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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기사등록 2021-08-17 14:06:59
  • 수정 2021-08-17 16:46:0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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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사진=뉴시스]


더불어민주당 대선경선에서 순항하던 이재명 경기지사가 암초를 만났다.


친문계 의원들이 '기본소득'에 우려를 표하며 반(反)이재명 집단행동에 나선 데다가 황교익 경기관광공사 사장 '보은 인사' 논란이 계속되고 있는 탓이다. 야권은 물론 여당 내부에서도 기본소득과 황교익 내정을 비판하고 있어 '사면초가'에 몰린 상황이다.


이재명 캠프는 이른바 '중립지대' 친문의 기본소득 협공에 대해선 개의치 않는다는 기류가 감지된다. 하지만 황교익씨 내정 파문이 확산되자 캠프가 속앓이를 하는 모습이다.


홍영표, 김종민 신동근 의원 등 특정 캠프에 몸담지 않은 친문 의원 20명은 지난 16일 국회에서 기자회견을 갖고 기본소득에 대해 "장기적 연구과제로 검토해볼 수 있지만 당장 국가 정책까지 가는 것은 위험하다"고 제동을 걸었다.


이들은 "수십조 예산을 모든 국민에게 같은 액수로 나눠주는 건 양극화 불평등 해소에 역행하는 것 아닌가, 특히 매년 십수조 예산을 고소득자들에게 나눠주는 게 재정 정의에 맞는 일인가, 보편적 복지를 위해 써야 할 예산이 줄어들 수밖에 없는데 이게 진보개혁의 길인가 치열하게 토론해야 한다"면서 기본소득 토론을 제안했다.


이날 회견에는 친문 싱크탱크인 '민주주의 4.0' 소속 의원들이 대거 이름을 올렸다. 이들의 토론 제안에 이낙연, 정세균 후보 등 경쟁주자들이 일제히 환영하는 모습도 보였다.


이재명 지사 측은 당내 경선토론과 민주당 초선 의원들이 주관하는 토론회가 이미 빡빡하게 자리한 만큼 이들 일정에서 충분히 기본소득과 검찰·정치개혁에 대한 토론이 가능하다는 입장이다. 더욱이 '이재명 비토' 정서가 강한 친문 의원들의 집단행동에 다른 의도가 있는 게 아니냐는 의혹도 제기하고 있다.


이재명 캠프 관계자는 17일 뉴시스와 통화에서 "결국 지금 이재명을 코너로 몰겠다는 정치적 의도가 있는 건데 정말 '중간지대'라는 사람들이 그렇게 하겠느냐"며 " 네거티브는 아니지만 정치적 의도가 있는 정치적 행위인데 우리가 빨려들어가는 게 맞는지 모르겠다"고 밝혔다.


이재명 캠프에 합류한 친문 인사들도 비판적 입장을 내놓았다. 김우영 전 청와대 자치발전비서관은 페이스북에서 "골수 운운하는 분들이 제일 먼저 고무신 거꾸로 신더라"며 "솔직히 친문 자처 하는 분들 중에 좋은 분들 많지만 일부 호가호위하는 형들 정신차리라"고 직격탄을 날렸다.


이런 가운데 맛 칼럼니스트 황교익씨 경기관광공사 사장 내정 논란은 확산일로 양상이다. 그간 전문성이 있는 인사라며 엄호해온 이재명 캠프도 여야를 막론한 맹폭에 지지자들 사이에서 마저 부정적 여론이 갈수록 커지자 전전긍긍하는 모습이다.


이낙연 캠프 신경민 상임부위원장은 CBS 라디오 인터뷰에서 황씨에 대해 "일본 음식에 대해서 굉장히 높이 평가를 하고 한국 음식은 거기에 아류다. 카피를 해 온 거다라는 식의 멘트가 너무 많다"며 "일본 도쿄나 오사카관광공사에 맞을 분"이라고 꼬집었다.


나아가 "지금 경기도청이 '도청 캠프'라고 할 정도로 너무 많은 불공정 채용 비리가 있다"면서 "오늘 중으로 이분을 포함을 해서 경기도 공공노조에서 불공정 채용 비리의 실태에 대해서 얘기를 하겠다라는 얘기를 들었다"면서 보은성 인사 의혹을 키우는 모습도 보였다.


야권 대선주자인 윤희숙 국민의힘 의원도 페이스북에서 "편들어주면 관광공사 사장이냐, 경기지사가 왕이냐"면서 "이 지사 자신의 치부를 공개적으로 옹호해줬다는 이유로 기관장에 내정한 것을 보면, 자신이 가진 권력을 얼마나 사유화해 왔을지 앞으로도 더 남용할지 뻔히 보인다"고 질타했다.


이재명 캠프는 표면적으로는 경기도내 인사인 만큼 왈가왈부할 수 없다는 입장이나 내부 분위기는 문제없는 인사라는 의견과 자진사퇴로 거취를 정리해야 한다는 양측 입장이 팽팽히 맞서며 양분된 것으로 전해졌다.


이재명계 일각에선 당장 오늘 예정된 채널A 주관 경선 TV토론에서 이 문제로 맹공을 받을 수 있는 만큼 황씨 스스로 '정리'하길 바라는 분위기다.


더욱이 오는 30일 경기도의회 인사청문 과정에서 황씨에 대한 비토가 나올 경우 정치적 타격을 입을 수 있다. 앞서 오세훈 서울시장도 김현아 SH 사장 후보자가 시의회에서 부적격 판정을 받고 자진사퇴해 면을 구긴 바 있다.


이 지사 본인도 전날 성평등 정책 발표 후 만난 기자들이 황씨 논란에 대해 '생각을 물어도 되느냐'고 묻자 "아니오"라고 답했다. 기자들이 재차 질문을 시도하자 손사래를 치는 등 불편한 기색을 숨기지 못했다.


그러나 황씨는 페이스북에서 "문재인 지지자인 제가 문재인 정부에서 보은을 받으면 받았지 이재명 경기도 정부에서 보은을 받을 일이 없다"며 "나는 이재명 지지자가 아니다"라고 밝히며 자진사퇴 가능성을 일축해 논란은 계속될 전망이다.


황씨는 별도 페이스북 글을 통해선 이낙연 캠프의 '일본 관광공사' 발언을 문제삼으며 "일본 정치인과의 회합에서 일본 정치인의 '제복'인 연미복을 입고 있는 사진을 본 적이 있다. 이낙연은 일본 총리에 어울린다"고 원색 비난하는 등 논쟁에 불을 붙이기까지 했다.


캠프 핵심 관계자는 뉴시스에 "절차상 우리가 그만두라고 해서 할 수 있는 상황이 아니다"라며 "본인이 결단을 내릴 수도 있지만 그건 알 수 없다"고 곤혹스런 기색을 드러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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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중국 푸단대학교 한국연구원 객좌교수
    -전 EDUIN News 대표
    -전 OUR NEWS 대표
    -제17대 대통령직인수위원회 정책기획팀장
    -전 대통령실 홍보기획비서관
    -사단법인 한국가정상담연구소 이사장

    -저서: 북한급변사태와 한반도통일, 2012 다시우파다, 선거마케팅, 한국의 정치광고, 국회의원 선거매뉴얼 등 50여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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