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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세분석] 수상한 김정은-김여정 남매, 4가지 의문점! - 북한 권력 내부에 이상이 생긴 것은 분명해 보여 - 이러한 반전이 북한 내부 시스템상 불가능 - 갑작스런 김정은의 태도 전환, 혹시 남쪽과 비밀스런 거래?
  • 기사등록 2020-06-25 13:33:16
  • 수정 2020-06-25 16:34:3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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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김정은과 김여정 [사진=공동취재단]


[김여정의 ‘불같은 말폭탄’ 3주만에 김정은은 ‘군사계획 행동보류’]


북한이 정말 수상하다. 북한 내부 체제로는 도저히 일어날 수 없는 일이 발생했기 때문이다.


지난 4일 김정은의 여동생 김여정은 ‘대북전단’을 핑계로 대면서 남쪽을 향한 말폭탄을 쏟아냈고, 5일에는 노동당 통일전선부 대변인이 나서 김여정이 "대남 사업을 총괄한다"고 했다. 지난 3월 김여정이 청와대 비난 담화를 발표했을 때부터 이미 '대남 사업 관여설'이 돌았지만 북한 당국이 이를 공식 확인한 것은 처음이었다.


특히 5일의 통일전선부 대변인 담화는 5가지를 예고했다.


①더 이상 남북대화는 없다.

②남쪽 정부는 아직도 북한을 전혀 이해하지 못하고 있으며 무능하다.

③판문점선언 및 남북군사합의 파기하겠다.

④대남도발을 통해 남쪽을 괴롭히겠다.

⑤북한 결코 비핵화하지 않는다.


그리고 7일, 김정은이 주재한 가운데 노동당 중앙위원회 제7기 제13차 정치국 회의가 열렸는데 정작 김정은은 대남 문제에 대해서는 일언반구도 없이 자립경제 발전과 인민생활 향상 방안 등을 논의했다고 했다.


이어 지난 12일 오전 6시 20분경 리선권 외무상이 ‘핵과 미사일 개발을 지속하겠다’면서 대미항전을 선포했고, 같은 날 오후 11시 49분경에는 장금철 통일전선부장이 “이제부터 흘러가는 시간들은 남조선 당국에 있어서 참으로 후회스럽고 괴로울 것”이라고 위협했다.


다음 날인 13일 오후 2시경에는 권정근 외무성 미국담당 국장이 “비핵화라는 개소리는 집어치우는 것이 좋다”고 일갈했다.


그리고 13일에 또다시 김여정은 담화에서 “곧 대적(對敵) 사업 연관 부서에 다음 단계 행동을 결행할 것을 지시했다”며 "확실하게 남조선 것들과 결별할 때가 된 듯하다"고 밝혔다. 김여정 담화의 핵심은 다섯 가지다.


① 남쪽을 향한 대적사업의 방향은 이미 정해졌다.

② 남한과는 결별하겠다.

③ 구체적인 행동, 우선 남북공동연락사무소를 폭파시키겠다.

④ 대남 군사 도발을 감행하겠다.

⑤ 이 모든 행동들은 김정은 위원장으로부터 허락받은 것이다.


사실상 군부에 남한을 적으로 대하는 군사행동을 김여정이 지시한 것이다.


이어 16일에는 ‘조선인민군 총참모부 공개보도’라는 제목의 성명을 내고 다음과 같은 5가지 사항을 밝혔다.


①남북관계가 악화일로로 치닫는 상황에서 북한 군대는 ‘당중앙’의 지시를 뭐든지 수행할 수 있도록 만반의 준비를 하고 있다.

②남북 합의에 따라 비무장화된 지대들에 다시 군병력을 진출시키고 요새화하겠다.

③앞으로의 대남도발은 지상전선 뿐 아니라 해상까지도 염두에 두겠다.

④남쪽이 하는 것 같이 북한도 대남 전단(삐라)를 살포하겠다.

⑤총참모부는 군사행동에 대한 계획을 만들어 당중앙군사위원회의 승인을 받겠다.


이러한 경고 직후 북한은 16일 오후 2시 50분 개성공단 내 남북공동연락사무소를 폭파했다. 당시 북한의 조선중앙통신은 남북공동연락사무소 폭파에 대해 “이번 응징조치는 절대로 다쳐서는 안될 우리의 최고 존엄을 건드린 자들과 아무런 가책도 반성기미도 없는 자들로부터 반드시 죄값을 받아내기 위한 우리의 1차적인 첫 단계의 행동”이라고 경고했다.


그리고 16일, 김여정은 문재인 대통령이 15일 행한 6.15선언 관련 메시지를 직접 겨냥해 ‘역겹다’면서 문재인 대통령을 향해 독설을 뿜어댔다. 심지어 “남조선당국자의 연설을 듣자니 저도 모르게 속이 메슥메슥해지는 것을 느꼈다”고도 했다.


그러면서 김여정은 지금의 남북긴장 상황이 대북전단이 아닌 문재인 정부 책임이며 문재인 정부가 북한에 대해 한 약속을 이행하지 않아서 생긴 일임을 분명히 했다.


17일에는 또 조선중앙통신이 ‘파렴치의 극치’라는 논평을 통해 "개성공업지구에서 울린 붕괴의 폭음이 북남관계의 총파산을 예고하는 전주곡으로 될 수도 있다"며 "이를 명심하고 입부리를 함부로 놀리지 말아야 한다"면서 서울을 향한 군사공격도 감행할 수 있다고 협박했다.


북한은 이와 함께 남측이 특사를 보내겠다는 것을 김여정이 강력하게 거부했다는 사실까지 공개해 버렸다.


그렇게 격화일로를 치닫던 남북 긴장 상황이 23일 김정은 주재로 열린 노동당 중앙군사위 7기 5차 '예비회의', 그것도 화상회의로 열린 그 자리에서 "조성된 최근정세를 평가하고, 총참모부가 제기한 대남군사행동계획들을 보류"했다고 발표한 것이다. 이를 계기로 극적 반전이 이루어졌다.


[의문 1: 이러한 반전이 북한 내부 시스템상 가능한 일인가?]


이러한 일련의 과정을 보면서 가장 먼저 드는 의문은 이러한 반전이 북한 내부 시스템상으로 과연 가당키나 한 일인가 하는 점이다.


그동안 벌어진 일들은 북한 내부의 최고 의사결정기구인 중앙군사위원회나 중앙위원회가 함께 의논한 사항이라는 것을 금방 알 수 있다. 그것도 스스로 ‘당 중앙’이라 언급했던 김여정이 오빠 김정은의 지시를 받아 행했다고 분명히 언급했다.


그래서 북한의 전 매체들이 동원되어 소위 김정은을 지칭하는 ‘1호 지시’와 동등하게 다루었고 북한 전역에서 대대적인 군중집회로 이어지게 된 것이다.


이 말은 북한의 최고 3대 권력기구인 중앙군사위원회, 중앙위원회, 중앙검사위원회 중 중앙군사위원회와 중앙위원회가 함께 논의하고 추진한 일이라는 것을 말해 준다.


중앙군사위원회는 ‘군사분야 및 국방사업 전반을 당적으로 조직지도’하는 업무를 맡고 있으며 중앙위원회는 산하 정치국에서 ‘대남 통일전략’을 총괄한다. 따라서 대외적인 대남전략은 당연히 이 두 기관이 협의해서 처리하도록 되어 있다. 또한 이러한 모든 결정의 배후에는 당연히 김정은의 지시 또는 묵인이 따라야만 움직이도록 되어 있다.


특히 지난 14일 김여정은 ”다음 번 대적 행동의 행사권은 우리 군대 총참모부에 넘겨주려고 한다“고 했는데, 이러한 일은 중앙군사위원회의 최종 결정이 있었음을 의미한다. 다시말해 김여정 개인의 지시가 아니라 중앙군사위원회와 중앙위원회가 이미 합의 처리한 일임을 분명히 말해주는 것이다.


그런데 이러한 일련의 결정들을 김정은이 스스로 뒤집어 버렸다. 이렇게 북한 내부 시스템상 있을 수 없는 일이 벌어진 이유는 과연 무엇일까? 왜 이런 일이 발생했을까? 어떻게 이런 결정이 나올 수 있을까?


[의문 2: 반드시 짚고 넘어가야 할 4가지]


이렇게 북한 내부 시스템상 거의 불가능한 일이 벌어진 데는 분명한 이유가 있을 것이다. 이를 말하기 전에 짚고 넘어가야 할 것이 네 가지 있다.


①‘당 중앙군사위원회 제7기 5차회의 예비회의’?


우선 하나는 23일 열린 ‘당 중앙군사위원회 제7기 5차회의 예비회의’에 관한 것이다. 여기서 ‘예비회의’라는 것에 주목할 필요가 있다. 그동안 김정은 집권 이후에 ‘중앙군사위원회 예비회의’라는 것을 한 번도 열어본 적이 없다. 전체회의도 아니고 예비회의를 열었다? 그 말은 아주 소수만 이 회의에 참석했다는 의미다.


②화상회의를 했다?


또 하나는 그것도 화상회의를 했다? 코로나19가 북한에 창궐해서 그런 것인가, 아니면 공식적 자리에 김정은이 나설 상황이 아니어서 극히 일부만 볼 수 있는 화상회의를 열었다는 것인가? 아니 진짜 화상회의라는 것을 하기는 한 것일까?


③무엇을 보류했다는 것인가?


세 번째는 이날 회의에서 결정됐다는 ‘대남군사행동계획 보류’ 내용이다. 무엇을 보류했다는 것인가? 총참모부가 실행하겠다고 했던 4가지의 군사행동을 보류한다는 것인가, 아니면 총참모부가 작성한 세부실행계획을 보류한다는 것인가? 내용이 분명치 않다.


④군사행동 보류와 대북전단 군중집회의 상관관계는?


네 번째는 군사행동을 보류한다는데 왜 대북전단과 관련해 탈북자 응징 같은 군중집회까지 다 잠재우고 심지어 북한 선전매체들에 게재된 기사들까지 삭제하거나 숨겨버린 이유는 과연 무엇인가?


[의문 3: 북한 권력 내부에 이상이 생긴 것은 아닌가?]


본격적인 의문은 김여정의 지시를 김정은이 결국 뒤집었다는 말도 안되는 일이 일어난 배경에 관한 것이다.


아주 간단하게 생각하자면 김여정이 오빠 김정은과 상의도 없이 일을 저질렀다가 일이 너무 커지니까 김정은이 직접 나서서 모든 상황을 뒤집었다고도 추정해 볼 수 있다.


일부 탈북자들도 이런 주장을 한다. 그러니까 김여정을 앞세운 권력집단이 당 중앙군사위원회와 협의도 없이 일방적으로 이 일을 저질렀고 또 오빠 김정은의 이름을 팔아 일을 벌렸다는 가정이다.


다른 한편으로는 김여정이 후계자로 부상을 하고 아예 후계자로서 군권까지 행사하는 상황이 벌어지자 김정은을 옹위하는 권력집단이 이를 뒤집도록 만들어 김여정의 후계자 승계를 일단 막아서고 나섰다는 추정이다.


이러한 추론들은 결국 지금 북한 내부에 김정은 그룹과 김여정 옹위 그룹같은 두 개의 집단이 권력 장악을 위한 암투 또는 힘겨루기를 하고 있다는 것이다.


이러한 추정은 김정은의 건강 문제가 그 배경에 있다. 김정은이 겉으로는 건강해 보이지만 사실 그렇게 상태가 좋은 것이 아니라는 것이다. 미국도 그렇게 판단하고 있다. 그래서 지금 미국 내에서는 ‘김정은 이후’를 준비해야 한다는 주장들이 많이 나오고 있다. 심지어 북한 급변사태를 대비하는 플랜을 재정비해야 한다는 말까지 나온다.


실제로 김정은은 지난 6월 7일의 중앙위원회 제7기 13차 정치국회의에 모습을 보인 지 또 2주 넘게 두문불출이다. 지난 5월 1일 순천린 비료공장 준공식에 전격 등장하고 나서 또 22일간 잠적했었다가 7일 얼굴을 보여주었고, 이번에 또 18일째 얼굴을 보여주지 않고 있다. 물론 중앙군사위원회 예비회의를 화상회의로 했다고 하지만 아무런 증거사진도 없었으니 믿을 수는 없는 노릇이다. 또 얼굴을 드러낸 상황에서도 심지어 진위논란이 일 정도다.


어찌되었건 김정은의 상황이 썩 좋지 않은 것만은 분명하다. 그래서 김여정의 ‘당 중앙’ 호칭이나 직접 대남 및 대미전선 선봉에 나서자 후계자론과 함께 김정은 사후를 준비하고 있다는 분석도 나온 것이다.


이런 상황이라면 당연히 김정은 옹위세력과 김여정이라는 후계자 세력간에 권력 다툼이 일어날 수도 있다.


특히 더욱 더 이러한 추정이 힘이 실리는 것은 그동안 김여정이 쏟아 왔던 말폭탄이나 남북연락사무소 폭파 등의 이유가 바로 김정은이라는 최고존엄의 문제가 직접적 이유였는데 그래서 벌어진 행동들을 정작 최고존엄인 김정은이 뒤집었다는 말도 안되는 일이 벌어졌기 때문이다. 그래서 권력 내부의 암투설이 상당히 큰 목소리를 갖게 되는 것이다.


[의문4: 갑작스런 김정은의 태도 전환, 혹시 남쪽과 비밀스런 거래?]


또 하나의 의문 또는 추정은 김정은의 갑작스런 태도의 변화가 남쪽에 강력하게 불만을 터뜨렸던 문재인 정부의 약속 불이행에 관한 문제가 어느 정도 이루어졌기 때문에 태도를 누그러뜨린 것은 아닌가 하는 의문이다.


그 말은 곧 남쪽으로부터의 약속이행 촉구에 대해 남쪽이 뭔가의 언질이나 뒷거래 같은 행동을 보여주었기 때문에 결국 목적 달성이 이루어진 것으로 보고 태도를 전면 변화시켰을 것이라는 추정이다.


그동안 전 정권. 특히 김대중 정권하에서 있었던 비선 거래를 감안한다면 얼마든지 그러한 추정도 가능할 것이다.


[북한 내부가 불안하다!]


어떤 추정을 받아들이건 북한 내부에 지금 분명히 이상 상황이 벌어지고 있는 것만큼은 분명해 보인다.


그래서 김정은의 건강 이상설이 더욱 더 힘을 얻고 있는 것이고, 더불어 북한 내부 권력 암투설도 상당히 신빙성이 있어 보인다.


이마저도 아니라면 남북간 내부 거래설도 설득력있게 자리잡게 될 것이다.


과연 무엇이 진실일까? 두고 보면 알게 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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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전 EDUIN News 대표
    -전 OUR NEWS 대표
    -제17대 대통령직인수위원회 정책기획팀장
    -전 대통령실 홍보기획비서관
    -사단법인 한국가정상담연구소 이사장

    -저서: 북한급변사태와 한반도통일, 2012 다시우파다, 선거마케팅, 한국의 정치광고, 국회의원 선거매뉴얼 등 50여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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