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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세분석] 중국이 미쳤다! - 시진핑을 황제로 등극시킨 中 6중전회 - 新마오시대 열기 위해 문화대혁명도 긍정 평가 - 블룸버그, "시진핑 장기집권 체제가 중국 붕괴의 단초제공할 것"
  • 기사등록 2021-11-12 13:48:43
  • 수정 2021-11-12 17:04:3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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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진핑을 황제로 등극시킨 中 6중전회]


중국 공산당이 11일 폐회한 제19기 중앙위원회 6차 전체회의(6중전회)에서 ‘당의 100년 분투 중대 성취와 역사 경험에 관한 결의(역사 결의)’를 통과시키면서 막을 내렸다.


베이징 징시(京西)호텔 대연회장에서 열린 이날 행사에서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은 공산당 중앙위원회 중앙위원, 후보위원 등 348명 앞에서 ‘역사 결의’를 직접 설명했으며, 시 주석의 설명이 끝나고 표결이 시작되자 참석자들은 팔을 들어 동의 의사를 표시했고, 안건이 통과되자 일제히 박수를 쳤다”고 중국관영 CCTV방송이 보도했다.


▲ 지난 10일자 인민일보 1면


지난 8일부터 11일까지 열린 6중전회는 올해 창립 100주년을 맞는 중국공산당의 역사를 총결하는 자리였는데, 역사 결의가 그 핵심이었다.


중국 공산당 중앙위는 “당이 시진핑 동지의 당 중앙 핵심, 당 핵심지위, 시진핑 신(新)시대 중국 특색 사회주의 사상의 지도적 지위를 확립한 것은 전군과 전 인민의 공통된 염원을 반영한 것이다”라며 “신시대 당과 국가사업 발전, 중화민족의 위대한 부흥 역사 추진에 결정적인 의미를 갖는다”라고 밝혔다.


그러면서 중앙위는 “시진핑의 신시대 중국 특색 사회주의 사상은 당대 중국 마르크스주의, 21세기 마르크스주의, 중화문화와 중국정신의 시대적 정수로 마르크스주의 중국화의 새로운 도약을 이뤄냈다”라고 자평했다.


[중국 공산당의 ‘역사결의’가 갖는 의미]


이번 6중전회의는 ‘역사결의’를 위해 열렸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중국 공산당이 역사 관련 결의를 한 것은 이번이 세 번째다. 첫 번째는 중국 공산당 창당 24년 후인 지난 1945년, 마오쩌둥이 당시 정치적 경쟁자였던 왕밍(王明) 등의 당내 소련 유학파들의 노선을 “좌(左)편향”이라고 비판하면서 마오쩌둥의 지위를 확립하기 위해 제정되었다.


당시 1차 역사결의는 마오쩌둥을 “전당(全黨)의 영도(領導)로 확정한 것은 이 시기 중공의 최대 성취”라는 말로 정리했다.


1981년에 제정된 두 번째 역사 결의는 덩샤오핑이 마오쩌둥식 통치의 문제점을 지적하면서 새로운 집단지도체제 확립과 중국의 체제 대전환을 하는 계기를 만들고자 이뤄졌다.


덩샤오핑은 두 번째 역사결의를 통해 마오쩌둥이 지시한 극좌 사회운동인 문화대혁명(1966~1976년)을 거론하면서 마오쩌둥의 공로도 있지만 문화대혁명의 잘못에 대해 혹독한 비판을 가하면서 마오쩌둥과 차별화를 시도했다.


그리고 이제 세 번째 역사결의가 시진핑 주석을 통해 제정된 것이다. 이같이 역사결의는 중국 역사의 대전환을 이루는 전환점이 된다는 점에서 매우 중요하다.


그렇기 때문에 역사결의의 내용을 살펴보면 앞으로의 중국 공산당이 어떠한 방향으로 나아갈지 예측할 수 있다.


[시진핑의 역사결의가 갖는 의미]


기본적으로 시진핑 주석이 역사결의를 이끌어냈다는 것 자체가 시진핑 스스로 마오쩌둥, 덩샤오핑의 반열에 올라섰다는 것을 의미한다. 그만큼 자신이 대단한 인물이라고 스스로 치켜세운 것이다. 그런데 스스로를 그러한 반열에 올릴 때는 분명한 의도가 있을 것이다.


이번 ‘역사결의’에는 우선 “당이 시진핑 동지를 당 중앙의 핵심, 전당의 핵심 지위로 확립하고, 시진핑 신시대 중국 특색 사회주의 사상의 지도 지위로 확립했다”는 내용이 들어 있다.


또 “중국공산당원은 시진핑 동지를 주요 대표로 해서, 마르크스주의 기본 원리를 중국의 구체적 실제에 서로 결합시키고 중국의 우수한 전통 문화를 서로 결합시켰으며, 마오쩌둥 사상과 덩샤오핑 이론, 세 개의 대표 중요 사상, 과학발전관을 견지하고, 당 성립 이래 역사 경험을 충분히 적용해 시진핑 신시대 중국 특색 사회주의 사상을 창립했다”는 내용도 담겨 있다. 여기서 ‘세 개의 대표 중요 사상’이란 “중국 공산당이 선진 생산력과 선진 문화, 인민 이익을 대표해야 한다”는 이념을 의미한다.


*관점1:‘ 시진핑 사상’을 내세운 이유


여기서 강조되는 것이 ‘시진핑 사상’이다. 한마디로 ‘시진핑 사상’을 중화 문화와 중국 정신의 정수라고 평가한 것이다. 그렇기 때문에 중국 공산당은 시진핑 사상을 중심으로 뭉쳐야 하고 앞으로도 시진핑 사상이 뿌리를 내리고 꽃이 피우도록 전심전력해야 한다는 뜻과도 연결된다. 이는 시진핑의 철저한 우상화로 이어진다.


그래서 이번 6중 전회 공보에서도 시진핑의 이름이 무려 17번이나 등장했다. 이는 마오쩌둥의 7차례, 덩샤오핑의 5차례를 넘어서는 것이다. 중국 공산당의 문건에 등장하는 이름의 횟수가 곧 정치적 위상을 발휘한다는 점에서 시진핑은 이미 마오쩌둥도 넘어선 중국 역사 최고의 인물이라고 칭송한 셈이다.


그래서 6중전회 공보는 전체의 40% 가량을 2012년 이후의 시진핑 재임 기간 업적에 할애하고 있으며, 심지어 “당 중앙은 전체 당과 군, 전국 각 민족 인민은 더욱 긴밀하게 시진핑 동지를 핵심으로 하는 당 중앙 주위로 단결해, 시진핑 신시대 중국 특색 사회주의 사상을 전면 관철할 것을 호소한다”며 사상통일을 강조했다.


이렇게 시진핑 사상을 중심에 내세운 이유는 결국 시진핑을 영원한 주석으로 만들겠다는 의미다. 당연히 내년 하반기의 당대회에서 3연임을 넘어 종신집권으로 가겠다는 뜻을 이번에 확실하게 보여준 것이다.


이와 관련해 대만의 ‘중앙사’는 “시진핑은 이번 ‘역사 결의’로 만든 후광을 이용해 스스로 물러나야겠다는 생각이 들 때까지, 혹은 자신이 쓰러질 때까지 재집권 기간을 결정할 것”이라고 예상했다.


*관점2: ‘문화대혁명’까지 긍정적으로 평가한 이유


이번 역사결의에서 특히 주목해야 할 점은 마오쩌둥의 문화대혁명까지 긍정적 평가를 했다는 점이다. 다시말해 덩샤오핑이 마오쩌둥의 아픈 역사를 넘어서기 위해 문화대혁명에 대해 비판하면서 ‘마오쩌둥 넘어서기’를 통해 중국 역사의 대전환을 이루었는데 시진핑은 또다시 뒤집기를 했다는 것이다.


한마디로 이번 역사결의는 지난 두 차례와는 달리 ‘과오’를 인정하기보다 ‘성취’를 집중 부각했다. 그래서 결의안 명칭부터 잘못을 뜻하는 ‘문제’를 ‘성취’가 대신했다. 특히 문화대혁명을 포함한 마오쩌둥의 치세에 대해 “중국 인민은 구세계를 잘 파괴했을 뿐만 아니라 신세계 건설을 잘했고, 사회주의만이 중국을 구할 수 있었으며, 사회주의만이 중국을 발전시킬 수 있었다”고 긍정 평가했다.



중국 공산당이 이렇게 문화대혁명에 대해 긍정적 평가로 전환하고 있다는 것은 올해 발간했던 ‘중국공산당 간사(簡史)에서도 드러난다. 지난 2001년판 ‘간사’는 문화혁명 부분에서 “당내 개인의 독단과 개인숭배 현상이 점차 자라났다”, “마오쩌둥은 (문혁에) 주요한 책임을 진다”며 마오쩌둥의 잘못을 명확하게 지적했지만 2021년 판에서는 이 부분에 대한 서술이 완전히 바뀌었다.


즉, 문화대혁명에 대해 “마오쩌둥은 자본주의 부활의 위험성을 크게 경계하면서 당과 정부에서 부패와 특권, 관료주의 등의 현상을 없애기 위해 끊임없이 탐색하고 투쟁했다”며 “하지만 사회주의 사회의 건설과 발전 규율에 대한 인식이 분명하지 않아 이론과 실천에서 좌경 착오가 누적되었고, 최종적으로 내란을 야기했다(p.206)”고 쓴 것이다.


1978년 12월 중국 공산당 내부에서 폭로된 정부조사의 결과에 따르면, 문화혁명 10년 동안 1억1300만 명이 “정치적 타격”을 입었다. 그 중 중국의 농촌에서는 대략 520여만 명이 “비투(批鬪)”를 당했고, 그 중 120만 명이 비자연적(非自然的) 사망에 이르렀다.


프랑스 지식계의 기념비적 저작 ‘공산주의 흑서(The Black Book of Communism)'에서도 20세기 공산주의 정권 하에서 대략 1억 명이 학살됐다고 지적한다. 희생자의 수치를 살펴보면, 중국 6500만, 소련 2000만, 북한 200만, 캄보디아 200만, 아프리카 170만, 아프가니스탄 150만, 베트남 100만, 동구 100만, 남미 15만 명이다.


1960년대 중국의 농촌사회에서 이렇게 엄청난 비극을 불러왔던 문화대혁명을 찬양하는 중국 공산당이 지금 제정신인가?


시진핑 주석이 이렇게 문화대혁명까지 평가를 뒤바꾸면서 마오쩌둥의 과오를 변명한 것은 다름 아니라 자신을 마오쩌둥과 같은 반열로 올리기 위함이다. 다시 말해 마오쩌둥이 중국 공산당의 역사를 열었다면 자신은 중국 공산당의 제2의 창시자로서 위상을 확고하게 다지고 더욱 강한 중국으로 만들어 가겠다는 의지를 대내외에 과시하기 위해 마오쩌둥의 명예회복을 단행했다는 것이다.


[“중국이 완전히 미쳤다!”]


중국이 미쳤다. 아니 중국 공산당이 미쳤다고 해야 옳을 것이다. 아무리 시진핑을 우상화하고 장기집권 반열에 오르기 위해서 기반을 단단하게 다지기 위한 목적이라 할지라도 문화대혁명까지 긍정적으로 평가하는 그 모습을 보면서 이건 ‘미쳤다’고 해도 과언이 아닐 것이다.


한마디로 ‘신(新) 시진핑 시대’는 곧 ‘新마오시대’로 가겠다는 것인데, 이는 역사의 퇴행을 의미한다. ‘新마오시대’는 덩샤오핑의 개혁개방이 잘못됐다는 전제를 하면서 개혁개방정책이 중국의 불평등사회를 가져온 원흉이라고 저격한다.


‘新마오시대’는 또한 과거 마오쩌둥 시대의 애국주의로 회귀하는 것이다. 그렇게 하려니 당연히 문화대혁명에 대한 비판을 해서는 안되는 것이다. 문화대혁명 자체가 그러한 애국주의 열풍의 집합체였기 때문이다.


또한 ‘新마오시대’를 주창하는 이유 자체가 덩샤오핑이 만들었던 집단지도체제를 부정하기 위함이다. 그래야 1인 지배체제의 당위성도 생겨나는 것이고 더불어 국가적 통제 시스템의 정당성도 보장되기 때문일 것이다.


이렇게 덩샤오핑을 뭉개기 위해 나온 이론이 바로 ‘더불어 모두 함께 부자가 되자’는 ‘공동부유(共同富裕)’다. 이는 철저하게 덩샤오핑이 제시했던 ‘선부론(先富論)’을 넘어서자는 것이고, 덩샤오핑의 그 선부론이 과도한 빈부격차를 유발했다고 비판하기 위함이다.


이런 분위기 조성을 위해 중국 공산당 기관지 인민일보는 9일자 1면에서 “시진핑 총서기는 올해 2월 우리나라의 탈빈(빈곤 탈출) 공격전에서 전면 승리를 거뒀다고 선언했다”며 “중화민족을 괴롭히던 절대 빈곤 문제 역사에 마침표를 찍고, 역사책에 화려하게 빛나는 또 하나의 인간 기적을 창조했다”고 했다. 그러면서 “1000년 몽상과 100년 분투가 하루아침에 이뤄졌다”고도 했다. 완전한 우상화 작업에 나선 것이다.


그런데 중국 공산당의 이러한 ‘미친 짓’이 과연 ‘제 정신’에서 이루어지고 있는 것인지를 살펴볼 필요가 있다.


무릇 한 나라가 강대국으로 부상하기 위해서는 과거 역사를 돌아보면서 성취는 물론이고 잘못까지도 균형감 있게 성찰하는 능력이 필요하다. 그런데 이번 중국 공산당의 역사 결의는 한마디로 ‘시진핑을 위한, 시진핑에 의한, 시진핑의 역사결의’였음이 드러난다.


그래서였을까? 위기감도 곳곳에서 드러난다. 6중전회 공보를 살펴보면 “결코 근본적 문제에서 결정적인 잘못을 해선 안 되며, 걱정하면 살아남고, 안주하면 죽는다”는 표현이 나온다. 그러면서 “전체 당은 중국공산당이 무엇이고, 무엇을 해야 하는가라는 근본 문제를 명심해야 한다”며 “푸른 산이 소나무를 꽉 물고 놓아주지 않듯 이미 정한 목표의 실현을 위해 집요하게 분발해야 한다”고 분발을 촉구했다.


그렇다면 공보에서 말한 ‘근본문제’란 무엇일까? 아마도 ‘시진핑식 사회주의’일 것이다. 다시말해 시진핑 장기집권이 성공적으로 이뤄지고 시진핑이 꿈꾸는 중국몽이 이뤄지려면 ‘시진핑식 사회주의’의 정착은 필수적이다.


그러나 세계사적 흐름은 시진핑이 꿈꾸는 그런 나라가 제대로 만들어질 것으로 보이지 않는다. 이미 시진핑식 사회주의의 기본틀이 여기저기서 어긋날 수도 있음을 보여주고 있다.


비록 미국과의 디커플링 문제뿐 만은 아니다. 내부에서도 거대한 소용돌이같은 반 시진핑파의 움직임도 그냥 넘길 수 없다.


오죽했으면 이번 6중전회를 여는 기간 동안에 베이징 당국이 사실상 전쟁준비태세에 돌입했겠는가? 그만큼 두려운 것이 많다는 의미다.


그렇다고 대만을 침공하지는 못할 것이다. 그렇게만 된다면 시진핑의 장기집권 가도는 탄탄대로를 열어갈 수 있겠지만 자칫 중국 공산당 역사 자체가 붕괴될 수도 있는 도박이어서 쉽게 시도할 수는 없는 노릇이다.


시진핑의 장기집권 체제 가동에 대해 블룸버그는 8일(현지시간) “시진핑 주석 한 사람에게로 집중된 중국의 권력 구조가 여러 문제점을 안고 있다”고 지적했다.


특히 “시 주석의 잘못된 정책 결정을 견제하기 어려워진 데다, 많은 관료들이 윗선의 눈에 드는 데만 열을 올리게 되면서 경제 성장 둔화와 전력난, 무역 갈등, 전염병과 자연 재해 등 각종 현안에 제대로 대응할 능력을 상실하게 될 것”이라는 분석을 내놓은 것이다.


영국 옥스퍼드대학교의 조지 매그너스 연구원도 “시 주석이 창조한 중국의 정책 모델은 경직돼 있다”며 “조만간 시 주석은 이 같은 권력 구조를 만든 것을 후회할 것”이라고 말했다.


이렇게 중국은 뻔히 보이는 종말을 향해 나아가고 있다. 그런데도 중국 공산당은 ‘그 길만이 우리의 길’이라 뻑뻑 우긴다. 그래서 ‘중국 공산당이 단단히 미쳤다’고 말하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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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중국 푸단대학교 한국연구원 객좌교수
    -전 EDUIN News 대표
    -전 OUR NEWS 대표
    -제17대 대통령직인수위원회 정책기획팀장
    -전 대통령실 홍보기획비서관
    -사단법인 한국가정상담연구소 이사장

    -저서: 북한급변사태와 한반도통일, 2012 다시우파다, 선거마케팅, 한국의 정치광고, 국회의원 선거매뉴얼 등 50여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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