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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기사등록 2024-05-15 04:58:1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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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이스라엘 방위군(IDF) 탱크가 지난 7일(현지시각) 가자지구 최남단 라파 교차로를 점령한 모습. 이집트는 이스라엘의 교차로 장악에 분개, 이스라엘 주재 대사를 철수하는 방안을 검토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사진=IDF 제공)


이스라엘군이 가자지구 최남단 도시 라파의 검문소를 장악한 가운데, 국경을 맞대고 있는 이집트가 이에 격분해 이스라엘과 외교관계 격하를 검토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14일(현지시각) 월스트리트저널(WSJ)은 이집트 관료들을 인용해 이집트 당국이 이스라엘과 외교관계 격하를 고려하고 있다고 보도했다.


소식통에 따르면 이집트 관료들은 이스라엘 텔아비브 주재 대사를 철수시키는 방안을 검토 중이다.


앞서 이집트는 전날 남아프리카공화국이 국제사법재판소(ICJ)에 제기한 이스라엘의 대량학살 혐의 제소에 동참하겠다고 밝힌 상태다.


이집트는 지난 6일 이스라엘군이 갑작스럽게 라파 교차로를 점령하자 크게 분노하고 있다.


WSJ에 따르면 이스라엘은 작전에 앞서 이집트에 라파 교차로는 영향을 받지 않을 것이며, 해당 지역 팔레스타인 주민들이 안전하게 대피할 수 있는 시간을 몇 주 제공할 것이라고 약속했다.


하지만 이스라엘의 말은 지켜지지 않았다. 사안에 정통한 한 이집트 관료는 "이스라엘은 라파 교차로 진입에 대해 매우 짧게 통보했다"며 "이러한 보장 중 실현된 건 한 개도 없다"고 규탄했다.


"이집트, 이스라엘과 외교관계 격하 검토…대사 철수 추진"[이-팔 전쟁]


이번 갈등은 이집트와 이스라엘이 평화조약을 맺은 지 45년 만에 닥친 위기다. 양국은 일련의 전쟁 끝에 1979년 조약을 체결, 안보 파트너십을 발전시켜왔다.


특히 최근 10년 동안 압둘팟타흐 시시 이집트 대통령 재임 기간 양국 군대는 협력 수준을 높여왔으며, 이집트 북부 시나이 지역에서 이슬람국가(IS) 세력을 격퇴하기 위한 정보를 공유하기도 했다.


가자 전쟁 발발 이후 이집트는 이스라엘과 하마스를 중재하며 인질 석방 및 휴전 협상을 주도해왔다. 평화조약에 따라 이집트에 수십억 달러 규모의 군사 원조를 하고 있는 미국도 이집트의 중재 역할을 높게 평가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당시 조약 체결을 주도한 모하메드 안와르 사다트 이집트 대통령의 조카는 WSJ에 "현재 신뢰가 부족하다"며 "양측 모두 일종의 의심을 하고 있다"고 말했다.


다만 이스라엘과 외교 관계를 완전히 단절하진 않겠다는 입장이다.


한 이집트 관료는 1979년 평화조약으로 이어진 캠프 데이비드 협정을 언급하며 "현재로선 관계를 중단하거나 협정을 폐기할 계획이 없다"며 "하지만 이스라엘군이 라파 교차로에 주둔하는 한 이집트는 라파에 트럭 한 대도 보내지 않을 것"이라고 설명했다.


베이루트 카네기중동센터의 예지드 사이흐 선임연구원은 "이집트로선 리스크가 정말 높은 상태"라며 "이스라엘이 이집트 이익이나 조언에 전혀 관심을 두지 않는 것에 크게 분개하고 있는 것 같다"고 평가했다.


전문가들은 이번 조치가 이스라엘과 미국에 보내는 일종의 압박 메시지라고 보고 있다.


텔아비브 국가안보연구소의 오피르 윈터는 "이스라엘은 인질 교환 협상에서 중재자로서 이집트가 필요하며, 전후 어떤 시나리오에서든 가자 상황을 안정시키기 위해 이집트가 필요할 것"이라고 전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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