백악관 인근 총격 현장 조사 중인 미국 비밀경호국과 경찰 23일(현지시간) 워싱턴D.C 백악관 인근 총격 현장에서 비밀경호국 요원들과 경찰이 조사하고 있다. [AP=연합뉴스]
미국 권력의 심장부인 백악관 바로 옆에서 대낮에 총격전이 벌어져 수도 워싱턴 일대에 비상이 걸렸다. 미국 비밀경호국(SS)과 연방수사국(FBI)은 현지시간으로 2026년 5월 23일 오후 6시 직후 백악관 단지 외곽에서 발생한 총기 피격 사건의 경위를 합동으로 조사 중이다. 총격이 일어난 지점은 백악관 본관과 직선거리로 불과 200여m 떨어진 17번가와 펜실베이니아 애비뉴 교차로로, 아이젠하워 행정동과 바로 맞닿은 핵심 보안 구역이다.
당시 현장에 있던 무장 괴한은 소지하고 있던 가방에서 갑자기 화기를 꺼내 들어 주변을 향해 무차별 사격을 감행했다. 외신과 법집행 당국에 따르면 용의자는 백악관 진입로에 위치한 검문소로 접근해 근무 중이던 경찰관들을 표적으로 삼아 방아쇠를 당겼다. 위기 상황이 발생하자 현장에 배치되어 있던 비밀경호국 소속 경찰관들이 즉시 무기를 지청하고 응사에 나섰다. 경호요원의 총탄에 맞은 용의자는 쓰러진 후 인근 의료기관으로 급히 옮겨졌으나 결국 숨졌다.
이 과정에서 현장을 지나가던 행인 1명이 총상을 입고 쓰러져 병원으로 긴급 이송됐다. 다만 비밀경호국 측은 부상을 입은 일반 시민이 범인이 발사한 총탄에 맞은 것인지, 혹은 경호요원들의 방어 사격 과정에서 피격당한 것인지에 대해서는 명확한 세부 정보를 내놓지 않았다. 이 날 교전으로 인한 비밀경호국 요원들의 인명 피해는 전혀 없는 것으로 확인됐다. 가장 우려되었던 국가 원수의 안위와 관련해서는, 당시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백악관 내부에 머물고 있었으나 신속한 방어 조치 덕분에 어떠한 위해나 영향도 받지 않았다.
총성이 울려 퍼지자 백악관 경내와 주변부는 극도의 혼란에 휩싸였다. 당시 잔디밭에 나와 있던 언론사 취재진은 수십 발의 폭음이 연쇄적으로 들렸다고 급박했던 상황을 전했다. 미국 매체 뉴스네이션 기자는 "25∼30발의 연속적인 총성을 들었다"며 "SS 요원들이 기자들을 브리핑실로 대피시켰다. '총격 발생!, 엎드려!'라고 외치며 우리들을 최대한 빨리 이곳(브리핑실)으로 데려왔다"고 당시의 긴박한 공포를 설명했다. 폭스뉴스 역시 무장 용의자가 백악관 방향을 겨누고 권총 3발을 발사하자 경호 대원들이 즉각 사격을 개시해 진압했다고 구체적인 교전 상황을 보도했다.
상황이 긴박하게 돌아가자 비밀경호국은 즉시 백악관 전체를 외부와 차단하는 폐쇄 조치를 단행했다. 외부에 노출되어 있던 언론인들에게는 브리핑룸 내부로 즉각 몸을 숨기라는 대피령이 하달됐다. 사태 직후 캐시 파텔 FBI 국장도 사회관계망서비스를 통해 "FBI가 현장에 출동했으며 백악관 인근에서 발생한 총격 사건에 대응하는 SS를 지원하고 있다"며 "가능해지면 추가 정보를 공개하겠다"고 공식 입장을 명시했다.
최근 들어 미국 통치자의 안보를 위협하는 무장 피습 사건은 백악관 주변에서 연이어 발생하며 불안감을 키우고 있다. 본 사건이 발생하기 불과 20여 일 전인 이 달 4일에도 워싱턴 기념탑 인근 교차로에서 총기 소지자가 요원들을 향해 총격을 가해 교전이 벌어진 바 있다. 지난달 25일에는 트럼프 대통령이 참석한 대규모 외교 만찬장 인근 검색대에 산탄총과 칼로 무장한 괴한이 난입했다가 제압되기도 했다. 작년 말에는 백악관 인근에서 이민자가 주방위군에게 총을 쏴 사상자가 발생하는 등 중추 보안 구역을 겨냥한 테러 위협이 위험 수위를 넘나들고 있다.
-국제전문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