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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기사등록 2018-01-30 17:41:3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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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5년 전 한국에 모노톤 현대 기아 대우만 굴러다닐 때 중국은 이미 전세계 명차가 동네 자가용이었다
-현대차, 택시용 이미지 넘어서려면 경쟁력 높여야… 중국인들 성능이나 디자인 비해 비싸다고 투덜대
-유럽산 고급차들이 가격인하 경쟁하는데 현대차는 브랜드 인지도, 사양, 가격, 디자인 등 경쟁력 뒤져


15년 전 중국에 갔을 때 가장 이채로웠던 것은 많은 종류의 자동차 브랜드와 다양한 모델이었다. 그 당시 우리나라 도로에는 현대 기아 대우 등 세 개의 자동차 회사 브랜드에 검은색과 흰색 회색의 단조로운 컬러들이 주류였으니 더 그랬던듯 싶다.

유럽이나 일본, 미국의 자동차 브랜드라 해도 중국에서 생산되는 것들이 대부분이었으며 이것들은 외국으로 수출되기보다는 중국 내수용이었다. 특히 세단형은 중국 자체 자동차 브랜드를 보기 힘들었다.

벤츠나 BMW, 아우디, 볼보, 혼다, 푸조, 크라이슬러, 니산, 뷰익, 도요다, 씨트로엥 따위는 동네 흔한 자가용이었다. 캐딜락 DTS나 롤스로이스 팬텀, 람보르기니 정도 지나가면 휙 한번 뒤돌아보는 정도였으며 모델 역시 한국에는 수입이 안된 것들이 대부분이었다.

지금은 더 화려한 모델들이 도로를 질주하고 있어 중국 출장을 가면 눈이 호강을 한다.



▲ 지난 2017년 11월 1일 중국 베이징 예술 단지 798예술구에서 열린 현대 모터스튜디오 베이징 개관식



현대차가 중국에서 많이 팔렸다고 하는데 나의 주변인이 구입한 기억이 많지 않다. 그 이유는 아마 그 당시 택시로 많이 팔렸기 때문일 것이다. 현대 자동차는 2003년부터 북경에서 택시로 사용되었다. 올림픽 때문에 택시 질을 높이기위해 그랬다는 이야기가 있다.

사실 교민들 중에 가끔 현대 자동차를 구입해서 사용하는 사람들이 있었지만 애국심이나 차량이 좋아서가 아니라 회사 차원에서 어떤 이유로 구입해야 하거나 습관 때문이었다.

현대는 2002년 베이징치처 집단(북경자동차그룹)과 50대 50 비율로 외자법인을 설립했다. 그 후 채 1년도 안되어 NF쏘나타와 엘란트라를 생산했다. 얼마 지나지 않아 중국 승용차 판매 순위 상위권에 들만큼 많이 팔렸다는 소식을 우리 언론들이 다루기 시작했다.

나는 택시 회사에 많이 판 것을 두고 너무 호들갑스럽다는 생각에 웃었다. 그 당시 중국은 운전면허를 소지하기도 힘들만큼 자가용이라는 것은 가진자들의 전유물이었고 그들에게 선택받기 위해서는 고급차의 이미지가 강조되야 했던 시절이었다. 게다가 중국은 택시와 승용차의 구분이 엄격해서 택시로 사용된 모델은 자가용 구입을 기피하였다.

택시에 사용되는 자동차라는 이미지를 넘어서려면 확실히 경쟁력있는 제품이 나와야 할텐데 현대가 과연 할 수 있을까 염려스러웠다.

누구한테 얼마나 팔렸는지 통계는 잘 몰랐지만 주변 중국인들의 반응에서 현대라는 기업 이미지를 느끼고는 있었다. 대부분 성능이나 디자인, 사양에 비해 비싸다고 투덜댔다. 택시를 타도 기사들이 썩 만족한다는 말을 하지 않았다.

우려는 현실로 나타났다.

중국에 진출하고 4년만에 29만 대를 생산하는 등 상승세를 이어가다 5년째 되던 2007년 판매량이 20% 이상 급감하는 일이 생겼다. 미국 모기지 사태가 터지고 중국 주식이 폭락하는 등 난리를 겪었다고 하지만 시장 변동성에 대처하지 못한 소비자의 외면이 가장 큰 이유였다.

유럽산 고급 자동차들이 가격을 인하하면서까지 경쟁이 치열해진 가운데 브랜드 인지도는 물론 사양에서까지 밀린 현대는 가격마저 매력적이지 않았다. 가장 큰 문제는 디자인이었다. 외장재 고급감도 떨어져 다른 브랜드와 한눈에도 차이가 많았다.

카피(?)의 명가 현대인데 오죽하겠나? 우리나라에서나 헤드램프 조금 바꾸고 신차라고 속이지, 명차들 깔린 중국에서 그것이 통했겠는가 말이다. 거기에 택시 이미지는 당연히 치명적 약점이었다.

당장 나부터도 크라이슬러 벤과 니산 자동차를 탔다. 그 값을 주고 내가 왜?

<이어짐>



[덧붙이는 글]
['제3의 길' 轉載]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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