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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기사등록 2019-08-06 19:13:47
  • 수정 2019-08-07 12:14:2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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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그래픽: 뉴시스]


일본의 '화이트 리스트' 배제로 촉발된 한·일 경제전쟁에 이어 미·중 무역분쟁이 환율전쟁으로까지 격화될 조짐을 보이면서 한국 경제가 격랑 속에 빠져드는 모습이다. 금융시장은 요동치고 있고 경기둔화 우려는 고조되고 있다.


대외 의존도가 높은 한국 경제의 경우 세계 경제 불확실성이 짙어질 수록 크게 휘둘릴 수밖에 없다. 동시다발적으로 터진 악재가 지속되면 경기둔화의 골은 앞으로 더 깊어질 수 있다는 지적이 나온다.


6일 금융시장 안팎에서는 미 재무부가 5일(현지시간) 중국을 환율조작국으로 지정한 것을 두고 미·중 환율전쟁의 서막을 올린 것으로 보고 있다. 스티븐 므누신 미국 재무부 장관은 이날 "중국이 불공정한 경쟁 이득을 취하기 위한 수단으로서 위안화 가치 하락을 허용했다"며 중국을 환율조작국으로 지정한다고 밝혔다. 중국이 환율조작국으로 지정된 것은 1994년 이후 25년 만이다.


중국 위안화가 달러당 7위안을 넘는 '포치(破七)'를 기록한지 하루 만에 단행된 조치다. 사실상 중국 정부가 포치를 용인한 것으로 보고 미국이 맞대응에 나선 셈이다. 이로 인해 아시아 증시는 물론 미국 증시가 폭락하는 등 국내외 금융시장이 크게 흔들렸다. 미·중 무역분쟁이 환율전쟁으로 확전될 양상을 보이면서 세계 경제 불확실성이 한층 고조된 탓이다.


한국 경제에도 암울한 그림자가 드리워지게 됐다. 미·중 분쟁 격화로 세계 교역세가 가파르게 꺾이면 가뜩이나 부진세를 겪고 있는 수출이 타격을 입을 수밖에 없어서다. 이미 수출은 세계 경제 성장세 둔화 등으로 지난해 12월부터 8개월째 내리막을 타며 맥을 못추고 있다. 한 발 더 나아가 미·중 환율전쟁 불똥이 한국으로 번지면 상황이 더 나빠질 우려가 크다. 위안화 동조로 원화 절상이 이뤄질 수 있기 때문이다. 통상 원화 절상은 수출 감소 요인으로 작용한다.


정민 현대경제연구원 연구원은 "수출이 직접적으로 영향을 받는게 글로벌 경제 불확실성"이라며 "세계 경제가 이미 하강 국면이라 수출이 좀처럼 살아나기 힘든 상황인데 미·중 분쟁 등이 장기화되면 결과적으로 수출이 부정적 영향을 받을 수밖에 없을 것"이라고 말했다.


문제는 이러한 악재가 단기간에 해소되기 어렵다는 점이다. 불확실성이 높은 상황이 지속되면서 금융시장 불안이 장기화되면 투자·소비심리 등을 위축시키고 내수 부진을 부추길 소지가 있기 때문이다. 더욱이 일본의 화이트리스트 배제 조치는 실물경제에 직접적으로 타격을 줄 수 있는 요인이다. 대외경제정책연구원의 '일본의 대한국 수출규제와 전망' 보고서에 따르면 일본의 수출규제 장기화로 한국 반도체 생산이 10% 감소할 경우 국내총생산(GDP)가 약 0.27~0.44% 줄어들 것으로 추산됐다.


성태윤 연세대 경제학과 교수는 "미국이 원하는 경제질서 재편에 중국이 우호적 입장을 취하지 않을 경우 계속 압박을 가하는 식의 상황이 이어질 것으로 보인다"며 "우리 금융시장에 지속적으로 불안 요인으로 작용할 수 있다"고 말했다. 또 "일본과의 무역갈등은 아직 실물경기에 반영되지 않았지만 앞으로 어려움 줄 것으로 예측되는 상황"이라고 우려했다.


이미 해외 투자은행들을 중심으로는 한국이 올해 1%대 성장에 그칠 것이라는 암울한 전망이 잇따르고 있다. 모건스탠리와 노무라는 1.8%, ING 그룹은 1.4% 등을 제시하며 올해 한국 경제가 1%대 성장할 것으로 내다봤다. 조영무 LG경제연구원 연구위원은 "G2(미국과 중국)가 맞붙게 되면서 세계 교역 증가세가 둔화하게 됐다"며 "중국 수출 의존도가 높은 우리나라의 경우 경기둔화 우려는 더 가중될 가능성이 높다"고 말했다. [뉴시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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