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상 전투 로봇을 조종하는 우크라이나군 [EPA=연합뉴스 자료사진]
미국 CNN 방송은 우크라이나 군이 올해 1월을 기점으로 드론과 로봇을 비롯한 무인 시스템을 동원해 총 2만 2,000회가 넘는 작전을 전개했다고 보도했다. 우크라이나 군은 지난 4월 인간 병력을 전혀 배치하지 않은 상태에서 오직 무인 장비와 로봇의 유기적인 움직임만으로 러시아 군의 방어 진지를 완전히 장악하는 전과를 올렸다.
이날 전해진 소식에 따르면, 무인 장비의 맹활약 덕분에 우크라이나는 매달 러시아 군 인명 피해를 3만 5,000명 수준으로 유지하겠다는 군사적 목표를 실현했다. 이에 따라 전면전 발발 이후 누적된 러시아 군의 전체 사망자 규모는 약 50만 명 선까지 늘어난 상태다.
실제로 우크라이나 동부 전선에서 단행된 여섯 차례의 주요 파괴 공작은 인간의 발길이 전혀 닿지 않은 채 전적으로 지상 로봇의 기동만으로 완수됐다. 무인 전투 체계가 본격 가동되면서 일선 지휘관들은 게임용 의자에 앉아 모니터를 보며 명령을 내리고, 하늘에 뜬 정찰용 드론이 현장 상황을 실시간 영상으로 송출하는 광경이 일상화됐다.
바퀴가 장착된 지상형 로봇 차량은 다각도 카메라를 탑재해 전방위 시야를 확보할 수 있으며, 지치지 않고 연속적인 임무 수행이 가능하다는 강점을 지닌다. 약 400발의 기관총 탄약을 적재한 채 적진 깊숙이 침투해 직접 화력을 퍼붓거나, 차체를 폭파시키는 자살 폭탄 역할을 수행하기도 한다. 반대로 아군 진영에 필수 물자를 수송하는 보급병 임무도 맡는다.
특히 지상형 무인 차량은 구동 소음이 극도로 낮아 적군이 위험 반경인 10미터 안팎까지 접근하기 전에는 구동음을 알아차리기 어렵다. 이로 인해 러시아 군 사이에서는 이 무인 로봇 군단을 가리켜 '조용한 죽음'이라는 별칭으로 부르며 공포감을 드러내고 있다. CNN은 "우크라이나의 전투 방식이 무인화 체계로 급격히 전환되면서, 우크라이나 군이 러시아 군을 상대로 예기치 못한 비대칭적 우위를 확보하게 됐다"고 평가했다.
다만 군사 전문가들은 이러한 로봇 전쟁의 급격한 확산이 심각한 병력 고갈 문제를 해결하기 위한 고육지책에서 비롯되었다고 짚었다. 지난 2022년 러시아의 전면 침공 이후 극심한 인명 피해를 입은 우크라이나가 미국의 군사 원조마저 불확실해지자, 전사자와 부상자의 공백을 메우기 위해 지상 무인 군단 개발과 실전 배치에 사활을 걸었다는 분석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