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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기사등록 2019-11-23 18:29:55
  • 수정 2019-11-23 19:57:5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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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김유근 국가안보실 1차장이 22일 오후 청와대 춘추관 브리핑 룸에서 한·일 군사정보보호협정(GSOMIA·지소미아) 관련 브리핑을 하고 있다.[사진=뉴시스]


23일 0시 종료 예정이었던 한.일 군사정보보호협정이 당초 예상과는 달리 하루 사이에 급반전되면서 조건부 종료를 유예함으로서 당분간 연장하게 됐다.


이로써 일단은 급박하게 돌아가던 급한 불은 잡은 셈이다.


그러나 청와대와 문재인 대통령이 일본의 수출 규제 조치를 철회시키기 위한 조치로 지소미아 파기 결정은 일본의 확실한 양보를 얻어내지 못했을 뿐만 아니라, 한.미.일 안보협력은 물론이고 한.미 관계의 악화로 미국의 신뢰까지도 완전히 잃어버리고 결국은 한.미 동맹을 약화시키는 결과를 초래해 지소미아 파기 결정 이후 문재인 대통령과 한국 정부는 잃어버린 3개월을 뒤돌아보며 자존심을 세우려다 남아있던 마지막 체면까지도 구겨질 대로 구겨져 만신창이가 된 채 미국의 압박과 일본의 흔들리지 않는 원칙 유지에 백기를 들고 말았다.


물론 그동안 중단되었던 국장급회의를 재개한다는 대화로 푼다는 명분은 겨우 얻었지만 이마저도 일본이 순수하게 성의를 가지고 임할지는 아직은 미지수다.


그래서 어렵게 미완성의 봉합은 했지만, 문재인 대통령의 지소미아 파기 선언은 실리와 명분 그리고 심각한 국익훼손이라는 평가가 나오고, 야당은 국제사회에서의 자해외교의 표상이 되었다는 비판의 소리가 나오고 있다.


문재인 대통령이 지난 8월, 지소미아 파기 결정을 내린 것은 한.미 동맹을 저해할 우려가 있음에도 한.일 간 과거사 갈등 중재에 소극적인 미국을 끌어들여 일본의 수출 규제 철회를 이끌어내기 위한 조치의 일환이었고 정권의 핵심 지지층을 결집시키기 위한 자존감을 앞세운 의도된 결정이었다.


그러면서 지소미아의 파기를 무기로 내세워 한.미.일 안보협력을 통해 중국을 견제하려는 미국의 동아시아 전략과 미.일 동맹에 대한 민감한 반응을 고려할 때, 지소미아 종료가 결정되는 3개월이라는 시간을 두고 일본과 미국을 동시에 압박하면 미국과 일본의 변화를 유도할 수 있다는 판단이었다.


그러나 이 판단은 곧 부메랑이 되어 돌아왔다.


지소미아 파기 결정 직후부터 미국의 폼페이오 국무부 장관을 필두로 ''실망했다''며 노골적으로 불만을 표시했고, 트럼프 대통령은 ''한국에 무슨 일이 일어나나 보자''며 한국의 결정에 무척 불편한 심기를 표출했다.


한국의 전략은 미국이 지소미아 파기 결정에 자극받아 중재에 나서고 일본을 설득할 것이라고 예상했는데, 오히려 미국은 정반대로 수출 규제 문제는 양국이 처리해야 할 문제라면서 피해나가면서, ''한국의 안보는 물론이고, 주한미군의 생명까지도 위협하는 일이다''라면서 지소미아 파기 결정 철회를 강하게 요구했다.


여기에는, 폼페이오 미 국무부 장관, 마크 에스퍼 국방부 장관 외에 데이비드 스틸웰 국무부 동아태 차관보, 랜들 슈라이버 국방부 차관보 등 기라성같은 핵심 인물들이 가세했다.


하지만, 문재인의 청와대는 미국의 거센 압박에도 불구하고 ''지소미아가 없어도 한.미.일 정보공유약정(TISA)로 약점을 보완하면 문제가 없다''며 버티기에 들어갔다.
그런데 이런 버티기에도 한계가 왔다.


엎친데 덮친격으로 주한미군 주둔 방위비 분담금 협상이 밀어닥쳤다.
미국은 지소미아 파기로 안보가 불안해진 것과 관련하여 방위비 분담금을 5배 가까이 부담할 것을 전방위적으로 압박해왔고, 결국 협상은 결렬되고, 제임스 드와트 미국 측 협상 대표는 ''꼭 다시 오겠다''는 말을 남기고 출국했다.


그리고 지소미아 종료 시점이 임박해지자, 미 국무부와 국방부 등이 긴밀하게 움직였고, 거기에 미국의 의회는 '지소미아 연장 촉구 결의안'을 만장일치로 채택하며 강력하게 힘을 보탰고, 끝까지 버티려던 문재인의 청와대는 모든 것을 잃어버린 뒤 상처만 남긴 채 굴복했다.


문재인의 청와대가 끝까지 버티려했던 것은 만약, 지소미아를 연장할 경우 지지층의 이탈을 가장 두려워했기 때문이었던 것으로 알려졌다.


문재인의 지지도는 조국 사태로 내리막길을 걷다가 지소미아와 관련 막판 반일감정을 일으키며 소폭 상승한 것으로 알려졌으나, 미.일에 맥없이 굴복함으로서 이제는 지지층의 이탈은 가속화되고, 정권의 앞날은 불투명하다.


이제야 문재인의 청와대는 국제사회에서 힘의 논리가 얼마나 중요한지 뼈저리게 느끼고 있을 것이다.


그리고 정치는 쓸모없는 자존심과 오기로 하는 것이 아니라, 명철한 두뇌와 실리에 입각한 지혜로 슬기롭게 대처해야 한다는 만고의 진리를 깨달았을 것이다.


그 깨달음과 함께 밀어닥칠 것은 아마도 주한미군 주둔 방위비 분담금 통지서 그리고 지지층의 이탈이 머리를 아파오게 할 것이다.


자유한미연합 상임대표 송재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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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전,한국검경신문사 보도본부장 겸 논설위원장
    전,새한신문(현,새한일보사 )부사장
    전,소셜네트웍기자협회 고문
    현,국제언론인클럽,사단법인 한국언론사협회 논설위원 등재
    고정칼럼:송재영의 우이독경
    전,4대개혁추진국민운동 본부장
    전,국민행복당 중앙당 초대사무총장.
    현,자유한미연합 상임대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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