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트럼프의 '실용적 정권교체' 실험…베네수엘라 모델, 이란·쿠바 확산하나 - 이라크·아프간 정권교체 이후 혼란의 역사적 교훈 - 독재정권 대처 모델…"안정 위해 악당과 공존" 논란도
  • 기사등록 2026-01-13 11:55:15
  • 수정 2026-03-27 19:53:3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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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베네수엘라 임시 대통령이 된 델시 로드리게스 [로이터 연합뉴스 자료사진]


도널드 트럼프 행정부가 베네수엘라 사태를 기점으로 이른바 '불량국가'를 다루는 외교 정책의 패러다임을 '해방'에서 '관리'로 급격히 전환하고 있다.


월스트리트저널(WSJ)은 이 날 미 당국이 베네수엘라에서 기존 권력 구조를 통째로 붕괴시키지 않고 지도자만 제거하는 새로운 접근법을 적용했다고 보도했다. 미국은 니콜라스 마두로 대통령을 체포한 뒤, 정권의 2인자였던 델시 로드리게스 부통령의 권력 승계를 용인했다. 이는 27년간 이어진 권위주의 체제를 한꺼번에 해체할 때 발생하는 극심한 혼란과 치안 공백을 감수하지 않겠다는 전략적 선택이다. 전문가들은 베네수엘라 체제를 완전히 뿌리 뽑으려 했다면 최소 10만 명의 지상군 투입과 마약 조직 및 군부의 거센 저항을 마주해야 했을 것으로 분석한다.


애머스트대의 하비에르 코랄레스 교수는 이를 두고 "미국이 해병대 파견이라는 직접적인 비용을 지불하는 대신, 안정 유지를 위해 기존 정권에 '외주'를 준 셈"이라고 꼬집었다. 트럼프 대통령 입장에서는 민주주의로의 완전한 이행보다는 석유 자원 확보, 마약 유입 차단, 그리고 러시아와 중국의 영향력 배제라는 실리적 목표만 달성하면 충분하다는 논리다. 이는 이라크와 아프가니스탄에서 수조 달러의 예산과 수천 명의 미군 희생을 치르고도 결국 실패했던 과거의 군사 개입 방식에 대한 강한 거부감이 반영된 결과이기도 하다.


실제로 미국은 과거 '테러와의 전쟁'을 통해 적대 정권을 전복시켰으나, 그 자리는 내전과 탈레반의 재집권으로 채워지는 참담한 결과를 목격했다. 예일대의 존 루이스 개디스 교수는 "자신의 힘에 한계가 있음을 인정하고 악당들과 공존하는 법을 배우거나, 세상을 천사로 채우려다 자산을 소진하는 것 중 하나를 선택해야 한다"며 트럼프식 실용주의의 배경을 설명했다. 미국이 세계 경찰로서의 역할을 축소하고, 가성비 높은 '핀셋형 정권 관리'로 선회했음을 시사하는 대목이다.


그러나 이러한 '베네수엘라 방식'은 현지 국민의 민주화 열망과는 동떨어져 있다는 비판을 피하기 어렵다. 지도자 마두로는 사라졌지만, 부패한 관료 조직과 친정권 민병대는 여전히 거리에서 시민들을 통제하며 기득권을 유지하고 있기 때문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미 정치권 일각에서는 이 모델이 향후 이란이나 쿠바 등 다른 권위주의 국가들을 압박하고 관리하는 데 있어 유용한 표준이 될 수 있다고 보고 있어, 트럼프 2기 외교 정책의 핵심 줄기로 자리 잡을 전망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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