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트럼프 '평화위', 유엔 대체 야욕 가시화…다자주의 외교 질서 붕괴 우려 - 다보스서 평화위 서명식…트럼프, 가자지구 넘어 관여확대 시사 - 유엔중심 다자주의 국제질서 훼손 우려…'관심 못끌것' 회의론도 - 유엔총장 "지도자들, 국제법 짓밟으면 위험한 선례 만드는 것" 우회비판
  • 기사등록 2026-01-23 11:56:13
  • 수정 2026-03-27 17:45:2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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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평화위원회 헌장 서명식의 트럼프 대통령 [다보스<스위스> 로이터=연합뉴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창설한 '평화위원회'가 당초 목적이었던 가자지구 재건을 넘어 전 세계 분쟁 지역에 관여하는 기구로 세를 불리면서, 2차 세계대전 이후 지속된 유엔 중심의 다자주의 국제 질서를 뿌리째 흔들고 있다.


로이터 등 주요 외신에 따르면 22일(현지시간) 공개된 평화위원회 헌장 초안은 기구의 성격을 국제법에 따른 평화 구축 기능을 수행하는 상설 기구로 규정했다. 특히 초대 의장인 미국 대통령에게 위원회 결정에 대한 거부권과 회원국 해임권 등 무소불위의 집행 권한을 부여해 사실상 '트럼프 중심의 세계 질서'를 명문화했다. 회원국 임기는 3년으로 제한되나, 10억 달러(약 1조 4,700억 원)의 활동 자금을 내면 영구 회원 자격을 살 수 있도록 해 국가 간 평등이라는 국제기구의 기본 원칙마저 훼손했다는 지적이 나온다.


트럼프 대통령은 이 날 다보스포럼 서명식에서 "가자지구에서 성공하면 다른 사안으로도 역할을 확대할 수 있을 것"이라며 평화위원회의 기능 강화를 공식화했다. 그는 이미 백악관 취임 1주년 기자회견에서 유엔 대체 가능성을 묻는 말에 "그럴 수 있다"고 답하며 야심을 드러낸 바 있다. 실제로 평화위원회의 로고가 유엔의 것과 유사하다는 분석이 나오면서, 이 기구가 처음부터 유엔 무력화를 염두에 두고 설계됐다는 관측에 힘이 실리고 있다.


이러한 트럼프 대통령의 행보는 최근 강대국 간 이해관계 충돌로 제 기능을 상실한 유엔의 '무능력'을 파고든 것이다. 러시아-우크라이나 전쟁과 북핵 문제 등에서 안보리가 상임이사국의 거부권 행사로 마비된 틈을 타, 미국 주도의 실질적 집행 기구를 내세워 주도권을 잡겠다는 의도다. 트럼프 행정부는 이미 이달 초 환경·인권 관련 31개 유엔 산하 기구 탈퇴 각서에 서명하며 "유엔은 미국의 국익에 반한다"고 맹비난해 왔다.


외교가와 학계에서는 우려의 목소리가 높다. 마크 웰러 케임브리지대 교수는 뉴욕타임스(NYT)와의 인터뷰에서 이를 "유엔에 대한 직접적인 공격"이자 "한 개인이 자신의 모습대로 세계 질서를 장악하려는 시도"라고 규정했다. 익명의 한 외교관은 "유엔 헌장을 무시하는 '트럼프 유엔'일 뿐"이라고 비판했다. 에마뉘엘 마크롱 프랑스 대통령 등 전통적 동맹국들 역시 평화위 참여에 회의적인 반응을 보이고 있으나, 트럼프 대통령은 관세 폭탄 위협을 가하며 참여를 압박하고 있다.


유엔 측은 신중하면서도 뼈 있는 반응을 내놨다. 스테판 뒤자리크 유엔 대변인은 안보리가 평화위 창설을 승인했던 점을 들어 협력 의사를 밝혔으나, 안토니우 구테흐스 사무총장은 SNS를 통해 "지도자들이 국제법을 짓밟고 규칙을 골라 선택할 때 세계 질서는 훼손된다"며 트럼프 대통령을 겨냥한 우회적 비판을 쏟아냈다. 소수의 개인이 글로벌 담론을 왜곡하는 현재의 상황을 '제도와 공유 가치의 부패'로 규정하며 국제 사회의 경각심을 촉구했다.

트럼프 '평화위', 유엔 대체 야욕 가시화…다자주의 외교 질서 붕괴 우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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