악수하는 북러 정보·안보 수장 지난해 5월 러시아 모스크바에서 열린 제13차 국제안보담당고위대표회의에 참석한 리창대 북한 국가정보국장(왼쪽. 당시에는 국가보위상)과 세르게이 쇼이구 러시아 국가안보회의 서기가 악수하는 모습. 2026.5.31 [AP=연합뉴스 자료사진]
조선중앙통신은 리창대 국가정보국장이 지난 28일 러시아 모스크바에서 개최된 제1차 국제안보포럼과 제14차 국제안보담당고위대표회의에 참석하는 한편, 러시아 안보 부문의 최고 책임자인 세르게이 쇼이구 국가안보회의 서기와 별도로 대면했다고 보도했다.
이 날 양국 정보 수장은 평양과 모스크바의 안전·정보기관 사이의 유기적인 협조 체제를 한층 더 긴밀히 구축하기로 합의했다. 이를 통해 각국의 핵심 이익을 철저하게 방어하는 동시에, 급변하는 글로벌 및 지역 안보 위협 상황에 공동으로 효율적인 대응책을 마련하기 위한 다각적인 조치들을 협의했다.
지정학적 위기가 고조되는 시점에서 리 국장은 '다극세계가 형성되는 환경 속에서 국제안전에 대한 도전과 위협'을 의제로 삼은 회의 연설자로 나섰다. 리 국장은 이 자리에서 전 세계 모든 국가가 스스로의 방위 역량을 강화해야 한다고 강조하며, 북한이 "최강의 힘을 비축하고 끊임없이 강화하고 있는 것도 스스로의 안전을 지키기 위함"이라는 논리를 폈다.
아울러 그는 주권 수호와 안보 이익을 지키기 위해 대외적 군사 행동에 돌입한 러시아 영토 안팎의 군대와 국가 주민들을 향해 무조건적인 지지와 연대의 뜻을 전하기도 했다. 러시아 국가안보회의와 대외정보국, 외무성을 비롯한 안보·외교 핵심 인사들과 전 세계 150여 개 나라의 대표단이 집결한 이번 행사에는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이 직접 화상 연설을 보내 축하의 메시지를 타전했다.
대북 정보를 다루는 매체인 미국의 NK뉴스는 이번 모스크바 방문을 두고 북한이 기존 국가보위성 명칭을 국가정보국으로 변경한 이후 리 국장이 감행한 최초의 대외 공개 행보라는 점에 주목했다. 리 국장은 1년 전인 지난해 5월에도 제13차 국제회의 참석을 목적으로 러시아를 찾아 쇼이구 서기를 대면했으나, 당시는 기관의 명칭이 바뀌기 전이었다.
본래 국가보위성은 체제 전복 시도를 감시하고 반동 분자를 색출·청산하는 북한 내부의 핵심 독재 유지 기구였으나, 올해 3월 개최된 최고인민회의를 기점으로 현재의 국가정보국이라는 이름으로 개편된 사실이 파악됐다. 이 같은 변화는 단순한 감시 기구의 인상을 지우고 현대적이고 규격화된 정보 수집 기관의 면모를 부각함으로써 대외적인 평판과 이미지를 개선하려는 의도가 깔려 있다는 분석이 지배적이다.
국가안보전략연구원의 김종원 연구위원이 발표한 정세 분석 보고서에 따르면, 정보기관의 간판을 새로 단 배경에는 국제 사회에서 정상적인 국가 체제를 표방하고 대외 정보 수집 기능을 한층 넓히려는 목적이 존재한다. 이와 함께 대한민국과의 관계를 '국가 대 국가'의 적대적 구도로 고착화하는 한편, 우방국인 러시아와의 군사 및 정보 동맹을 질적으로 심화하려는 전략적 포석이 숨어 있다.
김 연구위원은 양국 간의 정보 교환 규모가 갈수록 확대되는 추세 속에서 러시아 연방보안국이나 중국의 정보 기관 모델과 조직적·제도적 정합성을 긴밀하게 맞추기 위한 현실적 필요성이 이번 조직 개편 과정에 직접적으로 반영된 결과라고 진단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