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연합뉴스) 임상우 외교부 공공외교대사가 1일 서울에서 사라 로저스 미국 국무부 공공외교 담당 차관과 제2차 한미 공공외교 협의를 개최, 기념 촬영하고 있다. 2026.4.1 [외교부 제공 ]
외교부와 미 국무부에 따르면 양측 대표는 이 날 공공외교 협력 체계 강화와 미국 독립 250주년 기념사업, 위기 상황에서의 전략적 대응 방안 등을 의제로 다뤘다. 특히 이번 협의에서는 오는 7월 시행을 앞둔 한국의 '정보통신망 이용촉진 및 정보보호 등에 관한 법률(정통망법)' 개정안이 주요 쟁점으로 떠올랐다. 해당 법안은 구글, 메타, 엑스(X) 등 글로벌 플랫폼 사업자에게 허위 조작 정보에 대한 삭제 및 차단 의무를 부여하는 내용을 골자로 한다.
로저스 차관은 정통망법 개정안을 포함한 한국의 디지털 규제 방향에 대해 미 행정부의 입장을 전달했다. 국무부는 로저스 차관이 표현의 자유와 프라이버시 보호에 대한 미국의 확고한 약속을 재확인했음을 시사했다. 그는 혁신과 진정한 토론을 뒷받침하기 위해서는 신뢰할 수 있고 안전한 인프라 위에 구축된 디지털 생태계가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이는 정통망법이 자칫 표현의 자유를 과도하게 제약할 수 있다는 미측의 비판적 기류를 반영한 것으로 보인다.
임 대사는 이러한 미측의 우려에 대해 법안의 본래 취지를 설명하며 대응했다. 그는 정통망법이 표현의 자유를 억압하려는 목적이 아니라, 허위 조작 정보를 생산하고 유포하는 작성자들에게 엄중한 책임을 묻기 위한 제도적 장치라는 점을 분명히 했다. 로저스 차관은 과거에도 해당 법안이 표면적으로는 딥페이크 문제를 다루는 듯 보이지만 실제로는 기술 협력을 위태롭게 할 정도로 광범위한 영향을 미친다고 주장하며 비판적인 견해를 고수해온 인물이다.
글로벌 정보 환경에 대한 논의에서 로저스 차관은 반미 성향의 외국 선전 및 영향력 공작에 대응하는 국무부의 전략을 소개했다. 미측의 접근 방식은 직접적인 검열을 배제하는 대신 '반박 발언'을 강화하고 대중의 비판적 판단 역량을 높이는 데 초점을 맞추고 있다. 양측은 공공외교가 단순한 상호 이해를 넘어 한미동맹의 주요 정책 과제를 이행하는 핵심 수단이라는 점에 공감대를 형성했다. 특히 한국이 세계적 경쟁력을 보유한 첨단 조선 분야에서 해양 인력 개발을 지원하는 데 공공외교가 기여할 수 있는 방안도 논의됐다.
협의 마무리 단계에서 양측은 미국 독립 250주년을 기념하는 다양한 행사의 성공적 개최를 위해 협력한다는 내용의 협력 각서(MOC)에 서명했다. 이번 서명을 통해 양국 국민 간의 유대감을 강화하고 동맹의 가치를 재확인하는 계기를 마련하기로 했다. 차기 회의인 제3차 한미 공공외교 협의는 미국 워싱턴 DC에서 개최될 예정이며, 양측은 지속적인 소통을 통해 디지털 규제 등 이견이 있는 사안에 대해서도 긴밀히 협의해 나갈 방침이다.
-국제전문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