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미국과 이란의 종전 협상이 최종 서명을 앞두고 중대한 난관에 봉착했다. 뉴욕타임스(NYT)는 이 사안에 정통한 당국자 3명의 말을 빌려 트럼프 대통령이 양국 당국자들이 잠정적으로 합의했던 종전 MOU 초안의 최종 승인을 거절했다고 이 날 보도했다. 그동안 양국은 실무 협상을 통해 합의안을 도출한 뒤 각각 행정 수반의 최종 승인 절차만 남겨둔 상태였으나, 트럼프 대통령이 전격적으로 제동을 걸면서 대치 국면이 다시 이어지게 됐다.
트럼프 대통령은 기존 잠정 합의에 담긴 조건을 대폭 강화한 새로운 문서를 이란 측에 전달한 상태다. 현재 미국이 새로 요구한 구체적인 수정 조항들은 정확히 규명되지 않았다. 하지만 정부 관계자들은 트럼프 대통령이 기존 합의안에 포함되어 있던 이란의 자금 동결 해제 조치에 대해 강한 거부감과 우려를 나타내왔다고 귀띎했다.
이러한 행보는 과거 오바마 행정부 시절 체결된 이란 핵 합의(JCPOA)에 대한 트럼프 대통령의 적대적 시각과 궤를 같이한다. 그는 과거 미국이 대이란 제재를 풀어주는 과정에서 지나치게 일방적인 양보를 했다고 비판하며 2018년 해당 합의에서 일방적으로 탈퇴한 이력이 있다. 아울러 트럼프 대통령은 이란 정부가 미국의 제안에 대해 신속하게 답변하지 않고 시간을 끄는 태도에도 상당한 불만을 표시한 것으로 드러났다.
정부 당국자는 트럼프 대통령이 더 강경한 조건을 담은 새 제안을 던진 배경을 두고, 이란의 최고지도자인 아야톨라 세예드 모즈타바 하메네이가 기존의 타협안을 조속히 받아들이도록 압박하려는 의도가 깔려 있을 수 있다고 해석했다. 실제로 트럼프 대통령은 백악관 상황실 회의를 소집해 종전 MOU 승인 여부를 집중적으로 논의했으나, 회의 종료 후 합의에 동의한다는 어떠한 공식 발표도 내놓지 않았다.
당초 양국 실무진이 작성했던 MOU 초안에는 미국과 이란의 휴전 체제를 60일 동안 추가로 연장하는 조항이 핵심으로 담겨 있었다. 이와 함께 중동의 물류 요충지인 호르무즈 해협을 전면 개방하고, 늘어난 휴전 기간을 활용해 이란의 비핵화와 관련된 최종 합의를 이끌어낸다는 구상이었다. 또한 미국 매체들의 보도에 따르면, 미국이 핵 협상의 진전 상황을 지켜보면서 이란에 가해진 경제 제재를 완화하고 묶여 있던 이란의 해외 자산을 해제하는 방안도 함께 논의 중이었던 것으로 파악됐다.
-국제전문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