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초 1%대로 반등했던 소비자물가상승률이 0%대로 내려앉더니, 5월 마이너스로 추락하면서 연간 기준 역대 최저 기록을 갈아치울 가능성이 높아졌다. 국제유가 급락 등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확산에 따른 경제 충격이 큰 탓이지만, 코로나 사태 이전부터 저성장·저물가 추세가 지속된 점을 감안할 때 디플레이션(경기침체 속 물가하락)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다는 우려가 나온다.
7일 한국은행에 따르면 올해 연간 소비자물가 상승률은 전년대비 0.3%로 지난해(0.4%)보다 0.1%포인트 낮아질 것으로 전망되고 있다. 코로나19 여파로 국제유가가 급락하고, 경기가 둔화하면서 물가상승률 하락에 영향을 주고 있기 때문이다. 만약 올해 물가상승률이 전망치대로 가면 역대 최저 수준을 기록하게 된다.
지난해 줄곧 0%대에 머물던 소비자물가상승률은 올해 1월 1.5%로 올라섰지만 2월 1.1%, 3월 1.0%, 4월 0.1%까지 떨어졌다가 지난달 -0.3%로 추락했다. 물가상승률이 마이너스를 나타낸건 공식 통계상 지난해 9월(-0.4%) 이어 역대 두번째다. 근원물가 상승률도 지속 둔화하고 있다. 근원물가는 물가의 기조적 흐름을 살펴보기 위해 농산물과 석유류 가격을 제외하고 산출한 지수다. 지난해 7월(1.0%) 이후 10개월 연속 0%대 상승률에 머무르고 있다. 저성장에 저물가까지 덮치면서 'D(디플레이션)의 공포'는 더 커지고 있다.
다만 정부와 한은은 디플레이션 우려를 경계한다. 마이너스 물가를 나타낸 건 코로나19 여파로 수요측 물가 압력이 약해진 가운데 국제유가가 폭락한 영향이 크다는 것이다. 안형준 통계청 경제동향통계심의관은 "마이너스 물가의 가장 큰 원인은 국제유가 하락으로 인한 석유류 가격 둔화"라며 "수요측 요인보다는 공급 요인이기 때문에 디플레이션이라고 판단하기엔 부적절하다"고 말했다. 5월 석유류 가격은 전년동월대비 18.7% 급락했다.
주요국과 달리 생필품 등의 '사재기'가 없는 점도 물가 하락 요인으로 작용하고 있다는 분석이다. 코로나19 확산에 따른 사회적 거리두기 등의 영향으로 서비스 물가도 0.1% 상승하는 데에 그쳤다. 공업 제품도 전년대비 2.0% 하락했다. 한은은 "우리나라와 스웨덴의 경우 전면봉쇄가 시행되지 않아 식료품 가격 상승이 비교적 작았다"며 "사회적 거리두기에 따른 서비스 물가 하방 압력이 상당폭 반영되면서 물가상승률을 더 낮췄다"고 설명했다.
5월 이후에도 물가상승률은 저조한 흐름을 이어갈 것으로 관측되고 있다. 긴급 재난지원금 효과가 일정부분 나타나더라도 급격하게 위축됐던 소비가 단기간에 반등하기가 어려울 것이라는 분석에서다. 우혜영 이베스트투자증권 연구원은 "6월 물가상승률은 다소 개선될 수 있겠지만 물가의 유의미한 상승을 위해서는 내수 회복이 동반돼야 한다"며 "코로나19로 위축된 소비가 이전 수준으로 회복되기까지는 시간이 다소 걸릴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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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 Midwest 대학교 박사
-월간 행복한 우리집 편집인
-월간 가정과 상담 편집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