헝 카오 미 해군장관 대행 [UPI=연합뉴스]
미국 군부의 고위급 인사가 대만으로 향하는 무기 공급이 이란 전선 탓에 차질을 빚고 있다고 언급해 논란이 번지자 백악관이 즉각 사태 수습에 나섰다. 로이터 통신은 백악관 관계자의 말을 인용해 대만 무기 패키지 공급과 관련된 최종적인 결정이 머지않은 시점에 내려질 예정이라고 전했다.
이 관계자는 지난해 도널드 트럼프 행정부가 110억 달러에 달하는 대규모 대만 무기 패키지를 공식 승인했던 전례를 직접 상기시켰다. 이와 함께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이 이미 공언한 바와 같이 차후 이루어질 추가적인 무기 판매 승인 역시 조만간 실행될 것이라고 설명했다. 그는 아울러 "트럼프 대통령은 1기 때에도 대만에 대해 다른 어떤 대통령보다 더 많은 규모의 무기 판매를 허용했다"라며 대만 안보에 대한 행정부의 기여도를 앞세워 강조했다.
정부 내부의 다른 소식통 역시 미국의 대만 무기 수출 승인 절차가 늦어지는 현상은 현재 중동에서 벌어지는 이란 사태와 전혀 상관이 없다는 점을 분명히 했다. 이 소식통은 "미군은 트럼프 대통령의 모든 전략적 목표를 달성하고 그 이상 수행할 만한 탄약과 무기 비축분을 보유하고 있다"라고 확인했다. 또한 방위 산업의 특성상 무기 판매는 통상적으로 수년의 기간이 소요되는 장기적인 행정 절차일 뿐이며, 특정 교전 상황 때문에 중단되는 일은 없다고 덧붙였다.
이러한 행정부의 입장 표명은 앞서 헝 카오 미국 해군장관 대행이 의회 청문회 자리에서 내놓은 문제 발언을 공식적으로 뒤집는 조치다. 카오 해군장관 대행은 의원들의 관련 질의에 대해 "현재 '장대한 분노' 작전에 필요한 군수품을 확보하기 위해 잠시 중단된 상태"라고 답변하여 거센 파문을 일으켰다. 그의 발언은 최근 현지 언론들이 이란과의 전쟁이 길어지면서 미국의 유도탄 및 미사일 재고가 한계에 봉착했다는 분석을 제기하는 와중에 나온 군 수뇌부의 실토여서 파급력이 더 컸다.
미국이 대만에 방어용 무기를 제공하는 의무는 지난 1979년 입법된 대만관계법에 법적 근거를 두고 있다. 미국 의회는 이미 올해 1월에 140억 달러 상당의 새로운 대만 군사 지원안을 통과시켰으나, 트럼프 행정부는 현재까지 이 법안에 대한 최종 재가를 미뤄왔다. 이러한 지연 기조 속에 트럼프 대통령이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과의 정상회담을 마친 뒤 대만에 대한 무기 판매를 외교적 '협상 칩'으로 활용할 수 있다는 취지의 언급을 남기면서, 동아시아 지역에서 미국의 안보 공약이 흔들릴 수 있다는 우려가 심화되는 양상이다.
-국제전문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