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 항공모함 대만해협 통과 [대만 국방부 페이스북 캡처]
대만해협을 둘러싼 중국과 일본의 군사적 신경전이 위험 수위에 도달했다. 일본 자위대가 다국적 연합훈련 참여와 해협 통과로 존재감을 드러내자, 중국이 항공모함을 투입해 맞대응에 나서면서 역내 긴장이 고조되고 있다.
대만 국방부는 20일 중국의 항공모함 랴오닝함이 함재기 8대와 헬리콥터 3대를 갑판에 실은 채 대만해협을 통과했다고 밝혔다. 대만군이 해협 내 중국 항모를 포착해 공개한 것은 지난해 12월 이후 4개월 만의 일로, 이는 일본 자위대 군함의 해협 통과에 대한 직접적인 무력시위로 해석된다.
앞서 일본 해상자위대 호위함 '이카즈치'는 지난 17일 대만해협을 통과하며 중국의 강력한 반발을 샀다. 특히 일본이 통과일로 선택한 날이 과거 청일전쟁 이후 대만을 일본에 할양했던 '시모노세키 조약' 체결일과 겹치면서 중국 내 반일 감정을 더욱 자극했다는 분석이다.
일본은 이번 군사 활동의 배경으로 미국과 필리핀이 주도하는 다국적 연합훈련인 '발리카탄' 참여를 내세우고 있다. 일본은 이번 훈련에 전투 병력 약 1,400명을 대거 파견하며 남중국해에서의 영향력 확대를 꾀하고 있다. 이에 대해 중국 군사전문가 장쥔서는 "일본이 투입한 장비는 실질적인 공격 능력을 갖추고 있다"며 "이는 평화 질서에서 벗어나 군국주의로 부활하려는 분명한 신호"라고 규탄했다.
중국 군부의 움직임은 해협을 넘어 서태평양 전역으로 확장되고 있다. 중국 인민해방군 동부전구는 해·공군 연합 전시 대비 순항에 나섰으며, 19일에는 미사일 구축함 바오터우함 편대가 오키나와 인근 요코아테 수로를 지나 서태평양에 진입했다. 일본 방위성 역시 중국 함정들이 가고시마현 남서쪽 해역을 지나 태평양으로 이동한 사실을 확인하고 이들의 동향을 예의주시하고 있다.
일본 정부는 중국의 반발에 대해 즉각적인 반응을 삼가면서도 정당성을 주장하고 나섰다. 기하라 미노루 관방장관은 21일 기자회견을 통해 "자위대의 모든 활동은 유엔 해양법 조약을 포함한 국제법과 국내 법령에 근거하고 있다"며 원론적인 입장을 고수했다.
하지만 중국 내에서는 더욱 강력한 대응을 주문하는 목소리가 높다. 군사전문가 쑹중핑은 "일본의 도발에 대응해 항공모함을 서태평양 훈련에 투입하고 미야코 해협 등을 순환 기동하며 일본과 주일 미군 기지에 대한 전략적 압박을 강화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양국의 강 대 강 대치가 이어지면서 대만해협은 일촉즉발의 화약고가 되고 있다.
-국제전문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