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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세분석] 갑자기 사라진 中 '황제의 딸', 도대체 무슨 일이? - 공산당에 대한 충성 우선시한 ‘시진핑 사상’과 충돌이 원인 - 중국 공산당 사상을 좀먹는다 치부, 연예계 대대적 퇴출나서 - 연예인 팬덤 등 활동 전면 중단 등 대대적 정리 작업 시작
  • 기사등록 2021-08-29 22:56:06
  • 수정 2021-08-30 08:13:2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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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중국에서 철퇴를 맞은 자오웨이(가운데)


[中 '황제의 딸' 자오웨이, 모든 것이 사라졌다]


중국 ‘빅테크’ 기업들이 독점 규정 위반 등을 이유로 잇따라 철퇴를 맞고 있는 가운데 중국의 연예계도 ‘공산당 리스크’로 인해 바짝 얼어붙었다. 중국에서 유명 배우의 작품이 온라인상에서 사라지고 모든 자료들이 삭제되는가 하면, 탈세 혐의로 500억원 넘는 벌금이 부과된 사례가 공개되면서, 당국의 사정 칼날이 이제 연예계를 향하고 있다는 관측이 나온다.


27일 중국매체 '지무(極目)뉴스' 등은 “드라마 '황제의 딸'과 영화 '적벽대전' 등을 통해 한국에도 널리 알려진 중국 여배우 자오웨이(趙薇)의 작품이 전날부터 여러 동영상 사이트에서 검색되지 않고 있다”고 보도했다.


실제로 드라마 환주거거(還珠格格)에서 판빙빙 등과 주연으로 출연했지만 현재 중국판 네이버라 할 수 있는 바이두에 소개되는 영화출연진 명단에서 사라진 상태다.


심지어 주요 포털사이트와 플랫폼에서도 자오웨이라는 이름은 검색조차 되지 않는다. 또한 동영상 사이트인 텐센트 비디오, 아이치이 등 모든 플랫폼에서 현재 그의 이름으로 검색조차 되지 않는 상태이며, 동시에 웨이보(중국판 트위터)에 있던 자오웨이의 팬클럽도 접속할 수 없는 상태다.


이와 관련해 동영상 사이트 관계자들은 “자오웨이의 작품을 삭제하라는 임시 통지를 받았다”면서도, “정확한 이유는 알지 못한다”고 밝혔다.


자오웨이의 작품은 전날인 26일 오후 9시(현지시간)경 까지만 해도 주요 동영상 사이트에서 검색됐지만, 그 이후 갑자기 "관련 법규·정책에 따라 결과를 표시하지 않음", "관련 동영상을 찾을 수 없음" 등의 문구가 뜨면서 현재는 검색조차 금지 당한 것으로 확인됐다.


중국이 드라마 '황제의 딸', 영화 '소림축구' 등으로 우리나라에서도 인기가 높은 여배우 자오웨이(趙薇) 지우기에 나선 것이 아니냐는 관측이 제기됐다.


[자오웨이에게 도대체 무슨 일이 있었나?]


자오웨이는 지난 1998년 ‘황제의 딸’ 드라마 여주인공으로 출연해 스타덤에 올랐고, 이후 '소림축구', ‘뮬란’, ‘적벽대전 1,2’, ‘화피’ 등 작품에 출연해 한국에서도 잘 알려진 배우다.


자오웨이는 2009년 싱가포르 영주권자로 호텔, 부동산, 금융업 등을 운영하는 경제계 거물 황유룽(黃有龍)과 결혼한 후 미디어, 문화, 부동산 등 기업에 잇따라 투자하면서 막대한 재산을 모았다.


자오웨이는 지난 2017년 11월 차입금으로 상장사를 인수하려 한 사실을 숨겼다가 적발돼 당국으로부터 5년간 상장사 경영 참여 금지 제재를 받은 바 있고, 그로 인해 자오웨이가 설립한 14개의 회사 중 6곳의 허가가 취소된 상태다.


또한 지난 6월 자오웨이의 남편 황유룽은 3억 홍콩달러(약 450억원) 대출 연체 혐의로 홍콩 채무자들에게 고소를 당하기도 해 이번 자오웨이에 대한 당국의 처분이 자오웨이 부부의 금융 비리 때문일 것이라는 추측이 나오고 있는 것이 사실이다.


그러나 일각에서는 자오웨이가 2014년 알리바바 계열인 알리바바 픽처스에 투자해 수천억원의 평가차익을 내면서 '중국 연예계의 워런 버핏'으로 불린 만큼, 당국이 최근 알리바바와 관련된 인물을 솎아내는 것과 이번 일이 관련 있을 가능성도 제기하고 있다.


또한 자오웨이가 지난 2016년 자신이 연출한 영화 ‘No Other Love’에 대만 배우 리언다이를 주인공으로 발탁하자 중국 내부에서 자오웨이의 정치적 지향성에 대한 공격을 받은 바 있어 이 역시 중국 당국의 미운 털을 받게 한 요인일 수도 있다는 추측도 나왔다.


한편으로는 본인의 불륜 때문에 위기에 몰렸다는 소문도 들린다. 다양한 내용들이 옐로우페이퍼들을 통해 흘러 나오지만 모든 것이 확실치는 않다.


▲ 중국의 유명 여배우 좡상과 그의 전 남자친구 장헝 [사진=웨이보]


[中 유명 배우 정솽도 철퇴 맞아]


자오웨이뿐만 아니라 중국 세무 당국은 지난 2019년부터 2020년까지 개인소득 1억9100만 위안(약 344억 8696만원) 신고하지 않았다는 이유로 유명 배우 정솽(鄭爽)에 대해 벌금 2억9천900만 위안(약 539억 원)을 부과했다고 환구시보 등이 27일 보도했다.


정솽의 탈세 의혹은 그와 사실혼 관계였던 전 애인이자 프로듀서인 장헝(張恒)의 폭로로 세상에 알려졌다. 장헝은 정솽이 2019년 드라마 ‘천녀유혼’ 주연으로 1억6000만 위안 (약 288억 9,120만원)의 출연료를 받았지만, 이를 대폭 줄인 이중계약서로 탈세했다고 폭로했다.


1991년생으로 올해 나이 31세인 정솽은 2009년 방영된 중국판 '꽃보다 남자'인 '같이 유성우를 보자'(一起來看流星雨)의 여주인공으로 나와 스타가 되었고, 2016년엔 ‘가장 인기있는 톱4 여배우’에 선정되기도 했다.


그러나 전 애인 장헝이 “정솽과 미국에서 지난 2019년 비밀 결혼식을 올리고 대리모를 통해 두 아이를 낳았지만 두 사람이 대리모 임신 7개월차에 결별하면서 이혼 소송에 들어가자 이 자녀들을 버렸다”고 폭로하면서 정솽의 이미지는 나락으로 추락, 사실상 연예계에 퇴출당했다.


이에 따라 방송 심의 및 규제 당국인 국가광전총국은 그가 출연한 드라마 '천녀유혼'의 방송을 불허키로 했다. 또한 한국 배우 이종석과 함께 출연한 한중합작 드라마 '비취연인' 방송도 연기됐다.


한편 정솽의 탈세는 앞서 2018년 전직 CCTV 아나운서인 추이융위안(崔永元ㆍ58)의 폭로를 계기로 톱배우 판빙빙(范氷氷ㆍ40)의 탈세 의혹이 불거진 사건과 함께 회자되고 있다.


당시 중국 세무 당국은 조사 결과 판빙빙의 탈세 사실이 인정된다면서 8억8000만 위안(약 1500억원)의 벌금을 부과한 바 있는데 이 사건 이후 최대 규모로 추징한 것이다.


[중국 연예계에 불어닥친 매서운 바람, 왜?]


자오웨이와 정솽 뿐만 아니라 최근 아이돌 그룹 엑소의 전 멤버인 캐나다 국적자 크리스 우(중국명 우이판·吳亦凡)도 성범죄로 공안에 체포된 바 있다.


또한 일본 군국주의의 상징인 야스쿠니(靖國)신사를 배경으로 사진을 찍어 온라인에 올린 배우 장저한(張哲瀚)은 사과를 했음에도 불구하고 모든 광고가 끊기고 연예계에서도 퇴출당했다. 장저한은 특히 자오웨이가 운영하는 연예기획사의 대표이기도 하다.


더불어 대중들에게 상당한 인기를 끌었던 후난 TV의 예능MC 치안 펑(Qian Feng)도 개인 사생활을 이유로 기소된 후 27일 방송에서 물러났다.


왜 이렇게 중국 정부 당국이 연예계를 대상으로 단속을 강화하고 나선 것일까?


그 배경을 보려면 중국의 연예계를 담당하는 ‘중국 공산당 중앙 인터넷 안전 정보화 위원회 판공실’의 움직임을 보면 된다. ‘중앙 인터넷 안전 정보화 위원회 판공실’은 27일, 연예인 인기 차트 발표를 금지하는 등의 내용을 담은 '무질서한 팬덤에 대한 관리 강화' 방안을 발표했다.


또한 미성년자가 연예인을 응원하기 위해 돈을 쓰는 것을 엄금하는 등 미성년자의 참여를 엄격히 통제하고, 연예인 팬클럽에 대한 관리를 강화하도록 하는 내용도 포함됐다.


이와 관련해 홍콩의 사우스차이나모닝포스트(SCMP)는 28일, “중국 당국이 연예인들의 문화가 청소년들에게 미치는 부정적 영향을 뿌리뽑기로 했다”고 선언하면서 “대대적인 연예계 정리작업에 들어갔다”고 보도했다.


자오웨이나 정솽, 그리고 크리스 우에 대한 수사나 제재 역시 이러한 차원에서 벌어진 일이라는 것이다.


이러한 흐름을 예고라도 하듯 중국의 반부패 감시기구인 ‘중앙기율검사위원회’는 25일, 홈페이지에 “중국 당국이 건전한 청소년 문화 육성을 위해 강력한 단속을 시행할 것”이라는 포고문을 올렸다. 그러면서 ‘중앙기율검사위원회’는 이례적으로 탈선한 중국 연예인들의 범죄 행각이라든지 연예인들에 대한 팬문화의 부정적 행태들을 자세하게 소개했다.


특히 ‘중앙기율검사위원회’는 연예인들의 팬덤 문화가 온라인을 통해 확산되는 것에 대해 심각한 우려를 가지고 있으며 젊은이들에게 잘못된 가치관을 심어준다는 점에서 반드시 척결할 것이라 예고했다.


이러한 ‘중앙기율검사위원회’의 조치는 중국의 인터넷 감시 기관인 CAC(Cyberspace Administration of China)가 팬 커뮤니티 사이에서 문제가 되는 10가지 영역에 대해 자세히 설명한 지 하루 만에 게시되어 더욱 주목을 받았다. 이 내용은 벌써 중국에서 약 10억명 이상이 열람을 할 정도로 뜨거운 관심사로 부상했다.


여기서 CAC는 각 지방 정부에 모든 형태의 유명인 순위를 금지하도록 하고, 연예인의 기획사나 마케팅 대행사에 대한 감독을 강화할 것을 지시했다.


또한 온라인 팬 커뮤니티도 앞으로 정부기관의 승인을 받아야만 운영할 수 있고, SNS 플랫폼에서도 연예인과 관련된 팬문화 관리를 제대로 하지 않으면 처벌을 받도록 했다. 한마디로 온라인을 통해 연예인들에 대한 팬덤문화가 형성되는 것 자체에 대해 중국 정부 당국이 심각한 거부감을 가지고 있으며, 팬덤문화가 더 이상 청소년들의 가치관이나 생각을 지배하지 못하도록 막겠다는 의미다.


이러한 작업의 일환으로 CAC는 최근 150,000개 이상의 "유해한 메시지"를 삭제했으며, 4,000개 이상의 소셜 미디어 계정과 1,300개 이상의 팬덤그룹을 폐쇄했으며 39개의 앱을 제거했다.


벌써 연예인 팬클럽 공식 계정들에 대한 폐쇄조치가 시작되었다. 중국 유명 배우인 자오리잉(趙麗穎·34)의 공식 계정, 팬 클럽 계정에 대해 이용 정지 등의 강력한 조치가 24일 내려졌다. 800만명 팬덤의 커뮤니케이션이 순식간에 중단된 셈이다.


더불어 중국 당국은 앱 알고리즘에 대한 심의를 강화해 팬덤문화의 확산을 원천적으로 막을 계획도 가지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한마디로 중국 당국은 연예인들이 청소년이나 젊은이들의 사상을 지배하고 이들에게 영향력을 끼치는 행위 자체를 근절하겠다는 의지다. 특히 청소년들이 연예인을 롤모델로 삼는 행위에 대해 매우 부정적이다.


그렇다면 중국당국은 왜 이렇게 연예계를 몰아치면서 저렇게 강력한 조치들을 취하는 것일까? 이는 과거 마오쩌둥 시대의 인식으로 2021년의 중국 청소년들을 바라보기 때문이다. 시진핑 주석은 중국 공산당의 홍위병이 되어야 할 청소년들이 연예인들에게 미쳐 정신 상태에 병이 들고 있다고 생각한다. 이는 시진핑 뿐만 아니라 지금 중국 공산당 지도부들의 한결같은 생각이기도 하다.


3년전 유명한 여배우 판빙빙(范冰冰)은 지금 중국 지도부가 어떤 생각을 가지고 있으며 그들이 중국의 젊은 세대들과 얼마나 생각이 다르며 이로 인해 ‘시대적 가치 충돌’이 일어나고 있는지 단적으로 보여 주었다.


덩샤오핑(鄧小平)의 개혁 개방 이후 태어난 판빙빙(1981년생)은 ‘바링허우(八零後)’ 세대로 꼽힌다. 당연히 그 세대는 ‘(개인의) 경제적 자유화(economic liberalization)’를 꿈꾼다. 바로 그러한 개인의 경제 자유 가치관이 공산당에 대한 충성을 우선시한 ‘시진핑 사상’과 충돌을 빚은 것이다.


판빙빙이 결국 중국당국의 압박에 못 이겨 쓴 반성문이 있다. 물론 이 반성문은 본인이 쓴 것이 아니고 강압에 못이겨 자신이 쓴 것처럼 발표된 것이다.


“‘내 자신이 한 일에 대해 너무 부끄럽게 생각하고 이 자리를 빌어 모든 분들께 사과드립니다. 예전의 저는 국가의 이익이나 사회의 이익과 나의 이익의 관계를 알지 못했습니다.”


그런데 이 문구는 굉장히 낯이 익다. 바로 이 문장이다.


“우리 공산당은 전적으로 인민의 이익을 섬깁니다. (중략) 우린 인민의 이익을 알고, 절대 다수의 고통을 마음에 품을 것입니다. 인민을 위해 죽는 것은 가치있는 일입니다.”


바로 문화대혁명을 지휘한 전 중국 국가주석 마오쩌둥(毛澤東)의 1944년 대중 연설문 중 일부이다. 이는 지금 중국이 마오쩌둥 시대의 문화대혁명으로 회귀하고 있다는 것을 의미한다.


그렇다면 판빙빙의 죄는 무엇일까? 건방지게도 시진핑 주석의 인기를 능가할 정도나 누렸다는 점이다. 그것이 바로 괘씸죄다. 이는 당시 판빙빙 사건을 보도한 미국의 신문 ’뉴요커(New Yorker)‘의 분석이기도 했다.


지금 중국이 바로 이렇다. 하는 짓을 보면 북한의 MZ세대들이 자유롭게 사고하는 것을 못참는 김정은이나 전혀 다를 바가 없다. 그 젊은 세대들이 오직 시진핑 또는 김정은만 생각하고 따라야 하는데 그들이 사상도 근본도 없다고 생각하는 연예인들이나 따르고 있으니 그들 입장에서는 이러한 젊은 세대들에게 올바른 정신을 심어주어야 국가의 미래도 있다고 판단했다는 것이다.


그것이 중국에서는 대중문화에 대한 대대적인 단속으로 나타나고 있고 북한에서는 한류문화 완전 삭제로 나타나고 있는 것이다.


그런데 그러한 시도가 성공할 것이라고 밀어붙이는 시진핑이나 김정은을 보면 참으로 대단한 정신승리의 소유자들이라 말하지 아니할 수 없다. 그것이 자신들의 발등을 찍는 일이고 나라를 말아먹는다는 그들은 왜 모를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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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중국 푸단대학교 한국연구원 객좌교수
    -전 EDUIN News 대표
    -전 OUR NEWS 대표
    -제17대 대통령직인수위원회 정책기획팀장
    -전 대통령실 홍보기획비서관
    -사단법인 한국가정상담연구소 이사장

    -저서: 북한급변사태와 한반도통일, 2012 다시우파다, 선거마케팅, 한국의 정치광고, 국회의원 선거매뉴얼 등 50여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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