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사 메일전송
[정세분석] “NATO는 군사, G7은 경제”, 美의 中 포위전선 - 나토의 ‘신(新)전략 개념’, 중국을 군사적으로 포위하겠다는 의미 - G7, 중국의 일대일로 전면 차단하며 경제적 포위망 구축 의미 - 유럽의 탈중국, 더 이상 되돌릴 수 없는 흐름
  • 기사등록 2021-06-16 07:11:28
  • 수정 2021-06-16 07:12:55
기사수정



[美, 나토 손잡고 對中 군사견제 나선다]


“중국은 전 세계의 안보를 위협하는 나라이고, 중국에 대항하기 위해 새로운 전략 개념을 만들겠다.”


바로 G7정상회의를 마치고 곧바로 벨기에 브뤼셀에서 열리는 나토(NATO·북대서양조약기구) 정상회의에 참석한 미국의 조 바이든 대통령이 한 말이다.


또한 나토 정상회의 공동성명에서는 중국의 야심과 강력히 자기주장을 하는 행동은 “규칙에 기반을 둔 국제 질서와 동맹 안보와 관련된 영역에 구조적 도전(systemic challenge)을 야기한다”라고 밝혔다.


그러면서 “워싱턴조약(나토조약)에 명시된 근본적 가치와 대조되는 강압적인 정책들을 우려한다”면서 “중국에 국제적 약속을 지키고 우주, 사이버, 해양 분야를 포함하는 국제 체제 내에서 책임 있게 행동할 것”을 촉구했다.


이와 관련해 백악관은 나토의 ‘신(新)전략 개념’을 준비해 내년도 나토 정상회의에서 채택할 것이라고 밝혔다. “나토 동맹국들이 ‘진화하는 전략 환경’에 맞는 전략 개념 수정에 합의했다”면서 백악관이 그렇게 밝힌 것이다.


여기서 ‘진화하는 전략 환경’이라는 개념은 나토가 원래 냉전 시절 구소련의 위협에 맞서기 위해 만들어진 것이었는데 지금은 러시아도 문제지만 중국을 나토의 공동의 적으로 여기면서 이에 대한 새로운 전략 개념을 도입하겠다는 뜻이다.


그만큼 중국으로 인한 안보환경이 급변하고 있다는 의미다. 불과 2년전인 2019년만 해도 나토 정상회의에서 중국의 영향력 확대가 ‘기회이자 도전’으로 언급되었었는데 이번에는 중국이 나토의 안보과제로 변화된 것이다. 중국이 이렇게 나토의 공동과제로 언급된 것은 나토 창설 72년만에 처음있는 일이다.


이와 관련해 옌스 스톨텐베르그 나토 사무총장은 이날 정상회의에 앞서 “중국과 신냉전을 벌이지는 않을 것이고, 중국은 적이 아니다”라면서도 “그러나 우리는 동맹으로서, 중국의 부상이 우리의 안보에 야기하는 도전들에 함께 대처할 필요가 있다”라고 밝혔다.


스톨텐베르그 나토 사무총장은 또 정상회의가 끝난 직후 가진 기자회견에서 “중국이 더 많은 탄두와 더 정교한 핵무기를 급속히 확장하고 있다”면서 “중국의 잘못된 판단을 극히 우려하고 있다”고 말해 대 중국 군사대응의 필요성을 강조했다.


[나토의 ‘신(新)전략 개념’이 주는 의미]


특히 우리가 주목할 점은 나토의 공동성명에서 “한국과 일본, 호주, 뉴질랜드 등 오래된 아시아·태평양 협력국들과 안보 협력을 증진할 것”이라며 “규칙에 기반한 국제 질서 유지를 지원하기 위해 대화와 협력을 이어갈 것”이라고도 했다는 점이다.


이는 나토의 안보개념을 인도-태평양까지 확대하면서 군사적 부분까지 연대를 하겠다는 것으로 당장 나토와 쿼드 국가들이 합동으로 중국을 향한 군사훈련을 실시하게 될 것으로 예상된다.


이는 나토의 30개국이 중국의 군사적 부상을 견제하는 데 힘을 합치기로 했다는 점에서 의미가 크다. 특히 이미 나토의 대부분 국가들이 중국과 각각의 양자관계를 맺고 있고 경제적으로도 밀접함에도 불구하고 중국을 ‘집단 안보에 대한 도전’으로 규정하고 미국과 함께 대 중국 대응에 나서기로 했다는 점에서 당장 미국 외교의 승리라고 정리할 수 있을 것이다.


이런 관점에서 바이든 대통령의 ‘신(新)전략 개념’은 민주주의 연대를 강화한 것이고 민주주의 대 독재국가의 경쟁 구도를 명확하게 했다고 볼 수 있을 것이다.


이와 관련해 바이든 대통령은 나토 정상회의 직후 가진 기자회견에서 “나토가 전략계획을 마지막으로 내놓았던 2010년에는 러시아가 꼽혔으나 지금은 중국으로 변했다”면서 “나토의 5조(각 회원국이 군사적으로 공격받는 다른 회원국의 방어를 의무화하는 조항)는 ‘신성한’ 것”이라면서 동맹 차원에서의 국가 수호를 다시한번 강조했다.


특히 유럽의 대 중국 견제를 위한 동진(東進)에 “호주, 일본, 뉴질랜드, 한국”을 파트너 국가로 언급했다는 점에서 바이든 대통령의 ‘신(新)전략 개념’은 한국을 비롯한 아시아 국가들에게도 엄청난 파급효과를 던져줄 것으로 예상된다. 한마디로 지각변동이라 해도 좋을만큼의 대 중국 포위전선의 강화가 예상된다는 것이다.


[이미 대 중국 군사적 대응을 준비해 온 나토]


나토의 대 중국 군사적 대응 필요성은 이미 지난해부터 제기되어 왔다. 지난해 12월 외부 전문가 패널에 의해 나토에 재출된 보고서에는 “나토가 중국의 군사적 부상에 대해 더 집중해야 한다”면서 “중국은 더 이상 서방이 그동안 바랐던 상냥한 무역 파트너가 아니며 군사적 저의를 가진 중국의 부상에 대해 나토는 준비를 해야 한다”고 했다.


한마디로 중국을 단순한 무역 파트너가 아닌 나토 국가들을 위험에 빠뜨리게 할 수 있는 가상의 적으로 규정하고 이에 대응해야 한다고 조언을 한 것이다. 이에 따라 나토는 공식 기본전략 문서에 중국을 포함하기로 했다.


더불어 이러한 차원에서 영국·프랑스·독일 등 유럽 강국의 해군함정들이 아시아 지역으로 향하고 있거나 이미 미국 및 아시아 국가들과 다국적 훈련을 진행했다.


특히 영국의 경우는 최신예 항공모함 ‘퀸 엘리자베스’(6만5000t급) 항모 전단을 이미 출발시켜 지금 지중해를 통과하고 있다. 다가오는 8월과 9월에는 일본 등과 합동군사훈련도 예정하고 있다.


특히 퀸 엘리자베스 항공모함에는 이미 10대의 미 해병대 F-35B 스텔스 수직이착륙기도 함께 하면서 미군과의 공동훈련도 수행하게 된다. 이렇게 영국의 항공모함에 미군의 전투기를 탑재하고 있다는 것은 상당히 의미가 크다고 할 수 있다.


여기에 프랑스의 핵추진 항모 샤를 드골함 전단, 독일의 호위함 등도 아시아 방문 대열에 포함돼 있어서 바이든 대통령이 제시한 ‘신(新)전략 개념’은 이미 시작되었다고 볼 수도 있다. 이미 나토군이 미군과 합류하여 대 중국 압박에 나섰기 때문이다.


[촘촘하면서도 수준 높은 진정한 동맹 추구하는 미국]


이번 바이든 대통령의 ‘신(新)전략 개념’에서 또 하나 주목할 것은 ‘기술적 우위 보전’ ‘공급망 안보’ ‘자유·인권·민주주의·법치 등 공통의 가치 재확인’ 등의 내용이 이번 정상회의에서 논의되었다는 점이다.


이는 분명히 중국을 의식한 이슈들이지만 그렇다고 중국을 직접 명시하지 않았다. 그런데 또 이 문제들이 중국에게는 직격탄을 날릴 수 있는 아젠다들이라는 점이다.


이와 관련해 백악관은 나토 동맹들이 “동맹의 방위와 안보를 강화할 신흥 기술의 채택 속도와 기술 협력을 용이하게 해줄 방위 혁신 프로그램을 시작할 것”이라고 밝혔다.


이는 중국을 단순한 ‘공공의 적’으로 몰아붙이는 것이 아니라 전 세계가 지향해야 할 민주주의 가치를 중심으로 똘똘 뭉치는 것이고, 그렇게 함께 연대하는 나라들에 ‘기술적 우위 보전’이나 ‘공급망 안보’등을 함께 할 것이라고 밝혔다는 점이다.


이는 실질적으로 중국에 대항하는 공동체에 함께 함으로써 자국의 이익 증진은 물론이고 동맹의 이익을 해하려는 중국 등에 대해 공동 대응을 함으로써 국익도 지켜낼 수 있다는 다양한 포석이라 할 수 있을 것이다.


이를 다른 말로 풀이하자면 바이든 대통령의 ‘신(新)전략 개념’은 단순한 군사동맹이 아니라 이념, 가치를 기본으로 하여 경제적 공급망과 공급망 연대를 위한 기술 공유, 그리고 군사적 문제까지 중층적으로 다자 연대를 하겠다는 것으로 해석된다. 이렇게 되면 중국이 끼어들 틈도 없고 어느 한쪽을 공격한다고 해서 무너질 일도 없을 것이다.


[NATO는 군사적, G7은 경제적 울타리]


결국 이번 나토정상회의가 중국을 향한 군사적 연대를 논의했다면, G7정상회의는 ‘인프라’와 ‘인권’ 측면에서 중국을 견제한 것이라고 정리할 수 있다.


이를 다시 정리한다면 나토 정상회의는 중국의 군사굴기에 맞대응하는 카드를 수립한 것이고, G7은 중국의 일대일로를 무너뜨리면서 경제적으로 중국을 포위하는 전략을 수립했다고 보면 될 것이다.


이렇게 군사적-경제적 포위망이 이번 바이든 대통령의 유럽 순방에서 회심의 카드로 그림을 그렸고, 이젠 본격적 시행단계로 들어섰다고 평가할 수 있을 것이다.


[유럽의 탈중국, 더 이상 되돌릴 수 없는 흐름]


이번 나토회의와 G7정상회의에서 또 하나 두드러진 점 중의 하나는 유럽 사회의 탈 중국 흐름이다. 특히 그동안 중국의 유럽 베이스캠프라고 해도 좋을 이탈리아의 대 중국 정책 대전환이 크게 주목을 끌었다.


유럽에서 일대일로를 받아들였던 이탈리아가 전격적으로 일대일로 전면 재검토를 선언했기 때문이다.


지난 2월 취임한 드라기 총리는 중국에 대해 "다자 규정을 준수하지 않고 민주주의 진영과 같은 비전을 공유하지 않는 전제국가"라면서 "협력할 필요가 있지만 아울러 우리가 공유하거나 수용하지 않는 것에 대해 솔직해져야 한다"고 강경한 태도를 보였다.


그러면서 중국의 일대일로 전면 재검토를 시시한 것이다. 이탈리아 총리가 중국 일대일로 재검토를 공개 언급한 것은 2019년 중국과의 양해각서 체결 이후 처음이다.


2019년 3월 당시 주세페 콘테 총리는 이탈리아를 국빈 방문한 시진핑 주석과 에너지·항만·항공우주 등 분야의 민·관 협력을 강화하는 내용의 양해각서(MOU)를 맺고 일대일로 참여를 공식화했다.


당시 이탈리아의 일대일로 참여는 G7국가 중 처음있는 일로 국제사회의 비상한 관심을 모았다. 이로인해 이탈리아는 이후 중국에 우호적인 서방권 국가로 분류돼왔으며, 이는 대중 압박 전선을 구축하려는 미국과의 갈등 요인이 되기도 했다. 그러나 지난 2월 미국을 중심으로 한 '대서양 양안 관계'를 중시하는 드라기 총리가 행정부 수반으로 취임하고 나서부터 완전한 국면 전환이 이루어진 것이다.


이로써 유럽 사회에서의 중국 입장은 더욱 더 고립될 것으로 예상된다.


[바이든 대통령의 ‘신(新)전략 개념’과 한국]


그런데 여기서 또 하나 주목할 것은 미국이 대서양 군사 동맹인 나토와 인도·태평양 지역 내 미국의 동맹국 간 결속을 다지겠다고 밝히면서 파트너십을 심화해야 할 국가로 한국이 지목되었다는 점이다.


호주·일본·뉴질랜드와 함께 지목되었지만 호주와 일본은 쿼드 가입국가여서 별개로 치고, 뉴질랜드야 말로 파이브아이스 국가이기도 하고 호주, 미국와 함께 3국 군사 동맹인 ‘태평양 안전 보장 조약’(ANZUS)을 맺고 있기 때문에 미국의 ‘신(新)전략 개념’ 참여에 전혀 문제가 없다.


다만 한국이 문제다. 특히 미국의 ‘신(新)전략 개념’이 추구하는 바가 단순한 대 중국 군사동맹의 성격만이 아니라 경제적인 면까지 씨줄과 날줄처럼 몇 겹으로 엮어 중국을 견제하려 한다는 점에서 한국이 쉽사리 빠질 수도 없는 형국이다. 이 그룹에서 한국이 스스로 물러난다는 것은 글로벌 정치-경제에서 소외를 자처하는 것이나 다름없기 때문이다.


물론 미국이 현 정권뿐만 아니라 내년 5월 취임하게 될 차기 정권까지 생각하면서 한국을 강력한 파트너로 고려했을 수도 있지만 지금의 이러한 흐름에서 배제된다면 이는 스스로 쇄국의 길을 가기로 작정했다는 뜻이고, 대한민국의 추락을 자초하는 길이 될 것임을 명심해야 할 것이다.


그러나 이번 G7정상회의 공동성명을 두고 한국은 전혀 관계없다는 식으로 중국을 의식한 해명을 하는 정부를 보노라면 걱정이 앞선다. 아직 대통령이 귀국하지 않은 상황이라 정부가 갈피를 못잡는 것은 아닌지 하는 생각도 하게 되지만 외교부나 청와대의 중국 의식 행보는 많은 국민들에게 걱정을 안기는 것임을 잊지 말아야 할 것이다.


다시 강조하지만 ‘중국의 시대’는 끝났다. 그렇다면 선택하는 것도 이미 끝났다고 봐야 하지 않겠는가?



TAG
0
기사수정

다른 곳에 퍼가실 때는 아래 고유 링크 주소를 출처로 사용해주세요.

http://www.whytimes.kr/news/view.php?idx=8809
기자프로필
프로필이미지
    추부길 편집인 추부길 편집인의 다른 기사 보기
  • -중국 푸단대학교 한국연구원 객좌교수
    -전 EDUIN News 대표
    -전 OUR NEWS 대표
    -제17대 대통령직인수위원회 정책기획팀장
    -전 대통령실 홍보기획비서관
    -사단법인 한국가정상담연구소 이사장

    -저서: 북한급변사태와 한반도통일, 2012 다시우파다, 선거마케팅, 한국의 정치광고, 국회의원 선거매뉴얼 등 50여권

나도 한마디
※ 로그인 후 의견을 등록하시면, 자신의 의견을 관리하실 수 있습니다. 0/1000
정치더보기
북한더보기
국제/외교더보기
모바일 버전 바로가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