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베네수엘라 126년 만의 최악 강진, 사흘째 맨손 구조 사투 속 골든타임 임박 - 사망 920명·실종 5만명 육박 - 장비 부족에 주민들 맨손 수색 - 의료 붕괴 속 라과이라주 군사화
  • 기사등록 2026-06-28 05:00: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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베네수엘라 지진 생존자 수색[AP=연합뉴스]


베네수엘라를 강타한 초대형 연쇄 강진으로 대규모 인명 피해가 발생한 가운데 생존자 구조의 분수령이 될 72시간의 골든타임이 마감 단계에 접어들었다.


역대급 자연재해가 현지를 덮친 지 사흘째를 맞이한 이 날, 지진의 직격탄을 맞은 라과이라주를 비롯한 피해 지역은 그야말로 아수라장으로 변했다. AP통신이 집계한 통계에 따르면 이번 재난으로 목숨을 잃은 사람은 최소 920명에 달하며, 행방을 알 수 없는 실종자는 5만 1,000명을 넘어선 상태다. 붕괴한 대형 건축물 잔해 밑에 수많은 실종자가 묻혀 있을 가능성이 커 시간이 흐를수록 인명 피해 규모는 더욱 늘어날 전망이다.


구조 전문가들이 생존 확률을 담보하는 마지노선으로 보는 초기 48시간에서 72시간이 임박했으나, 현장의 작업 여건은 최악의 상황을 면치 못하고 있다. 당국의 체계적인 지원과 중장비가 턱없이 부족해 현장에 투입된 소방대원들은 야간에 손전등조차 없이 개인 휴대전화 불빛에 의존해 수색을 벌이는 실정이다. 애가 탄 주민들은 매몰된 가족을 한 명이라도 더 살리기 위해 도구도 없이 맨손으로 무너진 콘크리트 더미를 파헤치며 절박한 사투를 이어가고 있다.


이러한 극한의 한계 속에서도 기적 같은 생환 소식이 전해지며 실말 같은 희망을 이어갔다. 라과이라주 카라바예다 지역에서는 6층 규모의 건물이 완전히 주저앉은 잿더미 속에서 한 생존자가 무사히 걸어 나왔다. 현지 주민 조나단 가르시아는 아파트가 무너져 내린 비극적인 현장에서 16세와 22세인 두 딸을 살리기 위해 홀로 벽을 깨부쎴다. 그는 콘크리트 균열 사이로 희미하게 새어 나오는 아이들의 음성을 전해 듣고 몇 시간 동안 손 피를 흘려가며 잔해를 걷어낸 끝에 딸들을 품에 안았다.


그러나 사투 끝에 구조된 생존자들을 치료해야 할 현지 보건 의료 체계는 이미 완전히 마비된 상태다. 베네수엘라 국립 의학 아카데미 전 원장인 후니아데스 우르비나-메디나 박사는 "병원으로 몰려드는 사람들을 돌볼 방법이 없다"며 "의료용 가스, 진통제, 마취제나 항생제가 전혀 없다"고 현지의 처참한 의료 실태를 고발했다. 실제로 가장 극심한 타격을 입은 라과이라주 내 공립 의료기관 3곳 중 2곳은 물리적 파손 등으로 문을 닫았다.


남은 의료시설 역시 정상적인 기능을 수행하지 못해 2차 피해 확산 우려가 커지고 있다. 비영리단체 베네수엘라 의사 연합 소속 하이메 로렌조 박사는 그나마 문을 연 병원에도 기초적인 수돗물이 나오지 않아 의료진들이 수술이나 처치 전 정맥 주사용 식염수로 손을 씻으며 버티는 중이라고 전했다. 카라카스 광역권을 통틀어 운영 가능한 공공 구급차가 단 3대에 불과해, 환자의 90%가량은 임시방편으로 경찰 픽업트럭 짐칸에 실려 이송되는 실정이다.


설상가상으로 구조를 저해하는 극심한 혼잡과 시민 의식 부재도 도마 위에 올랐다. 매몰자의 미세한 생존 신호를 포착하려는 군인과 봉사자들의 정숙 요청에도 불구하고, 주변 오토바이 운전자들이 지속적으로 경적을 울리고 엔진을 공회전시켜 소음을 유발했다. 상황이 악화하자 델시 로드리게스 임시 대통령은 치안 확보와 구조 효율성을 높이기 위해 라과이라 지역을 군 통제하에 두는 '군사화' 조치를 전격 단행하고 앞으로 공식 허가증 소지자만 진입을 허용하겠다고 공표했다.


여진의 공포가 가시지 않은 재난 지역은 거대한 피난처로 탈바꿈했으며 생필품 확보를 위한 사투도 치열하다. 주민들은 공항 인근 상점에서 휴지와 식료품을 확보하려 몰려들었고, 한 약국 주차장은 천막과 해먹으로 뒤덮인 대피소가 됐다. 매체는 한 여성이 구한 기저귀를 빼앗기지 않으려 맨바닥에 몸을 던져 버티는 모습을 보도하기도 했다. 한편 유엔 국제이주기구(IOM)는 통계 분석을 통해 이번 강진으로 파괴된 인프라와 물적 피해를 입을 잠재적 피해자 수가 최대 676만 명에 달할 수 있다는 암울한 진단을 내놓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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