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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세분석] 中 향해 날 세운 美, “中 고개 들지 못하도록 할 것” - 美, 백악관-행정부-의회 똘똘 뭉쳐 反中 의지 다져 - 조급한 쪽은 3연임 앞둔 시진핑, 고개 숙일 때까지 기다린다 - 포스트 시진핑 구도 나올 때까지 미국은 전략적 인내
  • 기사등록 2021-07-01 22:05:05
  • 수정 2021-07-02 07:33:5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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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美, 백악관-행정부-의회 똘똘 뭉쳐 反中 의지]


중국 공산당 창당 100주년을 맞이하는 즈음에 미국은 중국을 향한 거친 대응을 이어가고 있다. 한마디로 중국이 더 이상 미국을 향해 고개 들지 못하도록 만들어버리겠다는 강력한 의지를 다지고 있는 것이다.


미국과 대만이 중국 공산당 창당 100주년 기념식(7월 1일)을 하루 앞둔 6월 30일 ‘하나의 중국’ 원칙을 완전히 무시하는 무역투자기본협정(TIFA) 협상을 5년 만에 재개했다. 미국과 대만은 무역투자기본협정을 통해 반도체 공급망 협력 방안을 집중적으로 다루기로 했다. 중국을 향해 또 미국이 칼을 빼든 것이다.


이러한 미국 내의 날선 대응을 조 바이든 대통령을 필두로 백악관과 행정부, 그리고 의회까지 전방위적으로 펼치고 있어서 중국에게는 엄청난 압박으로 다가가게 될 것으로 보인다.


[백악관의 反中 행보]


우선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은 反中 행보의 최정점에 서서 ‘미국이 돌아왔다’면서 ‘반중연대 강화’를 외치고 있다. 이미 지난 6월의 G7정상회의와 NATO회의 등을 통해 중국의 홍콩·대만·신장위구르 인권 침해, 코로나19 기원 재조사, 일대일로(一帶一路·육해상 실크로드) 대응 등을 이슈로 반중연대 구축을 본격화했다.


▲ 러시 도시(Rush Doshi) 중국 담당 선임국장이 “중국이 과거 미국을 상대로 그래왔던 것처럼, 미국도 ‘비대칭 전략’(Asymmetric strategy)을 통해 팽창하는 중국에 맞서야 한다”는 내용을 담은 ‘기나긴 게임: 미국 질서를 대체하려는 중국의 거대한 전략(Long Game; China’s Grand Strategy to Displace American Order)’이라는 제목의 책


이런 상황에서 백악관 국가안보회의(NSC)에서 대중(對中) 전략을 담당하고 있는 러시 도시(Rush Doshi) 중국 담당 선임국장이 “중국이 과거 미국을 상대로 그래왔던 것처럼, 미국도 ‘비대칭 전략’(Asymmetric strategy)을 통해 팽창하는 중국에 맞서야 한다”는 내용을 담은 ‘기나긴 게임: 미국 질서를 대체하려는 중국의 거대한 전략(Long Game; China’s Grand Strategy to Displace American Order)’이라는 제목의 책을 출간해 주목을 끌고 있다.


여기서 ‘비대칭 전략’이란 상대방의 우위 전력은 피하면서, 약점 및 취약점을 노리는 접근 방식을 의미하는 것으로, 이미 G2(주요 2국) 반열에 오른 중국과 전면적 대치는 소모적인 만큼, 중국이 약하거나 미국이 우위에 있는 분야에서 경쟁해야 한다는 의미다.


러시 도시 국장은 이 책에서 “중국은 그간 효율적으로 미국의 질서를 조금씩 훼손하는 방향으로 자신들의 영향력을 넓혀왔다”며 “미국의 고고도 미사일방어체계(THAAD; 사드) 배치 문제로 한국에 ‘벌’을 준 것도 미국의 동맹을 약화시키기 위한 것”이라고 했다.


그러면서 도시 국장은 “미국도 중국의 야심을 비교적 ‘낮은 비용’으로 훼손시키는 방향으로 가야 한다”고 주장한 것이다.


도시 국장은 이어 “중국 주변 동맹국들이 미사일방어체계(MD)뿐만 아니라 대함순항미사일 등 방어 및 공격 능력 모두를 획득할 수 있도록 미국이 지원해야 한다”면서 동맹국들의 ‘군비 증강’을 통한 중국 압박을 미국 군사 전략의 핵심으로 꼽았다.


이와 관련해 도시 국장은 “지난달 한·미 정상회담에서 합의된 ‘한·미 미사일 지침 해제’도 인도·태평양 지역에서 동맹국들이 미사일 역량을 강화해 중국에 맞서도록 하겠다는 미국 전략의 일환으로 봐야 한다”고 설명했다.


이는 미사일 지침 해제에 대해 우리 정부가 “중국과는 전혀 상관없는 ‘주권 회복’의 문제”라고 강변하는 것과는 전혀 다른 해석이다.


도시 선임국장은 중국에 맞서기 위한 경제 전략에 대해서도 “중국의 일대일로의 대안이 될 수 있도록 동맹국들이 환영할 만한 효율적인 인프라 구축 사업을 선별 지원해야 한다”고 했다.


이러한 도시 국장의 말 그대로 바이든 대통령은 6월의 G7정상회의에서 ‘B3W(더 나은 세계 재건)’이라는 글로벌 인프라 구축 계획을 주창했고, 공동성명에도 관련 내용을 담은 것이다.


결국 러시 도시 국장의 이러한 대 중국정책 구상이 지금 바이든 행정부에서 그대로 구현되고 있다고 보면 될 것이다.


그도 그럴 것이 ‘대중 강경파’인 도시 국장은 ‘아시아 차르(tsar)’라 불리는 커트 캠벨 백악관 인도·태평양 조정관과 싱크탱크 및 컨설팅 그룹에서 오랫동안 함께 일해 왔고, 그의 최측근으로 꼽히기 때문에 도시 국장의 아이디어가 캠벨 조정관을 통해 미국의 대 중국정책으로 현실화되고 있는 것이다.


도시 국장은 지난 1월에도 캠벨 조정관과 함께 외교전문지 포린어페어스에 공동 기고문을 기고한 적이 있었는데, 이 글에서도 “미국은 모든 사안에 초점을 맞추기보다 개별 문제에 초점을 맞춘 맞춤형 연합체를 추구해야 한다”고 주장했었는데, 바로 이 내용을 새롭게 정의한 것이 바로 ‘비대칭 전략’인 것이다.


[反中으로 똘똘 뭉친 의회]


미 행정부의 반중정책을 강력하게 지지하는 세력이 의회라는 점은 미국의 대 중국정책이 전혀 흔들리지 않을 것임을 예고해 준다.


지난 6월 8일(현지시간), 미 상원에서는 ‘미국의 중국과의 경쟁’을 주제로 군사위원회 청문회가 열렸다. 그런데 분위기는 여야 할 것 없이 똘똘 뭉쳐 강경한 대 중국정책을 요구할 정도로 뜨거웠다.


증인으로 출석한 트럼프 전 미 행정부의 외교안보 실세였던 매슈 포틴저 전 백악관 국가안보회의(NSC) 부보좌관은 이날 청문회에서 “중국은 세계 공급망을 지배해 아시아 내 미국의 영향력을 약화시키고 전 세계의 규범까지 바꾸려 하고 있다”며 “이에 맞설 전략적 대응이 시급하다”고 강조했다.


그러면서 그는 중국과의 경쟁에 필요한 미국 내 기술 투자, 인도태평양 지역에서의 군사역량 강화 필요성 등을 언급하며 “얼마나 신속하게 해내느냐가 중요하다”고 거듭 촉구했다.


심지어 이날 청문회에서는 중국산 제품 사용에 대한 경각심까지 불러일으키면서 반중 분위기를 선도해 주목을 끌었다. 팀 스콧 상원의원은 “우리가 공산주의 중국에서 만든 제품을 구입할 때마다 우리의 후손들은 우리가 지난 200년간 누려온 꿈을 누릴 기회를 잃는다”고 말하자 포틴저 전 부보좌관은 “온라인 쇼핑을 할 때 중국산 제품의 구매에 대해 고민해야 한다”고 맞장구칠 정도로 열기는 뜨거웠다.


특히 주목할 것은 이러한 반중 분위기에 이의를 다는 의원들이 전혀 보이지 않는다는 점이다. 그만큼 미국 의회 내에서 대놓고 중국을 옹호하는 이들이 사라졌고 오히려 강하게 중국을 성토하는 분위기가 주를 이루고 있는 것이다.


이는 미국내의 반중정서를 그대로 반영하고 있다고 봐야 할 것이다. 미국평화연구소(USIP)의 패트리샤 김 선임 정책분석관은 지난 2월 25일 열린 주뉴욕총영사관 주최의 세미나에서 “2013년부터 집권한 시진핑 권위주의 정부가 미국인들을 실망시켰다”며 “대중들의 중국에 대한 인식은 미국 엘리트층과 정확히 일치하는 것”이라고 말했다.


김 분석관은 “퓨리서치 조사에 따르면 중국에 대한 미국인들의 부정적 인식은 작년 73%로 역대 최고치를 기록했다”며 “2018년부터 나빠지기 시작했는데 신종 코로나19 사태 후 급격히 악화했다”고 설명했다. “코로나 사태 후 미국인 중 78%는 ‘팬데믹(전염병의 세계적 대유행)의 책임이 중국에 있다’는 인식을 갖고 있다”고도 했다.


이러한 미국민의 반중 감정이 의회에도 그대로 투영되고 있는 셈이다. 특히 집권 민주당의 반중 강경 태도는 보수정당인 공화당보다 더 강했으면 강했지 전혀 부족하지가 않다.


민주당 척 슈머 상원 원내대표는 “우리가 (중국을 상대로) 아무것도 안 하면 초강대국 미국의 시대는 끝날 것”이라고 했고, 역시 대중 강경파인 미치 매코널 공화당 상원 원내대표도 이에 맞장구를 치고 있다. 매코널 의원은 부인이 대만계 일레인 차오 전 교통장관이기 때문에 더 말할 나위가 없을 것이다.


이러한 상원의 분위기는 하원에도 그대로 연결된다. 그 선두 주자가 바로 낸시 펠로시 미 하원의장이다. 펠로시 의장은 이미 2022년 베이징 겨울올림픽을 보이콧을 주장하면서 反中의 선두에 섰다.


이러다보니 지난 1월 새롭게 출범한 바이든 행정부가 지난 트럼프 정부의 정책들을 가능하면 승계하지 않고 새로운 정책들로 전환하지만 유독 대 중국 정책들은 그대로 받아들이면서 여기에 플러스 알파까지 더해 더욱 더 강경해지고 있는 것이다.


그리고 그러한 분위기를 타고 의회는 민주와 공화 양당이 하나로 똘똘 뭉쳐 反中법안들을 쏟아내고 있다.


바이든 행정부가 출범한지 아직 6개월도 채 지나지 않은 시점에서 미 의회가 내놓은 중국 관련 법안 및 결의안은 모두 230건에 이를 정도다. 하루에 최소 1개 이상씩의 대 중국법안을 처리했다는 의미다. 어찌보면 아예 중국을 압박할 수 있는 모든 법안들을 상정하면서 중국을 달달 볶고 있다고 보면 이해가 쉬울 것이다.


실제로 척 슈머 민주당 원내대표는 지난 2월 중순에 상원내 8개 위원회에 “중국을 외교적으로 견제하고, 중국에 맞서 미국의 경쟁력을 높일 방안을 전부 찾아오라”고 지시할 정도로 열성적이다. 확실하게 중국의 기를 꺾어야 할 때가 왔다고 판단한 것이다. 그러니 미국의 전 의회가 대 중국 견제 및 압박 법안들을 매일같이 만들어내고 있는 것이다.


이러한 의회의 분위기는 그리 안해도 대 중국 견제를 위해 열심히 달리고 있는 행정부를 더욱 채찍질을 하면서 주마가편(走馬加鞭; 달리는 말에 채찍질한다는 의미)의 상황을 연출하고 있는 것이다.


이렇게 해서 나온 대표적 법안들 중의 하나가 밥 메넨데스 상원 외교위원장(민주·뉴저지)이 4월 발의하여 상하원을 통과한 ‘2021 전략적 경쟁 법안’이다.


이 법안에는 중국이 민감해하는 홍콩, 신장위구르 문제를 포함해 대만에 대해서는 “인도태평양 전략의 필수적 부분”이라며 구체적으로 언급하고 있다.


또 상무위, 은행위, 금융위 등도 힘을 합쳐 지난 6월 8일 무려 2376쪽에 달하는 ‘미국 혁신과 경쟁 법’을 탄생시키면서 반도체, 인공지능(AI), 로봇 개발 등 중국과 기술 경쟁을 벌이는 첨단과학 분야를 지원하기 위해 총 2500억 달러(약 280조 원)를 지원하기로 했다.


하원에서도 인도태평양 지역에서 국무부 자원 및 인력 배치를 늘리고, 홍콩 인권 문제 대응과 한국, 일본, 호주 등과의 협력 필요성 등을 담은 ‘미국의 글로벌 지도력과 관여 보장 법안(EAGLE·Ensuring American Global Leadership and Engagement Act)’도 만들었다. 그레고리 믹스 외교위원장이 5월 발의한 법이다.


이런 식으로 요즘 미국 의회의 관심은 온통 중국에 쏠려 있는 듯한 모습을 보인다. 그것이 국익이고 더불어 유권자들의 지지를 받는 방법이라 생각하기 때문이다.


[이번에는 다르다]


미국과 중국의 충돌은 과거 트럼프 정권때도 거셌지만 이번 바이든 정권에서의 대 중국 압박은 차원이 다르다. 접근 방식도 아주 체계적이고 광범위하다.


지난 트럼프 정권 때는 이슈 파이팅 개념으로 저돌적으로 맞붙었다면 바이든 정권에서의 대 중국 정책은 치밀하게 계획된 송곳 전략으로 중국을 다루려 하고 있다. 그러면서도 전혀 서두르지 않는다. 때가 무르익을 때까지 기다렸다가 급소를 한 방 치는 식이다.


미중정상회담만 해도 그렇다. 바이든 대통령은 시진핑 주석과의 만남에 대해 전혀 눈길조차 주지 않는다. 지난 트럼프 정권 때 취임 3개월만에 마라라고 리조트에서 시진핑과의 정상회담을 가졌고, 2018년 부에노스아이레스, 2019년 오사카에서 열린 G20 정상회의 등 다자회의를 계기로 잇달아 얼굴을 맞댔던 것과는 완전히 딴판이다. 오히려 두 정상의 회담은 개최 여부 자체부터 빅뉴스가 되는 상황에 놓여 있다.


바이든 대통령이 시진핑 주석과의 만남을 아직까지 머릿속에 넣지 않고 있는 가장 큰 이유는 아직 때가 되지 않았다고 판단하고 있기 때문이다. 시진핑 주석은 내년 가을의 3연임을 위한 당대회를 앞두고 미국과의 원만한 관계를 만들어 가야만 한다.


사실 미국이 판을 뒤흔들어 버리면 시진핑의 3연임 꿈도 가물가물해 질 수 있다. 이런 측면에서 마음이 조급한 것은 시진핑 주석이다. 바이든 대통령은 바로 그 점을 노리고 있는 것이다.


더불어 바이든 대통령의 미국이 궁극적으로 노리는 것은 ‘포스트 시진핑’이다. 그에 대한 그림이 확실하게 보이지 않는 한 중국과의 협상에 섣불리 나설 필요가 없다는 판단을 하고 있다.


그때까지는 미국의 행정부와 의회가 힘을 합쳐 중국을 향해 엄청난 압박카드들을 던지게 될 것이다. 어차피 게임은 미국이 이기도록 되어 있는 구도다. 이런 상황에서 시진핑은 과연 어떤 선택을 하게 될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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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중국 푸단대학교 한국연구원 객좌교수
    -전 EDUIN News 대표
    -전 OUR NEWS 대표
    -제17대 대통령직인수위원회 정책기획팀장
    -전 대통령실 홍보기획비서관
    -사단법인 한국가정상담연구소 이사장

    -저서: 북한급변사태와 한반도통일, 2012 다시우파다, 선거마케팅, 한국의 정치광고, 국회의원 선거매뉴얼 등 50여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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