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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기사등록 2018-02-06 19:33:0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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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불한당, 생각보다 괜찮았음. 인물 간의 관계가 꽤나 복잡한데 느와르를 위한 복선을 성실하게 줏어담아
-강철비, 미국과 한국의 관계에 대해 좀 오도된 시각 가져. 미국 입장에서 한국을 쉽게 포기하지는 못해
-브이아이피, 김명민은 왜그렇게 담배를 피워대는지, 장동건은 왜 화가 난 건지, 이종석은 뭐가 우스운지


1. 불한당
– 정말 ‘의외로’ 잘만든 영화. 기대치가 워낙 낮아서 생각보다 괜찮았음. 인물 간의 관계가 꽤나 복잡한데 느와르를 위한 복선을 성실하게 줏어담는 점도 좋았다. <신세계>의 좀 더 가벼운 버전이라 해야 하나. 임시완의 연기가 돋보였으며 설경구는 전형성에서 약간이나마 탈피하는 모습을 보여줌.

 

아쉬웠던 점은 똑같이 붓싼을 배경으로 한 느와르인 <범죄와의 전쟁>이 스까니즘의 핵심 철학들을 아주 리얼하게 녹여낸 것에 비해, 훨씬 판타지스럽고 붓싼적이지 않은 영화였다는 것. 배경만 부산이고 소재가 뽕이지, 전체적인 그림은 <신세계>와 <디파티드>가 자꾸 생각난다.

 


2. 강철비
– 민족뽕이 거슬렸으나 그거 빼면 그럭저럭 재밌는 영화. 개인적으로 정우성을 배우로서 좋아하는 편이 아닌데… 정말 잘생긴 배우이지만 딕션이 너무 안좋기 때문. 연기는 괜찮게 했으나 익숙하지 않은 이북말 때문에 안 그래도 알아듣기 어려운 딕션이 더욱… 그래도 액션은 잘빠졌다고 생각. 곽도원과 정우성 콤비는 <아수라>보다 더 돋보였고.

 

한반도를 둘러싼 동아시아 정세에 대해서 다시 생각할 기회를 준다는 평이 많은데, 미국과 한국의 관계에 대해 좀 오도된 시각을 가지고 있다는 생각이 든다. 미국 입장에서 한국을 쉽게 포기한다는 건 한국인의 민족주의적 망상인지라. 한국은 미국의 체제선전용 아이돌 같은 존재이자 미국의 대외적 자존심임. 특히 중국과의 파워게임에서 더욱 쉽게 포기하기 어려운 대상. 본토 취급은 못받고 실리적으로는 일본보다 못할 수 있으나, 상징적 의미는 일본보다 크다고 봄. 자기가 업어키운 자랑스러운 동생인데, 쉽게 포기할 리가.

 

3. 브이아이피
– <신세계>의 장점만 고스란히 제거된 느와르. <신세계>의 장점은 경악스럽게 긴 러닝타임을 충분히 할애하여 집요하게 설명하는 인물간의 관계이다. 터치가 섬세하기 때문에 사람들이 몰입하게 되고, 거의 설명충 수준의 러닝타임에도 불구하고 명작이라 꼽히는 것.


그러나 <브이아이피>는 이런 섬세한 터치가 거의 제거되었으며, 그 결과로 캐릭터에 대한 복합적인 이입이 거의 불가능하게 되었다. 김명민은 왜그렇게 줄창 담배를 피워대는지, 장동건은 왜 화가 난 건지, 이종석은 뭐가 그렇게 우스운지… 도대체 알 수가 없는 채로 권선징악 낚시질만 반복하는 영화다. 이종석이 연기를 괜찮게 하였으나, <불한당>의 임시완이 더 돋보였던 것 같다.

 



[덧붙이는 글]
['제3의 길' 轉載]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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