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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세분석] 이스라엘 유조선 드론에 피격, 美-이스라엘 보복 예고 - 이스라엘-美, "배후는 이란" 지목, "합당한 군사조치 있을 것" - SCMP, “이스라엘 유조선 공격, 2019년 이후 최악의 해상폭력” - 이란 핵합의 파국 불가피, 친이란 민병대 등 공습 가능성
  • 기사등록 2021-08-02 21:44:14
  • 수정 2021-08-03 07:55:0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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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스라엘 유조선, 오만 해상서 '드론'에 피격]


중동이 다시 뜨거워지고 있다. 지난 7월 30일, 이스라엘 재벌 ‘이얄 오퍼’ 소유의 국제 해운사에서 운용하는 유조선이 오만 인근 해상에서 공격을 받아 선원 2명이 목숨을 잃은 사건이 벌어진데 대해 1일(현지시간) 이스라엘에 이어 미국과 영국도 “이 사건의 배후에 이란이 있다”면서 이에 대한 대응을 예고하고 나섰기 때문이다.


AP, 로이터 통신은 지난 7월 30일(현지시간) “런던에 본부를 둔 조디악 해양(Zodiac Maritime)이 자체 운영 중인 라이베리아 선적의 유조선 머서 스트리트(Mercer Street)호가 7월 29일 오전, 오만 인근 해상에서 드론에 의한 것으로 추정되는 공격을 받았다는 사실을 밝혔다”고 보도했다.


이번 공격으로 영국인 1명과 루마니아인 1명 등 2명의 승조원이 사망한 것으로 알려졌다.


조디악 해양 측은 "탄자니아 다르에스살람에서 출발해 아랍에미리트(UAE) 푸자이라 항으로 가던 선박은 사고 당시 인도양 북부에 있었으며, 배에 화물은 없었다"고 덧붙였다.


홍콩의 사우스차이나모닝포스트(SCMP)는 지난 7월 31일, “이번에 피격된 이스라엘 유조선은 오만의 수도 무스카트에서 300km 가량 떨어진 오만 마시라섬 북동쪽에서 일어났다”면서 “2명의 사망자 외에 부상자는 없다”고 전했다.


지난 7월 2일에도 이 회사가 한때 소유했던 컨테이너선이 인도양 북부에서 공격을 받아 불이 난 사례가 있었다. 보도에 따르면, 공격을 받은 선박은 라이베리아 선적의 컨테이너선 'CSAV틴달' 호로, 사우디아라비아 제다에서 출발해 아랍에미리트(UAE) 두바이로 향하던 중이었다.


선박 공격 사실을 처음 전한 헤즈볼라 연계 레바논 TV 알-마야딘은 이 선박이 이스라엘 회사 소유라고 보도했지만, 이 선박은 두 달 전 이스라엘 재벌 이얄 오퍼 소유의 영국 해운사 '조디악 해운'이 국제 선박 관리회사에 매각해 더는 이스라엘과 관계가 없다. 이 선박에는 이스라엘 국적의 승무원도 탑승하지 않았다.


그럼에도 이 선박의 피격이 주목받았던 것은 이란측 일부 세력이 이 선박을 이스라엘 소유로 보고 공격한 것이 아닌가 하는 추측들이 있었기 때문이다. 당시에도 이스라엘 관리들은 이번 공격의 배후가 이란일 것으로 보고 있었지만 이스라엘 국적선이 아니기 때문에 특별한 대응을 하지 않았었다.


[이스라엘, “사건 배후는 이란” 지목]


이번의 이스라엘 유조선 피격사건과 관련해 이스라엘 채널13 방송은 익명의 이스라엘 관리를 인용해 “이번 공격의 배후가 이란”이라고 보도했다. 이 관리는 "우리가 알고 있는 것은 이란의 테러행위라는 것이다"라며 "숨진 루마니아인은 선장이며, 영국인은 보안요원이다. 이란이 드론을 이용해 선체를 공격했다"고 말했다.


이 보도와 함께 ‘이르 라피드’ 이스라엘 외무장관도 사건 발생 다음 날인 7월 30일 성명을 통해 이란을 배후로 지목하고 강력히 대응하겠다는 입장을 밝혔다.


베네트 이스라엘 총리도 1일 주례 각료회의 석상에서 유조선 공격 배후로 이란을 지목했다. 그는 "나는 오늘 유조선 공격 주체가 명백하게 이란임을 천명한다"며 "그에 관한 정보 증거가 있다"고 말했다.


베네트 총리는 이어 "이란이 이번에 엄청난 실수를 저질렀음을 국제사회가 명확하게 알려주기를 희망한다"고 덧붙였다.


이스라엘은 이러한 정보를 즉각 미국과 영국 등과 공유한 것으로 알려졌다. 또 라피드 외무장관은 토니 블링컨 미 국무장관, 도미니크 라브 영국 외무장관 등과 이란의 유조선 공격에 대한 조치를 논의했다.


이와 관련해 네드 프라이스 미 국무부 대변인은 "블링컨 국무장관과 라피드 이스라엘 외무장관이 영국, 루마니아 및 국제사회 파트너들과 함께 이번 사건을 조사하고, 적절한 대응 조처를 고려하기로 합의했다"고 전했다.


[美·英도 유조선 공격 배후로 이란 지목]


이번 유조선 피격 사건에 대해 미국과 영국도 이번 오만 인근 해상에서 발생한 유조선 피격 사건의 배후로 이란을 지목하며 대응을 예고했다.


이스라엘 유조선 피격 사건에 대한 조사를 지원해왔던 미국의 토니 블링컨 국무장관은 1일(현지시간) "미국은 이란이 이번 공격을 시행했다는 것을 확신한다"면서 "이번 공격은 정당한 이유가 없다"고 비판했다. 그러면서 "적절한 대응"이 있을 것이라고 덧붙였다.


영국도 도미니크 라브 외무장관이 직접 나서 이번 공격이 "고의적이고 목표가 설정된 것"이라며 "이란에 의한 분명한 국제법 위반"이라고 밝혔다. 그러면서 그는 "영국의 평가로는 이란이 유조선을 목표로 삼아 하나 이상의 무인 항공기를 사용했다"면서 "이란은 이런 공격을 그만둬야 하고 선박들이 국제법에 따라 자유롭게 항해할 수 있도록 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미 중부사령부는 이스라엘 유조선의 피격 직후 USS 로널드 레이건 항공모함이 해당 유조선을 보호하도록 했고, 즉각적으로 유조선에 폭발물 전문가들을 보내 조사중”이라고 월스트리트저널(WSJ)이 1일(현지시간) 보도했다.


이와 관련해 홍콩의 사우스차이나모닝포스트(SCMP)는 지난 7월 31일, 미국 관리의 말을 인용해 “이번 유조선의 피격은 자살드론의 공격에 의한 것으로 보이며 이란 정부 또는 이란민병대가 배후일 것”이라 밝혔다고 보도했다.


SCMP는 이어 “이번 이스라엘 유조선에 대한 공격은 2019년 이후 해상에서 일어난 사건 중에서 최악의 해상폭력”이라고 지적했다.


“현재 머서 스트리트호는 항공모함 USS 로널드 레이건이 안전한 항구까지 에스코트 중”이라고 WSJ은 전했다.


[반박하는 이란, 이스라엘측 주장 부인]


그러나 이란은 외무부 대변인 성명을 통해 이스라엘을 중심으로 한 미국과 영국의 주장을 부인했다. 사이드 하티브자데 이란 외무부 대변인은 "이스라엘이 이란을 겨냥해 이런 주장을 한 게 처음이 아니다. 당장 이런 주장을 멈추라"고 반박했다. 그러면서 그는 “이란은 국민의 이익과 국가 안보를 수호하기 위해 한 순간도 주저하지 않을 것”이라고 덧붙였다.


[앞으로 어떻게 될까?]


이번 이스라엘의 유조선 피격 사건은 앞으로 상당한 파장이 있을 것으로 보인다. 이스라엘이 강력한 대응을 거론하고 있는 상황에서 미국과 영국까지 거들고 나섰기 때문이다.


우선적으로 바이든 정부가 추진하는 이란 핵합의(포괄적 공동행동계획ㆍJCPOA) 복원 협상이 난관에 봉착할 것으로 예상된다. 이란이 그동안 해 왔던 자세를 버리고 극적인 타협안, 곧 미국측의 주장을 모두 수용한다든지 등의 방안이 나오지 않는한 더 이상의 진전은 사실상 물거품이 되었다고 볼 수 있다.


특히 블링컨 장관이 최근 쿠웨이트 방문에서 “이란 핵합의를 둘러싼 비엔나 회담을 무한정 계속할 수는 없다”고 경고한 지 며칠 지나지 않아 이러한 사태가 발생했다는 점에서 더 이상 이란 핵합의 복원협상이 정상적으로 진행될 것으로 보이지는 않는다.


더불어 어떤 방식으로든 이란에 대한 보복적 반격이 있을 것으로 보인다. 지난 7월 7일(현지시간)에도 이란 수도 테헤란 인근 원자력청 건물 피습 사건이 있었는데 이에 대해 알리 라비에이 이란 정부 대변인은 7일(현지시간) 기자회견에서 “카라즈 원자력청 건물 중 한 곳에서 사보타주(의도적 파괴행위) 공격을 확인했다”고 밝혔다.


수도 테헤란에서 서쪽으로 약 40㎞ 떨어진 곳에 위치한 카라즈 원자력청 건물은 이란의 핵폐기물 저장시설이 있는 곳 중 하나로, 국제원자력기구(IAEA)는 과거 카라즈의 폐기물 저장시설에서 고농축 우라늄 입자가 발견됐다는 보고서를 낸 적이 있다.


이와 관련해 라비에이 대변인은 공격의 배후로 이스라엘을 직접적으로 지목하지는 않았지만, "시온주의 정권(이스라엘)이 이란을 막기 위해 이런 공격을 한다"고 언급했다.


지난 4월에도 나탄즈 핵시설의 전력망이 사이버 공격을 받자 이란은 당시 공격 배후로 이스라엘을 지목하고 복수를 천명했었지만 드러날만한 보복을 가하지는 않았다.


현재 정황상으로는 이번 이스라엘 유조선의 자살드론 공격 배후가 이란의 지원을 받는 친이란 민병대인 이슬람 시아파 무장세력일 가능성이 아주 높다.


이라크 정규군과 맞먹는 전력을 가진 친이란 민병대는 국방·치안 분야는 물론 정파를 형성해 의회에도 영향력을 끼치고 있는데 과거에도 유사한 드론 공격들이 있었다는 점에서 더욱 의심을 받고 있다.


친이란 민병대는 올해만 50여 차례 이라크 주둔 미군시설을 향한 크고 작은 공격들을 해 왔었다. 특히 최근 첨단 무인기(드론)가 동원되는 등 민병대의 공격이 고도화되자 미국은 지난 6월 27일에도 이라크와 시리아 국경 지역에 위치한 민병대 기지를 폭격한 바 있다.


그런데 이번에도 이와 유사한 드론 공격을 이스라엘 국적의 유조선에 행했다는 점에서 이라크 내에 있는 친이란 민병대가 특히 주목을 받고 있는 것이다.


더더욱 지난 6월말의 미군에 의한 친이란 민병대 공습에서 4명의 대원이 사망하자 친이란 시아파 민병대(하시드 알사비·PMF) 그룹에서도 영향력이 가장 큰 조직 중 하나인 카타이브 헤즈볼라가 "중동 국가에서 미군이 완전히 철수할 때까지 싸움은 계속될 것"이라고 경고한 바 있어서 더욱 더 친이란 민병대의 보복행동 가능성을 주목하고 있는 것이다.


물론 그 후로 이라크내 미군 시설들에 대해 친이란민병대가 보복에 나서기는 했지만 미군은 별다른 피해를 입지 않았다. 그리고 그 후에 미국은 이라크내 미군을 철수하기로 했다고 발표한 바 있다.


이러한 상황을 통해 살펴볼 때, 일단 이스라엘 유조선에서 발견된 자살드론 등에 대한 분석을 통해 이미 공격 거점이 어디인지를 미국과 이스라엘 당국은 파악한 것으로 보인다.


특히 이스라엘 당국이 유조선 피격 배후로 이란을 지목하며 ‘확실하다’고 밝혔다는 점에서 수일내에 이란 또는 이라크내 친이란민병대를 향한 보복 공격이 가해질 수 있을 것으로 예상된다.


그럼에도 이란은 미국이나 이스라엘에 대한 대대적인 반격은 힘들 것으로 보인다. 경제상황 자체가 워낙 어렵기 때문이다. 그래서 또다시 친이란민병대를 통한 보복 미사일 공격 등의 반격이 이어질 것으로 예상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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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전 EDUIN News 대표
    -전 OUR NEWS 대표
    -제17대 대통령직인수위원회 정책기획팀장
    -전 대통령실 홍보기획비서관
    -사단법인 한국가정상담연구소 이사장

    -저서: 북한급변사태와 한반도통일, 2012 다시우파다, 선거마케팅, 한국의 정치광고, 국회의원 선거매뉴얼 등 50여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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