]
반면 러시아는 우크라이나의 가장 치명적인 약점인 패트리엇 요격미사일 부족을 파고들고 있다. 키이우인디펜던트는 “우크라이나 공군에 따르면 지난 7월 두 차례의 대규모 공격에서 러시아가 발사한 탄도미사일 36발 가운데 요격된 것은 단 2발에 불과했다”며 “러시아는 자체 탄도미사일 생산을 확대하는 동시에 북한산 미사일을 도입해 우크라이나의 방공망을 소진시키는 전술을 강화하고 있다”고 밝혔다.
이에 대해 미국의 싱크탱크인 전쟁연구소(ISW)는 “크렘린이 군사적으로 목표를 달성할 수 있다고 믿는 한 진지한 협상이나 의미 있는 타협에 나서지 않을 것”이라고 분석했다. 특히 “우크라이나의 패트리엇 부족은 러시아에 도시와 에너지 시설을 집중 공격할 기회를 제공하고 있으며, 이것이 종전협상을 지연시키는 주요 요인이 될 수 있다”고 ISW는 경고했다.
AP통신도 “러시아는 일부 S-300·S-400 방공미사일을 지상 공격용으로도 운용해 왔다”며 “그러나 이는 자포리자 공격에 사용된 것으로 지목된 북한산 탄도미사일과는 별개의 무기체계로, 중요한 것은 러시아가 자국 방공망 일부를 공세에 투입하고 북한의 탄도미사일까지 끌어들이면서 우크라이나의 요격탄 부족을 집요하게 압박하고 있다는 점”이라 짚었다.
[우크라이나의 해법은 ‘프레이야’…그러나 시간과의 싸움]
우크라이나는 서방의 패트리엇 지원만 기다릴 수 없다고 판단하고 자체 탄도미사일과 요격체계 개발에 속도를 내고 있다. 젤렌스키 대통령은 지난 6일 관련 회의를 주재한 뒤 “자체 탄도미사일과 새로운 요격체계를 만드는 것은 세계 극소수 국가만 해낸 과제”라면서도 “우크라이나는 이를 달성할 과학적 토대와 산업 역량을 갖추고 있다”고 강조했다.
핵심은 우크라이나와 유럽 국가들이 공동 추진하는 요격체계 ‘프레이야(FREYJA)’다. 키이우포스트는 “우크라이나가 요격미사일과 발사체 기술을 제공하고 유럽 측이 레이더와 탐색기, 지휘통제 기술을 결합하는 구조가 진행되고 있다”면서 “개발사 파이어포인트는 2027년 중반까지 첫 탄도미사일 요격을 달성한다는 목표를 제시했지만, 다만 여러 나라의 기술과 장비를 하나의 체계로 통합해야 하는 만큼 일정의 현실성에는 신중한 평가가 뒤따른다”고 짚었다.
[Why Times Insight]
우크라이나가 러시아의 정유시설과 푸틴궁 방공망을 동시에 흔드는 동안, 러시아는 북한산 탄도미사일과 우크라이나의 패트리엇 공백을 이용해 민간 산업시설까지 공격하고 있다. 이는 단순한 보복의 악순환이 아니라, 우크라이나의 종심타격과 러시아의 탄도미사일 공세가 서로를 자극하는 ‘상호 확전’의 새로운 단계다.
특히 푸틴궁 인근 전자전 장비와 S-400의 파괴는 러시아 대통령의 별장이 곧바로 공격받는다는 의미보다 더 큰 상징성을 갖는다. 우크라이나가 러시아의 최고 권력자가 가장 안전하다고 믿었던 공간의 방패까지 벗겨낼 수 있다는 사실을 보여줬기 때문이다.
푸틴은 여전히 우크라이나 도시를 파괴할 미사일을 보유하고 있다. 그러나 그 미사일 가운데 북한산 무기가 차지하는 비중이 커질수록 러시아가 외부 지원 없이는 장기전을 감당하기 어려워졌다는 전략적 취약성도 함께 드러난다. 푸틴궁의 방패가 뚫리고 러시아군이 북한 미사일에 더 깊이 의존하는 지금의 모습은, 전쟁이 러시아의 압도적 우세가 아니라 서로의 약점을 파고드는 위험한 소모전으로 변했음을 보여주고 있다.

-중국 푸단대학교 한국연구원 객좌교수
-전 EDUIN News 대표
-전 OUR NEWS 대표
-제17대 대통령직인수위원회 정책기획팀장
-전 대통령실 홍보기획비서관
-사단법인 한국가정상담연구소 이사장
-저서: 북한급변사태와 한반도통일, 2012 다시우파다, 선거마케팅, 한국의 정치광고, 국회의원 선거매뉴얼 등 50여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