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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세분석]美 특수작전기 대만 착륙, 中 강력 반발 - 美 특수작전기 대만 착륙, 미-대만관계 획기적 변화 계기 - 앞으로 미군 전력, 얼마든지 대만에 투입할 수 있다는 시그널 - 中 강력반발하지만 美 들은 척도 안해
  • 기사등록 2021-07-16 13:35:02
  • 수정 2021-07-16 16:11:5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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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5일 대만 쑹산공항에 착륙한 미 공군의 C-146A [사진=대만 입법회 왕딩위 페이스북]


[美의 또다른 도발, 美 특수작전기 中 보란듯 대만 착륙]


최정예 특수부대원들을 민간인으로 위장해 작전지에 투입할 때 쓰이는 것으로 알려진 미국 공군 특수작전기가 15일 대만 타이베이(臺北)에 착륙하면서 미국과 중국의 신경전은 한층 가열되고 있다.


1979년 미국이 대만 대신 중국과 수교하면서 '하나의 중국' 원칙을 수용한 이래로 미국의 군용기, 그것도 특수작전기가 대만 땅에 착륙했다는 점에서 이 문제가 앞으로 미국의 대만정책에 있어 중요한 분기점이 되는 사건이 될 수도 있다는 분석이 나오고 있다.


15일 대만 중앙통신사와 쯔유시보 등 대만 언론들에 따르면 대만 입법회(국회) 외교국방위 소속인 왕딩위(王定宇) 의원이 자신의 페이스북 계정을 통해 “오늘 아침 일본 오키나와에서 출발한 미군 특수작전기 ‘C-146A’가 타이베이 쑹산(松山)공항에 착륙했다가 10여 분 만에 다시 날아갔다”며 사진 한 장과 본인의 설명을 담은 영상을 공개했다.


왕 의원은 페이스북 글에서 “이 군용기가 임시 정비를 위해 도착했는지, 화물이나 사람을 싣고 대만에 왔는지, 화물이나 사람을 싣고 대만을 떠난 것인지 등 다양한 가능성이 있으나 (미국과 대만) 양국 정부의 공식 발표가 정확할 것”이라며 정부의 정확한 발표를 기다리겠다고 밝혔다. 미국 군용기의 도착 배경에 대해서는 자세히 설명하지 않은 것이다.


그러면서 왕 의원은 “대만에 누가 오고 누구는 오지 못하게 하며, 더불어 대만과 미국이 어떤 방식으로 교류하고 상호 증진을 위한 일들을 하는 것은 전적으로 대만이 결정할 일”이라면서 “다른 나라(중국)는 말할 권리가 없다”고 주장했다. “중국이 무슨 말을 하든 우리(대만)에게 영향을 미칠 수 없을 것”이라 말한 것이다.


이번에 대만에 착륙한 C-146A는 ‘울프하운드’로도 불리는데 늑대 사냥에 쓰이던 몸집이 아주 큰 개를 가리킨다. 최대 27명의 승객 또는 2.7t의 화물을 수송할 수 있다. 그런데 미국과 대만 정부는 공식적으로 C-146A의 대만 착륙에 관해 전혀 언급을 하지 않고 있다.


미국과 일본 등의 대만 지원에 대해 수시로 트위터에 글을 올리던 차이잉원 총통도 이와 관련해서는 침묵을 지키고 있다.


그러나 홍콩의 사우스차이나모닝포스트(SCMP)는 16일 “C-146A ‘울프하운드’가 대만 공항에 착륙한 것은 미국 주재 대만 대사관 격인 미국재대만협회(AIT)의 처장 교체와 관련된 것으로 대만에 올 때 새로 처장으로 부임하는 산드라 우드커크(Sandra Oudkirk) 부차관보(미국 국무부 호주, 뉴질랜드, 태평양 제도 사무 담당)을 태우고 와 내려 주고 3년 임기를 마치고 일본대사관으로 부임하는 윌리엄 브렌트 크리스텐슨 전 처장이 탑승한 것으로 보인다”고 보도했다.


미국재대만협회의 처장 임무 교대를 위해 C-146A ‘울프하운드’가 일본 오키나와의 가데나 공군기지를 이륙해 대만 쑹산 공항에 도착했고, 임무를 마친 다음 다시 일본으로 돌아갔다는 것이다.


한편 AIT는 “새로 부임한 산드라 우드커크 처장이 코로나 검역을 위해 자가격리를 마친 다음 출근하게 될 것”이라고 SCMP는 보도했다.


[미 특수작전기의 대만 착륙이 주는 의미]


어떤 이유에서가 되었건 이번 미국 특수작전기 ‘울프하운드’의 대만 착륙은 앞으로의 미국-대만 관계를 획기적으로 변화시키는 터닝포인트가 될 수도 있다는 지적이 나온다.


그것도 장시간 대만에 계류한 것이 아니라 10여분 정도의 짧은 체류 시간이었다는 점도 상징성이 있다. 이와 관련해 SCMP는 16일 “울프하운드의 쑹산 공항 착륙 시간은 30분”이었다고 보도했다. 10분이든 30분이든 하여간 짧은 착륙 시간임은 분명하다.


외교가에서는 이번 특수작전기 착륙을 통해 미국이 자국 군용기의 대만 착륙 관례화를 밀어붙이려는 것이 아니냐는 관측도 제기된다.


미국은 이미 지난해 8월 앨릭스 에이자 당시 미국 보건장관이 대만을 전격 방문했었다. 이는 미국이 1979년 중국과 수교하기 위해 대만과의 외교 관계를 단절한 이후 대만을 찾은 미 최고위직 인사였다. 이로써 미국과 대만 사이에 장관급의 고위 인사 방문이 시작된 것이다.


그리고 올해 3월엔 팔라우 주재 미국 대사가 팔라우 대통령을 수행한다는 명분으로 대만을 찾았다. 이 역시 주요 외교관이 대만을 공식 방문하는 중요한 선례를 남긴 것이다.


여기에 석 달 뒤인 지난 6월엔 태미 덕워스(민주·일리노이) 등 미 상원 의원 3명이 대만을 방문했는데 민간항공기가 아닌 군의 대형 전략 수송기인 C-17(글로브마스터)를 타고 갔다. 이 역시 상당히 중요한 의미를 던져준다. 당시 이 군용기는 한국의 오산 기지에서 출발해 대만 쑹산공항에 도착했다가 그날 대만을 떠났다.


얼마든지 민간항공기를 타고 갈 수도 있지만 의도적으로 군용기에 미국의 상원의원들을 태워 대만에 보냈을 것이라는 분석도 나온 바 있다.


그러더니 이번에는 아예 특수작전기가 대만 공항에 착륙한 것이다. 미중 수교 이후 40여 년간 미 군용기가 대만에 착륙한 적이 일부 있기는 했지만 모두 의도치 않은 불시착을 했거나 재난 물자 지원, 외교관 환자 긴급 후송 등 목적에 국한된 것이었다.


그런데 지난 6월에는 미군의 최정예 병력을 세계에 신속히 투사하는 핵심 전력인 C-17 글로브마스터를 대만에 보냈고, 이달에는 아예 미군 특수작전기 C-146A ‘울프하운드’를 대만에 착륙시킨 것이다.


특히 이번 울프하운드의 대만 착륙은 지난 1일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이 “중국이 당하는 시대 끝났다”면서 “중국을 괴롭히면 머리 깨져 피날 것”이라고 경고한 이후 일어났다는 것도 주목할 만하다.


이어 지난 13일(현지시간)에는 미국 국무부를 비롯한 여러 부처 장관들이 총출동해 중국을 견제하는 목소리를 내면서 중국을 제재하는 내용들을 제시했다. 그리고 15일, C-146A ‘울프하운드’의 대만 착륙까지 이어진 것이다.


이러한 일련의 미국의 행동들에는 분명한 메시지가 있다. 중국이 뭐라하든, 특히 시진핑이 뭐라고 떠들던 중국의 반발에도 아랑곳하지 않고 미국은 대만을 적극 보호할 것이며 그를 위해 어떠한 조치도 취할 것이라는 의지를 보여준 것이다.


특히 이번 울프하운드의 대만 착륙은 그동안 미국이 중국과의 거친 관계를 고려해 자중해 왔던 미군 전력의 대만 투사도 시작할 수 있다는 의미를 던져준 것으로 보인다. 다시말해 미 공군 전력의 대만 착륙은 물론이고 해군력도 대만 항만에 접안할 수도 있다는 것을 보여주고 있다는 것이다.


이러한 일련의 군사작전을 위해 미국이 지금 수위를 높여가며 중국의 반응을 살피는 것이라는 해석이 나오고 있는 것이다.


앞서 울프하운드의 대만 착륙을 공개했던 외교국방위 소속인 왕딩위(王定宇) 의원도 페이스북 글에서 “이 항공기의 대만 도착에는 중요한 의미가 있다”며 “미국이 대만과 어떤 교류를 하든지 이는 우리 일이니 그들(중국)은 참견할 권리가 없다는 것을 말하는 것”이라고 분석했다.


SCMP도 16일, 울프하운드의 대만 착륙과 관련해 “미국과 대만 관계가 한 단계 더 격상되었음을 의미한다”면서 “미국은 갈수록 중국의 반응에 대해 무관심해지고 있다”고 평가했다. “그만큼 미국과 대만의 관계가 깊어지고 있다”고 본 것이다.


타이베이 탐캉 대학의 국제 관계 및 전략학 교수인 알렉산더 황 치청도 “미국은 그동안 자신들이 옳다고 생각하는 일은 무엇이든 거침없이 해 왔다”면서 “대만은 이러한 미국의 지침을 잘 수용하고 있다”고 SCMP에 전했다.


물론 미국의 바이든 행정부는 “대만의 독립까지 지지하는 것은 아니다”라고 분명히 그 한계를 밝힌 바 있지만 그럼에도 치열한 미중 신냉전의 최전선이자 반도체 공급망의 핵심 지역인 대만을 전략적으로 중요하게 여기고 경제·안보·보건 등 다방면에서 대만과 관계를 강화하겠다는 분명한 의지를 드러내 보이고 있다는 것이다.


[또 반발하는 중국]


울프하운드의 대만 착륙과 관련해 중국은 또다시 강하게 반발했다. 중국 국방부는 이날 오후 우첸(吳謙) 대변인 명의 담화에서 "우리는 미국이 불장난을 멈추고 즉각 도발적 행동을 중단하라고 정면으로 경고한다"며 "대만 독립분자들에게 잘못된 신호를 주지 않음으로써 대만해협의 위기와 긴장을 가중하는 일을 피해야 한다"고 밝혔다.


우 대변인은 "어떤 외부의 항공기가 우리 영공에 들어온다면 심각한 결과를 초래하게 될 것"이라며 "중국 인민해방군은 고도의 경계 태세를 유지하는 가운데 필요한 모든 조처를 해 단호하게 '대만 독립' 기도를 분쇄할 것"이라고 주장했다.


대만이 자국 영토이니만큼 대만에 착륙하려면 중국의 허가를 받아야 한다는 말도 안되는 소리로 윽박지르고 있는 셈이다.


그런들 미국은 전혀 신경도 쓰지 않는 것 같다. 이미 언급한 바와 같이 “미국은 그럼에도 제 갈 길을 간다”는 것이다. 그런 미국을 향해 중국은 의미도 없는 큰 소리만 치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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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중국 푸단대학교 한국연구원 객좌교수
    -전 EDUIN News 대표
    -전 OUR NEWS 대표
    -제17대 대통령직인수위원회 정책기획팀장
    -전 대통령실 홍보기획비서관
    -사단법인 한국가정상담연구소 이사장

    -저서: 북한급변사태와 한반도통일, 2012 다시우파다, 선거마케팅, 한국의 정치광고, 국회의원 선거매뉴얼 등 50여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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