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사 메일전송
  • 기사등록 2021-07-03 22:19:10
기사수정


▲ 윤석열 전 검찰총장과 권영세 국민의힘 의원이 3일 서울의 한 식당에서 회동을 하고 있다. [사진=뉴시스]


야권 유력 대선주자인 윤석열 전 검찰총장이 국민의힘 대외협력위원장인 권영세 의원과 3일 만찬 회동을 갖고 국민의힘과 입당 협상의 첫 테이프를 끊었다.


윤 전 총장과 권 의원은 이날 저녁 7시께 서울 중구 한 식당에서 노타이 차림으로 만나 양측 모두 배석자 없이 약 1시간30분에 걸쳐 국민의힘 입당 시기와 방식, 절차 등을 단독으로 논의했다.


윤 전 총장은 이날 저녁 회동 직후 기자들과 만나 "어찌됐든 우리가 정권교체를 위해서 자유민주주의를 추구하는 세력들이 다 힘을 합쳐야 되기 때문에 절대 국민들 실망시켜드리지 않게 힘을 모으기로 했다"고 밝혔다.


이날 회동을 계기로 국민의힘 입당이 급물살을 타는 것이냐는 취재진 질문엔 "그렇지는 않다"며 "제가 (6월)29일날 말씀드린 기조는 그대로 유지가 된다"고 답했다.


국민의힘 입당을 주저하는 이유를 묻자, 윤 전 총장은 "주저하는 건 아니다"라며 "문제는, 제가 정치행보를 시작하고 많은 국민들과 여러분들의 의견을 경청하기로 했기 때문에 그런 것을 다하고 나서 방법론은 그 다음 문제기 때문에 기조가 바뀌고 한 것은 아니다"라고 설명했다.


다만 "많은 분들을 만나기로 했는데, 국민의힘 관계자를 만났다고 해서 바로 이게 입당 얘기가 나오는 건 아니다"라고 여전히 국민의힘과 거리를 뒀다. 국민의힘 외에 다른 대안을 검토하느냐는 질문엔 "아니다"라고 부인하면서도 "아무튼 많은 분들을 만나야 할 것 같다"고 언급했다.


장모 재판이 공정하다고 생각하느냐는 질문엔 "제가 말씀을 다드렸다"며 즉답을 피했다. 전날 송영길 민주당 대표가 윤 전 총장에 대해 '스폰서 검사 같은 느낌'이라고 한 발언에 대해선 별도 언급없이 귀가했다.


윤 전 총장은 회동을 갖기 전 장모 판결과 관련해 "저는 국가와 국민을 받들기 위해 나선 사람이고 제 주변의 일에 대해서 제가 사적인 입장을 표현하는 것은 맞지 않다"며 "제가 말씀드렸듯이 하여튼 제 주위든 누구든 간에 법이 적용되는 데 있어서는 늘 공평하고 엄정해야 된다 하는 그런 생각을 가지고 그동안 살아왔다"고 언급했다.


권 의원은 회동을 마친 후 기자들과 만나 "장시간에 걸쳐서 허심탄회하게 얘기를 많이 했다"며 "윤 전 총장이 얘기한 10가지 중에서 9가지가 달라도 정권교체의 필요성 하나만 동의하면 힘을 합쳐야 한다는 것에 전적으로 동의하고, 국민의힘하고 윤 전 총장이 정치 철학을 같이하는 만큼 10가지 모두가 같다고 본다"고 긍정적으로 평가했다.


이날 회동에서 권 의원이 "입당을 조속한 시일 내에 해서 정권교체를 위해서 앞장서주기를 바란다"고 하자, 윤 전 총장은 "국민 주권을 되찾고 진정한 자유민주주의를 염원하는 모든 국민과 정치 세력이 한데 뭉쳐서 시대적인 소명을 다해야 된다"고 답했다고 한다.


다만 윤 전 총장은 "입당이나 야권 통합을 하더라도 최대한 많은 국민이 참여하고 지지하는 통합이어야 된다. 그래야지 정권교체도 확실하게 가능하다"며 "본인은 그런 부분을 위해서 조금 더 노력해야 될 것 같다. 그러기 위해 구체적으로 어떤 역할을 해야 될지 국민들한테 묻고, 국민들이 가리키는 방향으로 가고자 노력할 것"이라고 대답했다고 권 의원이 전했다.


이에 권 의원은 "우리나라의 현 정치 상황상 프랑스와 같은 제3지대는 있을 수 없다. 우리 국민의힘을 위해서뿐만이 아니라 윤 전 총장 본인을 위해서도 입당하는 게 필요하다"고 윤 전 총장에 충고 겸 조언했다.


또 "윤 전 총장은 외연을 넓히기 위해서 보수와 진보로 나누어서 서로 적대시하고 배척하는 정치는 끝내고 오히려 이런 부분은 정치인들이 조장한 측면도 크다. 공정과 상식의 눈높이에 정치권이 맞춰야 된다. 그래서 자기가 그 역할을 하겠다고 했다"고 권 의원은 밝혔다.


윤 전 총장이 "모든 논의의 출발점은 무도하고 아주 뻔뻔스러운 정권을 국민들이 심판할 수 있도록 하는 것"이라고 언급하자, 권 의원은 "윤 전 총장이 새롭게 정치를 시작하는 만큼 우리나라와 우리 정치를 위해서 새로운 변화를 이끌어주기 바란다"고 격려했다.


권 의원은 "당이 혹시 지금 서로 아직 합치기 전이라도 도울 일이 있으면 언제든지 얘기해라. 이렇게 얘기했다"며 "그리고 앞으로 입당 문제를 포함해서 여러 가지 문제에 대해서 저와 윤 전 총장이 그리고 우리 양측이 수시로 소통하기로 그렇게 합의를 했다"고 전했다.


양측 설명을 종합하면 결과적으로 이날 만찬 회동에서 윤 전 총장은 국민의힘 입당 가능성을 열어두면서도 구체적인 시점에 관해선 유보적인 입장을 취한 것으로 볼 수 있다.


사실상 협상의 실질적인 성과를 평가하기에는 부족한 면이 있지만, 윤 전 총장이 제3지대로 '직진'하기 보다는 국민의힘과 먼저 '핫라인'을 개통하면서 향후 국민의힘 당과 접촉면을 넓혀갈 것이라는 관측이 확산되고 있다. 이번달에는 '민심투어'에만 매진한 뒤 8월 중으로 국민의힘 당에 입당할 가능성도 대두된다.


윤 전 총장이 대선행보에 직접적인 영향을 미칠 국민의힘 입당 문제를 본격 논의함에 따라 야권통합의 큰 물꼬를 튼 것이란 견해도 있다.


이날 만찬은 전날 불법 요양병원을 운영하면서 수십억원대 요양급여를 부정수급 한 혐의로 법정구속된 장모 최모씨의 실형 선고 후 첫 공개 행보로, 잇단 악재에도 흔들림 없이 정면돌파하겠다는 의지를 드러낸 것이란 해석도 나온다.


앞서 권 의원은 회동을 시작하기 전 취재진에 "사실은 우리 당 입장에서는 하루라도 빨리 윤 전 총장께서 입당을 하시는 게 좋겠다고 생각하지만 그렇더라도 이게 또 압박을 하고 이러는 게 예의가 아니라고 생각을 한다"며 "오늘 담판이라고 나왔던데, 그건 조금 앞서나간 것"이라고 말했다.


윤 전 총장은 입당 시점에 관해 "당의 입장이나 상황도 제가 아는 것이 필요하고, 오늘은 일단 기본적인 입장을 서로 듣고 그런 걸로 이해를 해 주시면 될 것 같다"고 말을 아꼈다.



0
기사수정

다른 곳에 퍼가실 때는 아래 고유 링크 주소를 출처로 사용해주세요.

http://www.whytimes.kr/news/view.php?idx=8945
기자프로필
프로필이미지
나도 한마디
※ 로그인 후 의견을 등록하시면, 자신의 의견을 관리하실 수 있습니다. 0/1000
정기구독
교육더보기
    게시물이 없습니다.
모바일 버전 바로가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