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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크라이나, 이스라엘에 '러 점령지 탈취 곡물' 선박 압류 강력 요청 - 러시아가 점령지에서 훔친 곡물 이스라엘로 유입 주장 - 이스라엘 당국에 선박 압류 및 승무원 조사 공식 요구 - 이스라엘 "증거 제시하라"며 우크라이나와 외교적 마찰
  • 기사등록 2026-04-30 05:00:0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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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드리 시비하 우크라이나 외무장관 [로이터 연합뉴스]

우크라이나 정부가 러시아가 자국 점령지에서 탈취한 곡물을 실은 선박이 이스라엘에 입항했다며, 해당 선박의 압류와 화물 몰수를 이스라엘 측에 공식 요청했다.


안드리 시비하 우크라이나 외무장관은 29일(현지시간) 소셜미디어를 통해 이스라엘 정부를 향해 러시아 점령지에서 생산된 곡물을 운송하는 수출 선박을 즉각 압류할 것을 촉구했다. 시비하 장관은 특히 "이스라엘 측이 이번 사안을 감정적인 발언으로 대응하지 말고 진지하게 받아들여야 한다"며 이스라엘의 미온적인 태도에 대해 경고 섞인 메시지를 던졌다. 이는 최근 양국 간에 흐르는 묘한 외교적 기류를 반영한 발언으로 풀이된다.


우크라이나 검찰총장 역시 이 날 성명을 발표하고 시비하 장관의 요청을 뒷받침했다. 검찰 측은 이스라엘 당국에 선박과 화물을 압류하는 것은 물론, 해당 선박에 탑승한 승무원들을 대상으로 화물의 출처와 운송 경로 등에 대한 심문을 진행할 것을 강력히 요구했다. 우크라이나 정부는 전쟁 시작 이후 러시아가 점령지 내 농가와 저장고에서 곡물을 조직적으로 탈취해 제3국으로 불법 수출하며 전쟁 자금을 마련하고 있다고 지속적으로 비판해 왔다.


이번 논란은 이스라엘 현지 언론의 보도로 가시화되었다. 전날 이스라엘 일간 하레츠는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점령 지역에서 출발한 곡물 선적 4건이 이미 이스라엘 항구에서 하역을 마쳤으며, 또 다른 선박 한 척이 정박 허가를 기다리고 있다고 상세히 보도했다. 보도 내용이 사실일 경우 이스라엘이 결과적으로 러시아의 약탈 행위를 방조하거나 경제적 이득을 제공했다는 비판을 피하기 어려운 상황이다.


하지만 이스라엘 정부의 반응은 냉랭하다. 이스라엘 측은 우크라이나가 공식적인 외교 채널이나 구체적인 물증 제시 없이 소셜미디어를 통해 '언론 플레이'를 하고 있다고 불만을 드러냈다. 이스라엘 당국은 해당 화물이 러시아가 훔친 곡물이라는 명확한 증거를 제시하라고 역으로 요구하며 선박 압류 조치에 대해 선을 긋고 있다.


중동 전쟁과 우크라이나 전쟁이라는 두 개의 큰 분쟁 속에서 이스라엘과 우크라이나의 관계는 점점 더 복잡한 국면으로 접어들고 있다. 우크라이나는 서방 국가들과 함께 러시아에 대한 경제 제재의 수위를 높여야 한다는 입장인 반면, 이스라엘은 자국의 안보와 실익을 고려해 러시아와의 관계를 완전히 척지지 않으려는 태도를 보이고 있다. 이번 곡물 선박 압류 요청을 둘러싼 공방은 양국 간의 외교적 갈등을 심화시키는 새로운 뇌관이 될 것으로 전망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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