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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세분석] 독일 메르켈 총리 퇴진에 중국이 좌불안석인 이유? - 16년 친중, 독일 메르켈의 퇴장. 中 엄청난 외교적 손실 - 메르켈 후임 누가되든 친중정책 유지 어려울 것 - 유럽을 잃은 중국, 외교적 고립으로 치명타
  • 기사등록 2021-08-10 20:59:22
  • 수정 2021-08-11 08:05:1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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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6년 친중, 독일 메르켈의 퇴장]


지난 16년간 유럽에서 중국에 가장 우호적 지도자로 손꼽혀왔던 앙겔라 메르켈 독일 총리가 퇴임을 앞두고 있다. 중요한 것은 메르켈 총리의 퇴임 자체가 중국과 EU관계를 칼날 위에 서게 만들 정도로 엄청난 변화와 함께 위기를 가져오게 될 것이라는 점이다.


홍콩의 사우스차이나모닝포스트(SCMP)는 10일, “16년 동안 집권하면서 인권 같은 이념적 가치보다는 경제 등의 실용적 가치를 중시해 유럽에서 중국에 가장 우호적인 지도자였던 메르켈 총리가 오는 9월 퇴임하게 되는데 이는 중국에게 엄청난 충격으로 다가오게 될 것”이라면서 “중국이 메르켈 총리를 이용해 EU를 중국 편으로 끌어들이는데 어느 정도 성공했었는데 이젠 유럽에서 가장 큰 우호세력을 잃게 되었다”고 보도했다.


SCMP는 이어 "인권 탄압과 경제적 반칙행위에 제동을 걸어야 한다는 압박 속에서 EU가 노련한 심판인 메르켈 총리 없이 미국과 중국이라는 두 슈퍼파워의 싸움에 끼게 됐다"고 전망했다. 그만큼 중국을 대변해주고 보호해줄 방어막이 사라진 상황에서 중국의 외교는 상당한 부담감을 가질 수밖에 없다는 의미다.


특히 최근의 EU분위기가 親중국이 아닌 反중국으로 급변하고 있고, 중국과의 관계를 전면 재검토하는 방향으로 흐르고 있는데 중국 성향의 메르켈 총리가 퇴진하게 되면 이러한 EU의 분위기에 제동을 걸 사람이 없어진다는 점에서 중국의 유럽외교는 커다란 벽을 마주하게 될 것으로 보인다.


[중국, 메르켈의 후임자가 누가될지에 초관심]


중국의 든든한 뒷배였던 메르켈 총리가 퇴임을 앞둔 상황에서 중국은 과연 메르켈 총리의 후임이 누구일지에 대해 관심이 집중되고 있다.


현재 독일의 선거 상황은 도저히 앞날을 쉽게 예측하기 어렵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오는 9월 26일 치러지는 독일 총선은 어찌되었건 16년만에 새로운 총리를 뽑게 된다. 현재 차기 총리의 대결은 여당 연합 중 기민당(CDU)의 아르민 라셰트 대표와 야당인 녹색당의 안나레나 배어복 공동 대표가 각축을 벌이고 있다.


1961년생으로 만 60세인 라셰트 후보는 1980년생의 41세 여성인 녹색당의 베어복 후보와 차기 총리 자리를 두고 치열하게 경쟁하고 있다.


지난 5월만 하더라도 녹색당의 지지도가 크게 상승하면서 베어복 후보의 당선이 유력시 되었으나 배어복 후보와 관련된 잇단 구설수가 알려지면서부터 지지율이 하락하기 시작했다. 베어복은 당으로부터 보너스 25,000유로(약 3,400만원)를 받은 뒤 이를 의회에 신고하지 않은 사실이 드러났고, 최근엔 총리 후보 출사표 격으로 낸 저서 “지금: 우리는 어떻게 우리 나라를 새롭게 할 수 있나”가 표절 의혹에 휩싸이면서 지지율 하락을 부채질했다.


이런 상황에서 집권당(기민·기사연합)이 반대급부로 지지율 상승이 이루어졌지만 이번에는 라세트 후보 또한 구설수에 오르면서 또 한번의 변곡점을 맞고 있다.


지난 7월 중순 독일 서부 지역에 쏟아진 100년 만의 폭우에 대해 집권당이 기민하게 대처하지 못했다는 비난도 쇄도하는 가운데 수해현장을 찾은 라셰트가 파안대소하는 장면이 카메라에 잡히면서 엄청난 비난을 자초했다. 여기에다 라셰트가 2009년 출간한 “떠오르는 공화국: 이민을 기회로”란 책이 표절 논란에 휘말리면서 비판의 도마에 올랐다.


지난 7월 28일 현재 독일 방송 RTL과 ntv가 조사한 여론조사 결과는 녹색당 베어복 19%, 사민당 올라프 숄츠 18%, 기민·기사연합 라셰트 17%로 집계됐다. 그런데 중요한 것은 이번 조사에서 라세트의 지지율이 무려 6%p나 하락했다는 점이다.


물론 독일은 의회에서 총리를 선출하기 때문에 총리 후보 개인 지지율이 직접적으로 총리선출에 반영되는 것은 아니지만 이러한 후보의 지지도가 당의 지지도에 영향을 미칠 수 있다는 점에서 상당히 의미가 있다.


실제 당 지지율도 기민·기사연합은 30%에서 4%P 빠진 26%로 내려 앉았고, 녹색당은 19%에서 21%로 반등했다.


사실 기민·기사연합의 라세트 후보는 절대적 지지를 받는 메르켈 현 총리의 후광효과를 톡톡히 누리고 있는 셈이지만 라세트 자신의 실수로 인해 그러한 효과를 제대로 누리지 못하고 있으며 선거일이 다가올수록 지지율도 하락하고 있어 집권여당연합에 비상이 걸렸다.


독일 정치가 결국 당들의 연정으로 집권당이 결정되지만 현재로서는 도저히 누가 총리가 될 것이라고 확실하게 장담할 수 없는 상황이다.


그런데 중국 입장에서 진짜 중요한 것은 만약 녹색당의 베어복 후보가 당선된다면 거의 재앙에 가깝다고 할 수 있을 정도로 최악의 상황이 연출될 수 있다는 점이다. 베어복 후보가 분명한 반중의 기치를 들고 있기 때문이다.


그렇다고 메르켈의 뒤를 이어 집권연합정당의 라세트 후보가 친중의 메르켈 정책을 계승할지도 주목거리다. 현재로서는 라세트가 친중정책을 이어받을 것으로 보이지 않는다. 상당부분 대 중국정책이 수정될 가능성이 높다는 의미다. 그러니 중국 입장에서는 유럽에서의 비빌 언덕이 사라져 버릴 가능성이 아주 높다고 할 수 있다.


[프랑스 마크롱 대통령의 재선도 큰 관심]


독일의 후임총리가 친중정책을 어느 정도 받아들일 것인지에 대한 여부도 중요하지만 또 하나 프랑스의 마크롱 대통령의 재선 여부도 중국의 중요 관심사 중의 하나라고 SCMP는 보도했다.


내년 대선을 앞둔 에마뉘엘 마크롱 프랑스 대통령 역시 친중 행보를 보여왔는데 현재 마린 르펜 국민전선 대표 등으로부터 강력한 도전을 받고 있다.


만약 마크롱 대통령이 재선에 실패한다면 중국 입장에서는 메르켈 총리의 퇴진과 함께 또 하나의 비빌 언덕이 사라지는 최악의 결과를 맞이할 수도 있다.


물론 친중성향의 드라기 이탈리아 총리도 있지만 나라 자체가 프랑스와 독일보다 작아 영향력이 제한적일 수밖에 없다는 것이 SCMP의 진단이다.


이와 관련해 SCMP는 상하이대 장스쉐 교수의 발언을 인용해 "EU와 중국 간 긴밀한 관계의 주요 후원자는 두 가지 조건을 갖춰야 한다"며 "유럽 문제의 주요 당사자이어야 하며 중국을 향해 올바른 태도를 가져야 한다"고 전했다.


이어 "메르켈과 마크롱은 그 두 가지 조건을 충족한다"면서 "그렇기 때문에 독일과 프랑스의 미래 지도자들이 중국에 올바른 태도를 유지하거나 우호적이길 기대해보자"고 덧붙였다. 그러나 이러한 생각 역시 그야말로 오만하다 아니할 수 없다. 지금 상황에서 그러한 기대를 한다는 것 자체가 사치이기 때문이다.


[갈수록 고립되는 중국]


메르켈 독일 총리와 마크롱 프랑스 대통령의 중요성은 지난 7월 5일, 시진핑 중국국가 주석의 요청으로 이뤄진 시진핑-메르켈-마크롱의 3자 화상회담을 통해서도 그대로 드러났다.


조 바이든 미국 정부의 적극적인 유럽 공략으로 올해 중국과 EU간에 체결될 예정이었던 투자협정이 물 건너가고 아예 EU내에서 反중국 흐름이 강화되자 마음이 다급해진 시진핑 주석이 메르켈 총리와 마크롱 대통령과 3자 회담을 통해 이러한 분위기를 돌려 보려고 애를 쓴 것이다.


이날 회담에 대해 중국 관영 CCTV는 “시 주석이 메르켈 총리와 마크롱 대통령에게 중국과 유럽이 전 세계의 도전에 더 잘 대응하기 위해 협력을 확대하기를 원한다”면서 “국제문제에서 유럽이 전략적 독립성을 확보하고 더 적극적인 역할을 하길 희망하며, 중국 기업들에 더 투명하고 공평한 환경을 제공하기를 바란다”고 말했다고 소개했다.


그러나 시 주석의 이러한 외교적 시도는 별 효과없이 마무리됐다. 메르켈 총리는 이미 퇴임을 앞두고 있는 상황인데다 마크롱 대통령 역시 프랑스내에서 일고 있는 반중정서를 외면할 수는 없기 때문이다.


더더욱 아무리 메르켈-마크롱 연합이라도 EU내에서 이미 광범위하게 퍼져 있는 반중적 흐름을 되돌릴 수 없는 상황이기 때문에 더 이상의 친중국적 행보를 보일 수 없었던 것으로 보여진다.


사실 나날이 더욱 파고가 높아지는 중국의 반인권적 행태에 대한 성토나 반칙적 행동이 난무하는 경제 현실도 더 이상 중국과 가까이 지낼 수 없다는 분위기로 연결되면서 중국의 외교적 고립은 더욱 심화될 것으로 예상된다.


특히 동맹 복원을 무기로 적극적인 중국 공략을 시도하고 있는 미국의 요구를 독일이나 프랑스가 거부하기는 힘들었을 것으로 판단된다.


이와 관련해 SCMP는 "지난 7월 베이징에서 열린 포럼에서 프랑스 대사와 러시아 대사간 설전은 프랑스 당국이 독일보다 인권문제에 더 강경하다는 것을 보여준다"고 보도했다.


당시 포럼에서 로랑 빌리 중국 주재 프랑스 대사는 “자국에서 중국이 표현의 자유를 위협한다는 우려가 일고 있다”면서 "누구도 중국이 자신의 모델을 강요하려고 한다는 생각에 의문을 품지 않을 것"이라고 지적했다.


SCMP는 또한 "반중여론이 점점 거세지고 있어 메르켈의 퇴장 후에는 현재와 같은 EU-중국 관계가 유지될 수 없으리라 생각하는 정치인들도 많다"고 전했다.


[유럽을 잃은 중국, 외교적 치명타]


사실 중국 입장에서 유럽은 미국을 대체할 수 있는 절대적 중요성을 가진 외교파트너였다. 미중간 패권 전쟁이 아무리 격화되어도 유럽을 중국이 끌어안을 수 있다면 얼마든지 미국을 대체하는 시장이자 외교적 상대가 될 수 있다고 중국은 판단했던 것이다.


그래서 유럽 외교만큼은 시진핑 주석이 직접 나서서 독려하고 챙겨왔으며 직접 유럽의 정상들을 만나 유럽과의 관계 증진을 도모해 왔던 것이다.


만약 유럽이 정치적인 면은 고려하지 않고 경제적인 면만 보면서 미국 편이 아닌 중국의 손을 들어 주었다면 미국은 중국과의 패권 전쟁에서 정말 힘겨운 싸움을 할 수도 있었다.


특히 세계가 미국 중국 유럽 세 축으로 이뤄져 있다는 점에서 유럽이 어느 쪽 손을 잡느냐에 따라 패권 전쟁의 흐름에 결정적인 변수가 될 수 있었다.


그런 측면에서 중국이 7년 넘게 공들여왔던 유럽연합(EU)과의 투자협정(CAI) 체결은 EU가 결정적으로 중국의 손을 잡는 계기가 될 것으로 보았다. 실제로 중국은 지난해 말 유럽연합과의 투자협정이 성사되자 이를 “국제정치 분야에서의 엄청난 승리”라면서 “단순한 경제적 이익보다 더 큰 전략적 의미를 갖는다”라고 주장한 바 있었다.


특히 미국의 트럼프 행정부 시절, 미국과 유럽연합이 별로 사이도 안 좋고 시큰둥한 관계였기 때문에 미국과의 디커플링에도 불구하고 그 빈틈을 유럽연합이 충분히 메워줄 수 있을 것이라고 생각했던 것으로 보인다.


그런데 그렇게도 중요한 중국의 외교적 카드가 극적인 반전을 맞이하게 된다. 신장 위구르 인권 문제가 불거졌고 이에 대응하는 중국의 공격적 외교가 EU와 중국간의 따스한 분위기를 완전히 뒤흔들어 버렸기 때문이다.


사실 중국의 신장 위구르 인권문제가 불거졌을 때 중국이 이에 대해 경청하면서 뭔가 수용하려는 자세만 보였더라도 EU의 분위기가 이렇게까지 반중으로 흐르지는 않았을 것이다.


그러나 신장 위구르의 인권 문제 지적에 대해 중국이 자존심을 앞세워 EU에 대해 제재까지 하는 식으로 과도하게 공격적으로 반응하면서 EU가 완전히 등을 돌리게 된 것이다.


이러한 시기에 메르켈 총리까지 사임한다는 것은 중국으로서는 대유럽 외교에서 완전한 위기 속으로 빠져들 가능성이 높다고 SCMP는 진단했다.


EU를 잃은 중국, 이는 한마디로 중국의 고립을 의미하고 더불어 중국의 몰락을 가져오는 단초가 될 것이라는 전망도 나온다. 미국과 EU를 뺀 나머지 시장은 아프리카라는 대륙과 러시아-북한-이란 등의 문제국가들만 남기 때문이다.


그런 중국이 세계를 호령한다고 꿈을 꾼들 가당키나 하겠는가?


그래서 시진핑의 중국몽은 망상이라고 말을 하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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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중국 푸단대학교 한국연구원 객좌교수
    -전 EDUIN News 대표
    -전 OUR NEWS 대표
    -제17대 대통령직인수위원회 정책기획팀장
    -전 대통령실 홍보기획비서관
    -사단법인 한국가정상담연구소 이사장

    -저서: 북한급변사태와 한반도통일, 2012 다시우파다, 선거마케팅, 한국의 정치광고, 국회의원 선거매뉴얼 등 50여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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