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이란 외교부 측은 현재 진행 중인 미국과의 적대 관계 청산 협상에서 거대한 진전이 이루어졌으며, 논의 테이블에 오른 의제들 중 대다수 항목에서 의견 접근을 이루었다는 점을 확인해 주었다.
에스마일 바가이 이란 외무부 대변인은 이 날 개최된 정례 기자회견을 통해 "(미국과) 협상이 진전했고 대화 의제의 상당 부분에 대해 합의에 도달했다는 건 사실"이라고 설명했다. 그러면서도 바가이 대변인은 "그 누구도 이것이 곧 합의 서명이 임박했다는 뜻이라고 단언할 수는 없다"며 "미국의 정치와 의사결정은 제도적 불안정성을 겪고 있기 때문"이라고 지적하며 지나친 낙관론을 경계했다.
이러한 이란 당국의 입장 표명은 다소 조심스러운 기조를 띠고 있으나, 양국 간의 양해각서 체결 가능성에 대해 이란 행정부가 처음으로 명확한 긍정적 신호를 보냈다는 점에서 상당한 의미를 지닌다.
바가이 대변인은 이어 "이런 미국 정치의 불안정 탓에 그 어떤 대화도 차질을 빚게 된다"며 "우리가 전장에서 위엄을 갖고 행동한 것처럼 외교 무대에서도 눈을 부릅뜨고 과거의 경험을 염두에 두며 이란의 국익을 수호하기 위해 노력하겠다"고 덧붙였다. 여기서 언급된 이란 측의 역사적 교훈은 과거 미국 정권이 포괄적 공동행동계획(JCPOA)을 독단적으로 무효화한 전례와 더불어, 올해 2월 핵문제 관련 대화가 진행되던 도중 불시에 감행된 공습 사태를 지칭한다.
현재 미·이 간 대화의 최우선 목적은 레바논을 비롯해 중동 전역에서 벌어지는 전선의 포성을 멈추는 데 집중되어 있으며, 현시점에서는 대량살상무기나 핵 개발 관련 현안은 직접 다루지 않는 것으로 전해졌다.
향후 일정과 관련해 바가이 대변인은 "(양해각서 체결 뒤) 60일간 이와 관련된 세부 사항과 양해각서에 명시된 주제들에 대해 협상한다는 게 기본 방침"이라며 "당연히 이 기간 논의될 주제 중 하나는 핵 관련 사안"이라고 향후 로드맵을 제시했다. 조만간 구체적인 성과가 공식 발표될 것인지를 묻는 취재진의 질문에는 지속적으로 조율 중이라는 답변만을 남겼다. 그는 구체적인 합의 타결을 가로막는 걸림돌로 미국의 반복적인 입장 변경과 모순된 언행을 꼬집었다.
아울러 별도의 마감 시한을 정해두고 협상에 임하는 것은 아니라는 점을 분명히 하면서, 자국민의 권익과 국가적 이익을 확실히 보장받는 결론을 얻기 위해 시일에 구애받지 않고 외교적 노력을 지속하겠다는 의지를 보였다.
교전 기간 중 이어진 해상 봉쇄 조치에 대해서는 미국 측의 선제적인 행동 변화가 필수적임을 역설했다. 바가이 대변인은 "그야말로 첫 단계인 지금 미국은 해상 봉쇄라는 미명하에 자행하는 행동을 멈춰야 한다"며 "그러면 이란은 동시에 호르무즈 해협의 안전한 통항에 필요한 조처를 하게 될 것"이라고 촉구했다. 마지막으로 국가 안보를 위해 군사적 대안을 포함한 모든 카드를 배제하지 않고 있으며, 무력 충돌의 여파가 특정 영역에만 머물지 않고 광범위하게 확산될 수 있다는 군 당국의 경고를 재차 상기시켰다.
-국제전문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