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텅빈 테헤란의 길거리를 걷는 이란 시민 [EPA=연합뉴스]이란 당국의 무력 진압과 정보 차단이 이어지면서 한 달 가까이 불붙었던 반정부 시위가 급격히 위축되며 소강 상태에 접어들었다.
월스트리트저널(WSJ) 등 주요 외신은 18일(현지시간) 수도 테헤란을 비롯한 이란 전역의 주요 도시가 시위대 대신 무장한 군인과 민병대로 채워졌다고 보도했다. 보도에 따르면 테헤란 거리를 가득 메웠던 시위대는 자취를 감췄으며, 친정부 바시즈 민병대원들이 오토바이를 타고 순찰을 도는 삼엄한 분위기가 이어지고 있다. 테헤란의 한 의대생은 시내 은행 곳곳이 불에 타고 상점들이 문을 닫았으며, 시위의 거점이었던 대학들도 여전히 휴교 중이라고 현지 상황을 전했다.
당국의 진압 방식은 갈수록 대담하고 위협적으로 변하고 있다. 테헤란 인근 공업도시 카라지에서는 경찰이 확성기를 통해 "창문에서 멀리 떨어져라"고 외치며 시민들에게 무차별 사격을 경고하고 있다. 시아파 성지인 마슈하드 역시 주요 진입로에 장갑차가 배치되고 검은 헬멧을 쓴 경찰 병력이 대거 투입된 모습이 확인됐다. 이란 인권단체 '이란인권활동가'는 지난 12일 이후 발생한 시위가 단 2건에 그칠 정도로 거리의 저항 동력이 급격히 떨어졌다고 분석했다.
이러한 공포 분위기 속에서 이란 정부는 사태가 진정된 것처럼 보이게 하기 위한 선전 작업에 열을 올리고 있다. 국영 IRIB 방송은 일주일간 휴교했던 학교들이 다시 문을 여는 장면을 송출하는가 하면, 테헤란 증시가 7만 9천 포인트 급등했다는 소식을 대대적으로 보도하며 일상 회복을 강조했다. 하지만 이란 사법부가 이스라엘 정보기관 모사드와 연계된 시위 가담자를 체포했다고 발표하는 등 강경 대응 기조는 여전하며, 시민들은 여전히 인터넷 접속에 큰 어려움을 겪고 있다.
실제 현지 주민들이 느끼는 체감 경기는 정부의 발표와 거리가 멀다. 테헤란 북부 타지리시의 한 주민은 식료품점을 제외한 대다수 상점이 휴업 상태이며, 문을 연 가게조차 일찍 폐점하는 등 동네 전체에 오싹할 정도의 적막감이 감돌고 있다고 전했다. 이번 시위는 살인적인 고물가와 화폐 가치 폭락에 분노한 상인들이 지난달 29일 거리로 나오면서 시작되어 대학생들까지 합세하며 전국으로 확산된 바 있다.
정권의 탄압 과정에서 발생한 인명 피해는 참혹한 수준이다. 이란 당국은 지난 8일부터 국제전화와 인터넷을 전면 차단한 채 시위대를 무력으로 제압했으며, 로이터 통신은 익명의 당국자를 인용해 시위대와 보안군 양측에서 총 5,000명 이상의 사망자가 발생했다고 전했다. 당국의 철권통치로 시위는 일단 잦아들었으나, 경제난과 억압에 대한 민심의 분노는 여전히 임계점에 달해 있다는 평가가 지배적이다.
-Why Times Newsroom Desk
-미국 Midwest 대학교 박사
-월간 행복한 우리집 편집인
-월간 가정과 상담 편집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