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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세분석] 中향해 칼 빼든 美, 또다시 무역전쟁 선포 - 美, “中은 세계 번영 약화 주범‘, 무역위반 경고 날려 - 미국의 대 중국 강경 조치, 미국의 무역적자 확대도 원인 - 타이 대표의 메시지, 대 중국 무역전쟁 선포한 것
  • 기사등록 2021-10-06 20:57:18
  • 수정 2021-10-07 08:10:0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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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CSIS에서 대 중국 무역전쟁을 선포한 캐서린 타이 대표 [사진=CSIS]


[“세계 번영 약화시킨 중국, 무역법 301조 발동” 가능성 제기]


미국 바이든 행정부가 또다시 중국을 향해 무역 제재의 칼을 빼들었다. 지난 트럼프 정부 시절 고율 관세 부과 등 강경한 대중(對中) 통상 전략을 더욱 강화하고 확대하겠다면서 사실상의 무역전쟁을 선포한 것이다.


미국의 무역 정책 총사령탑인 캐서린 타이(Katherine Tai) 무역대표부(USTR) 대표는 4일(현지시간) 싱크탱크 전략국제문제연구소(CSIS) 초청 연설에서 바이든 정부 출범 이후 9개월만에 처음으로 대중 통상정책을 공개했다.


그는 이 자리에서 “첫째로 미국과 중국간의 1단계 무역합의 준수에 대해 중국과 논의할 것”이라며 “중국은 농업 등 미국 산업에 이익을 가져다주는 약속을 했고, 우리는 이를 집행해야 한다”고 말했다.


여기서 캐서린 타이 대표가 언급한 ’미-중간 1단계 무역합의‘란 지난해인 2020년 1월 트럼프 전 대통령이 중국의 불공정 무역 관행을 들어 관세 폭탄을 주고받으며 무역 전쟁을 벌였을 때 중국이 2년간 미국산 제품을 2017년 대비 2000억달러(약 237조원) 추가 구매하고 미국은 대중 관세를 완화하겠다고 약속한 것을 말한다.


미국은 중국의 이러한 약속에 따라 애초 계획한 추가 관세 부과를 철회하고 기존 관세 중 일부 제품 관세율도 낮추기로 했다.


문제는 그 다음이다. 바이든 정부 통상 당국이 지난 8개월간 중국의 1단계 무역합의의 이행상황을 점검해 보니 중국이 코로나 팬데믹 등을 이유로 합의의 60% 정도밖에 이행하지 않은 것으로 평가된 것이다.


캐서린 타이 대표의 대중 무역 위반 경고는 이러한 상황에서 나왔다. 그는 “1단계 합의 후에도 중국의 국가 중심적이고 비시장적인 무역 관행에 대해 심각한 우려가 있다”면서 “중국이 계속 특정 산업에 (보조금) 수십억 달러를 쏟아붓고 국가 의지대로 자국 경제를 형성하면서 미국과 세계 노동자의 이익을 해치고 있다”고도 했다.


타이 대표는 이어 “중국은 너무 오랫동안 세계 무역 규범을 준수하지 않음으로써 미국과 세계의 번영을 약화시켰다”면서 “중국은 우리가 걱정해온 문제에 대해 의미 있는 개혁을 할 계획이 없다는 점이 분명해지고 있다”고 주장했다.


타이 대표는 그러면서 “우리의 동맹들과 협력해 21세기의 공정한 무역을 위한 규칙을 만들고, 시장경제와 민주주의를 위한 경쟁을 촉진할 것”이라면서 “앞으로 중국과 솔직한 대화를 통해 광범위한 정책적 우려를 전달하고, 보유한 수단을 모두 동원하고 필요시 신규 수단도 개발하겠다”고 강조했다. 중국과의 ‘경제전쟁’에 한국·일본 등 동맹국들의 동참을 적극 독려한 것이다


타이 대표는 더불어 ‘무역법 301조(외국의 불공정 무역에 대한 고율 관세 등 보복을 규정)를 새로 발동할 것이냐’는 질문에 대해 “협상 카드라 지금 밝힐 수는 없다”면서도 “가능한 모든 수단이 내게 있는데, 301조도 매우 중요한 수단”이라고 말했다.


그러면서 “‘표적 관세 배제 프로세스’를 재개하겠다”고 했다. 여기서 타이 대표가 말한 ‘표적 관세 프로세스’란 대중국 고율 관세 부과 시 피해를 보는 미국 기업의 요청이 있을 때 관세를 예외로 하는 절차를 말한다.


타이 대표의 이러한 발언은 중국을 향한 고율 관세를 계속 유지하겠다는 의미로 받아 들여졌다.


캐서린 타이 대표는 결론적으로 “중국의 해로운 무역 정책·관행으로부터 미국의 이익을 지키기 위해 가능한 모든 수단을 동원할 것”이라고 말했다.


타이 대표는 대만계 이민 2세로 영어·중국어에 능통하며 대중국 매파로 통한다. 지난 3월 “동맹과 협력해 중국에 맞서겠다”고 천명하면서 바이든 내각 인사 중 유일하게 상원에서 여야 만장일치 인준을 받아 미 통상 정책을 이끌고 있다.


[PIIE도 “중국, 구매약속 이행하지 않았다” 질타]


캐서린 타이 대표의 이날 발언을 뒷받침이라도 하듯 미국의 싱크탱크 피터슨국제경제연구소(PIIE)도 최근 보고서에서 트럼프 전 행정부의 중국 정책이 바이든 행정부에서도 계속 유지될 것이라고 언급하면서 중국의 미-중 1단계 무역합의 이행률을 품목별로 분석해 관심을 끌었다.


우선 중국은 미-중 1단계 무역합의에 따라 2017년의 1521억 달러 대비 올해 안에 2000억 달러 이상의 미국 제품 추가 구매약속을 2020~2021년에 걸쳐 이행해야 하지만 전체 미국산 구매약속 이행률은 2020년 12월 기준 59%, 올해 8월 기준 61%에 불과하다고 이 보고서는 지적했다.


올해도 중국은 8월까지 2720억 달러의 미국 제품을 구매해야 하나 실제 대미 수입액은 1646억 달러에 그쳤다.


이에 대해 PIIE는 “중국은 미-중 1단계 무역합의 서명 직후부터 미국산 구매 약속을 성실히 이행하지 않았다”고 지적했다. 코로나 핑계로 약속 불이행을 덮으려 해서는 안된다는 지적이다.


특히 항공기 및 자동차 부문의 중국 수출이 각각 19%, 38%로 매우 저조한 것으로 나타났다.


[美 상무장관도 중국의 합의 불이행 질타]


캐서린 타이 대표가 중국의 무역합의 불이행을 강조하는 가운데 지나 러몬도 미국 상무부 장관도 지난 9월 28일(현지시간) 미국 워싱턴DC에서 열린 정책의제 연설 뒤 질의응답에서 "중국 항공사들이 수백억 달러 규모의 항공기를 사길 원하지만, 중국 정부가 이를 가로막고 있다"면서 중국의 불공정 무역을 질타했다.


러몬도 장관은 “중국 정부의 항공기 구입 차단이 미·중 무역합의를 위반한 것”이라고 지적하면서 "중국이 규칙을 준수하고 있지 않고 있는데, 우리는 중국을 압박해 책임을 지도록 할 필요가 있다"고 강조했다.


러몬도 장관의 불만 섞인 대 중국 질타 역시 미국이 추가 고율 관세 부과를 자제하고 중국이 미국산 항공기와 농산물을 수입한다는 내용의 제1차 무역합의에 기반을 둔 것이다.


[미국, EU와 반도체·中무역관행 등 문제 협력 합의]


미국이 중국에 대한 무역합의 위반을 본격적으로 문제 삼고 있는 상황에서 이 문제를 유럽연합(EU)과도 공조하기로 해 중국에 대한 무역 압박은 더욱 거세질 것으로 보인다.


미국은 지난 29일(현지시간) 유럽연합(EU)과 제1차 무역기술위원회(TTC)를 열고 10개 실무그룹을 구성해 협력을 강화하기로 했다. 미국과 EU는 공동성명에서 특정 국가를 지목하지는 않은 채 ‘불공정 무역 관행’의 타파를 강조했다. 이와 관련해 블룸버그통신은 “성명에 중국이 거론되진 않았지만 중국을 겨냥한 것”이라고 분석했다.


이날 회의에는 미국 측에서는 토니 블링컨 국무장관, 지나 러몬도 상무장관, 캐서린 타이 무역대표부(USTR) 대표가 참석했고 EU측에서는 발디스 돔브로우스키스와 마르그레테 베스타게르 EU 집행위원회 부위원장, 그리고 스타브로스 람브리니디스 주미 EU대사도 함께 했다.


이날 회의에서는 전 세계 기술·경제·무역 현안을 조정하고 대서양 국가들의 무역 관계를 심화시킨다는 목표를 제시했다. 핵심 협력 분야는 반도체, AI, 6G 등이다. 이 가운데 반도체 부족 사태를 해결하기 위한 논의가 가장 비중 있게 다뤄졌다.


미국이 지난 24일 인도·태평양 지역 안보 공동체인 쿼드(Quad) 정상회의를 통해 기술 협력을 약속한 데 이어 EU와 무역·기술 분야 대서양 동맹도 강화해 중국의 '기술굴기'에 강력히 대항하는 구도다.


[미국의 대 중국 강경 조치, 미국의 무역적자 확대도 원인]


미국이 이렇게 중국을 향한 강경 조치를 본격적으로 거론하는 중요한 이유 중의 하나는 미국의 무역적자가 날로 확대되고 있기 때문이기도 하다.


미국의 무역적자는 지난 8월 상품·서비스 등 무역수지 적자가 전월 대비 4.2% 증가한 733억 달러(약 87조437억원)로 집계됐다고 미 상무부가 지난 5일 발표했다. 이는 무역적자 추적 이래 가장 많은 수치다.


역대 최대치였던 지난 6월 732억 달러(약 86조9250억원)를 넘어서며 두 달 만에 또 다시 기록을 갈아치운 것이다.


8월 수출은 해외 수요가 개선되면서 전월보다 0.5% 증가한 2137억 달러(약 253조7687억원)를 기록했다. 2019년 5월 이후 최고치다.


그런데 8월 수입은 공급망 병목 현상에도 불구하고 2870억 달러(약 340조8125억원)로 집계됐다. 이 수치는 전달보다 1.4% 늘어난 것이다.


중요한 것은 8월의 대중국 상품 적자가 10.8% 증가한 317억 달러(약 37조6437억원)라는 점이다. 또한 올해 8개월 동안 대중국 무역 적자는 총 2189억 달러(약 259조9437억원)로 전년 동기 대비 13.7% 증가한 것으로 나타났다.


[타이 대표의 메시지, 대 중국 무역전쟁 선포한 것]


이렇게 갈수록 대 중국 무역적자가 해소되기는커녕 더 확대되고 더불어 중국이 1단계 무역합의 조차 이행하지 않으면서 유야무야 넘어 가려하자 캐서린 타이대표는 “중국을 향한 미국의 압박은 지속될 것”이라면서 “중국이 1단계 무역합의조차 이행하지 않는 상황에서 소위 2단계 무역합의는 진행하지 않을 것”이라고 밝혔다.


타이 대표는 “트럼프 행정부가 1단계 무역합의라고 부르는 바람에 2단계 합의에 대한 기대가 있지만, 1단계 합의 구조에서 시작해 미국의 이익에 부합하는 방향으로 나아갈 수도 있다”고 설명했다.


트럼프 대통령이 대선을 앞두고 서둘러 무역합의를 진행하면서 상대적으로 합의가 쉬운 구매 계약을 1단계에 배치하고, 그보다 복잡한 지식재산권 침해 등 불공정한 무역 관행 문제는 2단계 합의를 통해 본격적으로 짚을 예정이었다.


그런데 타이 대표는 “1단계 합의에서 다뤄지지 않았던 중국의 국가 중심적이고 비시장적인 무역 관행에 대해 심각하게 우려한다”며 이에 대한 개선 노력을 하겠다고 선언한 것이다.


다시 말해 중국과의 추가 무역협상은 중국에게 1단계 약속 이행시 혜택을 주는 쪽이 아닌 지금도 제대로 이행되고 있지 않은 중국의 불공정 무역관행을 지적하고 이에 대한 조치를 강력하게 요구하겠다는 의미다.


이는 단순한 국가간 무역관행을 넘어 중국이 WTO 체제내에서 국제적 상업 규정을 준수할 것을 촉구하겠다는 뜻이어서 앞으로 미중간에 충돌도 예상된다.


특히 중국의 시진핑 주석이 3연임을 앞두고 중국내에서 자본주의 색깔을 완전히 빼면서 사회주의화 하고 있기 때문에 마찰은 불가피할 것으로 보인다.


그렇기 때문에 캐서린 타이 대표의 이날 메시지는 단순한 협상 제의 차원이 아니라 중국에 무역은 물론이고 경제 관행과 관련하여 대대적인 선전포고를 한 것이나 다름없다.


또한 중국이 갈수록 사회주의화해 가면서 해외 자본에 대한 차별이든지 국제적 경쟁 상황에서 우월적 지위를 강요한다면 이에 대한 응징도 반드시 할 것이라고 언급했다는 점에서 미중간의 파열음은 더욱 커질 것으로 예상된다.


이와 관련해 홍콩의 사우스차이나모닝포스트(SCMP)는 5일, 캐서린 타이 대표의 메시지를 전하면서 “미중간 무역갈등 상황에서 변화를 원하는 중국의 지도부들을 좌절시켰다”고 평가했다. 특히 캐서린 타이 대표가 이날 “어떤 수단도 배제하지 않는다”고 말한 것에 대해서도 상당히 우려를 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한편 미국이 중국을 향해 무역전쟁을 선포한 상황에서 제이크 설리번 미 백악관 국가안보보좌관과 양제츠 중국 외교담당 정치국원이 곧 스위스에서 만나 회담할 예정이라고 SCMP가 5일 특종 보도해 눈길을 끌었다.


SCMP는 “회담 의제 중 하나는 바이든 대통령과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 간 정상회담 가능성 타진”이라며 양국 간 대화채널 재개 등도 논의될 것이라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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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중국 푸단대학교 한국연구원 객좌교수
    -전 EDUIN News 대표
    -전 OUR NEWS 대표
    -제17대 대통령직인수위원회 정책기획팀장
    -전 대통령실 홍보기획비서관
    -사단법인 한국가정상담연구소 이사장

    -저서: 북한급변사태와 한반도통일, 2012 다시우파다, 선거마케팅, 한국의 정치광고, 국회의원 선거매뉴얼 등 50여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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