바브엘만데브 해협 [AP 연합뉴스]
예멘의 친이란 반군 후티가 홍해의 관문인 바브엘만데브 해협을 전면 봉쇄할 수 있다고 경고하며 전 세계 에너지 및 물류 공급망을 정조준하고 나섰다.
후티 반군의 외무차관 격인 후세인 알에지는 19일 자신의 소셜미디어를 통해 예멘 반군 정부가 바브엘만데브 해협을 폐쇄하기로 결정한다면 그 어떤 국제적 세력도 이곳을 다시 개방하지 못할 것이라고 위협했다. 이는 전날 이란이 호르무즈 해협을 재봉쇄한 조치에 발맞추어, 소위 '저항의 축' 차원에서 서방 세계를 향한 압박 수위를 극대화하려는 의도로 풀이된다.
이란 측도 이러한 연쇄 봉쇄 움직임에 힘을 실었다. 알리 하메네이 이란 최고지도자의 국제문제 고문은 같은 날 호르무즈와 말라카 해협뿐만 아니라 바브엘만데브 해협 역시 후티 형제들의 통제권 안에 있다고 주장했다. 그는 서방의 어떠한 군사적 대응도 즉각적인 연쇄 반응을 불러일으킬 것이라고 경고하며 지정학적 긴장을 고조시켰다.
바브엘만데브 해협은 예멘과 아프리카 지부티 사이에 위치한 좁은 수로로, 수에즈 운하를 통해 유럽과 아시아를 잇는 핵심 통로다. 전 세계 해상 무역량의 약 10%가 이곳을 통과하며, 하루 평균 900만 배럴에 달하는 원유와 석유제품이 지나간다. 특히 가장 좁은 구간의 폭이 약 30km에 불과해 현대적인 미사일과 드론 전력을 갖춘 후티 반군의 군사적 위협에 매우 취약한 구조를 갖고 있다.
실제로 2024년 가자지구 전쟁 당시 후티 반군이 상선을 공격했을 때, 해당 해협의 물동량은 평시 대비 40% 이상 급감한 바 있다. 이 해협이 봉쇄될 경우 선박들은 아프리카 남단 희망봉으로 우회해야 하며, 이로 인해 운송 기간이 최소 10일 이상 늘어나고 물류비용이 폭등하게 된다.
전문가들은 이란이 장악한 호르무즈 해협과 후티가 위협하는 바브엘만데브 해협이 동시에 막히는 '이중 초크포인트(Double Chokepoint)' 사태가 현실화될 경우, 글로벌 공급망에 돌이킬 수 없는 타격을 줄 것으로 우려하고 있다. 이는 단순한 물류 지연을 넘어 전 세계적인 에너지 가격 급등과 인플레이션을 유발하는 경제적 대재앙으로 이어질 가능성이 크다. 이란과 이스라엘의 군사적 충돌이 해상 봉쇄라는 극단적인 카드로 이어지면서 국제사회의 불안감은 극도로 높아지고 있다.
-국제전문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