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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세분석] 대만의 강공 드라이브, 당황하는 중국 - 미국내 여론, "대만 전쟁 발발시 미군 파견해야" 52% - 미 의회 "미·대만 합동군사훈련"도 추진, 중국은 경악 - 일본, 대만 수호의지 명확, 군사적 교류까지 논의해
  • 기사등록 2021-09-05 23:01:59
  • 수정 2021-09-06 08:27:0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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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만의 강공, 강력한 외교전에 무기 배치까지...]


대만이 그동안의 수세적 입장에서 벗어나 강공 모드로 나서면서 중국이 당황하고 있다. 특히 대만이 근래에 없었던 행동들을 당차게 밀어 붙이는 것에 대해 무슨 배경이 있는지에 대해서도 중국이 촉각을 곤두세우고 있는 것이다.


대만은 우선 이번 달 열리는 유엔총회 기간 유엔에 참여하기 위한 외교활동을 벌일 계획이라고 밝혔다. “대만 외교부는 이달 14일부터 열리는 제76회 유엔 총회 기간 대만의 유엔 참여를 호소하기 위한 활동 계획을 발표했다”고 대만 중앙통신(CNA)이 3일 보도했다.


대만은 이번 유엔 총회 기간 “대만 인구 2천350만명을 유엔 체제에서 부당하게 배제해서는 안된다”면서 수정을 요구한다는 방침이다.


문제는 대만의 이러한 움직임이 ‘하나의 중국’을 고수하려는 외교적 방침에 정면 도전하는 것이라는 점이다.


대만의 이러한 방침에 이번에 어느 정도의 국가들이 호응할지도 관심거리다. 지난해에는 대만과 수교한 15개국 가운데 정치적 사안에 대해 거의 발언하지 않는 바티칸을 제외한 14개국이 이러한 방식으로 대만을 지원한 바 있다. 그러나 올해는 그 숫자들이 대폭 늘어날 수도 있다는 전망들이 나온다.


대만은 이러한 외교적 움직임과는 별개로 중국의 대만 공격을 가정한 방어훈련과 함께 중국을 역습해 공습하는 훈련도 실시하기로 해 주목을 끌고 있다.


홍콩의 사우스차이나모닝포스트(SCMP)는 지난 8월 31일, “대만이 매년 실시하는 한광훈련(9월 13일부터 5일간 진행)에 때를 맞춰 오는 9월 15일 중국 남동부 푸젠성의 바로 코 앞에 위치한 진먼섬(Kinmen)과 마쭈섬(Matsu) 등지에서 중국을 향한 공습훈련을 실시한다”고 보도했다.


대만은 또한 중국과 마주보고 있는 타이중에 초음속 대함 미사일을 실전 배치했다. 타이중의 칭수이 지역은 중국 푸젠에서 약 200km 떨어진 곳으로 이번에 배치한 슝펑3 초음속 대함 미사일은 중국군의 침투를 막는 아주 중요한 역할을 할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


특히 대만군의 이번 초음속 대함 미사일 기지 건설은 4~5개의 기동 미사일 중대 신설과 신형 슝펑-2 미사일 36기 구매 및 기존 슝펑-2 미사일의 개량화 방안이 포함된 '쉰레이 프로젝트'와 관련이 있는 것으로 알려짐에 따라 대만군의 대 중국 작전 능력이 훨씬 업그레이드 된 것이라 볼 수 있을 것이다.


대만은 국방 예산도 사상 최대 규모로 편성했다. 전년 대비 3% 올린 3726억대만달러(약 15조6000억원) 규모인데, 여기에 F-16V 전투기 구입 등 특별예산(401억대만달러·약 1조7000억원)까지 포함하면 내년 대만의 총 국방 예산은 4127억대만달러(약 17조3000억원)에 달한다.


이와 관련해 SCMP는 “중국으로부터 군사적 위협을 받는 가운데 대만이 사상 최대 규모의 국방 예산을 공개했다”고 했다.


[대만의 적극 공세, 미국과 일본 지원에 힘입은 것]


대만이 이렇게 당당하게 적극 공세를 취하는 배경에는 역시 미국과 일본의 지원을 힘입은 것으로 보인다.


미국은 우선 하원 군사위원회가 통과시킨 국방수권법안(NDAA)에 대만의 방어 역량 확대를 미국이 적극 지원하는 내용이 담겨 대만을 흥분시켰다. 대만의 자유시보 등 현지 언론이 3일 보도한 내용이 그렇다.


NDAA 초안에는 “대만관계법에 따라 대만에게 위해가 되는 중국의 무력이나 위협을 막아낼 수 있는 역량을 유지하도록 협조해야 한다”는 내용과 함께 “대만을 겨냥한 중국의 증가하는 위협과 도발 행위는 대만의 미래를 평화적으로 해결하려는 것과 정면으로 배치된다”는 점도 분명히 명시했다.


대만 언론은 이와 관련해 “▲미·대만 합동군사훈련 ▲ 국방계획 분야 협력 강화 ▲ 군사력 상호 운용성 제고 ▲ 대만 예비군 전력 강화 지원 등이 반영됐다”고 소개했다.


문제는 이러한 내용 하나 하나가 중국이 경악할만한 사항들이라는 점이다. 특히 중국을 가장 강력하게 자극하는 것 중의 하나가 바로 ‘미·대만 합동군사훈련’이다. 여기에 미국과 대만의 군사력과 관련해 상호 운용성을 제고한다는 것은 미군의 MD시스템을 비롯해 사실상 공동 군사체계를 갖추는 준비를 한다는 것이기 때문에 중국에게는 엄청난 충격으로 다가올 수밖에 없다.


▲ [도표=시카고 카운슬]


미국이 이렇게 대만을 강력하게 지원하는 이유 중의 중요한 근거는 미국내 여론 때문이기도 하다. 미국의 싱크탱크인 시카고 카운슬이 지난 8월 26일(현지시간) 발표한 바에 따르면 미국인들의 69%가 대만을 독립국가로 인정해야 한다고 답했으며, 미국이 대만과 동맹을 맺어야 한다는 주장도 53%나 되었다.


또한 미국인의 65%는 대만의 국제기구 가입에 대해 찬성하였으며, 대만과 자유무역협정을 체결해야 한다고 주장하는 이들도 57%나 되었다.


▲ [도표=시카고 카운슬]


특히 주목되는 것은 미국인의 절반 이상인 52%가 중국이 대만을 침공할 경우, 미군을 파병해서 도와주어야 한다고 응답했다는 점이다. 그런데 이러한 답변은 이 설문이 시작된 1982년 이래 가장 높은 수치였다.


미국은 지금 대만과 관련된 정책에 있어 이러한 미국인들의 여론을 적극 수용하고 있는 것이다. 미 하원이 지난 7월 29일(현지시간) 대만을 중국의 일부로 묘사한 지도의 구매를 금지시키는 법안을 통과시킨 것도 이러한 미국 방침의 일환으로 평가된다. 이렇게 결정을 내린 이유는 간단하다. “대만은 대만이기 때문”이라는 것이다. 결코 대만이 중국의 일부가 아니라고 선을 그은 것이다.


그런데 이렇게 대만을 중국의 일부로 표시한 지도 삭제는 일본에서는 이미 시행됐다. 지난 7월 중순 발간한 일본의 국방백서에서 중국 지도 부문에서 대만을 삭제해 버린 것이다.


일본의 국방백서는 또한 처음으로 대만 문제를 일본의 미래 국가안보에 있어 매우 중요하다고 언급해 주목을 끌었다.


일본은 이어 지난 8월 27일 대만과 2+2 안보회담을 가져 중국을 분노하게 만들었다. 일단 정식 국가적 차원의 회담은 아니지만 일본의 집권당인 자민당과 대만의 집권당인 민진당의 외교 및 국방 책임자들간의 대화라는 점에서 큰 의미를 주었다.


그런데 이 대화에서 오고간 내용도 중국의 신경을 날카롭게 만들었다. 이번 회담에 대만 측 대표로 참석한 차이스잉(蔡適應) 민진당 의원은 “회담 내용이 너무 민감해서 다 공개할 수 없다”면서 “해안 경비대 협력 같은 군사적 교류에 관한 논의가 오갔다”고 말해 이번 회담에서 오고간 내용들을 짐작하게 만들었다.


특히 주목할 것은 일본 측 대표였던 자민당 외교담당인 사토 마사히사 의원이 “자민당의 다음 목표는 대만 정부 관계자와 더 고위급 회담을 진행하는 것”이라며 “이는 일본이 대만 정세를 얼마나 중요하게 보고 있는지 나타내는 것”이라고 말한 대목이다.


사실 미국이 그러하듯 일본 역시 대만 방어 의지는 확고하다고 볼 수 있다. 이는 일본의 남쪽 섬들이 대만과 가깝고 그곳에 미군기지도 있기 때문이다. 곧 대만에 문제가 발생하면 곧바로 일본 역시 중국군의 공격 대상이 될 수밖에 없기 때문에 미군과 공동으로 대만 방어 의지를 강력하게 표출하면서 중국 인민해방군의 대만 공격 의지를 꺾으려 하고 있는 것이다.


이와 관련해 미국의 월스트리트저널(WSJ)은 지난 8월 27일(현지시간) 사토 마사히사 자민당 외교위원장의 말을 빌어 “향후 1~2년 동안 일본과 미국 국방당국이 대만 사태를 감안해 공동의 군사적 역할과 능력을 검토할 필요가 있을 것”이라 했다고 전했다.


은퇴한 전 자위대 중장인 고다 요지(Yoji Koda)도 “지금까지는 미국이 공격을, 일본이 지역 방위만 하는 단순한 구도였지만 이제는 그렇지 않다”고 말했다. 일본이 방어만 하는 것이 아니라 앞으로는 공격하는 군대로 변화할 수 있다는 의미다.


[당황하는 중국, 애써 미-일 폄훼]


대만의 적극 공세와 미국과 일본이 그 뒤를 지원하는 모습에 중국도 적잖이 당황하고 있다. 그러면서 때로는 대만을 향한 미국과 일본의 노력을 애써 폄훼하기도 하고 또한 강력한 분노도 표출하는 모습을 보이고 있다.


지난 8월 2일 중국의 글로벌타임스는 ‘미국의 아프간 포기가 타이완의 (집권) 민진당에 주는 교훈’이라는 사설을 통해 미국의 베트남전과 아프간에서의 철수를 거론하면서 “미국의 이익을 보호하기 위해 동맹국을 포기하는 것은 미국 건국 이래로 미국에 깊숙이 뿌리를 둔 내재적 결함”이라고 지적했다.


그러면서 글로벌타임스는 “아프간의 현실은 대만의 미래를 보여준다”고 주장했다. 이 매체는 특히 “미국은 대만을 보호하려고 중국과 전쟁을 한다면 결코 승리할 수 없을 것”이라면서 “그렇기 때문에 미국은 대만에서 전쟁이 일어나도 참전하지 않을 것”이라고 주장했다.


‘중국 공산당의 거친 입’으로 통칭되는 환구시보의 영문판인 글로벌타임스가 그렇게 말하는 것은 한마디로 그만큼 불안하다는 방증이다.


미국의 월간지 애틀랜틱(The Atlantic)도 지난 2일자에서 “타이완과 아프가니스탄을 비교하는 것은 지나치게 확대된 논리로, 중국의 희망사항”이라며 “이후 아프간 상황에 대해 중국이 조바심을 내고 있음을 뜻한다”고 주장했다.


그러면서 애틀랜틱은 “중국 입장에서는 아프간에서 풀려난 미국이 동남아시아와 인도-태평양 지역으로 투자와 관심을 집중하고, 이슬람 테러가 아프가니스탄과 접한 중국 위구르 지역으로 확대되는 시나리오에 대한 우려를 반영한다”고 일축했다.


애틀랜틱의 주장대로 중국이 가장 두려워하고 우려하는 것 중의 하나는 대만이 전 세계의 이목이 집중되는 분쟁지역으로 부각되는 것이다. 가능하다면 대만 문제가 국제사회에서 언급이 되지 않아야 중국으로서도 대만과의 통일전략을 수행하는데 불편하지 않는다. 그런데 아프간에서의 미군 철수로 인해 대만은 자연스럽게 가장 뜨거운 지역으로 부상해 버렸다는 것이 중국으로서는 아주 부담스럽다.


아프간 철수 이후 미국의 조 바이든 대통령이 “이젠 미국의 군사력을 대 중국 전략에 집중하겠다”고 선언한 것부터 중국 입장에서는 최악이다. 여기에 일본마저 대만과의 2+2회담이라든지 대만 수호 의지를 강력하게 표출하는 것에 대해 너무나도 부담스럽기도 하고 분노도 치밀어 오르는 그런 형국이라 할 수 있다.


그래서 중국의 왕원빈 (王文斌) 중국 외교부 대변인은 “일본은 중국 내정에 간섭하는 행위를 중단해야 한다”며 불만을 나타냈지만 그럴수록 긁어 부스럼일 뿐이다.


이와 관련해 미국에 거주하는 시사평론가 리린이는 “중국 공산당 나팔수 환구시보의 평론을 보면, 마치 중국이 대만 국민의 생명과 안전을 최우선으로 생각하는 것 같다”며 “그러나 대부분 국제사회의 시선은 그렇게 보지 않는다”고 꼬집었다.


다시 말해 대만을 향한 미국과 일본의 수호 의지에 대해 중국이 격하게 반발하면 할수록 오히려 일본이 대만과 결속을 더 강화하는 결과를 낳고 있으며, 대만에 대한 전 세계의 관심을 더욱 높이는 결과를 가져오고 있다는 것이다. 여기에 중국의 딜레마가 있다.


가장 중요한 것은 미국인들을 포함해 전 세계인들이 대만이 중국의 일부가 아니라는 사실을 받아들이기 시작했고 그러한 흐름이 갈수록 대세로 굳어지기 시작했다는 점이다.


이는 “대만을 국가로 인정해서는 안된다”는 중국의 주장이 힘을 잃고 있다는 의미이기도 하다. 그 말은 중국이 대만을 상대로 외교, 군사, 경제적 압박을 확대하면서 ‘무력으로 대만을 통일하겠다’는 주장에 대해 세계인들이 이를 ‘침략적 행위’라면서 강력히 비판하는 흐름이 갈수록 강화되고 있다는 뜻이기도 하다. 그럴수록 중국의 이미지는 악화될 것이고, 외교적 고립도 자초하는 결과를 낳게 될 것이다.


확실한 것은 그동안 중국이 해 왔던 “미국이 더 이상 대만을 보호해 주지 않을 것”이라는 심리전이 더 이상 먹히지 않는다는 것이다. 물론 미국내 좌파단체들이 대만으로의 무기 수출을 반대하고 또한 대만내 친중(親中)적인 국민당이 “아프간 사태로 미국은 신뢰할 수 없다는 게 드러났다”고 주장하기도 하지만 이는 소수파의 발악일 뿐이다.


결론은 이것이다. 중국이 아프간 카불공항의 절망적인 이미지를 사용해 ‘미국의 초라한 실패’를 부각하면서 대만에 대한 영향력 확대를 애써 무시해 보려 하지만 현실은 그와는 반대로 흘러가고 있다.


오바마 행정부 때 천명했던 ‘아시아로의 전환(pivot to Asia) 정책’이 현실화되면서 미국이 아프간에게 묶여 있었기 때문에 가능했던 지난 20년간의 기회의 창(窓)이 지금 닫히고 있다는 사실에 중국이 좌절하고 있는 것이다. 그래서 중국이 저렇게 당황하면서 횡설수설하고 있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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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중국 푸단대학교 한국연구원 객좌교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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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전 OUR NEWS 대표
    -제17대 대통령직인수위원회 정책기획팀장
    -전 대통령실 홍보기획비서관
    -사단법인 한국가정상담연구소 이사장

    -저서: 북한급변사태와 한반도통일, 2012 다시우파다, 선거마케팅, 한국의 정치광고, 국회의원 선거매뉴얼 등 50여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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