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중국 당국이 수도 베이징 전역에 대해 드론의 비행은 물론 판매와 반입까지 차단하는 전례 없는 고강도 규제를 시행하며 첨단 소비재 시장에 강력한 통제의 칼날을 들이댔다.
세계 최대의 드론 생산 기업인 DJI의 베이징 내 주요 오프라인 매장들은 규제 시행을 앞두고 제품 철수 작업에 돌입했다. 베이징의 최대 번화가인 왕푸징 거리에 위치한 DJI 매장은 평소 최신 기기들로 가득했던 진열대가 텅 빈 채 포장용 박스만 쌓여 있는 황량한 모습으로 변했다. 이 날 매장에서 만난 30대 직원은 드론을 구매하려는 고객들에게 "오늘이 마지막 판매일이며 내일부터는 매장에서 드론을 일절 취급하지 않는다"고 안내하며 남은 기기들을 분주히 정리했다. 베이징의 유명 쇼핑몰인 팡차오디 매장 역시 정책적인 사유로 인해 드론 판매를 지속할 수 없게 되었다며 이번 주 내로 모든 재고를 본사로 회수할 방침이라고 설명했다.
이러한 전격적인 판매 중단 사태는 베이징시 인민대표대회 상무위원회가 지난달 의결한 '무인항공기 관리 규정'에 따른 결과다. 다음 달 1일부터 정식 발효되는 이 규정은 베이징 전역을 예외 없는 드론 통제 공역으로 확정하고, 모든 실외 비행에 대해 사전에 까다로운 허가 절차를 밟도록 강제하고 있다. 사실상 민간 차원의 자유로운 드론 운용을 원천 봉쇄한 것이다. 특히 이번 조치는 단순한 비행 금지를 넘어 제품의 생산과 조립, 개조는 물론 임대와 판매까지 광범위하게 제한하고 있어 시장에 미치는 파급력이 상당할 것으로 예상된다.
규제의 범위는 물류와 이동 수단에까지 뻗어 있다. 드론 본체뿐만 아니라 핵심적인 부품을 철도나 항공, 택배를 통해 베이징으로 운송하거나 반입하는 행위가 전면 금지된다. 심지어 개인이 소유한 차량에 드론을 싣고 이동하는 행위조차 단속 대상에 포함되며, 이를 위반하여 베이징 경계 안으로 드론을 들여오다 적발될 경우 공안 당국에 인계되어 처벌받을 수 있다. 기존에 드론을 소유하고 있던 거주자들은 실명 등록 절차를 완료한 뒤 시외로 반출해야 하며, 수리가 필요한 경우에도 베이징 내에서는 접수가 불가능해 외부 지역 주소지를 이용해야 하는 실정이다.
베이징 당국은 이번 규제의 명분으로 "수도의 저공 영역 안전이 새로운 안보적 도전에 직면했다"는 점을 강조하고 있다. 그러나 시장 전문가들 사이에서는 국가 안보를 이유로 민간의 기술 향유권과 소비 시장을 과도하게 억압한다는 비판이 제기된다. 실제로 베이징 근교의 대표적 관광지인 구베이수이전에서는 야간 관광의 상징이었던 대규모 드론 쇼가 이미 당국의 지침에 따라 폐지되었다. 여행 업계 관계자는 "밤하늘을 수놓던 드론 쇼가 중단되면서 관광 콘텐츠의 경쟁력이 약화되었다"고 토로했다. 싱가포르 매체 연합조보는 이번 사태를 두고 "베이징이 개인의 드론 소유와 운용을 사실상 금지한 세계 첫 도시가 될 것"이라며 역사상 유례를 찾기 힘든 엄격한 규제라고 평가했다.
-국제전문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