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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세분석] 합동군사훈련하는 중국-러시아, “함께 몰락할 수도 있다!” - 중-러, 8월 9~13일까지 칭퉁샤에서 1만여명 참가 합동훈련 - 중-러관계, '결코 뜨거워질 수 없는 사이" SCMP 지적 - 중-러 군사협력에 숨은 푸틴의 고도의 노림수, 中 속고 있다!
  • 기사등록 2021-08-03 21:41:01
  • 수정 2021-08-04 08:01:5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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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中, 러시아군 초청 8월 1만명 연합 훈련]


중국과 러시아가 중국 닝샤후이주(寧夏回族)자치구 칭퉁샤(靑銅峽) 전술훈련기지에서 양국의 첨단 무기를 총동원한 대규모 연합훈련을 실시하며 미국에 대항한 전략협력을 강화하기로 했다.


지난 7월 30일 중국 국방부가 홈페이지를 통해 공개한 자료에 따르면, 8월 9~13일 닷새 동안 열리는 이번 ‘서부연합-2021’ 훈련에 중국 서부전구, 러시아 동부군 소속 군인 1만여 명이 참가해 중국 영토에서 열리는 연합 훈련으로는 최대 규모가 될 전망이다.


훈련에서 “양국 군은 양국 국방장관도 참관하는 가운데 합동지휘본부를 설치할 예정이며, 중국은 인민해방군 서부전구, 러시아는 동부군관구의 병력 위주로 양측 합해서 1만명 이상의 병력에 각종 군용기와 화포 및 장갑차를 투입, 공동의 정찰 및 조기경보 역량, 전자정보 공격과 연합 공격·소탕 능력을 점검·제고할 것”이라고 중국 국방부는 밝혔다.


중국 국방부는 "(중국과 러시아가) 지역 안보와 안정을 공동으로 수호하는 것을 훈련의 과제로 삼고 있다"며 "새 시대 중국과 러시아의 전면적인 전략적 협력 동반자 관계를 공고히 발전시키고 양국 군 당국 간 실질적인 협력과 전통적 우의를 심화하며 더 나아가 테러 세력을 공동으로 타격하고 지역의 평화와 안전을 함께 지키는 결심과 능력을 보여주는 것을 목표로 한다"고 밝혔다.


이와 관련해 인민일보 자매지인 환구시보는 “훈련 내용으로 볼 때 연례 전략훈련”이라며 “중국 군대가 연례 전략훈련에 외국 군대를 초청한 것은 이번이 처음”이라고 의미를 부여했다.


환구시보는 또 “(중국군이 탱크, 다연장로켓포 등을 동원한 대규모 화력(火力) 훈련을 하는 곳인) 칭퉁샤 훈련기지를 러시아군에 공개한 것도 처음”이라며 “중국과 러시아 양군의 신뢰가 전례없이 높다는 의미”라고 했다.


중국과 러시아는 2014년 이후 랴오닝, 네이멍구, 동중국해 등에서 여러 차례 육·해상 연합훈련을 해왔지만 대테러 훈련 위주였기 때문에 규모는 그리 크지 않았지만 이번에 대대적으로 확장해 합동훈련을 하게 된 것이다.


이와 관련해 중국의 한 군사전문가는 글로벌타임스에 "참가하는 부대와 장비, 훈련 주제로 미뤄 이번 훈련은 큰 규모의 전략 훈련"이라며 "세계의 가장 선진화한 무기와 장비, 전술을 보여줄 것이며, 앞으로 빈번하게 열릴 것"이라고 전망했다.


중국은 2018년부터 작년까지 러시아에서 열린 훈련에 참여해왔으나 외국 군대를 초청해 중국 땅에서 '전략훈련'을 개최하는 것은 처음이라고 글로벌타임스는 전했다.


러시아 국방부도 지난 7월 30일 웹사이트를 통해 “동부군관구 소속 부대들이 훈련에 참가할 것”이라면서, “동시베리아 자바이칼주(州) 주둔 기계화보병 부대와 특수임무부대, 전술비행단 소속 전투기들이 파견된다”고 전했다.


“훈련 참가 부대들은 이미 중국으로 이동해 준비에 들어갔으며, 다목적 전투기 수호이(Su)-30MS 조종사들도 주둔기지에서 훈련지로 1천500km 이상 비행해 도착했다”고 국방부는 전했다.


이번 훈련에 대해 글로벌타임스는 중국의 외교전문가의 말을 인용해 “양국은 아프간의 상황 변화를 염두에 뒀다”고 말했다. 다시말해 미군이 아프가니스탄에서 철수하면서 높아진 테러리즘 위협에 양국이 군사적으로 공동 대응하겠다는 목적이 있다는 것이다.


또한 미 행정부 출범 이후 양국이 처음으로 함께 실시하는 대규모 육상 훈련이라는 점에서 미국을 향한 군사력 과시의 의미도 있는 것으로 보인다.


[중러관계, 결코 뜨거워질 수 없는 관계]


최근들어 중국과 러시아가 급속하게 밀착되고 있다는 보도들을 심심치 않게 접할 수 있다. 그도 그럴 것이 중국과 러시아는 지난 2월, 이란과 공동으로 인도양에서 연합 훈련을 실시했고, 지난 4월에는 러시아군이 개최한 ‘사얀마치’에도 중국군은 처음 참가했다. 사얀마치는 매년 시베리아 사얀산맥에서 열리는 군인 경기 대회로 실제 전장을 방불케 하는 조건의 설원을 행군하는 대회다.


그러나 이렇게 대외적으로는 뜨겁게 밀착되는 것 같이 보이는 중국과 러시아 관계 사이에는 어쩔 수 없는 거리감이 있을 수밖에 없다고 홍콩의 사우스차이나모닝포스트(SCMP)가 1일 보도해 주목을 끌었다.


SCMP는 이날 러시아 문제 전문가인 다닐 보흐코프(Danil Bochkov)의 말을 인용해 “러시아와 중국간의 브로맨스가 강해지고 있기는 하지만 결코 완벽하지는 않다”고 했다. 그러면서 “천번의 칼질로 죽음을 경험한 사람은 천번의 바늘을 꿰매야만 회복될 수 있다”는 중국 속담을 인용하면서 ‘그것이 중국과 러시아 관계의 한계’라고 지적했다.


SCMP는 또 “러시아와 중국의 관계를 단 3가지 구절로 정리할 수 있다”면서 “경제 교류 속도를 높이면서도 너무 많은 것을 기대해서는 안되고, 그러면서도 군사 동맹을 멀리해야만 두 나라는 관계는 안정적으로 유지될 수 있다”고 한 것이다.


SCMP의 이러한 지적은 지금 중국과 러시아의 관계와 또 한계를 너무나도 정확하게 꿰뚫어 보고 있다고 할 수 있다.


이 지적 그대로 중국과 러시아는 많은 경제 교류를 하고 있지만 사실 두 나라 경제에 크게 도움을 주는 정도는 아니다. 러시아가 우선 워낙 광범위하게 퍼져 있는 나라이기도 하거니와 경제력 자체가 워낙 왜소하기 때문이다.


특히 결정적인 문제는 중국이 진짜 필요한 것들을 러시아가 줄 수 없거나 설혹 줄 수 있는 것들이 있다 할지라도 러시아는 중국에 절대 주지 않는다는 점이다. 스텔스기의 제트엔진 같은 것이 대표적인 예다. 그러한 군사기밀을 러시아는 중국에 넘겨 주지도 않고 기술 공개도 하지 않는다.


심지어 러시아제 스텔스기를 중국에 판매하지도 않는다. 중국이 곧바로 엔진을 해체해 복제할 것이라 생각하기 때문이다. 이미 그런 경력도 있다. 그래서 경제협력을 강화하고 우호조약도 맺으면서 두 나라가 밀착되고 있다고 하지만 절대 필요 이상의 기대를 하지 않아야 두 나라의 관계가 손상되지 않는다.


중국과 러시아는 같은 공산주의 체제이면서도 역사적, 이념논쟁적, 군사적 경쟁심 그리고 지정학적 차별성 때문에 같은 듯 다른 미묘한 관계를 유지해 왔기 때문이다.


실제로 중국에게 있어 러시아는 한때 주적(主敵)이었다. 1969년에는 헤이룽장성 우수리강(러시아명 아무르강) 중류의 전바오다오(珍寶島·러시아명 다만스키섬)를 두고 서로 자국 영토라며 두 차례나 전투를 벌였다.


그 후 소련과 중국은 4380km에 이르는 국경선에 군 병력을 각각 81만4000명, 65만8000명 배치하면서 대치 상태를 유지해 왔다. 중국이 미국과 화해를 한 것도 소련의 위협을 견제하기 위함이었다.


그러다가 2001년 7월 16일 선린우호협력조약을 체결해 영토 문제를 비롯한 각종 분쟁을 해결하고 상호 협력하기로 합의했다. 장쩌민 주석과 푸틴 대통령간에 맺어진 조약이었다.


이렇게 때론 경쟁관계가 되기도 했고, 그러다가 또 미국에 맞서 같은 목소리를 내기도 하는 행보를 보여왔다. 그러나 이렇게 협력을 하면서도 군사동맹은 맺지 않았던 것이다.


그 이유는 뭘까? 이유는 딱 한가지다. 그렇게 서로 도움을 주고 받는 관계지만 결코 신뢰하지 않기 때문이다. 이에 대해 안드레이 데니소프 주중 러시아 대사는 “양국이 동맹을 맺는 것은 바람직하지 않다”면서 “양국 관계는 제3자를 겨냥한 게 아니다”라고 밝혔다.


여기서 '제3자'란 바로 미국을 지칭한 것이다. 이는 러시아가 중국과 협력을 하는 것이 미국을 겨냥한 것이 아니라고 분명히 입장을 정리한 것이다. 미국의 1차 표적이 되지 않겠다는 것이다.


결국 러시아와 중국의 협력은 그저 국익에 따른 행동이지 그 이상도 그 이하도 아니라는 의미다. 전략적 협력 수준을 유지하면서 바이든 정부에 대응한다는 것이다.


러시아가 이렇게 나오는 또 하나의 이유가 있다면 역시 미국과의 관계 때문이다. 러시아는 미국을 결코 적대관계의 국가로 규정하기 싫어한다. 최소한의 거리두기만 할 뿐이지 미국과 결코 일 대 일 대결 국면으로는 가지 않겠다는 것이다. 과거 소련연방의 해체에 대한 트라우마 때문이다.


결론적으로 러시아의 입장은 미국과 직접 부딪치는 악역을 중국이 맡게 하고, 러시아는 그 뒤로 숨는 전략을 채택하고 있는 것이고, 이러한 전략 수행의 일환으로 중국의 국방력 강화를 돕고 있다고 보면 된다.


다시말해 러시아는 중국의 경제력 뒤로 숨어 미국이 러시아를 함부로 대하지 못하도록 하는 전략을 채택하고 있다고 보면 된다. 그렇다고 중국과 동맹은 맺지 않고 군사적 일체화도 하지 않는다는 것이다.


그런 차원에서 동맹은 맺지 않고 있는 것이다. 중국과 러시아가 동맹을 맺는 순간 한 몸이 되는 것이고, 그렇게 되면 곧바로 러시아가 미국의 주적으로 떠오르기 때문이다.


[중-러 군사협력에 숨은 푸틴의 고도의 노림수]


원래 합동군사훈련이란 공동의 적에 대해 이를 퇴치하기 위해 전력과 전술을 공유하고 이를 훈련하는 것이라 할 수 있다. 그런데 중국과 러시아의 합동군사훈련은 말로는 양국의 전략을 공유한다고 말할지 모르지만 우선 기본적으로 이 훈련이 내세우는 가상의 적에 대한 설정 자체가 다르다.


중국은 당연히 가상의 적을 미국으로 생각하겠지만 러시아 입장에서는 가상의 적을 상대로 하는 훈련이 아니라 그저 양국의 군대가 함께 모여 서로 힘을 합쳐서 손발을 맞춰보는 그러한 수준의 군사훈련으로 진행한다는 한계가 있다.


그 이유는 바로 러시아가 처해있는 근본적 한계 때문이다. 지난 2014년 러시아의 크림반도 점령 이후 러시아는 그 대가를 혹독하게 치르고 있다. 이러한 일련의 사태로 인해 러시아는 국제적으로 고립되었고 서방진영과의 대립은 더욱 격화되었다. 이로 인한 전략적 비용은 엄청났다.


일본의 닛케이는 지난 6월 13일, 클레어먼트 맥케나의 정부교수인 민신 페이(Minxin Pei)의 “푸틴의 러시아는 중국이 피해야 할 함정”이라는 기고 글을 통해 “크림반도 점령 이후 서방의 제재는 러시아 경제에 큰 타격을 입혔다”면서 “동부 우크라이나에서 벌어지고 있는 대리전은 모스크바의 한정된 자원을 고갈시키고 있다”고 진단했다.


민신 페이 교수는 그러면서 “푸틴은 집권 첫 10년동안 중국에 대해 냉정하게 대해 왔지만 외교적 고립 때문에 어쩔 수 없이 중국과 전술적 차원에서 손을 잡게 되었다”면서 “이는 푸틴이 선택의 여지가 있었다면 절대적으로 피했을 것”이라 분석했다.


그러면서 민신 페이 교수는 “푸틴의 가장 큰 실수는 자신의 힘을 과대평가하면서 서방세계와 맞서는 것”이었다면서 “시리아의 군사 개입이 기발한 아이디어였을지 모르나 이로인해 러시아가 입는 피해는 너무나도 크다”고 진단했다.


또한 “러시아가 서방진영과 대결하는 비용 자체가 워낙 크다는 것을 중국이 알아야 한다”면서 “이로인해 러시아가 지금과 같은 상황으로 전락했다”고 지적했다.


민신 페이 교수는 “이미 실패로 판명된 러시아의 현재는 미래의 중국이 될 가능성이 높다”고 주장했다.


결론적으로 러시아가 괜히 중국과 합동 군사훈련을 하는 것이 아니라는 것이다. 우선 미국과 대결할 수 있는 나라는 중국이 아니라 러시아라는 것을 대외적으로 선전하면서 폼 재고 싶은 푸틴의 마음이 가득 담겨 있는 것이기도 하거니와 그러한 중국의 힘을 빌어 미국이 러시아를 만만하게 보지 못하도록 하는 ‘커버 플레이’의 성격도 강하다고 판단할 수 있다.


문제는 중국이다. 러시아가 중국과 함께 합동군사훈련을 한다고 해서 미중간 충돌시 러시아가 중국을 지원해 미국과 함께 싸워줄 것이라 생각한다면 이는 대단한 착각이라는 것이다. 러시아는 결코 그럴 의향이 없기 때문이다.


그런 관점에서 중국과 러시아가 합동 군사훈련을 한다고 해서 그러한 군사행동에 크게 무게를 둘 필요는 없다. 오히려 중국이 러시아와 준 군사동맹이라는 생각을 하면서 스스로를 과대평가한다면 이는 스스로 소련연방이 무너졌던 그러한 길로 갈 수도 있다는 것을 민신 페이 교수가 지적하고 있는 것이다.


중국은 지금 러시아 푸틴이 노리는 고도의 노림수에 이미 넘어갔다. 그런데 중국이 러시아와의 합동군사훈련에 무게를 많이 두면 둘수록 중국은 과거 러시아의 길로 빠져들 수도 있다는 경고를 지금 전문가들이 하고 있는 것이다.


다시한번 지적하지만 미국이 나토(북대서양조약기구)와 쿼드(Quad, 미·일·인도·호주의 협의체)를 앞세워 영향력 확대에 나선다고 이 엄청난 세력과 중국이 맞장 뜰 수 있다고 생각한다면 엄청난 착각이고 판단착오다. 그것도 러시아의 손을 잡고 그렇게 대항할 수 있다고 생각한다면 말이다.


과연 중국은 어떻게 판단할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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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제17대 대통령직인수위원회 정책기획팀장
    -전 대통령실 홍보기획비서관
    -사단법인 한국가정상담연구소 이사장

    -저서: 북한급변사태와 한반도통일, 2012 다시우파다, 선거마케팅, 한국의 정치광고, 국회의원 선거매뉴얼 등 50여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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