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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기사등록 2026-01-09 11:52:10
  • 수정 2026-03-27 21:09:1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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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말 안장에 위성안테나 [러시아 독립언론 `아스트라` 텔레그램 채널 @astrapress 공개 영상 캡처]


드론과 전자전이 난무하는 최첨단 우크라이나 전쟁터에 위성 안테나를 등에 얹은 기마부대가 등장하며 현대전의 역설적인 단면을 보여주고 있다.


영국 텔레그래프와 러시아 독립 언론 '아스트라'는 최근 러시아군이 말 안장에 스타링크 위성통신 단말기와 보조배터리를 장착해 운용하는 영상이 공개됐다고 보도했다. 영상 속 러시아 군인은 말 안장에 금속봉을 용접해 단말기를 고정했음을 과시하며 통신 상태가 양호하다고 주장했다. 이는 통신 인프라가 파괴된 전선에서 드론을 실시간으로 원격 조종하고 현장 상황을 공유하기 위해, 기동성이 좋은 말을 '이동식 위성 기지국'으로 활용하려는 고육책으로 풀이된다.


러시아군의 이러한 행보는 극심한 장비 부족을 메우려는 시도이기도 하다. 우크라이나 제92여단은 러시아군이 대규모 기갑 장비를 잃은 뒤 말을 타고 들판을 달리는 모습을 공개하며, 러시아가 이른바 '육류 분쇄기'라 불리는 무모한 인명 투입 작전의 도구로 가축을 이용하고 있다고 비판했다. 실제로 도네츠크 등 포장도로가 없는 험지에서는 탄약과 물자 수송을 위해 말뿐만 아니라 당나귀, 쌍봉낙타까지 동원되고 있으며, 러시아 군사 블로거들은 말이 야간 시력이 좋고 지뢰를 피하는 본능이 있다며 기병대의 부활을 예고하고 있다.


우크라이나군 입장에선 기마부대의 등장이 새로운 전술적 고민거리가 되고 있다. 최근 공개된 영상에는 우크라이나 드론 조종사들이 러시아 군인이 탄 말의 목숨을 살려주기 위해 공격을 주저하거나, 버려진 낙타를 구조하는 장면이 담기기도 했다. 가축은 기계화 부대보다 소음이 적고 지형지물을 극복하는 능력이 뛰어나 정찰이나 기습에 위협적일 수 있지만, 현대 화기 앞에서는 극도로 취약한 표적이 될 수밖에 없다는 지적이다.


결국 '말 탄 스타링크'로 상징되는 이번 현상은 자원 고갈에 직면한 러시아의 궁박한 처지와 기술 발달이 가져온 기묘한 조화를 동시에 보여준다. 혹독한 추위와 진흙탕 속에서 무게 짐을 견디는 쌍봉낙타와 첨단 위성통신이 결합된 러시아의 '아날로그식 현대전'이 고착된 전선의 교착 상태를 타개할 실질적인 변수가 될지, 아니면 단순한 시대착오적 고군분투에 그칠지 국제사회의 시선이 쏠리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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