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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세분석] 대만 놓고 美-中 정면충돌, “12월, 전쟁날 수 있다!” - 美, “민주주의정상회의에 대만 초대”, 中은 '전쟁불사' - 12월, 시진핑의 운명을 건 한판 승부 벌일 수도 - 2022년 중간선거 앞둔 미국, "손해볼 것 없다"
  • 기사등록 2021-08-14 22:48:32
  • 수정 2021-08-15 08:09: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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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美, “민주주의 정상회의에 대만 초대할 것”]


대만을 둘러싸고 미국과 중국간의 충돌 상황이 심상치 않게 흘러가고 있다. 서로가 명분을 쌓으려는 도발적 행동을 서슴치 않고 있기 때문이다.


특히 미중간에 전쟁 불사 발언까지 나돌고 있어서 이러한 사태가 어디까지 진전될지 관심이 집중되고 있다.


중국이 그야말로 격하게 반발하고 있는 것은 오는 12월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이 전 세계 민주주의 지도자들을 모아 정상회의를 화상으로 열게 되는데 이 자리에 대만의 차이잉원(蔡英文) 총통도 참석하게 될 것이라는 점이다.


실제로 민주주의정상회의 초청국 대상에 대만이 포함되어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대만 민주진보당(DPP)은 현지 매체 대만 뉴스를 통해 대만이 이번 정상회담에 초청되었다는 소식을 전하며 들뜬 모습을 감추지 못했다.


중국은 사실상의 반 중국 국가연대인 민주주의 정상회의에 대만의 차이 총통이 참가한다는 것을 미국의 도발로 여기면서 미국이 ‘하나의 중국’ 원칙을 완전히 무시하는 것으로 받아들이고 있다.


당장 중국의 강력한 반발과 함께 거센 경고가 터져 나왔다. 중국 관영 환구시보는 13일 “미국이 다른 나라 정상들과 차이잉원 대만 총통이 함께 회의에 참석하는 장면을 연출하면 중국은 단호히 조치할 수밖에 없다”면서 “대만의 지도자가 세계 여러 나라 정상들과 함께 있는 모습이 스크린에 나오는 날에는 중국 전투기가 대만 상공을 날고 있을 것”이라고 경고했다.


그러면서 환구시보는 “(전투기 비행은) 대만에 대한 중국의 주권을 확실히 선언하고 미국과 대만의 음모를 분쇄할 것”이라면서 “대만이 인민해방군 전투기에 발포하면 대만의 군사 목표물을 겨냥한 대륙(중국)의 수많은 미사일과 폭격기가 결정적인 회답을 하며 역사를 쓸 것”이라고 위협한 것이다.


환구시보는 이어 “미국이 다른 정상들과 차이 총통이 함께 회의에 참석하는 장면을 연출하면 대만의 '국가' 지위를 공개적으로 인정하고 대만해협의 정치적 상태를 깨뜨리는 것”이라면서 “중국은 '하나의 중국' 원칙을 수호하기 위해 단호하고도 결정적인 반격을 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환구시보는 또한 “1995년 리덩후이(李登輝) 대만 총통이 모교인 미국 코넬대 동문 행사에 참석하는 것을 이유로 미국 방문을 허락받았을 때 중국군이 대만 주변 해역에 미사일을 발사했다”면서 “차이 총통이 '민주주의 정상회의'에 참석하는 것은 성질이 더 심각하다. 그렇게 되면 중국이 1995년보다 더 강력한 대응을 해야 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중국은 당시 미국 주재 자국 대사도 소환했었다.


환구시보는 “대만해협에 중대 위기가 도래하면 천둥 같은 수단으로 미국과 대만의 오만을 철저히 부수고 승리의 효과가 오래 가도록 해야 한다”면서 “조만간 닥칠 격렬한 겨루기를 위해 충분한 사상적, 군사적 준비를 해야 한다”고 촉구했다.


환구시보의 영문판인 글로벌타임스도 이날 “미국의 바이든 정부가 민주주의를 '무기화'하려 한다”면서 “차이 총통의 민주주의 정상회의 참석은 1995∼1996년의 긴장 고조와 비슷한 상황을 초래할 것”이라고 지적했다.


글로벌타임스는 이어 “'민주주의 정상회의'에 누가 초대받을지 밝히지는 않았으나 토니 블링컨 미국 국무장관이 대만을 초대할 것이라고 말한 적이 있다”고 전했다.


이와 관련해 신창(信强) 푸단대학 교수는 "국가 정상이 참석하는 회의에 대만 지역의 지도자인 차이잉원이 참석할 자격이 없다"면서 “(만약 차이 총통이 그런 회의에 참석한다면) 미사일 시험이나 군용기의 대만 상공 비행 같은 강한 반격 조치가 일어날 가능성이 있다”고 주장했다.


리하이둥(李海東) 중국 외교학원 국제관계연구소 교수도 “미국이 갈수록 노골적으로 '대만 카드'로 중국의 깃털을 흐트리고 있으며 이를 이용해 동맹을 중국에 맞서 결집하고 있다"고 글로벌타임스에 말했다.


[오는 12월, 미중충돌 현실화될까?]


바이든 대통령이 오는 12월 9~10일 화상으로 열기로 한 '민주주의를 위한 정상회의(Summit for Democracy)' 자체가 중국 견제를 위한 반 중국 국가들의 모임이라는 점에서 당연히 대만을 초청하게 될 것으로 보인다.


*관련기사: [정세분석] 美 바이든이 ‘민주주의 정상회의’를 여는 이유?(8월 13일)

*관련영상: [Why Times 정세분석 980] 美 바이든이 ‘민주주의 정상회의’를 여는 이유?


미국은 이미 대만의 세계보건기구(WHO) 참여를 위해 지원 방안 마련에 나서고 있기 때문에 민주주의 정상회의에 대만을 초청하는 것에 대해 중국의 반발을 전혀 개의치 않을 것이다.


중국은 12일 미국 상원이 최근 대만이 WHO의 최종 의사결정기구인 세계보건총회(WHA)에 옵서버 자격으로 참여할 수 있도록 미 국무부가 전략을 개발하도록 하는 안건을 통과시킨 것과 관련해 외교부 화춘잉(華春瑩) 대변인을 통해 "이 안건은 '하나의 중국' 원칙과 미중 3대 연합 공보(미중 간 상호 불간섭과 대만 무기 수출 감축 등을 둘러싼 양국 간 합의)를 심각하게 위반한 것"이라며 "강한 불만과 단호한 반대를 표시하며 미국에 엄정한 교섭을 제기했다"면서 반발하고 있다. 중국은 특정 사안에 대해 외교 경로로 항의한 경우 '엄정한 교섭을 제기했다'는 표현을 사용한다.


대만은 중국과의 관계가 좋았던 2009∼2016년에는 옵서버 자격으로 WHA에 참가했다. 하지만 독립 성향의 차이잉원(蔡英文) 정부가 들어선 후 '하나의 중국'을 주장하는 중국의 반발로 2017년부터 참가하지 못하고 있다.


대만은 지난 5월에도 미국 등 주요 7개국(G7)의 지원을 등에 업고 WHA에 참가하려 했으나 대만을 자국 영토로 여기는 중국의 반발로 초청장을 받지 못했다.


미국은 민주주의 정상회의에 대만을 참여시키면서 국제사회에서 본격적 진입을 촉진하는 계기로 삼으려 하고 있다. 따라서 미국 입장에서 중국이 아무리 반발한다해도 대만의 민주주의 정상회의 참가를 포기하지 않을 것으로 보인다.


그렇다면 남은 것은 ‘중국이 과연 이에 대해 어떻게 대응할 것인가’의 문제로 귀결된다. 중국은 일단 대만이 민주주의 정상회의에 참석하게 되면 대만을 무력으로 침공할 수도 있다고 경고했다.


중국이 이렇게 강하게 ‘전쟁 불사’ 경고를 했음에도 12월 민주주의 정상회의에 차이잉원 총통이 참가하게 된다면 중국 입장에서도 어떤 방법으로든지 대응해야만 한다.


만약 중국의 대응이 과거 1995년 리덩후이(李登輝) 대만 총통이 미국을 방문했을 때처럼 대만 주변 해역에 미사일을 발사하는 수준 또는 대만방공식별 구역에 20-30대 정도의 전투기를 보내 위협 비행하는 수준으로 끝나 버린다면 중국은 역시 종이호랑이라는 것을 입증하게 될 것이다.


그렇게 되면 중국이 향후 입지는 정말 좁아들 것이다. 당연히 미국은 대만에 대한 국제사회에의 본격 진출을 도모하게 될 것이고, 민주주의 정상회의를 통해 대만이 국제사회에 다양하게 활동할 수 있도록 지원하게 될 것이다.


그렇게 되면 리투아니아처럼 대만에 대한 국호도 타이완으로 공식 호칭하는 것과 함께 준 대사관격의 사무실 유치도 늘어나게 될 것이다. 그렇게 되면 중국이 그동안 최고의 외교 기조였던 ‘하나의 중국’ 원칙은 완전히 뭉개지게 될 것이다.


미국은 민주주의 정상회의를 통해 이러한 대반전의 기회를 만들려 하는 것이다. 그리고 중국과의 정면 충돌도 마다하지 않겠다는 의지를 보이고 있는 것이다.


[미국의 대 중국 정면 충돌, 미국이 노리는 두 가지]


미국이 오는 12월의 민주주의 정상회의에 대만을 공식적으로 초청하면서 중국과의 정면충돌이 이루어진다 해도, 설사 준 전쟁 상황으로 흘러간다 해도 미국의 바이든 행정부가 이를 밀어 붙이는데는 최소 두 가지의 이유가 있다.


*이유 1: 시진핑의 위상 격하


사실 민주주의 정상회의에 차이잉원 총통이 초청되어 국제무대에 본격 등단하는 것에 대해 시진핑 주석은 진퇴양난의 상황에 몰릴 수도 있다.


그대로 두고 보고 있자니 중국내 여론이 악화될 것이고, 정면 대응하자니 자칫 시진핑의 위상이 완전히 흔들릴 가능성도 있기 때문이다.


민주주의 정상회의에 차이잉원 총통이 데뷔를 했음에도 중국이 그저 대만해협에 미사일 발사하는 수준 정도로 끝난다면 온 천하에 시진핑의 중국이 종이호랑이였음을 드러내는 것이 될 것이다. 그렇게 되면 더 이상 ‘하나의 중국’ 원칙도 지켜질 수 없게 되면서 2022년의 시진핑 3연임을 앞두고 위상은 급격히 추락할 가능성이 있다.


이런 상황에서 베이징올림픽에 대한 보이콧까지 강행된다면 그야말로 시진핑의 입장은 난처해 질 것이고 당 원로들을 통해 사임 압박이 거세질 것이다.


그렇다고 미국과 정면 충돌, 곧 대만에 대한 공격을 한다는 것은 중국 전체가 흔들릴 수도 있는 엄청난 도박이 될 것이다.


미국은 이미 대만에 대해 중국이 공격을 감행한다면 동맹국 보호 차원에서 강력 대응할 것이라고 밝혀왔다. 지난 4일(현지시간)에도 아퀼리노 인도태평양 사령관이 미 애스펀연구소가 주최한 안보포럼에 화상으로 참석해, “미국이 유사시 대만을 지원할 능력이 있느냐”는 질문을 받자 “미국은 세계에서 가장 선진화한 최강의 군사력을 보유하고 있으며, 어떤 돌발상황에도 대응할 수 있다”는 강력한 입장을 밝혔다.


아퀼리노 사령관은 또 “영국과 프랑스, 독일 등 유럽국가가 잇따라 인도·태평양 지역에 군함을 파견한 것은 고무적”이라면서 대중견제를 위한 협력을 강조했다.


그렇다면 결론은 이미 나와 있다. 중국이 대만 차이잉원 총통의 민주주의 정상회의 참석을 이유로 대만에 대한 공격을 감행한다면 곧바로 중국 대 미국+대만+일본과의 전쟁으로 번져가게 될 것이다. 여기에 당장 유럽연합 및 나토 회원국들도 참전하게 될 것이다. 그 결과가 어떻게 될 것인지는 보지 않아도 뻔하다.


자, 이러한 도박을 시진핑 주석이 감행할 수 있을까? 자신의 3연임은 물론이고 자칫 중국이 완전히 몰락할 수도 있는 그러한 위험천만한 행동을 감행할 수 있겠는가 하는 점이다.


*이유 2: 미국내 상황


민주주의 정상회의에 대만의 차이잉원 총통을 초청했다는 이유로 중국이 대만을 공격해 온다면 미국은 당연히 전 군사력을 동원해 중국에 대항하게 될 것이다.


이러한 상황은 바이든 정부 입장에서도 결코 부정적이지 않다. 오히려 분열되어 있는 미국내 여론을 통합할 수 있는 절호의 기회가 될 수도 있다.


특히 2022년에는 미국에 중간선거가 있다. 중국과의 전쟁 상황은 민주당에게 엄청나게 좋은 기회를 제공할 수도 있다는 의미다. 전쟁 상황에서 당연히 집권 정당에 힘을 실어주게 될 것이고, 그 전쟁 자체가 특히 자유민주주의를 수호하기 위한 명분도 있고, 미국민들의 4분의 3 이상이 싫어하는 중국과의 전쟁이라는 점에서 반대 명분도 별로 없을 것이기 때문이다.


또 전쟁까지 가지 않는다 할지라도 바이든 대통령은 민주주의 정상회의에 대만의 차이잉원 총통을 초청해 국제 무대에 공식 데뷔시켰다는 것 하나만으로도 아주 좋은 평가를 받게 될 것이다. 이러한 일들이 당연히 2022년의 중간 선거에 호재로 작용할 수 있을 것이다.


[중국, 당장 반발하지만 ‘의미없다!’]


미국의 이러한 행동에 대해 중국은 다양한 차원으로 반발하지만 미국의 단호한 의지를 가로막지는 못할 것으로 보인다.


주미대사로 새롭게 부임한 친강(秦剛) 대사는 12일(현지시간) 취임 인사차 웬디 셔먼 미국 국무부 부장관을 처음 만난 자리에서 “대만 문제가 미중 관계에서 가장 중요하고 민감한 문제”라며 대만 문제와 관련한 중국의 입장을 분명히 전달했다고 중국 관영 신화통신이 13일 보도했다.


한마디로 중국의 최대 민감 사항인 대만 문제에 대해 ‘하나의 중국’ 원칙을 거듭 강조하면서 미국이 이 레드라인을 절대 건드려서는 안된다는 강한 입장을 피력한 것이다.


이렇게 강경한 중국의 입장을 어떻게 봐야 할까?


‘타이거맘(tiger mom)’으로 유명한 에이미 추아 미국 예일대 법대 교수는 “중국은 위협당하면 굴복하기는커녕 체면을 세우기 위해서라도 더 강하게 나간다”고 했다. 두려울 때 더 큰 소리치고 하세 부린다는 의미다. 지금 중국이 그렇다.


이런 관점에서 오는 12월이 중국의 미래, 특히 시진핑 주석의 3연임 여부도 판가름나는 중요한 시기가 될 것으로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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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중국 푸단대학교 한국연구원 객좌교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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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전 OUR NEWS 대표
    -제17대 대통령직인수위원회 정책기획팀장
    -전 대통령실 홍보기획비서관
    -사단법인 한국가정상담연구소 이사장

    -저서: 북한급변사태와 한반도통일, 2012 다시우파다, 선거마케팅, 한국의 정치광고, 국회의원 선거매뉴얼 등 50여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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